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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진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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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power-math</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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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죽솥 앞에 선 수학 선생. 병원 주방에서 조리하고, 수학을 가르치며, 도서관에서 수행한다. 한 끼의 식사와 한 줄의 문장 사이에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기록한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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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09-08T09:15:5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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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8.&amp;nbsp;조 원장 말고, 그냥 내 이름으로 - -&amp;nbsp;무너지고, 읽고, 쓰고, 일하며 달라진 한 가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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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21:00:15Z</updated>
    <published>2026-10-11T21: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인생 2막, 어떻게 살아야 할까.&amp;rdquo;  50대에 들어서면서 자주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다. 답을 찾겠다고 찾아간 곳이 도서관이었다. 나보다 먼저 삶을 고민한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이 책 어딘가에 모범답안을 남겨 두었으리라 믿었다. 그렇게 책을 읽기 시작한 시간이 햇수로 벌써 6년째다.  오늘은 질문을 조금 바꾸어 본다.  그때와 지금, 나는 무엇이 달라졌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RBNX6asbVJeBg8IjEbda4RtMSJ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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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7. 병원 주방에도 여당과 야당이 있다 - - 환자를 위한 마음과 나를 위한 마음 사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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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11:23:49Z</updated>
    <published>2026-10-08T11:22:53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원 주방에도 여당과 야당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정식으로 창당한 적은 없다. 당원 명부도, 당비를 내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특정 반찬이 등장하면 평소 사이좋게 일하던 동료들이 느닷없이 두 정파로 갈라진다. 누군가는 신중론을 펼치고, 누군가는 원칙론을 고수한다. 스테인리스 작업대 앞에서 즉석 정책 토론회가 열리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정책을 놓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S1p4fuppNHaOB_aKVpL0K6eoSq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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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6. 정답보다 순서를 적는 사람이 되었다 - - 분필을 놓고 국자를 든 뒤, 저녁에 쓰는 조리일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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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21:00:11Z</updated>
    <published>2026-10-06T21: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녁이 되면 내 삶에서 달라진 풍경 하나를 어렵지 않게 발견한다. 예전에는 없던 장면이다. 책상 앞에 앉아 다음 날 식단을 펼쳐 놓고 조리일지를 쓰는 일이다. 조리를 맡는 날의 전날 저녁이면 나는 식단표를 한참 들여다본다. 아침과 점심, 저녁 메뉴를 차례로 확인하고, 어떤 재료를 먼저 손질할지 생각한다. 내가 할 일과 동료에게 부탁할 일도 나눈다. 아직 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gHheSR-JxV19IrRyayiqAM4czU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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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5. 식판에도 '소수'가 있다 - - 수학강사가 병원 주방에서 발견한 삶의 소인수분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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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21:00:08Z</updated>
    <published>2026-10-04T21: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쌤, &amp;lsquo;프라임 넘버(Prime Number)&amp;rsquo;면 &amp;lsquo;프라임 스테이크&amp;rsquo;처럼 최고급이고 중요한 숫자라는 뜻 아니에요? 그런데 왜 이름은 하필 &amp;lsquo;소수&amp;rsquo;예요? 작은 수도 아닌데. 그리고 귀한 애들을 왜 굳이 가루가 되도록 쪼개서 소인수분해까지 해요? 그냥 놔두면 안 돼요?&amp;rdquo;  끝까지 쪼개면 남는 것  수학을 가르치던 시절 아이들은 종종 엉뚱한 질문으로 정확한 곳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PhADCL4dXcJVRXhJbsTmnFheX2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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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4. 오늘까지는 - -&amp;nbsp;이름표 두 장이 사라진 아침, 평범한 하루를 다시 생각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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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21:00:11Z</updated>
