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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윤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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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jamesskp</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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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사랑과 상실, 기억과 욕망, 도시의 빛과 그림자를 기록하는 작가. 청춘의 불안과 관계의 균열, 돈과 거짓, 애도와 회복의 감각을 따라가며 끝내 남는 마음의 형태를 쓴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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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5-11-21T14:14:38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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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시유랑 III - 잠들지 못하는 여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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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10:27:57Z</updated>
    <published>2026-09-20T10:27: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윤서진은 서른여덟 살이 되던 해의 초여름부터, 새벽 네 시 십칠 분이면 어김없이 자기 삶보다 먼저 깨어났다.처음 며칠은 휴대전화를 확인했다.4:17. 사람의 얼굴은 오래 보지 않으면 눈매부터 흐려지고, 목소리는 그보다 빨리 사라지는데 숫자는 그렇지 않았다. 4:17은 어제와 똑같은 모양으로 화면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일주일쯤 지나자 굳이 시간을 볼 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PWy%2Fimage%2FehpZxAMw8LD9GHVeyq5VY-jSYM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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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흔들릴 때마다 다시 제 발밑을 다지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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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3T13:02:19Z</updated>
    <published>2026-08-23T13:02: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젊었을 때는 몸을 생각하지 않았다. 밤을 조금 새워도 다음 날이면 일어났고, 끼니를 대충 때워도 하루는 흘러갔다. 피곤하면 커피 한 잔으로 버텼고, 아픈 곳이 생기면 며칠 지나면 낫겠거니 했다.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몸은 당연히 따라오는 줄 알았다.그러다 어느 나이가 되면 몸이 먼저 말을 걸어온다. 잠을 설친 날에는 하루가 길어지고, 작은 통증 하나에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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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현실보다 상상 속에서 더 고통을 느끼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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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6T22:28:42Z</updated>
    <published>2026-08-16T22:28:42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자기 몫이 아닌 것까지 책임지려 한다. 내가 없으면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고, 내가 떠나면 남겨진 사람들이 힘들어질 것 같고,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무책임한 사람으로 기억될까 두렵다. 그래서 이미 마음은 오래전에 그 자리를 떠났는데도 몸만 남아 버틴다. 우리는 그것을 책임감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책임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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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시유랑 III - 저녁의 식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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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6T05:59:25Z</updated>
    <published>2026-08-16T05:59:25Z</published>
    <summary type="html">해는 제시간에 저물었지만 유리로 된 빌딩들이 빛을 오래 붙잡았다. 서쪽에서 기울어진 햇빛은 한 건물의 벽을 떠나 맞은편 건물로 건너갔고, 거기서 다시 잘게 부서졌다. 오래된 골목들이 먼저 어두워지고 경복궁 뒤의 산이 검은 종이처럼 얇아진 뒤에도 높은 층의 창문에는 낮의 마지막 조각이 붙어 있었다. 높은 곳에 남은 빛은 아래까지 내려오지 않았다. 지하에서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PWy%2Fimage%2Fn2JAh6ufkX6RC1QONmRMfmyw79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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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파도가 오면 한 걸음 물러서라. 잔잔함을 기다려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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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5T21:30:51Z</updated>
    <published>2026-08-05T21:30:51Z</published>
    <summary type="html">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한 동생이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다고 말했다. 가까웠던 사람이 어느 순간 자신을 외면했고, 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들이 자꾸 마음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되짚느라 지쳐 있었다. 나는 잠시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생각했다. 섣부른 위로는 상처를 가볍게 만들고, 누군가를 탓하는 말은 또 다른 미움을 낳을 것 같았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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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시유랑 III - 별은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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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4T22:48:51Z</updated>
    <published>2026-08-04T22:48:51Z</published>
