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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인 이귀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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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삶이 시가 되고, 시가 삶이 되는 공간. 생활 속에서 시를 찾습니다.삶과 돌봄, 가족과 일상 속 이야기를 시로 그립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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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01-19T05:59:2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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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mp;nbsp;가을 페이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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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10-02T21: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강서리 온다는 일기예보에&amp;nbsp; 텃밭의 끝물들이 수런거린다&amp;nbsp;  서리가 텃밭 귀퉁이에&amp;nbsp; 슬그머니 발을 들여놓자&amp;nbsp; 햇살 좇아가던 호박 가지 고추들&amp;nbsp; 걸음이 둔해졌다&amp;nbsp;  한쪽으로만 웅크리는 열매들&amp;nbsp; 마지막 씨앗을 품으려&amp;nbsp; 안간힘으로 햇살을 움켜쥐는데 &amp;nbsp;  타버린 여름의 심지가 매달려 있는&amp;nbsp; 끝물들의 뼈대&amp;nbsp;  마른 잎새에 매달린 풍경은 &amp;nbsp; 가을이 붓으로 그린 고운 엽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rU_0N_lP_MQK-ABlz6hhXPqYkh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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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리지 않는 일기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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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21:00:10Z</updated>
    <published>2026-09-18T21: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싱가포르 행 비행기 안 유창한 영어로 대화하는 중년 여성  그 모습이 부러워  왕초보 영어를 공부한지 수 년 앱을 깔고 영어로 일기를 썼다  사소한 비밀을 숨겨 놓고 궁금할 때 마다 읽기로 마음먹었다  몇 개월 후 문득 일기장을 펼치고 싶었다  그런데 그 사이 기억의 빛이 낡아버렸는지 내가 쓴 일기장을 결국 해독하지 못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iHhjgaybBPESk9ZLE3xWVlCSiB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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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용실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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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1T21:00:02Z</updated>
    <published>2026-09-11T21: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용실 거울 앞 정수리를 스쳐간 가위가 낡은 가지들을 잘라낸다  무겁게 매달렸던 긴머리가 사각사각 바닥으로 떨어진다 헝클어진 시간들이 어깨위로 내려앉는다  꽃처럼 단아해진 머리에 옆에 앉은 손님이 예쁘게 피었다고 인사를 건네온다  신선해진 모습을 거울에 비춰본다 -내일은 다시 필거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lGl-kuWkxUYmW0tfiWhn_dxULp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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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땅콩 수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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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21:00:02Z</updated>
    <published>2026-09-04T21: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태양이 작열하는 한여름  어둑어둑 이른 새벽 녹색 줄기가 발가락을 털고 땅콩 가지 이슬을 벗는다  쉼 없는 노동으로  둥근 방 두 개씩 만든 햇 땅콩 이제 공사가 끝났다고 신호를 준다  하지만 너구리 입과 발톱에 흙이 많이 묻어 있을수록 땅콩 수확은 부실하다  일손이 모자라는 농부의 발걸음이 못 다녀가는 사이 튼실한 땅콩은 너구리가 먼저 수확하기 때문이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QhO4ujJdLIxpk7DFlp_QnEhRhM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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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분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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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8T21:00:07Z</updated>
    <published>2026-08-28T21: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계절을 미리 당긴 영산홍이 발그레 입술을 내민다  잔가지가 잘릴 때 마다 계속되는 가위질에 절박감을 느꼈는지 일찌감치 꽃을 피웠다  베란다 유리창 사이  햇살에 마음을 열어 준 꽃의 기억력은 어디쯤에 있을까  전족 여인처럼  틀 속에 제 몸을 맞추어 자라는  저 선명한 꽃  마음껏 뿌리를 뻗을 수 있는 흙을 추구하는 그의 희망을 싹둑 자르는 손길을  얼마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o0MaK_STlcUDMnK4_FPy4r1yO0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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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소(離巢) 하던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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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1T21:00:09Z</updated>