    <published>2026-10-01T21: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 2시. 눈을 떴다. 하루가 또 도착했다.  별다른 자격을 증명한 것도, 애써 얻어 낸 것도 아닌데 하루가 다시 주어졌다. 어제도 눈을 떴고 오늘도 눈을 떴으니 내일도 그럴 것이라고 쉽게 믿는다.  반복되는 것은 어느 순간 당연한 것이 된다. 오늘까지는.  이름표 두 장이 사라졌다  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한 뒤로 눈을 뜬다는 일이 생각보다 큰 사건이라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_5DfRhplcN9JcTV14S29wcjIG8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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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3.&amp;nbsp;나는 바쁜가, 살고 있는가 - -&amp;nbsp;부지런함을 의심하기 시작한 새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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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21:00:09Z</updated>
    <published>2026-09-29T21: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 두 시에 눈을 뜬다.  방문을 열자 스터디카페에서 시험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막내딸과 마주친다. 피곤한 얼굴에도 웃음이 남아 있다.  &amp;ldquo;아빠, 일어났네. 난 잘게.&amp;rdquo;  딸은 하루를 마친다. 나는 하루를 연다. 같은 시각을 두 사람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건넌다.  하루를 여는 사람, 하루를 닫는 사람  딸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서둘러 샤워를 마친다. 씻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pUOZncrUXD7xtwzqp2O6myZz5t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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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2.&amp;nbsp;말은 왜 뼈보다 오래 아픈가 - -&amp;nbsp;내가 잊은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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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1:00:18Z</updated>
    <published>2026-09-27T21: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이 일이 일어난 데 당신의 책임도 일정 부분 있지 않나요.&amp;rdquo;  바깥에서는 한여름의 햇볕이 대지를 달구고 있었다. 병원 주방 안에서는 화구의 불길이 쉴 새 없이 타올랐다. 몸은 땀에 젖는데 사람들 사이의 공기는 이상하리만큼 차가웠다.  한 동료가 힘든 심경을 내게 털어놓고 있었다. 해결책보다 자기 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위로 대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OL1KDAHKA_rO5nG8wxOM1bkz8k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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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1. 책상에서 부엌까지 - - 밑줄 친 문장이 내 삶으로 건너오는 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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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21:00:10Z</updated>
    <published>2026-09-24T21: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가롭게 오전을 보낸다. 새벽부터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니 일출도 놓쳤다. 어느 순간 창밖을 보니 세상은 이미 환했다. 해가 뜨는 동안 나는 책장과 노트 사이를 오갔고, 아침이 오는 동안에도 여전히 새벽 속에 앉아 있었다.  막내 쿠키가 입에 무언가를 물고 와 내 발을 긁는다. 놀아달라는 뜻이다. 그제야 책에서 눈을 떼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몇 시간째 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_d4S3mYDYOd4lrWNJuBetFet7i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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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0.&amp;nbsp;삶에도 보조선이 필요하다 - -&amp;nbsp;복잡한 도형과 백 개의 식판 사이에서 배운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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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21:00:09Z</updated>
    <published>2026-09-22T21: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도형이 너무 복잡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어요. 미지수를 어디에 놓아야 할지도 모르겠고요.&amp;rdquo;  공간기하 문제를 한참 들여다보던 학생이 연필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amp;ldquo;복잡한 도형일수록 한꺼번에 보려고 하지 마. 숨은 그림 찾기 하듯 하나씩 떼어내 봐. 기본도형 몇 개가 겹쳐 있어서 복잡해 보이는 경우가 많거든.&amp;rdquo;  공간기하에서 학생들이 자주 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emkQo3yJea5W7wdFSiydK3A1CF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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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9.&amp;nbsp;어제와 같은 주방인데 오늘은 왜 좁게 느껴질까 - -&amp;nbsp;사람 사이의 넓이와 한 사람의 빈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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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21:00:16Z</updated>