    <summary type="html">소년이 소녀를 처음 본 것은 눈이 내리지 않는 겨울이었다.하늘은 눈을 만들 만큼 차가웠지만, 이상하게도 아무것도 내려보내지 않았다. 산 아래 작은 마을의 지붕들은 잿빛으로 말라 있었고, 굴뚝마다 가느다란 연기가 올라갔다. 연기는 높은 곳까지 가지 못하고 골목 위에 낮게 엎드렸다. 그 때문에 마을 전체가 커다란 유리병 안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였다.소년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PWy%2Fimage%2FhF0mLQGloKFA1z6oZQ9qdylKr4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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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순간만큼 대답을 미뤄두고, 바라보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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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3T22:00:41Z</updated>
    <published>2026-08-03T22:00:41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름 계곡은 햇볕부터 달랐다.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빛은 희고 뜨거웠으며, 물가의 돌들은 손을 대기 어려울 만큼 달아올라 있었다. 아이들은 그런 더위 따위는 모른다는 듯 계곡물로 뛰어들었다. 물이 사방으로 튀고, 웃음소리가 골짜기를 따라 멀리 번졌다. 나는 그늘에 앉아 젖은 아이들의 등을 바라보았다. 주머니 안에서 전화가 울렸다. 한 번 멈추었다가 다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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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시유랑 II - 하얀 들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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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30T01:52:14Z</updated>
    <published>2026-07-30T01:48: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버지, 눈이 와요.당신이 떠나던 날처럼 소리 없는 눈입니다.다만 그날의 눈은 아직 하늘에 있었고, 지금의 눈은 내 얼굴 위에 내려앉습니다. 속눈썹과 입술과 벌어진 옷깃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런데도 춥지 않아요. 사람은 피를 너무 많이 흘리면 추위보다 먼저 따뜻해진다고 누가 그랬던가요. 칼을 든 기사는 내 앞에 서 있습니다.그의 붉은 망토가 바람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PWy%2Fimage%2FRC7VAMUoP7pt8YYRLNJ9LxfvGt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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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거의 모든 어떻게를 견디며, 하루를 차감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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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6T06:25:54Z</updated>
    <published>2026-07-26T06:25:54Z</published>
    <summary type="html">통장에 찍힌 숫자가 부족했다.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 돈이 필요했지만, 대출은 막혔다. 대출 거절 문자를 받은 순간, 내 삶이 신용점수 몇 자리로 판정받는 것 같았다. 돈이 없으면 사람은 미래를 계획하지 못한다. 다음 달보다 내일을, 내일보다 오늘 저녁을 먼저 걱정한다. 나는 낮에는 회사에서 일했고, 밤에는 배달 가방을 메었다. 사람들이 하루를 마치고 집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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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강물도 돌을 만나면 흔들리고 갈라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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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7T10:03:33Z</updated>
    <published>2026-07-17T10:03: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고는 삶의 문법을 무시한 채 찾아왔다. 차가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몸이 앞으로 쏠렸고, 창밖의 풍경은 한순간 기울어졌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내 몸이 아니었다. 아이들이었다. 뒤를 돌아보는 짧은 순간, 세상의 모든 소리가 멀어지고 아이들의 얼굴만 선명하게 보였다. 다친 곳은 없는지, 울고 있는지, 숨은 제대로 쉬고 있는지 확인하는 동안 두려움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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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시유랑 II - 어제의 혜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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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3T22:00:07Z</updated>
    <published>2026-07-13T22: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혜원이 죽은 뒤에도 텔레비전은 한동안 켜져 있었다.응급실에서 돌아온 새벽이었다. 엄마는 현관에서 신발도 벗지 못한 채 주저앉았고, 아버지는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문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버지는 울 때마다 소리를 지우는 사람이었다. 평생 삼킨 말들이 목구멍 안에서 서로의 입을 틀어막고 있는 것 같았다.나는 거실 한가운데 서서 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PWy%2Fimage%2FcLCaNmO6VxxShw7P__zY1ULAiV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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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인생,그 마음이 지나간 만큼 깊이를 조금씩 더해가는 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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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0T11:01:53Z</updated>
    <published>2026-07-10T11:01: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에는 아무 일도 없을 것처럼 문을 열고 나서지만, 하루의 어느 모퉁이에서 문득 발을 헛디딘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마음속 오래된 상처를 건드릴 때가 있고, 예상하지 못한 실패 앞에서 얼굴보다 먼저 마음이 굳어질 때도 있다. 겁은 대개 소리 없이 온다. 등 뒤에 서 있다가 문득 어깨를 잡고, 우리가 겨우 세워둔 평정의 자세를 무너뜨린다. 때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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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것은 나를 죽이지 못했지만, 나를 계속 흔들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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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8T12:42:02Z</updated>
