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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강아놀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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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cokang20</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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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고강아놀자의 브런치입니다. 스타트업 전략가이자 벤처 창업 연구자로서, 창업 생태계 안팎을 오가며 실무와 이론을 동시에 다루고 있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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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06-05T10:44:01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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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21장 길이 보이는구나 혹은 달콤한 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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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03:41:06Z</updated>
    <published>2025-09-23T21:38:46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21장 길이 보이는구나 혹은 달콤한 독 1968년의 겨울은, 테쉬폰의 둥근 지붕 아래,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시간을 흐르게 했다. 그것은 더 이상 실패에 대한 불안이나 막연한 희망 같은, 미래 시제의 시간이 아니었다. 그것은 수십 개의 바늘이 양모 사이를 오가고, 베틀의 북이 날실과 씨실 사이를 가로지르며, 한 코 한 코, 한 올 한 올, 눈앞에 실재하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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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20장: 아란(Aran)의 비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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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03:40:53Z</updated>
    <published>2025-09-21T21:22:55Z</published>
    <summary type="html">1967년의 가을은, 마치 아주 길고 혼란스러운 연주가 끝난 뒤 악기들이 제멋대로 놓인 무대와 같았다. 태풍은 지나갔고, 구호물품으로 들어온 밀가루 포대는 비워졌으며, 이시돌의 푸른 목초지는 이제 더 이상 기적이 아닌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서른다섯 마리의 양 떼는,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서른다섯 개의 하얀 조약돌처럼, 그 초록의 바다 위를 평화롭게 떠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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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9장: 우리들의 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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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6T01:49:06Z</updated>
    <published>2025-09-18T21:40:56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19장: 우리들의 양 양순임이 자신의 고독한 밤 속에서, 마치 길 잃은 우주비행사가 마침내 자신의 모선(母船)을 발견한 것처럼, 실과 친구가 되는 법을 깨달은 그날 이후, 테쉬폰의 공기는 아주 미세하게 변했다. 하지만 그것은 봄의 도래를 알리는 따뜻한 남풍 같은 변화가 아니었다. 차라리, 길고 지루한 장마의 한가운데서 아주 잠시,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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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8장:&amp;nbsp;거친 손 고운 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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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6T01:48:56Z</updated>
    <published>2025-09-17T01:01:22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18장:&amp;nbsp;거친 손 고운 실 테쉬폰의 둥근 천장 아래, 세상은 스무 개의 서툰 우주와 하나의 완벽한 질서로 나뉘어 있었다. 스무 개의 우주는 양순임을 포함한 스무 명의 소녀들이었고, 하나의 완벽한 질서는 기술자 이금희였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관장하는 신(神)이 있다면, 그는 아마도 자신의 작은 사무실에서 위스키를 마시며 축음기에 바늘을 올리고 있을 터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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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6장: 돌아온 이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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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11T23:11:40Z</updated>
    <published>2025-09-11T23:03: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16장: 돌아온 이름 1965년의 제주는, 마치 아주 길고 혼란스러운 연주가 끝난 뒤 악기들이 제멋대로 놓인 무대와 같았다. 태풍은 지나갔고, 구호물품으로 들어온 밀가루 포대는 비워졌으며, 이시돌의 푸른 목초지는 이제 더 이상 기적이 아닌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4-H 클럽의 소년들은 제법 그럴듯한 감자를 수확했고, 그들의 검게 그을린 얼굴에는 어설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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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5장. 소년들의 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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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09T23:06:25Z</updated>
    <published>2025-09-09T23:06:25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15장.&amp;nbsp;소년들의 흙 장군이 남기고 간 약속은, 거짓말처럼 현실이 되었다. 어쩌면 거짓말이 아니었기에, 사람들은 그 현실이 더 비현실적이라고 느꼈는지도 모른다. 그가 헬리콥터를 타고 떠난 며칠 뒤부터, 한림 마을에는 난생 처음 보는 육중한 기계들이 굉음을 내며 들어왔다. 불도저는 수백 년 동안 사람과 소의 발자국, 그리고 바람의 기억만을 새겨왔던 잿빛 흙</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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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4장.&amp;nbsp;낯선 악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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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07T21:35:15Z</updated>