    <published>2026-09-20T21: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원 주방은 매일 거의 같은 모습이다.  거의 변하지 않는 세계에 약간의 변주만 생기는 곳이라고 할까. 주방도구에는 저마다 정해진 자리가 있다. 하나라도 제자리를 벗어나면 그것을 찾느라 작은 소동이 벌어진다. 오래 일하다 보면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 손이 먼저 그 자리로 간다.  오른쪽에서는 대형 압력밥솥이 쐑쐑거리며 김을 내뿜고, 그 옆 낮은 솥에서는 국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2kY68vLmhRMZ6G1tPUMLXNzdjG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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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8.&amp;nbsp;나는 시간을 되찾은 것인가 - -&amp;nbsp;밤을 잃고 새벽을 얻은 뒤, 잠을 다시 생각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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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21:00:16Z</updated>
    <published>2026-09-17T21: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5병동에 배식을 올라가면 가끔 우리를 도와주는 환자가 있다.  배식차가 도착할 즈음이면 병실에서 나와 같은 방 환자들의 식판을 하나씩 가져간다. 자신도 환자인데 다른 사람의 밥까지 챙기는 모습이 늘 눈에 남는다.  잠을 줄이는 사람, 잠을 빼앗긴 사람  어느 날 그가 유난히 지쳐 보였다. 두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얼굴에는 평소의 생기가 없었다.  &amp;ldquo;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8HDx6LvwTaKdlhsmK08vUGL75i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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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7.&amp;nbsp;&amp;lsquo;원래&amp;rsquo;라는 말이 생각을 멈추게 할 때 - -&amp;nbsp;어제의 정답으로 오늘을 살지 않기 위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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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5T21:00:09Z</updated>
    <published>2026-09-15T21: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원래 이렇게 하는 거예요.&amp;rdquo;  병원 주방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식판을 놓는 자리에도 원래가 있고, 반찬을 담는 순서에도 원래가 있다. 국자를 두는 곳, 채소를 손질하는 순서, 배식차를 세워 두는 방향에도 오래된 방식이 있다.  이유를 물으면 대답은 대개 짧다. 전부터 그렇게 해왔으니까. 어느 날 그 말을 듣다가 손이 잠시 멈췄다.  원래는 언제부터 원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sQx2OeI44b5c9ypamIpDe5wM94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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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6.&amp;nbsp;다음 끼니를 기다리는 사람 - -&amp;nbsp;가로 5센티미터, 세로 2.5센티미터에 담기지 않는 삶</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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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3T21:00:14Z</updated>
    <published>2026-09-13T21: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끼니마다 백 수십 명의 식사를 준비한다. 일 년 열두 달, 하루도 빠지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단 한 끼도 건너뛰지 않는다.  예순 그릇이 넘는 죽을 퍼고 그에 가까운 밥을 담는다. 국도 백 그릇 넘게 준비한다. 밥솥에서는 김이 오르고 국솥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솟는다. 수십 개의 하얀 식판이 스테인리스 작업대 위에 줄을 맞추고, 국자와 주걱이 쉴 새 없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makJd0B9LEEabnAsy60cMsofv0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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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5.&amp;nbsp;밥솥에는 변명이 없다 - -&amp;nbsp;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 나는 어떤 사람이 되는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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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0T21:00:10Z</updated>
    <published>2026-09-10T21: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100여 개의 하얀 식판에 반찬이 모두 놓였다.  이열종대로 반듯하게 늘어선 식판과 제각기 다른 빛깔의 종지를 바라보니 묘한 포만감이 들었다. 내가 먹은 것도 아닌데 배가 부른 기분이었다. 아침 내내 소란스럽던 주방이 잠시 질서라는 얼굴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밥이 없었다  식판은 차례로 배식차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 밥이나 죽을 담고 국만 올리면 끝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Ju295l0FlPP8JEDFx3WVQPgjFR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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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4.&amp;nbsp;그래도 밥은 먹어요 - -&amp;nbsp;꿈을 위해 밥을 외면했고, 밥을 위해 꿈을 미뤘던 시간 끝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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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21:00:14Z</updated>
