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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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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sylee</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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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기술의 속도를 따라잡기보다, 사람의 속도를 지켜내고 싶은 디자이너</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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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08-31T12:13:47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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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만드는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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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23:57:42Z</updated>
    <published>2026-10-07T12:5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출시를 사흘 앞둔 밤, 서연은 혼자 사무실에 남아 있었다.  밤 열 시가 넘어 있었다. 팀들은 다 퇴근했고, 넓은 사무실에 불은 서연의 자리 위에만 켜져 있었다. 다른 자리들은 어둠 속에 잠겨, 빈 모니터들이 검은 사각형으로 늘어서 있었다. 서연은 그 어둠 속에서 자기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눈이 뻑뻑했다. 하루 종일 회의였고, 저녁도 거른 채였다. 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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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맥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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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12:50:07Z</updated>
    <published>2026-10-07T12:5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세훈은 더 이상 아무것도 새롭지 않았다.  디자인을 이십삼 년 했다. 그쯤 되면 어지간한 건 다 본 셈이 된다. 새로운 트렌드라고 소개되는 것도, 뜯어보면 십 년 전에 지나간 것의 반복이었다. 획기적이라는 기획서를 받아도 세훈은 첫 장만 보면 결론이 보였다. 회의에서 후배들이 열을 올리며 아이디어를 낼 때, 세훈은 그게 어디서 막힐지를 먼저 알았다. 안다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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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좋은 게 뭔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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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12:50:07Z</updated>
    <published>2026-10-07T12:5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두 좋은 사용자 경험을 만들자고 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 첫 번째 회의였다. 입행한 지 석 달, 정식으로 화면 하나를 맡은 건 처음이었다. 나는 노트를 펴고 받아 적을 준비를 했다. 사용자 경험. 영어로는 유저 익스피리언스, 줄여서 UX라고 부르는 그것. 사용자가 어떤 제품이나 앱을 쓰면서 겪는 경험 전부를 가리키는 말이다. 모두가 그 말에 고개를 끄덕</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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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객은 없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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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0:05:29Z</updated>
    <published>2026-10-07T12:5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회의실에서 나는 자주 미움받는 쪽이다.  다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어가려 할 때, 나는 꼭 묻는다. 그거 고객이 원하는 거 맞아요? 아니면 우리가 편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 질문을 던지면 회의실 공기가 가라앉는다. 다들 나를 본다. 또 시작이네, 하는 얼굴로. 나는 그 얼굴들에 익숙하다. 개발을 하다 디자인으로 넘어온 지 이 년, 나는 늘 그 자리에 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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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더 빠른 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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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12:50:06Z</updated>
    <published>2026-10-07T12:5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원은 고객을 안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십 년 동안 고객 리서치를 해왔다. 인터뷰만 수백 건이었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서 막히는지, 왜 떠나는지. 지원은 그것을 읽는 눈이 있다고 자부했다. 회의에서 누군가 근거 없는 주장을 하면, 지원은 고객 리서치 결과를 꺼냈다. 고객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제 감이 아니라 고객의 목소리라고. 그 말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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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게임의 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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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12:50:06Z</updated>
    <published>2026-10-07T12:5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내 돈을 내 마음대로 보내지 못했다.  은행에서 십오 년을 일했다. 디지털 채널을 기획하는 게 내 일이다. 사람들이 앱으로 돈을 보내고, 받고, 굴리는 그 모든 과정을 설계한다. 그런데 정작 나는, 내 계좌에 있는 내 돈을, 필요한 순간에 보내지 못했다. 그것도 은행이 만든 규칙 때문에.  나는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이다. 아니, 규칙을 좋아하는 사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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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곱 번째 시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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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12:50:06Z</updated>
    <published>2026-10-07T09:00:22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진이 첫 시안을 펼쳤을 때, 회의실 안이 잠깐 조용해졌다.  좋다는 침묵이었다. 나는 그걸 알아챘다. 삼십 년쯤 이 일을 하면 안다. 사람들이 화면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 그게 할 말이 없어서인지 좋아서인지. 그날의 침묵은 후자였다. 옆자리 박 팀장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고, 맞은편의 젊은 기획자는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유진의 시안은 깔끔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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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탁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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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12:50:06Z</updated>
    <published>2026-10-06T15:28:5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기계를 사람처럼 만드는 일을 한다.  정확히는 은행 콜센터의 AI 챗봇을 기획한다. 사람들이 전화 대신 앱으로 물어보면, AI가 답한다. 내 일은 그 AI가 최대한 사람처럼 말하도록 다듬는 것이다. 딱딱하지 않게, 친절하게, 공감하듯이. 고객이 화가 나 있으면 먼저 사과하고, 힘들다고 하면 위로한다. 그러셨군요. 많이 불편하셨겠어요. 그 말을 하도록</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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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숫자가 되는 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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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12:50:06Z</updated>
    <published>2026-10-03T16:28:1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숫자로 말하는 사람이다.  회의에서 누군가 좋은 경험이니 감동이니 하는 말을 꺼내면, 나는 묻는다. 그래서 그게 얼마짜리냐고. 매출이 오르냐고, 비용이 주냐고, 고객이 느냐고. 그 질문을 던지면 회의실 공기가 싸늘해진다. 방금까지 들떠 있던 목소리들이 조용해지고, 누군가는 슬그머니 노트로 눈을 내린다. 나는 그 정적을 안다. 사람들은 그 질문을 싫어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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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닫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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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12:50:06Z</updated>
    <published>2026-10-03T06:12: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서연은 닫힘 버튼을 눌렀다.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각, 일 층 로비의 엘리베이터 앞이었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올라가는 길이었고, 오후에 잡힌 보고를 생각하느라 정신이 반쯤 다른 데 가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문이 열렸고 서연이 탔다. 문이 닫히려는 누군가 다가오는 기척이 있었다.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엘리베이터를 향해 오는 걸음이었다.  서연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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