    <published>2026-08-21T21: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솔로 라이프가 대세라는 골드미스 딸  맞벌이 시대에 아이는 누가 키워요  엄마 때문에 미치겠다는 딸 딸 때문에 미치겠다는 엄마   유예기간 동안 결혼 못하면 독립하거라 단호한 엄포에  냉냉하게 지내기를 수개월  드디어 남자가 생겼다며 멀쑥하게 생긴 청년을 데려왔다  늑골 밑에 앉아있던 새 한 마리가 찬란한 봄을 향해 날아 가고 있었다  그토록 간절했건만 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GdseJm2DP5jY71Ay7XvyqQKm_R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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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요양보호사의 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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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4T21:00:01Z</updated>
    <published>2026-08-14T21: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밤새 별일 없었는지 서둘러 방문을 연다 생의 끝자락에 서 있는 초췌한 모습 시간이 닫히는 눈망울과 익숙하지 않는 냄새가 방안에 가득하다  목욕을 시키고 기저귀를 갈아 드린다 참 곱기도 하시지 오래 전 이승을 떠난 친정어머니 만난 듯 눈시울이 뜨겁다  낡은 벽에 걸린 액자 속 환한 웃음의 여자가  가족과 함께 걸려있다  저 찬란했던 시절의 페이지가 넘어 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8-De0mto9IU4w5yqg-Aav89t6g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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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고 동창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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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7T21:00:08Z</updated>
    <published>2026-08-07T21: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며칠 전부터 장롱 문이 수시로 열었다 무엇을 입고 갈까 이것저것 거울에 대어 본다  봄꽃처럼 화사한 꽃무늬 원피스를 골랐다 늘어난 허리둘레에 단추가 밀리고  삐져나온 뱃살을 보정 속옷으로 구겨 넣는다  숨이 가슴까지 차오르지만 만남의 설렘에 애써 태연하다  핸드백들이 모여 든다 소가죽 양가죽 악어가죽들이 왁자지껄 떠든다 대각선으로 웃는 가방의 광채에 눈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gXjTAWSzdd_NKUDUcGRX2jsagp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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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봉분 앞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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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31T21:00:09Z</updated>
    <published>2026-07-31T21: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을이 닫히는 동짓달 아버지 서쪽 하늘 빗장을 열었다   포클레인이 봉분을 덮는다 가뜩이나 젖은 속눈썹에 잔설이 자꾸 내려앉는다   아버지 가신 서쪽으로 기억이 기울어진다 자갈밭 후벼 파는 한숨은 뱃가죽을 누르는 등짐  밭고랑에 닳아버린 굽은 손가락  웃자란 암 넝쿨 아버지의 생을 덮었어도 가뭄 속 논바닥처럼 눈물샘도 말라 버렸는지  끝내 내색하지 않으셨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HpdcKRC6KJJHuRL9ppRyFt3Npn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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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복 품은 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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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5T00:01:42Z</updated>
    <published>2026-07-25T00:01:42Z</published>
    <summary type="html">교육원으로 강의 가는 날 무료한 시간을 채우려 시집을 펼쳤다  -코가 참, 복코네요 옆에 앉은 여인이 인사를 건넨다 초면의 덕담이 하루를 기분 좋게 열어 준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인사를 나누고 전철을 내렸다  교육원에 도착해서 화장실로 달려갔다  진짜 코가 예쁜가 복은 언제쯤 올까 거울 앞에서 좌우로 얼굴을 돌려 보았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데&amp;hellip;  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PfU60BgtU2ZuL-BqXR2GEwiaKY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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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낯선 언어 속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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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7T21:00:10Z</updated>
    <published>2026-07-17T21: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율이는 세 살 아빠 따라 싱가포르에 갔다  이른 봄 유치원을 입학을 했는데 낯선 언어 앞에서 입을 열지 못하고 눈만 껌벅 거렸다고 한다  붉은 꽃과 달콤한 열매는  엄마가 붙여 놓은 이름표 새로운 햇살과 바람의 감각을 익혀야 하고 날개 없는 비행을 배워야 하는데  낮잠시간 선생님이 무서워 눈감아보지만 눈물만 흘렸다는 나율이  아빠, 어떻게 해야 유치원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5OSPxbcMbORNVlKrO9wcpo5qZL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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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장바구니 과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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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0T21:00:08Z</updated>
