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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하루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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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바닥을 기록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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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5-12-08T20:04:34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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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낮잠 : 밤량 보존의 법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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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4T00:00:19Z</updated>
    <published>2026-07-24T00: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낮의 제노사이드다. 근면-성실, 하면 된다, 꿈은 이루어진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을 거쳐 오는 동안 낮잠 멸종되었다. 오침은 사장된 단어다. 나태가 일침을 꽂는다. 오히려 아침을 당기고 밤을 민다. 사당오락의 입시성어를 관통한 이들은 삶을 입시처럼 산다. 일상이 &amp;lsquo;할 수 있다&amp;rsquo;를 조동사로 거느린다. 할 수 있는 한, 해야 한다. 남유럽의 시에스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ruwn6xV2nfCoNO3DoqzCoK42Uc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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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이스 아메리카노 : 여름의 지나친 한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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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3T04:31:56Z</updated>
    <published>2026-07-16T23:16: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아아다. 아아는 한식이다. 얼죽아는 아아의 한국식 드러남이다. 얼어 죽어도 아아여야 하는 한국 문화에 세계가 설득되고 있다. 세계도 아아의 정체를 눈치챘다. 아아는 음료가 아니다.  아아는 노동자의 필수 영양제다. 30여 년 전 &amp;lsquo;아침에 우유 한 잔, 점심에 패스트푸드&amp;rsquo;를 먹던 도시인은 이제 &amp;lsquo;아침에 아아 한 컵, 점심 후 아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F00PM_NEskU_VOjYfrRPIxVgO2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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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수박 : 커서 잃어버린 여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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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0T00:25:13Z</updated>
    <published>2026-07-10T00:25: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박은 여름 과일의 왕이다. 참외나 포도처럼 &amp;lsquo;있다&amp;rsquo;기보다는 &amp;lsquo;등장&amp;rsquo;한다. 육중하고 튼튼하다. 과도는 어림없다. 식칼과 도마를 거느린다. 내가 왕인데, 너도 왕이어서 나는 수박을 잘 먹지 않는다. 내 냉장고에 수박을 안 들인지 3-4년쯤 됐다. 수박을 보좌하자니 귀찮다. 이제 내게 수박 색깔은 줄무늬 초록이다.  수박은 여름 방학 그림에 빠질 수 없는 빨강&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qUIhGTQ8nlNcnHy7ZEh8_tqG6N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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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빨래 말리기 : 여름의 고요한 쓸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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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3T01:59:01Z</updated>
    <published>2026-07-03T01:59: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름의 유일한 순기능이다. 빨래가 잘 마른다. 아침과 저녁 사이, 저녁과 아침 사이면 충분하다. 볕이 아니라 바람의 일이다. 내 방에는 늘 바람이 분다. 방이나 부엌, 방향만 바뀐다. 창을 닫으면 에어컨이 그럭저럭 열일한다. 빨래는 바람에 풍장되어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재생된다. 빨래 마르는 속도는 무척 중요하다. 겨울에는 이틀 내내 말려도 팬티 밴드가 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W6ElnfxCc0AKY42YRyhXu_EL7k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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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어컨 : 능멸의 칼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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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5T22:49:09Z</updated>
    <published>2026-06-25T22:49: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악마의 호흡 제 1식, 에어컨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기 때문이다. 에어컨을 틀면 여름은 명품이 된다. 최적화된 실내에서 폭염이 되어버린 창밖을 내려다 본다. 몇 층에 있든 시원하면 고층이다. 여름에 시원한 것만큼 대단한 낙원은 없다. 펜트하우스에서 바깥의 고충은 알 바 아니다. 에어컨 송풍구를 바라다 본다. 나를 위한 투명한 축복이 쏟아진다.  에어컨 앞&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6TAWhP-3it4HnaXclWH7ppuh3P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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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참외 : 너를 향한 참회 - 씨 발라 먹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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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8T22:33:26Z</updated>
    <published>2026-06-18T22:33:26Z</published>
    <summary type="html">허름해서 솔직한 여름의 톨게이트다. 5월 중순무렵부터 부산에서 경산으로 들어오는 국도변에 참외 가판이 열린다. 아스팔트와 인도 사이에 뿌리 내린 민들레처럼 도로를 따라 듬성듬성하다.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출하된 직거래 장터다. 천막, 플라스틱 의자, 현수막 속에 참외가 박스와 봉지 단위로 쌓여 있다. 백화점 진열대의 상품이 이곳에서는 날 것의 과일이다. 엄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QhQGDOG4o7NTmdOv7lCmLODTe2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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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묵밥 : 그늘을 먹는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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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8T00:52:37Z</updated>
