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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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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안녕하세요.</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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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01-06T04:22:41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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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달팽이 동산의 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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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04:18:06Z</updated>
    <published>2026-09-28T04:18: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쇠 달팽이 지나는 길마다 검은 석산이 피어나고 있다 달 없이 별은 저리도 밝은데  슬픔을 땅 속에 묻어두었다가 꽃길 따라 그것을 찾아 헤맸다 기어코 꺼내 쓸 곳을 찾은 날엔 한참을 웃으며 철로를 내달렸다 달빛이 거뭇했기에 끅끅대면서도 박장대소만큼은 참으려 했다 지나는 길마다 꽃잎이 녹슬었는데  별빛을 문대야만 할 것 같구나 하지만 슬픔은 보이지 않고  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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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암중모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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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1T06:14:31Z</updated>
    <published>2026-09-21T06:14:31Z</published>
    <summary type="html">꾸물꾸물 그림자가 기어간다 모든 것이 그 자리에 있는데도  째깍째깍 흔들리는 시곗바늘 얼룩으로 바람으로 유영한다  배가 고픈 칠흑 속의 심해어들 제 몸 하나 간수할 수 없나 보다  각자도생 너를 탐해 나는 산다 유비무환 살아나도 끝이 없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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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 하늘이 참으로 높습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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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00:31:58Z</updated>
    <published>2026-09-18T00:31:58Z</published>
    <summary type="html">산책명상이라도 하는 양 느릿느릿 걷던 빨간 단풍잎이 서늘한 냄새를 피워 올리네요  이런 계절이 오면 나는 줄곧 어디에 숨어 있기라도 한 것처럼 이미 바래진 봄꽃의 향기를 찾아 기억의 샛길을 발로 더듬곤 해요  그럼 나는 쉼 없는 바스락 소리에 그래도 꽃을 밟은 일은 없겠거니 안도하는 척 눈물을 훔치곤 하죠  낙엽에게 못할 소리였을까요  이토록 생경하고 생생</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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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찬란한 여름을 꿈꾸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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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6T05:35:16Z</updated>
    <published>2026-09-16T05:35:1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낙엽이 죽어 스러지면 하얀 추도사가 쌓인다  깊은 애도가 마른 뒤엔 비극을 잊은 웃음소리 순수해 부끄럼도 없는 총천연색 네가 들린다  꽃들은 흡수된 거름을 추모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와 하늘만 동경한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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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붓 없는 화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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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3T05:42:26Z</updated>
    <published>2026-09-13T05:41: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쭉 째진 빙원의 눈초리 새파란 눈동자 상안검과 하안검 사이 거리만큼 늘어진 싸늘한 공동의 동공  눈사태처럼 추락하는 시야 속에서 피오르드의 눈물샘이 용솟음친다 무엇을 그리도 보기 싫은 걸까  계절을 얼리는 바람이 쏟아져 나와 눈물이 흐르기도 전에 붙잡았다  먹구름이 장님이 된 크레바스를 본다 그의 시선이 하얀 도화지처럼 밀려든다  볼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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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속도로 활주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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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0T06:16:36Z</updated>
    <published>2026-09-10T06:16:3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앞서가는 트럭의 뒤통수엔 초보운전이 붙어 있다, 세로로 보이는 것보다 가까운 것은 운명의 주름 사이를 헤매다가 전해진다, 시간을 가로질러 아직은 미숙한 나에게로  날아가는 새처럼 팔을 뻗는 나무처럼 공기의 저항 속에서 끝끝내 활주하는 어디 갔는지 모를 서릿발 이카루스 홀로 달리는 고속도로 위에선 어디가 앞인지 알 수 없을 텐데  태양계를 조명하는 등대에 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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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존재론적 랩소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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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03:49:58Z</updated>
