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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수집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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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soozips</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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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영감 수집가</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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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08-28T07:43:4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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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가&amp;nbsp;떠나도&amp;nbsp;밭은&amp;nbsp;괜찮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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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08:00:01Z</updated>
    <published>2026-10-10T08: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텃밭 계약이 끝났다는 문자를 받은 건 11월 초였다. 땅을 비워달라는 내용이었다. 달력을 보니 4월에 처음 밭에 갔으니 벌써 일곱 달이 지나 있었다. 가을 농사는 사실상 하늘에 맡긴 상태였다. 임신 소식을 알게 된 후 몸을 조심하느라 한 달 넘게 밭에 가지 못했다. 남편은 힘들 테니 혼자 가서 정리하고 오겠다 했지만, 마지막 인사는 직접 하고 싶어 따라나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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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자라는 동안 신났으면 됐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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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09:00:09Z</updated>
    <published>2026-10-09T09: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요가, 스쿼시, 수영, 필라테스, &amp;hellip; 그동안 배운 운동이 열 손가락은 족히 넘는다. 다 좋아서 시작한 것들인데 나보다 늦게 시작한 누군가가 나보다 어려운 동작을 척척 해내거나, 진도가 빨라지면 견디지 못하고 그만뒀다. 한참 신나게 배우다가도 이내 &amp;lsquo;역시 난 재능이 없어&amp;rsquo;라며 흥미를 잃었다. 그가 원래 운동을 하던 사람인지, 타고나길 유연한 건지는 중요하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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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질투와&amp;nbsp;축복&amp;nbsp;사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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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8:00:05Z</updated>
    <published>2026-10-08T08: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텃밭을 하기 전 나는 자연의 시간표를 그다지 믿지 않았다. 내게 시간은 정복하고 앞질러야 할 대상이었지, 순응해야 할 섭리가 아니었다. 남들보다 하루라도 빨리 수확하고 싶은 욕심에 시장에 모종이 나오기 전부터 직접 씨앗을 심어 억지로 싹을 틔우려 애썼고, 밭을 계약할 때도 거리나 비용보다는 가장 먼저 개장하는 곳을 1순위로 꼽았다. 성격이 급하다는 말로 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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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작은&amp;nbsp;밭의&amp;nbsp;귀인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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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8:00:04Z</updated>
    <published>2026-10-07T08: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람이 싫어 밭으로 떠났다. 더 이상의 인간관계는 피로했다. 적당히 거리를 둬도 선을 넘는 질문을 해오고, 나를 위해서라며 던지는 무례한 조언을 턱턱 뱉는 사람들. 직장에서도, 모임에서도 사람에게 치이다 보니 주말만큼은 조용히 흙이나 만지다 오고 싶었다. 그런데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었는지, 도망쳐 온 밭에도 사람이 참 많았다. 우리 텃밭에 가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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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벌레를&amp;nbsp;사랑하는&amp;nbsp;마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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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09:00:15Z</updated>
    <published>2026-10-06T09: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실 나는 소문난 벌레 포비아다. 방에 모기 소리라도 들리면 자다 깨서 불 켜놓고 다 죽일 때까지 잠을 자지 않는다. 파리는 너무 잽싸 무기가 필요하다. 전기 파리채를 들고 감전된 사람처럼 팔을 휘휘 저으면 타탁. 쾌감의 소리가 들린다. 손대지 않고 죽이는 기계가 없던 옛날에는 두꺼운 책으로 눌러 죽인 다음, 퇴근한 부모님께 치워달라 부탁하곤 했다. 벌레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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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를&amp;nbsp;먹여&amp;nbsp;살리는&amp;nbsp;그녀들 - 고구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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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11:56:54Z</updated>
    <published>2026-10-05T11:56:54Z</published>
    <summary type="html">고구마는 배부른 작물이다. 흙 속에는 묵직한 알맹이가 몸을 키우고, 땅 위로는 보랏빛 줄기가 넘쳐난다. 뿌리부터 잎까지 하나도 버릴 게 없으니, 농부 입장에서는 욕심이 날 법하다. 하지만 심고 싶어도 1kg가 넘는 묵직한 묶음으로만 팔고 있었고, 내 밭은 그 많은 걸 다 심을 만큼 넉넉하지 않았다. 작은 단위로 팔아줄 순 없는지 이곳저곳 물어봤지만 '한 단</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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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계절&amp;nbsp;내내&amp;nbsp;제철인&amp;nbsp;내&amp;nbsp;장딴지의&amp;nbsp;무 - 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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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2T08:00:04Z</updated>
