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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RNJ</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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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섬에서 책 팔아요</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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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11-22T17:14:4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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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동요를 부르는 남자들 - &amp;lt;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amp;gt; 존 르 카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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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08:45:42Z</updated>
    <published>2026-10-09T08:45:42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정말 좋아한다. 생존 작가 중에 제일 존경하는 분.&amp;quot;   한 유명 감독이 2019년에 뱉은 말, 슬프게도, 르 카레는 그해 12월 12일에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소설처럼 차가운 겨울의 입구에서,    &amp;lt;스마일리의 사람들&amp;gt;   한 시리즈의 피날레가 그와의 첫 만남이었다. 나는 끝에서, 거꾸로 읽어 나간다. 그의 글은 계속 젊어지며 동시에 차가워진다. 그렇&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RzbpWBM290V24xQwY2BzF3hEmY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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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원과 식물과 빛 - &amp;lt;빛과 실&amp;gt; 한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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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2:01:26Z</updated>
    <published>2026-10-02T06:34:47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강씨의 책은 여전히 고수 같달까.    왕창 먹거나 질색을 하며 덜어내거나.    이 책이 팔린 순간을 정확히 기억한다. 수요일의 독서모임, 모임 이름은 &amp;lt;귀리밭의 파수꾼&amp;gt;   샐린저의 &amp;lt;호밀밭의 파수꾼&amp;gt;에 호밀을 빼고 '하귀리'라는 이곳의 주소를 담았다. 독서모임에 찾아오려면 책방의 위치를 알아야 하니 말이다.     &amp;lt;딕테&amp;gt;와 &amp;lt;빛과 실&amp;gt;.   하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mewhGpEXttRo8pYdi5qOoCF2uI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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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받아 쓴 인생 - &amp;lt;딕테&amp;gt; 차학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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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09:57:58Z</updated>
    <published>2026-09-30T09:54:54Z</published>
    <summary type="html">15평 남짓의 작은 책방의 한 면은 그야말로 아주 사적인&amp;nbsp;벽이다.  이건 한 손님의 말.  &amp;quot;어릴 때, 아빠의 서재가 딱, 이런 느낌이었는데. 제목만 봐도 펼치기 싫은 책들, 알죠?&amp;quot;  알리가 없죠. 제목만 보고 벌컥- 들이킨 내 책들인데. 여기에 나의 뿌리와 이파리가 모두 있어요.  그렇게 이 구역은 '아버지의 서재'가 되었다. 동시에 화분이기도 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ZKyRrEWXW2KMh_pSi8o8vr82Bn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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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의 서점 : 시를 사면 책을 드려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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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02:30:34Z</updated>
    <published>2026-09-29T10:48:25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무엇을 잘하지?'  책방을 차리고 두 달쯤 지나서 떠오른, 비교적 짧은 길이의 문장은 분명 좌뇌가 보내는 결핍의 신호였다.   책방이 자리 잡은 애월읍 하귀리는 도시와 시골의 경계선에 위치한 조용한 베드타운이다(제주 시내를 도시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다). 르 코르뷔지에는 직선이 자연을 향한 인간의 정복욕이라 말했는데, 이곳은 그 욕망이 애매모호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b-JQIgucO_-0hWaHddVawXY1NN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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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작은 역, 공항, 그리고 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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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02:49:29Z</updated>
    <published>2026-09-29T02:49: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작은 역  월포역은 하루 평균 50여 명이 이용하는 역이지만, 이틀 내리 이곳을 오가며 만난 사람이라곤 우리와 함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린 역무원 한 분뿐이었다. 아마 여름, 해변을 찾는 이들로 인해 평균값이 높아진 덕이 아닐까. 우리가 역을 나서자 역무원은 역사의 문을 잠갔고 가만 우산을 쓴 채 비가 오는 작은 사거리를 향해 총총- 걸어갔다.  다음 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uMDd4Lz0-cBb99Focmk6VOaP7g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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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너의 즐거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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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1T06:45:27Z</updated>
    <published>2026-09-01T05:22: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렵기 때문에 해내야만 한다고. 릴케, 아니면 케네디가 했을 법한 듣기 벅찬 말에는 주체적인 인간이라는 오래된 미덕이 담겨있다. 이러한 말을 자신의 삶에 준칙으로 삼기에는 너무 버겁다 보니, 의사를 부정당하기 쉬운 피붙이에게 전가되곤 하는데.... &amp;lt;수레바퀴 아래에서&amp;gt; &amp;lt;아몬드&amp;gt; &amp;lt;모모&amp;gt; &amp;lt;죽은 시인의 사회&amp;gt;를 보며 가슴 한편이 아려오는 느낌이란, 우리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o2P8gEKixIemprNx1Dia_afH_m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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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늙고 어린 염원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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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2T02:59:07Z</updated>