    <published>2026-08-31T03:49:58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면으로부터 2.4 센티미터 지점 그곳에서 서남서쪽 시야각 안팎으로 넘나드는 하늘과 사물들의 경계선 색들이 꾸물꾸물 기어다닌다 바람이 가닿는 곳마다 발자국이 남는다면 우리는 조금 더 친절해질 수 있을까  흰색 비둘기가 바닥에 발이 닿을 정도로 낮은 고도에서 바람을 이끌며 날자 서럽게 울부짖던 고양이가 잠잠해졌다  태양으로부터 약 1억 5천만 킬로미터 지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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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주론적 군상극</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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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0T06:19:41Z</updated>
    <published>2026-08-30T06:19:41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의 눈물자국이 흐르는 길로 밤이 살금살금, 걸어간다 우주에 밤들이 부대끼고 있다  아침이 침대 옆에서 기지개를 켠다 시끄러운 아침이 우주를 상처낸다 흉이 지진 않을까?  밤이 상처를 부드럽게 감싼다  아침이 퇴근길에 성을 낸다 밤들이 여기저기 새치기한다 저러다 넘어질라  음흉한 미소를 짓는 밤이 온다 밤이 사부작사부작 우쭐댄다 아침이 이부자리에서 눈총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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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삶과 내러티브의 관계에 대한 상념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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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6T09:05:23Z</updated>
    <published>2026-07-06T09:04: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기서 내러티브는 일종의 이야기성, 서사적 성격 같은 것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이야기의 구조─서로 다른 사건들이 하나의 시간적 흐름 속에서 연결되고 의미를 형성하는─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내가 여기서 '서사적 성격'이라던가, '이야기'나 '구조' 같은 어휘를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나는 어떤 문학적 작법이나 예술 이론에 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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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삶과 내러티브의 관계에 대한 상념 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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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5T01:20:23Z</updated>
    <published>2026-06-25T09:38:32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 이것은 단순히 사회적 규약이나 이념의 공허한 수사적 선언일 뿐인 것인가? 역사적으로 평등의 기치를 비호하고자 숱한 시도들이 있긴 했다. 가령 누군가는 인간 존재는 이성적 사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혹은 인권과 같은 본래적이고 자연적인 권리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평등하다고 주장한다. 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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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억 상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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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4T00:30:58Z</updated>
    <published>2026-06-24T00:30:58Z</published>
    <summary type="html">눈을 떠보니 삼거리 한복판이었다 좌우 어느 쪽이든 내리막길이다 정면에서 곧장 달려오는 캠핑카가 나를 지나쳐 뒤편으로 허물어졌다  &amp;quot;여기 누구 없습니까?&amp;quot; 일차로에 깜빡이는 가로등이 그림자로 중앙선을 일렁인다 &amp;quot;여기 누구 없습니다.&amp;quot; 무기질의 목소리만이 주머니 속에서 새어 나왔다  시끄럽게 경적을 울리는 자동차들은 하나 같이 앞바퀴가 없었다 그들은 하늘로 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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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혈관에 흐르는 껍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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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3T02:08:49Z</updated>
    <published>2026-06-23T02:08:49Z</published>
    <summary type="html">바늘로 사과를 깎다가 손바닥에서 피가 났다 그렇게 빨간 피가 까슬한 껍질이 되었다  분한 마음에 한 입 베어 물자 짐승의 이빨 자국처럼 세월이 뜯겨 나갔다 행여라도 다시 토해낼까 허겁지겁 집어삼켜냈다  사과 껍질이 혈관을 타고 흐르다 심장의 근막으로 수렴한다 그렇게 내 심장은 매끈한 사과가 되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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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존재론적 개체성에 대한 단상 4</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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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9T05:03:12Z</updated>
    <published>2026-06-19T05:03: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존재론적 개체성에 관한 지각과 인식의 차이를 지적하는 것은, 이 세계에 실재하는 것과 우리의 정신이 맺는 관계에 대해서 말하는 길이기도 하다. 우리가 정신적으로 둘 이상의 개체를 구분하는 것과, 우리의 정신이 표상하는 &amp;lsquo;바로 그 방식대로&amp;rsquo; 둘 이상의 개체가 이 세계에 실재하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여기에선 둘 사이의 일치 여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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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존재론적 개체성에 대한 단상 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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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9T03:37:19Z</updated>
