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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슴푸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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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사전, 사람,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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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08-10T14:32:18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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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너무 많은 소리와 너무 많은 말들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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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7:45:03Z</updated>
    <published>2026-10-12T15:50:25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파리에서 초록색이 사라지는 게 보이지?    시각보다 청각이 먼저였다. 난데없는 질문이 근린공원 언덕에서 들려왔다. 대엿 살, 여남은 명의 어린이집 아이들이 빙 둘러선, 작은 원의 시작점에 노란 조끼를 입은 숲 해설사 선생님이 세 장의 나뭇잎을 든 채 말하고 있었다. 두 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면서도 쫑긋 세운 토끼 귀는 선생님의 다음 말에 머물렀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uvK6V-mfVfgq-TQz6SNLFUSocy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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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음은 내 차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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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7:47:48Z</updated>
    <published>2026-10-07T10:11: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서늘한 가을 해가 깔딱 넘어갔다. 실지렁이 같은 검은 얼룩이 광택을 잃은 지 오래인 상아색 마룻바닥에 구물구물 기어나온 모습이었다. 탁. 하이그로시 회색 체크무늬의 서랍장을 거칠게 잡아당기자 가운데 서랍이 반쯤 열리다 걸렸다. 갖다 버리든지 해야지. 성가신 마음이 미간에 빗자루 살 모양으로 적치되었다. 오른손을 쭉 뻗어 반쯤 밑이 빠진 서류 더미의 서랍&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KYJVq9_w0_UFAv_UfAllIP2Qpy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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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너무 금방 희미해지는 것 같아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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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2T07:03:02Z</updated>
    <published>2026-09-30T09:13:14Z</published>
    <summary type="html">9월 말. 일주일 새 농촌 유학 종료가 행정적으로 마무리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은행 앱으로 확인되는 체재비 입금 내역과 전기세, 통신비, 수도세, 주택 임대료 등 각종 요금 출금 내역이 가장 현실적이다. 고흥 살이 끝났어. 군청의 여성가족과와 인재육성과. 통장에 찍힌, 생경한 두 부서명이 그 사실을 말하는 것 같다.    지난 월요일. 서울 집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xyD8g2KP0PwsZN68qeL0lHrkle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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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흥에서의 마지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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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10:50:54Z</updated>
    <published>2026-09-22T11:4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6주. 꿈같은 고흥 살이가 끝났다.     19일 토요일 아침. 까만 스타리아에 이삿짐을 거의 다 싣고 욕실 청소를 하고 있는데 언니! 부르는 소리가 났다. 이모, 문 열어 드려. 딸애에게 말하고 서둘러 인디핑크색 고무장갑을 벗고 현관으로 나갔다. 먼 길 가는데 줄 건 없고 이거라도 가면서 먹으라고요. 앞집 동생이 건넨 흰 쇼핑백 속엔 전날 밤 쪘다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mofgKj4PZIAubWRmZRzFa_nNG8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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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래도록 생각날 고흥의 풍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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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01:29:49Z</updated>
    <published>2026-09-16T09:23:11Z</published>
    <summary type="html">111번 버스를 타고 고흥에서 벌교로 나갈 때 보이는 차창 밖 풍경들은 한 폭의 그림이다. 교통카드로 삑. 고흥-벌교, 벌교-고흥행 군내 버스의 요금은 거리와 상관없이 일괄 1000원이지만 창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은 그 값을 매길 수 없게 아름답다. 직선으로 쭉쭉 뻗은 중산 메타세쿼이아와 중산일몰전망대 아래로 드넓게 펼쳐지는 황금빛 논. 배경 같은 옥색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Mvcv8DYLahSrurFhGaFjqKZpGW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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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돌아가게 됐어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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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16:01:52Z</updated>
    <published>2026-09-09T16:34:19Z</published>
    <summary type="html">-18일에 학교에 무슨 행사 있어요? 왜 또 학교에 오세요?   -아 그게. 말할 기회를 보고 있었는데. 실은 저희 돌아가게 됐어요. 그날, 원적 학교에 낼 서류 받으러 와야 해요.   -네? 적응 잘하고 있다지 않았어요?   -그랬다 말았다 했어요. 지난 금요일부터 학교 못 가고 있어요.    -아....... 전혀 몰랐네요. 언니 가면 나 어떡해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40-q6DbqzVgdief1ZSoz0jJ69g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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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노크 대신 삶은 옥수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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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13:17:30Z</updated>