    <published>2025-09-07T21:35:15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14장.&amp;nbsp;낯선 악수 1963년의 봄은, 그러나 이전의 봄과는 다른 방식으로 찾아왔다. 그것은 단지 얼었던 땅이 녹고,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아나는 계절의 순환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한림 마을의 공기 속에는, 이제껏 존재한 적 없던 새로운 종류의 긴장과 기대가 미세한 먼지처럼 떠다녔다. 모든 변화의 진원지는 &amp;lsquo;정물&amp;rsquo;이라 불리던 황무지, 그리고 그곳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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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3장. 겨울의 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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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04T23:52:01Z</updated>
    <published>2025-09-04T23:52: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13장. 겨울의 풀 1960년의 가을은, 마치 누군가 실수로 다른 계절의 페이지를 찢어 붙여놓은 것처럼 짧고 어색했다. 태풍 &amp;lsquo;사라&amp;rsquo;가 남긴 상처를 채 추스르기도 전에,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벌써 겨울의 냄새, 즉 모든 것을 지워버리는 소독약과 마른 흙의 냄새를 품고 있었다. 사람들은 갓 완성된 테쉬폰의 둥근 지붕 아래에서 웃고 떠들었다. 그 웃음소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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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2장. 테쉬폰, 혹은 바람의 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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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05T08:59:13Z</updated>
    <published>2025-09-02T21:25:48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12장. 테쉬폰, 혹은 바람의 집 태풍이 지나간 후, 한림의 시간은 마치 고장 난 시계처럼, 폐허가 된 아침에 멈춰버린 듯했다. 하지만 인간의 시간은 시계와는 달라서, 멈추는 법이 없었다. 사람들은 무너진 집의 잔해 속에서, 젖은 옷을 말리고, 깨진 항아리 조각을 맞추고, 먹을 것을 구하며 하루를 보냈다. 절망할 시간조차 사치였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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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1장. 폐허 위의 아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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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02T05:20:28Z</updated>
    <published>2025-08-31T22:17: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11장. 폐허 위의 아침 태풍이 지나간 아침은, 세상의 모든 소리가 한꺼번에 사라져버린 듯한 기이한 정적 속에서 시작되었다. 밤새 온 세상을 집어삼킬 듯 울부짖던 바람의 괴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마치 거대한 진공과도 같은 침묵만이 남았다. 하늘은 언제 분노했냐는 듯, 핼쑥한 환자처럼 창백한 잿빛 얼굴을 하고 있었다. 비는 멈췄지만, 세상</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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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10장. 태풍 사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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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8T23:01:46Z</updated>
    <published>2025-08-28T23:01:46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10장. 태풍 사라 1959년 9월, 여름의 마지막 흔적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섬의 공기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계절의 변화와는 다른, 훨씬 더 근원적이고 불길한 종류의 변화였다. 바람은 더 이상 일정한 이름을 갖지 않았다. 그것은 동쪽에서 불어오다가, 갑자기 심술궂은 아이처럼 방향을 틀어 서쪽에서 몰아쳤고, 이내 언제 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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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9장. 하얀 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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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6T22:11:07Z</updated>
    <published>2025-08-26T21:53: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9장. 하얀 강 1959년의 봄은, 그러나 더디게 왔다. 세 달이라는 시간은 물리적으로는 명확한 단위였지만,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기묘한 탄성을 가진 고무줄과도 같았다. 이시돌 언덕의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그곳에서는 여전히 쇠와 돌이 맞부딪히는, 원시적인 소리가 났고, 사람들의 등은 땀으로 젖었으며, 그들의 희망은 저 바다 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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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8장. 두 개의 중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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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5T00:43:38Z</updated>
    <published>2025-08-24T21:52: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8장. 두 개의 중력 1958년의 겨울은 두 개의 다른 소리를 가지고 한림에 도착했다. 하나는 이시돌의 황무지에서 들려오는, 불규칙하지만 끈질긴 쇠와 돌이 맞부딪히는 소리였다. 그 소리에는 흙냄새와, 사람들의 땀 냄새와, 그리고 내일이 오늘보다 조금은 나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 같은 것이 섞여 있었다. 다른 하나는 마을의 너른 공터, 최 사장이 세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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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7장. 이시돌 혹은 구두 신은 사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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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1T21:19:54Z</updated>