    <published>2026-06-14T11:56:47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쩌면 핵심적인 문제는 존재론적 개체성이 '확고하고 선명하며, 실상 불변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경향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시점 t에 식별된 어떤 대상 X는 독립된 이름이나 지시사를 할당받으며, 그렇게 식별되는 구분된 개체로 간주된다. 철수나 영희, 혹은 저것이나 그것처럼 말이다. (지시사는 그 자체로 대상의 특징을 식별하지 않지만, 개체를 집어내긴 한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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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유년기의 끝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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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8T05:17:13Z</updated>
    <published>2026-06-07T15:39:51Z</published>
    <summary type="html">북쪽으로의 좁다란 창문 바깥에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주홍빛 잔광이 지고 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번잡함 역시 지상을 누빈다  세계가 눈동자의 절반에만 비치는 동안 제복을 입으면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까 화장실의 거울이 새삼 낯설다  무채색의 현관에 들어섰습니다 문은 잠겨 있지 않았지만 아직 열지 못할 듯합니다  누울 수 없는 장소에선 마음껏 울지 못합니다 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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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자기 소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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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09:38:32Z</updated>
    <published>2026-06-07T09:38:32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끔은 나 자신을 학대하고 싶을 때가 있다  녹초가 된 마음에 숨가쁜 고통을 넣고 차디찬 고독과 통렬한 자기비판을 채워서 그릇된 퀴퀴한 자아를 마구 흔들어 정신의 근육을 찢어버리고 싶다  그렇게 괴로움에 몸서리치다가 괴로움이 아닌, 삶이 끝나길 바라다가 세포 하나 움직일 새 없이 탈진된 내면에 침잠하여 이 세계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어떤 대답에도 만족하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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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존재론적 개체성에 대한 단상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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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9T03:25:22Z</updated>
    <published>2026-06-03T03:21:29Z</published>
    <summary type="html">개체성의 구분이 같은 시간에 서로 다른 공간을 점유한다는 사실에서 파악된다면, 이는 우리를 더 심오한 주제들로 이끌 수도 있다. 가령 여기서 전제하는 것은 물리학적 시공간으로 보이는데, 존재의 개체성이 나타나기 위한 필요조건이 그런 것이라면, 우리가 개체를 분별하는 기준에 있어 시공간의 본질적인 속성 같은 것들을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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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존재론적 개체성에 대한 단상 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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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9T03:22:11Z</updated>
    <published>2026-06-02T13:55:59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와 다른 존재를 구분 지을 수 있는 근거나 기준은 무엇인가? 일상적인 비교군을 생각하면 이러한 생각은 곧장 시시한 결론으로 치닫는 것 같다. '나'라는 존재가 개별 사과나 책상, 혹은 개나 고양이, 심지어 타인과 다르다는 것은 명백해 보이고, 그래서 그것들과 '나'를 실질적으로 구별하는 것은 너무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이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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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념일에 대한 소고 5</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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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30T11:06:20Z</updated>
    <published>2025-12-30T11:06: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는 종종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할 때, 그들이 그 말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진실되게' 갖고 있는지 의심하곤 합니다. 말하자면, 정말로 그렇게 믿어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 왜냐하면 제가 보기에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그렇게 믿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그렇게 말하거나 행동함으로써 상대방에게 특정한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말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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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학문으로서의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 6 - 강단 철학의 폐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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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3T08:43:18Z</updated>
    <published>2025-08-23T08:43:18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날 학문으로서의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대체로, 각종 여건 상의 한계 때문에라도, 소위 강단 철학에 속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철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상 어떤 이론이나 개념어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러한 내용이 등장해야만 했던 철학사적 맥락을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하고, 또 일상적인 단어와 어법과는 상이한 표현 및 해석 방식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기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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