    <published>2026-06-18T00:52: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식사는 허기의 일이다. 허기가 식욕을 만든다. 식욕이 식사를 이끈다. 옛날 일이다.  허기는 채워질 수 있다. 식욕은 채워질 수 없다. 먹방, 식당 웨이팅은 식욕의 일이고, 음식 챌린지, SNS 전시된 음식은 끝이 없다. 자본주의는 식욕을 생산하고, 더 많은 풍요를 누리는 인간은 자원을 식욕에 쓴다. 많이 쓴다. 자본주의의 아귀는 배고픈 것이 아니라 먹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PLTt9EUGdGCXQZ3u3dO8v2liP6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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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대구 : 더위부심의 종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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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2T03:06:23Z</updated>
    <published>2026-06-12T03:06:23Z</published>
    <summary type="html">부산에 살 때는 몰랐다. 부산은 여름이 순한 도시였다. 30도면 동생과 선풍기 쟁탈전을 해야 할 충분한 여름이었다. 일기 예보를 보는 부산 어린이에게 대구는 불지옥이었다. 위도 개념이 무시되는 비과학이 번번이 기괴했다. 1994년 부산도 35.8도, 세계가 끝날 것처럼 더웠었다. 부산의 대사건을 대구는 일상으로 살아가기에 대구는 여름의 범죄 도시였다. 39&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T9kCW5pLhWrQygoT03jUrK-ecs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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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개구리 울음소리 : 공정한 여름 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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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0T02:53:20Z</updated>
    <published>2026-06-10T02:53:2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방 건물주는 월세를 잘못 측정했다. 6월에는 월세를 올려도 나는 별수 없었을 것이다. 건물주는 여기를 소유할 뿐 살아보지 않았으니 그 가치를 모른다. 6월 초의 밤, 창을 열면 가장 비싼 여름이 여기에 쏟아진다. 멀리서 부걱대는 개구리 소리는 음표로 된 침대다. 수면 모드로 전환된 밤이, 이제 끝났다고, 내일 일은 내일 해도 된다고, 자도 괜찮다고, 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bZjvrIkQRd1iJF21YB3k7kkSs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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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콩국수 : 여름의 흰 무게 - 소금파의 소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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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4T23:52:45Z</updated>
    <published>2026-06-04T23:52:45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더위가 무겁다. 지쳐서 먹기도 귀찮다. 먹는 것보다 더위를 식히는 게 우선이다. 동물은 왜 열을 열량으로 변환하지 못해서 이 고생일까. 물만 마시고 싶다. 찬물이어야 한다. 물만 마실 수 없어, 여름 식사들은 가볍다. 물을 마시는 김에 끼니를 보충한다. 냉면, 냉모밀, 냉국수, 오이냉국, 물회는 후루룩 끝난다. 열기가 잠깐 꺼진다. 아마도 열량이 채워지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JyYCB--l9W-35ewB0plenr04g_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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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버스 창가 : 여름의 이중폭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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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9T13:26:36Z</updated>
    <published>2026-05-29T13:26:36Z</published>
    <summary type="html">버스 맨뒷줄 창가 자리는 은밀하게 기만적이다. 공적 공간에서 사적 점유가 당당하다. 맨뒷줄은 시선의 권력을 가진다. 앉은 사람들은 앞을 보고, 선 사람들은 창밖을 본다. 나를 보는 사람은 앞에 있다가 하차하려고 몸을 돌린 사람뿐이다. 나는 보되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서 당신들을 보지 않는다. 그저 내 뒤에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안심한다. 뒷 사람 둘이 대화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PfFqQ9xXeAVW9dtjI1vQaGJVXa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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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비 둥지 - 봄의 엔딩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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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8T08:47:03Z</updated>
    <published>2026-05-28T08:46: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내 아이들은 A와 B가 싸우면 누가 이기는지 중요하다. 개와 고양이처럼 제비와 참새는 직관적 라이벌이었다. 제비는 &amp;lsquo;지지배배&amp;rsquo;를 대표했고, 참새는 &amp;lsquo;짹짹&amp;rsquo;을 대표했다. 무리의 대장이라면 모름지기 상대를 꺾어야 했다. 어린이는 승패에 참견해야 직성이 풀렸다.  나는 제비가 참새를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뾰족하고 재빠른 제비가 동글동글한 참새에게 질 리 없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8e0q1ZSQ_sNKX3IIO4TfOvGqR5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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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버찌 : 바닥에 그려진 여름의 작은 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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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6T23:46:30Z</updated>
    <published>2026-05-26T23:46:30Z</published>
    <summary type="html">바닥에 봄이 도륙된다. 검붉은 난장이다. 자잘하게 응고된 핏덩이에 발자국이 찍히고, 지문이 마모되도록 손가락을 그은 것처럼 핏자국이 휘갈겨 있다. 매미가 울기 전, 길바닥에 그려진 여름의 악몽이다. 버찌가 함부로 으깨지고 문대진다. 벚꽃이 잊히는 풍경이 편치 않아 여름은 마지막 봄비를 데려온다. 빗물로 바닥을 지운다. 말끔해진 그늘이 좁고 진해진다.  벚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wJ8ccz0i72Ya_98HwdeIurxxUV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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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선풍기 : 가장 인간적인 기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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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2T00:55:20Z</updated>