    <published>2026-08-31T16:07:34Z</published>
    <summary type="html">-계세요? 앞집이에요.   -아. 안녕하세요.    -옥수수를 좀 삶았는데요. 아이들이랑 드시라고 가져와 봤어요.   -아이코. 고마워요. 잘 먹겠습니다.    지난 화요일. 영희가 택배로 보낸 찰옥수수 한 상자가 도착했다. 왼손으로 옥수수 자루를 쥐고, 오른손으로 껍질을 위로 쭉 잡아 당겨 훌렁 벗기고는 튀어나온 꼭지를 뚝 잘라 빈 박스에 던졌다. 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8L-E2WHaiQB48_dg-1garBbEyB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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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혹에서 벗어나고 보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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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7T07:49:54Z</updated>
    <published>2026-08-27T07:49:54Z</published>
    <summary type="html">평온을 되찾았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빨리. 경신 샘은 언젠가 내게 말했었다. 샘은 오뚝이잖아. 시련이 오면 좌절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털고 일어나잖아. 샘 오뚝이야. 문득 그 말이 떠올랐다. 따뜻하게 내린 커피를 한 잔 들고 현관 포치에 놓인 캠핑 의자에 앉아 풀밭을 멍하니 바라볼 때. 오뚝이가 맞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다. 다시 불거진 아이의 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0dDy3r2Ytt9tICkqfi0U3rJ6c1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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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걷고 걷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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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5T11:29:38Z</updated>
    <published>2026-08-24T15:31:20Z</published>
    <summary type="html">꿈을 꾸었다. 끝도 없는 길을 걷고 걷는 꿈이었다. 멀다, 멀다, 멀다. 꿈결에 되뇌었을까. 문득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일어나. 왜 이렇게 오래 자. 가늘게 뜬 두 눈에 왼쪽 어깨를 흔들어 깨우는 작은애가 들어왔다.    꿈에 본 그 끝없는 길이 현실로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 18일 개학을 한 후로. 이틀은 정규 수업을 마치고 돌아왔고. 다음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oOAxlp9t6fLGY04ukSSPFc4oDyM"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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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온 우주가 너를 돕고 있으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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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4:07:13Z</updated>
    <published>2026-08-19T03:32:42Z</published>
    <summary type="html">농촌 유학&amp;nbsp;등교&amp;nbsp;2일째. 아이를 배웅하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사경을 하고. 일본어 공부를 하고. 갑자기 퍼붓는 비에 집 창문을 모두 닫고. 물 한 잔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노트북을 연다. 어떤 날은 너무 많은 일이 있어 아득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어제가 그랬다. 개학을 하루 앞둔 밤. 작은애는 잠을 설쳤다. 엄마 나 잘 때까지 눈 감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QEUyUHJMcmkyRKEZSPP0V_oqgi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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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대주가 되었다, 그것도 농촌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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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0:20:19Z</updated>
    <published>2026-08-15T16:15: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에 눈을 뜨면 기다랗고 흰 나일론 줄을 잡아당겨 커피색 블라인드를 들어 올린다. 이윽고 통창으로 펼쳐지는 초록의 풀밭. 짹짹짹. 짹짹짹. 엄지손가락만 한 참새 두 마리가 날다 내려앉다를 반복하면 아이스블루의 하늘 위로 이름 붙이기 어려운 형체의 구름이 무심히 흘러간다.    아무 생각 없이 광경을 두 눈에 담는다. 열어 놓은 창가에서 쓰르르르. 맴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To1fB8Y6fcdBZ_ij2ztq91Erx3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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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잠시만 안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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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5T10:50:39Z</updated>
    <published>2026-08-07T02:24:40Z</published>
    <summary type="html">-알람 안 맞추고 잤어?   -4시 반으로 맞췄는데. 작은애 깨우다 깜빡 잠들었어.   -몇 시에 잤길래.   -2시.   -어이쿠. 교열 다 끝내서 보내느라?   -응. 세수만 하고 바로 준비할게.   -어.    오전 5시 반. 남편이 나를 깨웠다. 일찍 일어나 음식물 쓰레기통도 씻어 엎어 놓고, 생활 쓰레기통도 비워서 봉지 묶어 내놨어야 했는데.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UF6z0ItVScPhbskVP7USvR3hRf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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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려가기 전에 프리패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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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31T05:17:11Z</updated>
    <published>2026-07-29T09:24: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요즘 가장 많이 하고 또 많이 듣는 말은 '내려가기 전에'다. 가족 간에 빈번한데 남편과 내가 제일 많이 한다.    -내려가기 전에 세탁기 해결하고 가.   -내려가기 전에 딸한테 안 쓰는 물건 좀 정리하라고 하고.   -내려가기 전에 식단 짜 주고 가.    세탁기는 고치는 비용과 중소기업 제품 가격이 얼마 차이 안 나 하이마트 가서 사 버렸고. 몇&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xw1JIIfoRBNThzYzmO90J2cJQH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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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목적을 잃은 글쓰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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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5T13:13:59Z</updated>