    <published>2026-08-06T01:25: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정동진이 실제로는 정동(正東)에 있지 않다는, 잘못 알려진 유명한 유래가 우습기도 하다만 이러한 반응은 낯 부끄러운 생각이 아닐 수 없다. 할아버지가 지어 준 나의 한자 이름, 으뜸가는 재주란 도대체 어디에 숨어있는지. 나이를 30 넘게 먹은 지금까지도 재주의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그동안 직업은 자그마치 10번 바뀌었고. 나의 으뜸가는 재주란 방황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FN5Z9SzhM10CuY0fa4DbBNihsg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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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래된 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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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3T07:08:55Z</updated>
    <published>2026-07-23T07:08:55Z</published>
    <summary type="html">DNA 구조를 밝힌 제임스 왓슨은 그의 위대한 업적을 보잘것없게 만드는 이런저런 구설을 숱하게 남겼다. 그의 괴팍한 성격과 기행은 동료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회자되곤 하는데, 놀랍게도 그의 아들 루퍼스 앞에서는 자상하고 인내심 깊은 아버지가 되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새를 좋아했던 제임스 왓슨은 조현병을 진단받은 루퍼스를 데리고 탐조 활동을 다니곤 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SnhCas3w2a2HTjq5I8lIhlJgYj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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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황금박쥐 탐험대의 실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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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2T03:08:27Z</updated>
    <published>2026-07-22T03:08:27Z</published>
    <summary type="html">'밤이 깊다'라는 말엔 내어 보이기 싫은 나의 두려움이 담겨있다. 육아전쟁을 치르느라 베개에 머리를 누이기만 하면 기절하는 요즘은 밤의 깊어를 느끼기 어렵다만, 그럼에도 종종 밤잠 이루지 못하는 늘어진 하루가 불현듯 찾아오곤 한다. 주로 아이가 아플 때, 아이의 해소되지 못한 불안이 부모에게 불면증으로 전이되어 온 가족이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아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L_I-2irHksaj5UD-30nKDzvK0f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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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래된 정원에서 자란 카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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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7T06:38:03Z</updated>
    <published>2026-07-17T03:59:33Z</published>
    <summary type="html">드디어 기차 여행에서 '기차'가 떨어져 나갔다. 동해선의 시종착역인 부전역의 앞에 서서 들이마신 부산의 공기는, 여행의 시작지였던 양양의 마른바람 속에선 느껴지지 않던 습기를 간간이 머금고 있었다.&amp;nbsp;뒤이어 들려오는 들쭉날쭉한 부산 사투리와 쿰쿰한 매연 냄새. 단층이었던 부전역은 2층 높이로 몸집을 크게 키웠고 이전에 없었던 높은 아파트 군집은 제주 토박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qLQs7Gjg0L4pibTtW6gaedoVqc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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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울진에는 스타벅스도 없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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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4T02:19:18Z</updated>
    <published>2026-07-14T02:19:18Z</published>
    <summary type="html">삼척역에서 만난 남행 열차,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며 꿈나라로 떠난 아이를 품에 안은 채 객실 자동문을 열었다. 50석이 넘는 좌석 중 승객은 단 한 명뿐, 배가 한껏 불어 오른 여인과 자연스레 눈이 마주쳤다. 반가움에도 불구하고 피로를 완전히 숨겨내지는 못하는, 그런 미소를 지어 보이던 만삭의 엄마. 바로 나의 10년지 친구였다.  곧 아빠가 될 친구의 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Hnb4PLh11mi7bW9-sotVeRrCsj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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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국보는 놀이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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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3T08:33:19Z</updated>
    <published>2026-05-23T08:33: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이는 여태껏 국보가 하나도 없는 섬에서 자랐다.  국보의 삼분지 일이 왕조와 관련이 되어 있다는 점을 볼 때, 조선 왕조 500년의 기간 동안 제주도에 발자국을 찍은 왕은 유배당한 광해군뿐이었다는 사실은 제주도란 섬이 오랜 시간 정치, 지리, 문화적 변방이었다는 증거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광해군과 마찬가지로 섬의 남쪽, 대정읍에 기거하던 추사가 그려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wsbefSNlijY4_DIt9DMfSThFHcM"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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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쾌락적 유전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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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4T10:59:59Z</updated>
    <published>2026-05-14T00:49: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비가 돌아오는 따듯한 계절이 되어서야 떠오른,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여겼던 이야기가 하나 있다.    비가 촉촉이 내려 제주의 건천이 다시 생기를 되찾을 때, 제비는 부리로 진흙을 어겨 필로티 구석에 제 둥지를 짓는다. 인간의 눈길은 닿지만 손길까진 허용하지 않는 절묘한 높이에.   대부분의 생명체가 그러하듯, 우리는 어미의 뱃속에서 무언가를 이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it2OPrPOQPSVaszA0-1R9xEeKy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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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가 잠시 떨어질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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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23:49:00Z</updated>