    <published>2026-07-10T21: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고물가에 지갑 다물고 싶은 날  - 비 오는 오늘 호박전 어때요 애호박이 말을 건넨다 - 나 좀 사 가세요 감자 일 킬로 팔천 원  간장 샴푸는 필수 나의 기호식품 커피는 마실까 참을까  굳게 잠그려고 했던 지갑이 열리기를 반복 과식한 장바구니 배가 불룩 튀어 나왔다  이십오일 은  카드 값이 찾아오는 날  놀란 가슴 만큼 불어난 금액에 또 헛된 결심을 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F1UBY3xGGOBYM0EmRyS05Ao8TS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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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선행과 추행 사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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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4T09:53:57Z</updated>
    <published>2026-07-03T21:00:13Z</published>
    <summary type="html">매매계약이 있던 날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 이백만 원 차이로 계약이 틀어졌다   아내는 사고 싶었고  남편은 부동산을 휙 나가버렸다   황망하게 앉아 있는 아내에게  - 좋은 일 있을 거예요 기다려 보세요  부동산 사장님이 등을 어루만졌다   이튿날 매수자가 다시 찾아 왔다  - 어제 친절한 말씀 감사했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일주일 지나 계약이 성사되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Jpj4Gm85oXf4f5kK24viIvt13u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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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추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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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4T09:54:40Z</updated>
    <published>2026-06-27T03: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친정 마당 한 귀퉁이 멍석만 한 텃밭에 부추꽃 피었네  어느 해인가 어머니가 뿌린 부추 씨앗 웃자란 잎들은 여름내 잘려 나가도 끈질기게 자랐네  지나가는 갈바람 붙잡더니 기필코 꽃을 피우네  가난한 집의 내력처럼 흔들리는 부추 그러나 별꽃 꽃잎 휘어질 듯 수북하네  거친 손끝에서 반짝이는 내일이라는 희망이 와글거리네  뭉쳐야 산다며 가슴으로 감싸주던 어머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7XxOhCGLBr4CdGhjhXlrvh6ABg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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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펭귄시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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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0T10:02:27Z</updated>
    <published>2026-06-25T23:27:22Z</published>
    <summary type="html">펭귄을 만나러 간다  시장 입구 전봇대에 기댄 할머니 좌판에 바다를 펼쳤다  고등어 갈치 가자미 소라 비닐 앞치마에 비린 맛을 담고 소매엔 비늘이 갈치처럼 반짝였다  할머니가 풀어놓은 작은 바다 딱 돗자리만 하다  한낮 말라 가는 생선에 물을 뿌리자 소라가 바다를 부른다 그때 무릎에 출렁 파도가 덮친다  한 평 바다 할머니가 이른 극지 속이 시릴 즈음 펭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TvBmEs0g3sf3fMQTUr9M306c6x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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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달팽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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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0T10:03:03Z</updated>
    <published>2026-06-24T21: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멀리 보라고 긴 더듬이 끝에 눈을 달아준 어머니, 내 천성은 더듬이라 늘 생을 더듬거렸다  물려받은 유산에 수결하듯 끈적한 점액을 찍었지만 돌아보면 푸석이는 길  마디를 지나 휘어진 가지 끝  팔랑거리는 잎새는 벼랑  세상을 둘러보아도  삶은 따끔거리는 가시광선   가난을 패각에 담고  짓누르는 허리 끈끈한 청빈 위에 앉아  생의 바퀴를 민다  봄비가 발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IuAjl8wUNTBhHM4I1wwRIT6Zne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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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튀르키예 카파도키아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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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10:03:34Z</updated>
    <published>2026-06-23T21: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손바닥처럼 펼쳐진 계곡은  지구가 숨겨놓은 보물 상자 수천 년의 침묵을 지키며 겹겹이 앉아 있다  죽순 같은 바위틈에서  새벽 불빛이 새어 나온다 개미처럼 움직이는 사람들  붉은 새벽이 산등성이 잠을 걷어 올릴 때 불길을 삼킨 거대한 애드벌룬 관광객을 바구니에 싣고 하늘의 문턱을 넘는다   바람의 손등을 타고 미끄러지는  열기구들 사람들은 서로가 풍경이 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Lmbzr71KmiKe8xYp9Ll6vbfB8T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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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 수 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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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0T10:03:53Z</updated>
    <published>2026-06-21T10:15:19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레는 동서가 모시는 할머니 제삿날 지난 명절에 동서는 남미 여행을 떠났다  동서, 모레 제사 지내러 몇 시쯤 갈까 형님 내일 크루즈여행 떠나요  죄송하지만 제사음식 주문 배달할 테니  집 주소 좀 알려주세요  조상 덕에 잘 살게 되었다고 파묘를 극구 반대하던 동서  하늘에서 가까운 48층 아파트 귀신도 찾기 쉬웠을 텐데 달빛 속에서 배회하는 영혼  허우적&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NKa%2Fimage%2F3P2zFTf9KshkT1H99TqHgHbVhu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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