    <published>2026-09-08T21: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느 날 한 동료의 표정이 어둡다.  아침도 먹지 않은 채 일만 한다. 스테인리스 그릇을 내려놓을 때마다 탁, 탁 소리가 난다. 점심 무렵 둘만 남았을 때도 밥은 뜨지 않고 감자수제비국 한 그릇만 가져온다.  &amp;ldquo;오늘 왜 그렇게 뚱해 있는데요?&amp;rdquo;  잠시 머뭇거리던 동료가 입을 연다. &amp;ldquo;&amp;hellip;&amp;hellip;일하기가 싫어. 지겹고. 몸도 힘들고.&amp;rdquo;  힘내라는 말도, 조금만 참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bkSKIDaQR_XnBo6GcB1kuLF7Sz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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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3.&amp;nbsp;다음에 만나자는 말은 너무 쉽다 - -&amp;nbsp;빈자리가 가르쳐 준 오늘의 무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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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6T21:00:15Z</updated>
    <published>2026-09-06T21: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원 주방은 쉬는 날이 없다.  하루 세 끼, 일 년이면 1,095끼를 준비한다. 압력밥솥은 하루 세 번 어김없이 쉭쉭 소리를 내고, 죽솥에서는 하얀 김이 솟는다.  사람도 주방 도구도 제 몫을 다하느라 바쁘다. 그중 가장 바쁜 것은 아마 작은 믹서기일 것이다.  멈추고 나서야 보이는 것  몸집은 작지만 믹서기가 하는 일은 많다. 죽을 갈고, 반찬을 갈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Kh8CwZJ77QRxUwVG6DN_i7JZHB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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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2.&amp;nbsp;비교의 사다리에는 마지막 칸이 없다 - -&amp;nbsp;병원 주방에서 배운 남의 성공을 바라보는 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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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21:00:09Z</updated>
    <published>2026-09-03T21: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원 주방은 한마디로 비교의 전쟁터다.  오늘 내가 끓인 국은 어제 선임 조리사가 끓인 국과 곧바로 비교된다. &amp;ldquo;소금 덩어리다.&amp;rdquo; &amp;ldquo;오늘은 좀 심심하다.&amp;rdquo;  홀 업무와 반찬 배분도 돌아가며 맡는다. &amp;ldquo;어제는 이렇게 해서 편했는데.&amp;rdquo; &amp;ldquo;A는 이렇게 안 하던데.&amp;rdquo; &amp;ldquo;오늘은 좀 늦네.&amp;rdquo; 어제의 사람과 오늘의 사람, 이 사람의 방식과 저 사람의 방식이 수시로 저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On_VaxZsHEAxXjVrnc8ys_3dei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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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1. 앞서가는 사람보다 빈자리를 보는 사람 - -&amp;nbsp;병원 주방에서 계란껍질이 가르쳐 준 성공의 방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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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1T21:00:06Z</updated>
    <published>2026-09-01T21: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1/n과 2/n 가운데 어느 것이 클까. n이 자연수라면 언제나 2/n가 크다. 그러나 분모가 커질수록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1/10, 1/100, 1/1000⋯과 2/10, 2/100, 2/1000⋯. 두 값은 끝까지 서로 다르지만 차이는 점점 희미해지고, 결국 같은 0을 향한다. 가까이에서는 분명했던 차이가 멀리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멀리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LJCzPFljkEt_SHKlRGPdI9FQ6s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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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0.&amp;nbsp;일요일에는 늘 내가 없었다 - -&amp;nbsp;일과 놀이의 경계에서 뒤늦게 배운, 지금 이 시간을 사는 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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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0T21:00:14Z</updated>
    <published>2026-08-30T21: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일요일은 &amp;lsquo;일&amp;rsquo; 없는 날이 아니라 &amp;lsquo;일&amp;rsquo;하는 요일이었다.  서른 즈음부터 학원 강사로 살면서 일요일을 제대로 쉬어 본 기억이 거의 없다. 평일 수업이 끝나면 주말 보충수업이 기다렸고, 시험을 앞두고는 고등학생 특강이 잡혔다. 다른 사람에게 일요일이 한 주를 내려놓는 날이었다면 내게는 수업표의 빈칸 하나가 다시 채워지는 날이었다. 몇 번의 일요일이 아니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yz_PFg1-v43BKLcSU02m3X7hW_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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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9.&amp;nbsp;몸이 나를 가르쳤다 - -&amp;nbsp;대접죽 위에 올라간 밥 한 숟갈 앞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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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7T21:23:00Z</updated>
    <published>2026-08-27T21:23:00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K환자, 대접죽+밥.&amp;rdquo;  이름표를 들여다보다가 손이 잠시 멈췄다. 3년 넘게 병원 주방에서 일했지만 처음 보는 식이였다. 밥은 밥이고 죽은 죽이다. 둘은 한 식판에 함께 올라가지 않는다. 환자 상태가 호전되어 죽에서 밥으로 넘어갈 때 적응 여부를 보려고 죽 위에 밥을 조금 올리는 경우는 가끔 있었다. 이름표에 아예 &amp;lsquo;대접죽+밥&amp;rsquo;​이라고 적혀 내려오는 일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Xfj%2Fimage%2FJ89Ht1D7AGRYpldlhzRcIiYxi3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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