    <published>2026-07-15T13:09: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왜 요즘 글 안 쓰고 책만 읽어?   -다 부질없게 느껴져서요.   -왜애?   -뻔하고. 좁고. 얕고. 너무 다 제 얘기라서요.   -예전엔 오히려 풀어놓으려고 쓰지 않았어?   -그랬었죠. 지금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지난 토요일. 카페 계단집에서 경신 샘이 물었고 나는 불볕에 맥없이 시든 열무잎처럼 말했다. 생기를 잃은 대답이 허공에 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U1QPsFCvW8BLEghTOCyPT0UzZ6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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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두 눈에서 겹겹의 렌즈가 빠져나오는 꿈을 꾸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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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30T13:59:36Z</updated>
    <published>2026-07-05T03:07: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언제부턴가 꿈을 꾸지 않았다. 고로 께름직한 꿈에 아침부터 기분이 개운치 않은 일도 없었다. 잠들기 전, 지는 태양을 명치쯤에 그리며 숨을 들이마시고. 내처 머릿골에 잔잔한 바다의 수평선을 떠올린 후 숨을 내쉬다가. 명치께의 태양과 머릿골의 물결을 마주 보듯 양쪽 쇄골 뼈 앞머리에 있는 빈 공간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침대에 누워 이렇듯 일상관, 수상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Jl5sP571FMaadphoAwd_bWEg23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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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좋은 걸 왜 태우려고 그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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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7T04:12:50Z</updated>
    <published>2026-06-28T10:01:00Z</published>
    <summary type="html">3월부터 시작한 반야심경 필사. 공책 권수가 늘어 갈수록 어느 한 부분이 치우쳐 써지던 한문 필체도 점차 안정을 찾아 가로세로 반듯한 네모 칸 속에서 균형을 이뤘다. 첫 장을 쓸 땐 힘을 과하게 준 나머지 앞장의 글자가 뒷장에 압인되어 움푹 들어갔고. 그 자리에 다른 글자를 이어 눌러쓰면서 공책의 종잇장은 전체적으로 우글우글했다. 그리고 마침내 한문 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xYAdVbaNPmMq8WLRMG6O8dCDrZ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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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회자정리 거자필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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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1T22:57:22Z</updated>
    <published>2026-06-27T10:19:45Z</published>
    <summary type="html">만나고 헤어지고. 헤어지고 만나고. 시작과 끝은 이어져 있어서. 둘이 아니어서.    휴대폰 캘린더 앱을 열어, 놓치고 있는 건 없나 재차 확인하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이사는 잠정 8월 초로 잡혔고. 그에 따라 남은 한 달. 미션처럼 마무리해야 하는 일들을 하나하나 클리어 중이다. 지난 화요일엔 9개월간 일본어를 가르쳐 주신 마사코 센세께 손편지와 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C4BEKhKZogRXKzdLniixVveLCV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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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래오래 담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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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1T15:42:40Z</updated>
    <published>2026-06-26T15:22: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난 월요일. 오전 8시 40분 여수행 KTX를 타고, 전학 가고자 하는 학교에 내려갔다 왔다. 그곳은 서울에서 편도로만 지하철, 열차, 버스, 택시로 네 번을 갈아타야 닿을 수 있는 아주아주 멀리에 있었다. 가는 데만 7시간. 다시 올라오는 데 7시간. 오전 7시 20분에 집을 나선 아이와 나는 밤 10시 40분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예상했던 것&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6IQ8iO49ATjFFOqIVMZ1CeqCdA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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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출발하는 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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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2T17:15:16Z</updated>
    <published>2026-06-22T12: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드드드드.    열차 유리창에 빗낱 떨어지는 소리.     플랫폼을 벗어난 KTX가 속도를 높였다. 유리창에 맺힌 빗낱들이 사선으로 긴 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시속 300km로 밤을 가르는 열차 안. 창을 때리는 빗소리에 읽던 책을 덮었다.  #KTX#상경#밤기차#밤풍경#빗소리#각성#깨어있음#허공법신#불교심리학&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q4rSKrwFc5pA87j3RG-UwQ8ZFR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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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무도 없는 거기서 뭐 먹고살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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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9T11:47:42Z</updated>
    <published>2026-06-19T09:23: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쯤 댁으로 김치가 택배로 도착할 거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그럼 들어가세요, 하고 끊으려는데 휴대폰 너머로 다급히 날 부르는 목소리.    -에미야. 그래서 애는 학교 안 가고 계속 그러고 있는 거야?   -네.   -어휴. 작년도 그러더니 올해까지. 딸 때문에 네가 아주 늙는다 늙어.   -아니에요. 그래도 한결 좋아졌는데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L0X%2Fimage%2Fal6o-Gsw818_Ahi_7szymVWWRG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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