    <published>2026-10-02T08: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름이 지나자 작물도 힘을 잃었다. 상추는 꽃대가 피고 강낭콩과 가지, 오이도 더 이상 새로운 열매를 내지 않고 시들어가고 있었다. 본격적인 가을 농사를 짓기 전 땅에도 쉴 시간을 줄 겸 밭을 한 번 싹 갈아엎고 오랜만에 시장에 갔다. 봄에는 못 본 무, 배추, 열무 모종이 눈에 띄었다. 올해 김장은 직접 해 먹을 수 있으려나 기대하며 사다 심었다. 가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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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호박&amp;nbsp;같이&amp;nbsp;생겼다 - 애호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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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2:00:04Z</updated>
    <published>2026-10-01T0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평범하게 살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했다. 열심히 공부해 좋은 학교에 가고, 안정적인 직장을 얻고, 너무 늦지 않게 결혼해 아이를 낳았다. 이제 남은 건, 그 아이를 다시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한 사교육비를 버는 것뿐. 정작 그렇게 살아온 내가 별로 행복하지 않는데, 이 평균의 길을 자식에게도 걷게 하는 게 맞는 걸까? 그러던 중 책에서 우주 비행사들을 위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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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 배에 수박 - 애플수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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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02:00:08Z</updated>
    <published>2026-09-30T02: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2인 가족에게 커다란 수박은 사치다. 껍질을 정리하고 통에 넣는 데도 한 세월, 냉장고에 두고 틈틈이 꺼내 먹어도 끝까지 다 먹기는 버겁다. 결국 무겁고 부피 큰 수박을 썩혀 버리다 보면, '어후 다시는 안 사 먹어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오죽하면 백화점에서 수박 잘라주는 서비스를 받으려고 오픈런을 한다고 하니 나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 참 많구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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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팀장님&amp;nbsp;강냉이를&amp;nbsp;털다 - 토마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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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01:00:54Z</updated>
    <published>2026-09-29T01:00:5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팀장님 이가 깨지셨어 &amp;bull;́︿&amp;bull;̀&amp;quot;  회의 중 사수에게 카톡이 왔다. 팀장님 이가 깨진 게 나랑 무슨 상관인가 싶어 답장하지 않고 회의를 이어갔다. 이윽고 팀장님이 회의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다짜고짜 &amp;quot;너 때문에 이가 깨졌으니 치료비 내놔&amp;quot;라며 억지를 부렸다. 전말은 이랬다. 내가 텃밭을 하는 걸 본 동료가 토마토 시드볼 두 개를 나눠 주었다. 씨앗</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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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언니,&amp;nbsp;나의&amp;nbsp;첫 번째&amp;nbsp;아이돌 - 케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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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08:00:04Z</updated>
    <published>2026-09-28T08: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릴 때 우리는 고모네 옆 동에 살았다. 그 집엔 우리와 나이가 같은 자매가 있었다. 자매는 아주 친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둘 중 하나라는데, 고모네가 전자라면 우리는 지독하게 후자였다. 옷 한 벌을 가지고도, 리모컨 주도권으로도, 컴퓨터 차례로도 싸웠다. 원래 둘째가 악바리라더니, 키도 덩치도 작았던 나는 드센 성미로 늘 언니껄 뺏고 귀찮게 굴었다. 반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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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모태솔로&amp;nbsp;남자와&amp;nbsp;결혼하면&amp;nbsp;생기는&amp;nbsp;일 - 가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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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2:00:03Z</updated>
    <published>2026-09-27T0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듬직하고 능수능란한 남자를 좋아했던 나는 어쩐지 결혼은 모태솔로(를 주장하고 있는) 남자와 하게 됐다. 회사 선배가 주선한 소개팅에서 처음 본 그는 배우 엄태구 씨처럼 겉모습은 남자답지만 숫기도 없고 당황하면 얼굴에 '나 지금 당황했음'이 나타나는 순진함이 있었다. 남자가 귀여워 보이면 끝이라던 말은 정말이었고, 나도 모르게 세 살 많은 오빠를 이끌며 지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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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빠에게&amp;nbsp;70만&amp;nbsp;원짜리&amp;nbsp;명품&amp;nbsp;티셔츠가&amp;nbsp;생겼다 - 노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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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1:00:11Z</updated>
    <published>2026-09-26T01: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게 다 아빠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티셔츠를 색깔별로 사고, 편한 속옷이나 양말은 수십 개씩 쟁여두는 나의 쟁여병도, 운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고수의 장비부터 미리 사놓고 보는 유별난 장비병도 말이다. '사는 걸' 좋아해 직장에서도 10년째 구매팀으로 일하고 있다. 초등학생 땐 손바닥만 한 MD와 CD 플레이어를, 중학생 땐 손가락 두세 개만 한 MP3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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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 시어머니는&amp;nbsp;왜&amp;nbsp;반찬을&amp;nbsp;안&amp;nbsp;주실까? - 쑥갓</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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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5T01:00:17Z</updated>