    <published>2026-05-22T00:55: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름을 맞는 하찮은 의례다. 선풍기 날개 청소는 귀찮다. 망을 분리하고 날개를 빼낸다. 덮개 안쪽에서 작년 먼지가 증식한 듯 날린다. 물티슈로 닦을까 하다가 화장실로 가져간다. 샤워기로 물을 뿌리고 솔로 닦는다. 굳이 필요없다고 생각하지만 비누거품을 낸다. 주방 세제를 쓰지 않는 것은 선풍기에 바치는 내 예의다. 겨우내 죽어 있던 바람 통로의 목욕재계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i1DgHbsKI1_ga_f2OVHJnoS8mv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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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토마토 : 봄의 구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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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0T22:55:01Z</updated>
    <published>2026-05-20T22:55:01Z</published>
    <summary type="html">토마토는 자신과 무관하게 존재한다. 과일이지만 채소다.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여름이 제철이지만 봄이 제철이다. 비닐하우스 때문이다. 인간이 규정한 쓸모가 존재를 결정한다.  쓸모 있는 인간은 몇 없다. 인간은 대체로 대체 가능하므로 무가치하다. 그럼에도 하나 같이 꾸역꾸역 존재한다. 인간은 잉여가 제철이다. 군중을 보면 토하고 싶다. 토마토를 생각한다. 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R89wQNiqyDuqq5nVHZ8G3vu9Vh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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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장미 : 봄의 엔딩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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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8T22:30:17Z</updated>
    <published>2026-05-18T22:3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12월에 핀 장미를 본 적 있다. 독거노인이 사는 2층 주택 담장이었다. 처음엔 폐가인지 알았다. 폐가가 번식하는 동네였다. 2층에 불이 켜진 걸 본 적 없고, 1층에서 어쩌다 텔레비전 불빛만 겨우 세어 나왔다. 노인을 늙어버린 어린왕자로 상상했다. 골방에서 일출처럼 TV만 켜졌다 꺼졌다 반복될 것이다. 장미는 어둠으로 접은 눈이었다. 너무 빨개서 어둠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t86twOTx4pBqOpqmDNINf7xzF3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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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반팔티 : 사회적 피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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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8T06:01:22Z</updated>
    <published>2026-05-18T06:01:22Z</published>
    <summary type="html">봄꽃이 질무렵, 몸꽃이 피기 시작한다. 반팔티가 살빛을 연다. 세계는 여름으로 드러나는 중이다. 몸은 여름이 어렵다.   존재는 몸으로 열린다. 몸은 근본기분이다. 나는 부처나 예수가 아니므로 몸만큼 존재한다. 내가 있으려면 몸이 있어야 하지만, 여름에 몸은 성가시다. 덥다. 땀으로 끈적인다. 영혼을 생각할 수 있으면서 굳이 몸에 갇혀 있는 부조리에서 겨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TP2wCikXdisF2IVeZEKdYKOJVF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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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월 중순 저녁 7시 : 해의 변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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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5T01:20:18Z</updated>
    <published>2026-05-15T01:2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봄에 출근해서 여름에 일하고 가을에 퇴근한다. 문득, 저녁 7시가 밝다. 낮은 아직 퇴근하지 않았다. 빛의 연장 근무, 여름의 기척이다. 여름은 빛으로 시간을 열고, 열을 밀어붙인다. 여름의 첫머리는 아직 밝고 선선하다.  꽃은 봄 방위대다. 매화부터 장미까지 무더기의 꽃들은 순서를 바꿔가며 빛에 맞선다. 햇빛을 빌어 색깔이지만, 꽃은 향을 풀어 빛깔이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kWQ4HVsSL7EM-r6NOwdbqLj_pJ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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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잡꽃 - 봄 바닥 신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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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3T22:59:32Z</updated>
    <published>2026-05-13T22:59:32Z</published>
    <summary type="html">봄은 색깔의 주목 시장이다. 하양, 노랑, 빨강이 맞붙는다. 겨울을 닮은 하양은 향으로 만회하거나 번지는 초록을 배경 삼아 역으로 떠오른다. 매화와 목련이 봄을 열고, 벚꽃이 점령한다. 노랑과 빨강은 원색이어서 눈에 띈다. 봄을 오래 관통한다. 노랑은 산수유, 개나리, 유채, 민들레로, 빨강은 진달래에서 철쭉, 장미로 바톤을 넘기며 봄 내내 진해진다. 겨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t8xiJyKOvWbN5dmVdxCnVFKIWa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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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카네이션 : 사람의 직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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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4T11:59:29Z</updated>
    <published>2026-05-12T05:57:35Z</published>
    <summary type="html">꽃집은 봄을 기만한다. 꽃의 군집은 봄의 문법을 따르지만, 줄기와 잎이 생략된다. 꽃은 줄기와 잎의 성과다. 꽃집은 성과 과잉의 성소다. 졸업과 입학 시기에는 꽃이 다양하기라도 했다. 카네이션의 시간, 카네이션이 아닌 꽃들이 숨죽인다. 빽빽한 카네이션은 기표의 시신 안치소다. 감사 없는 감사가 창궐한다.   카네이션은 조화(造花)다. 꽃집에서만 핀다. 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Ucc%2Fimage%2FncOAwE04fzLTke0nRid0tv7HP1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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