    <published>2026-04-21T23:45:56Z</published>
    <summary type="html">잠든 아이의 모습을 잠잠히 바라보았던 부모라면 작은 숨결에서 들려오는 쌕쌕거림, 큰 뒤척임으로 이어지는 아이 몸의 잔떨림을 어떤 감정으로 바라보게 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이발을 하여 파인애플처럼 빳빳이 솟은 여린 머리칼이 바람도 없이 산들산들 흔들리는 모습을 본다. 봄과 함께 찾아올, 아이의 고향 땅에 가득할 푸른 청보리밭이 떠올랐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UUW6Qlr_BhwktN79swiNhxL4fS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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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는 날이 정 있는 날 - 북평오일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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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0T03:13:33Z</updated>
    <published>2026-03-20T03:09:23Z</published>
    <summary type="html">낮잠을 자지 못한 아이는 잔뜩 열이 솟았다. 낯선 도시, 흔들리는 버스, 해제되지 않은 강풍 경보. 버스에 힘겹게 오른 아들과 아빠는 백발의 어르신에게 자리를 양보받았다. 한사코 거절했지만, 어르신의 어투가 호의를 지나 협박에 이르자 그 친절한 노기를 이겨낼 수 없었다.    장터로 가시는지, 저마다 배낭 하나씩을 메고 있던 어른들은 잔뜩 심통이 난 아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9GP2_w51zrt66Z8Jic35-VDRvi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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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남자라는 이름의 두 가지 편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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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3T04:01:23Z</updated>
    <published>2026-03-13T04:01: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행 가방  &amp;quot;남자들은 좋겠다! 가방 하나 들고 다니면 되니?&amp;quot;  오랜 친구들이&amp;nbsp;봇짐 하나 들고 전국을 쏘다니던 나를 보자마자 인사보다 먼저 내뱉은 말이다. 이전 직장에서 1박 2일로 단체 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남자 강사들의 숙소는 그야말로 무소유의 실천이었다. 잠바 주머니만 가득 채워 온 대여섯 명의 남자는 자신의 소중한 소유물을 하나씩 내어놓았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vRzptz9Z_cbs8J9SY0r7c8zS4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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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호차의 울음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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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4T02:01:49Z</updated>
    <published>2026-03-04T12:43:56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amp;quot;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amp;lt;설국&amp;gt; 첫 장을 열 때마다 전국적인 폭설이 내린, 아주 오래된 하루가 떠오른다. 탈선으로 인하여 오랜 시간 지연된 무궁화호가 대전에 처음 도착했을 때 펼쳐진, 눈이 어른의 허리 높이까지 쌓였던 대전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설국(雪國)이었다. 20년도 더 지난 그 순간이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sWerZDJURsNTzd28MUuYHZzLrU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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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낯선 해안선, 익숙한 바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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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4T02:03:23Z</updated>
    <published>2026-03-01T15:58:49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행기 창문 너머로 보이는, 시원하게 뻗어 흐르는 해안선을 바라볼 때 기체가 미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겁에 질린 아이는 본능적으로 아빠의 팔을 잡아 벌린 다음 겨드랑이 사이로 파고들었다. 바람이 거세기로 유명한 제주에서 육지를 오가며 수십 차례 난기류를 만났음은 물론이고 고-어라운드까지 숱하게 겪은 나로서도 당황스럽기 짝이 없는, 앞으로의 여정이 결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a64AWmW0uLNMMtk-JM3zHPYnrG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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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mp;quot;잠깐만요!&amp;quo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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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2T07:48:17Z</updated>
    <published>2026-02-12T07:45:15Z</published>
    <summary type="html">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의 말이 재미난 이유는 혀 짧은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톡톡 튀는 리듬감 때문이기도 하다만, 어른은 이 상황에서 결코 사용하지 않을 말을 용케 상황에 끼워 맞춰 내뱉는 기똥차고 거침없는 상상력 덕이기도 하다. 이전의 경험과 눈앞의 상황의 유사점을 인식한 아이는 자신감이 한껏 버무려진 기억 속의 문장을 툭- 내뱉는다. 그 찰나의 순간, 상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eMUI6pt7q3b4pJ0NGrsEb-CBx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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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디거와 오도바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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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1-20T05:56:20Z</updated>
    <published>2025-11-20T05:56: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캐나다에서 살다 온 와이프가 나의 콩글리시와 요상한 영어 발음을 듣고 박장대소할 때, 영어 한 마디 할 줄 모르는 아이가 그녀를 따라 아비를 킬킬 비웃었다. 그때부터 제대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정확한' 말에 대한 아빠의 집착에 말이다.  디거와 오도바이   포클레인. 모르는 사람이 없는 대표적인 콩글리시지만 그렇다고 Excavator나 Digger가 혓&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rJf%2Fimage%2F_KN0-JlvSmfCA0qI9POnzvAAwG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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