    <published>2025-08-21T21:15: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7장. 이시돌 혹은 구두 신은 사내 퇴비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한 이후, 한림의 시간은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리듬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오랫동안 같은 곡만 연주하던 낡은 오르골이,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태엽을 감아 이전과는 다른 멜로디를 연주하기 시작한 것과 같았다. 마을 곳곳에서 들려오던 서툰 망치 소리는 잦아들었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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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6장. 연금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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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19T21:33:58Z</updated>
    <published>2025-08-19T20:49: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6장. 연금술 1957년의 여름은, 마치 누군가 실수로 설탕을 너무 많이 쏟아부은 커피처럼, 끈적하고 집요하게 한림을 감싸고 있었다. 돼지들의 숫자는 성공의 명백한 증거였지만, 모든 성공은 언제나 그림자를 동반하는 법이다. 그 그림자는 코를 통해 가장 먼저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이전까지 한림의 공기를 지배하던 것은 짠 바다 내음과 젖은 흙냄새, 그리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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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5장. 두 번째 돼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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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19T06:45:10Z</updated>
    <published>2025-08-18T00:12:48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5장. 두 번째 돼지 강매실이 약속을 지킨 그날 이후, 한림 마을에는 기이한 정적이 흘렀다. 그것은 하얀 돼지가 처음 나타났을 때의 그 적의에 찬 침묵과는 종류가 다른 것이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그녀를 향해 손가락질하거나, 그녀의 등 뒤에서 저주를 퍼붓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멀찍이서,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집요한 시선으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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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4장.&amp;nbsp;세상에 없던 약속</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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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15T12:01:21Z</updated>
    <published>2025-08-15T12:01: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4장.&amp;nbsp;세상에 없던 약속 1956년의 가을은 유난히 짧았다. 여름의 흔적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바람은 하룻밤 사이에 차가운 쇠 냄새를 머금고 불어왔다. 그 바람 속에서 강매실의 작은 밭에 돋아났던 푸른 싹들은 성급하게 고개를 숙였다. 시간은 더 이상 그녀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이제 그녀의 세상은 또 다른 종류의 기다림 속으로 들어갔다. 그것은 그녀의 의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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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3장.&amp;nbsp;과부의 눈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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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15T11:59:48Z</updated>
    <published>2025-08-15T11:59:48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3장.&amp;nbsp;과부의 눈물 1956년의 겨울은 유난히 길었다. 혹은 강매실에게만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시간은 더 이상 해가 뜨고 지는 것으로 측정되지 않았다. 그것은 돼지가 여물을 먹고, 똥을 싸고, 다시 배고파하며 꿀꿀거리는 소리의 간격으로 측정되었다. 그녀의 세상은 낡은 집과, 그보다 더 낡은 뒷간 옆에 붙은 돼지우리, 그 두 개의 점을 잇는 짧은 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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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2장. 하얀 불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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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15T21:57:01Z</updated>
    <published>2025-08-15T11:57:44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2장. 하얀 불길 물길이 트인 후, 마을의 시간은 잠시 동안 기묘한 평온을 되찾은 것처럼 보였다. 그것은 화해나 이해에서 비롯된 평온이 아니었다. 차라리, 난생 처음 보는 기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는 아이의 그것과 같은, 호기심 어린 침묵에 가까웠다. 사람들은 더 이상 임피제의 행동을 비웃거나 조롱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멀찍이서, 그러나 그 어느 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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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장. 삽을 든 신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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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19T09:29:32Z</updated>
    <published>2025-08-15T11:56:18Z</published>
    <summary type="html">1부. 돼지은행 혹은 이시돌(1955~1959) 1장. 삽을 든 신부 1955년의 제주는 하나의 거대한, 말이 없는 생명체와 같았다. 4.3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태풍이 모든 것을 할퀴고 지나간 후, 섬은 통째로 숨을 죽이고 있는 듯했다. 바람만이 유일하게 소리를 내는 존재였지만, 그 바람조차 무언가를 이야기하려다 이내 입을 다물어버리는 사람의 한숨을 닮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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