    <published>2026-09-25T01:0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결혼 전의 나는 아빠가 빨래를 돌리고, 언니가 청소하고, 엄마가 요리하는 완벽한 분업 체계에서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내 몫을 다하는 베짱이었다. 그런 내게 결혼 후의 삶은 매 순간 낯선 노동의 연속이었다. 빨래, 요리, 청소 그 어느 것 하나 저절로 되는 게 없었다. 주말부부라 일주일에 고작 이틀 함께하는 시간을 집안일에 쏟아붓는 게 아까웠지만 달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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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의&amp;nbsp;나약함이&amp;nbsp;공격받지&amp;nbsp;않는&amp;nbsp;유일한&amp;nbsp;세계 - 강낭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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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12:28:14Z</updated>
    <published>2026-09-24T12:28:1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아 또 콩밥이야. 콩 싫다니까!&amp;quot;  아무리 말해보아야 소용없다. 엄마는 늘 검은콩, 호랑이콩, 완두콩 같은 것들을 넣어 밥을 짓는다. 엄마가 잠깐 국을 뜨러 가거나 물을 가지러 가면 젓가락을 정교하게 움직여 콩을 쏙쏙 골라내 엄마 밥그릇으로 옮겨 놓는다. 어김없이 들켜 &amp;quot;나이가 몇 살인데 아직도 편식이야&amp;quot;라는 핀잔을 듣는다. 서른이 넘어도 집에선 손 하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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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상추&amp;nbsp;밀어내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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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08:00:07Z</updated>
    <published>2026-09-23T08: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요즘 상추 비싸다 많이 담아와라&amp;quot; 단골 쌈밥집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팀장님의 목소리. 그는 고기쌈을 쌀 때마다 상추 두세 장씩 먹으라며 연신 재촉했다. '상추가 비싸봐야 얼마나 한다고 저러나' 싶어 창피했지만, 주부가 되고 직접 장을 보면서부터는 팀장님의 그 억척스러움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평소 한 봉지에 2천 원이면 충분하던 것이, 비라도 오면 두 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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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적자라도 괜찮은 삶</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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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08:09:01Z</updated>
    <published>2026-09-22T08:09:01Z</published>
    <summary type="html">텃밭 임대료 15만 원, 밭일에 꼭 필요한 엉덩이 방석 1만 원, 모종판과 배양판, 씨앗 몇 봉지 2만 5천 원, 시기별로 산 각종 모종 어림잡아 5만 원. 여기에 오고 가며 드는 기름값과 뙤약볕 아래 땀 흘리고 마시는 에너지 음료, 그리고 노동 후의 보상 같은 맥주 한 캔. 결정적으로 밭에 다녀오고 생긴 허리와 무릎을 위한 도수치료비와 파스값까지 합치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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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만하면 꽤 괜찮은 주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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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1T08:00:08Z</updated>
    <published>2026-09-21T08: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주말이면 뭐 할까 고민하던 신혼 초기. 우리 부부의 주말은 늘 나른하고 미적지근했다. 느지막이 일어나 침대에서 뒹굴며 오늘 뭐 하지 휴대폰 화면만 들여다본다. '여기 갈까? 너무 먼가?, 그럼 여긴? 너무 비싼가?, 여기 좋아 보인다. 근데 여긴 가는 길이 너무 막히네' 고작 카페 하나 가는데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출발도 하기 전에 진이 다 빠진다. 내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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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대망의 첫 수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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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12:00:05Z</updated>
    <published>2026-09-20T12: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텃밭이 개장하고 한 달이 지날 무렵, 순례길 여행을 갔다. 2주나 밭을 비워 불안한 나는 비가 안 올걸 대비해 엄마에게 물 좀 듬뿍 주고 와달라며 미리 부탁도 해놨다. 매일 아침 날씨앱을 확인한 건 여행지의 날씨가 아닌 밭이 있는 경기도 용인의 날씨였다. 다행히 봄 비가 자주 내려 운전도 못하는 엄마가 왕복 세 시간을 물 주러 다니지 않아도 됐다. 낯선 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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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겁한 평화 - 5. 멀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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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9T05:00:06Z</updated>
    <published>2026-09-19T05: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앞에서 사는 걸 좋아한다고 했지만 자발적 궁상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요즘은 미니멀리스트로 살려하고 있다. 내가 색깔별로 사던 티셔츠 한 장이 만들어지려면 몇 천 톤의 물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나서는 선뜻 옷을 사지도 않고 있다. 가급적 지구에 해가 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다. 상상 속 텃밭에서 나는 챙 넓은 밀짚 모자를 쓰고, 나풀거리는 셔츠를 입고 나긋</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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