    <published>2026-07-08T11:53:02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날은 비가 오고 있었다. 창밖으로는 낮인데도 저녁처럼 어두운 하늘이 내려앉아 있었고, 회의실 유리창에는 빗방울이 가늘게 흘러내렸다. 누군가 접어 세워둔 젖은 우산에서 물이 조금씩 바닥으로 떨어졌고, 형광등은 희고 차갑게 책상 위의 자료들을 비추고 있었다. 나는 그 안에 앉아 있었다.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회의 자료의 한 줄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말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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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시유랑 II - 인정 괴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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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2T09:12:56Z</updated>
    <published>2026-07-02T09:12:56Z</published>
    <summary type="html">도시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었다. 먼지, 후회, 오래된 약속, 취소된 점심, 보내지 못한 문자, 죽은 사람의 이름을 누르려다 그만둔 손가락의 온도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은 사람의 몸에서 떨어져나와 어딘가에 쌓였다. 쌓인다는 말은 대체로 슬픈 말이다. 쌓이는 것은 늘 제때 처리되지 못한 것들이다.나는 시청 별관 지하 3층, 인정 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PWy%2Fimage%2FFLx7cUAFzC3V9hVrBqEgMUqMT-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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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저 손가락으로 넘기는 이름들의 목록 속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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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30T07:11:28Z</updated>
    <published>2026-06-30T07:05: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예전에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일이 하나의 작은 결심이었다. 주머니 속 동전을 만지작거리며 공중전화 부스 앞에 서고, 비에 젖은 전화번호부를 넘기며 이름을 찾았다. 손가락 끝에 잉크가 묻고, 번호 하나를 잘못 누르면 처음부터 다시 걸어야 했다. 수화기 너머에서 &amp;ldquo;여보세요&amp;rdquo;라는 목소리가 들리기까지, 사람은 사람에게 도착하기 위해 조금은 애써야 했다. 이제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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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시유랑 II - 오른쪽과 왼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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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7T22:27:54Z</updated>
    <published>2026-06-27T22:13: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버지는 늘 오른쪽으로 걸었다. 골목에서도, 횡단보도에서도, 시장에서도 그랬다. 누가 일부러 오른쪽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아버지는 그런 걸 생각해본 적 없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아버지는 생각보다 먼저 몸이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밥상에서는 젓가락이 먼저 움직였고, 화가 날 때는 손이 먼저 올라갔으며, 누군가를 사랑할 때도 말보다는 지갑이 먼저 열렸다.다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PWy%2Fimage%2FKCmb_qwmdmcUduOwVypORviYp_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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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누군가에게 매달렸고, 언젠가는 누군가를 놓아주어야 하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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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4T07:52:33Z</updated>
    <published>2026-06-24T07:52:33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가 내렸다. 창밖의 빗줄기는 유리창을 조용히 두드렸고, 집 안에는 젖은 오후의 냄새가 낮게 깔렸다. 빨래가 덜 마른 냄새, 식탁 위에 식어가는 물컵, 거실 바닥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장난감 자동차. 그런 평범한 사물들 사이로 세 살 막내아들이 도도도 달려왔다. 그리고는 내 종아리를 두 팔로 꼭 붙잡고 매달렸다. 작은 손가락들이 바지를 움켜쥐었다. 아직</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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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흐린 길목마다 겨우 보이는 이정표를 따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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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3T07:55:38Z</updated>
    <published>2026-06-23T07:46:18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느 날, 동료들이 퇴사하겠다고 했다.그 말은 생각보다 조용히 도착했다. 회의실 문이 닫히고, 식은 커피 옆에서 누군가는 평소처럼 노트북을 열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사무실의 공기는 조금 달라졌다. 그들은 남은 기간 동안 자신의 일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인수인계 자료를 만들고, 메일함을 비우고, 끝나지 않은 보고서를 마무리했다.퇴사를 앞둔 동료의 책상</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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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불을 들고 사는 인간이 배워야하는 두 가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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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8T10:04:10Z</updated>
    <published>2026-06-18T10:04:10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것은 문 하나가 세게 닫히는 소리, 약속보다 늦게 온 답장, 같은 말을 세 번이나 설명해야 하는 오후 같은 데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작은 불씨다. &amp;lsquo;왜 이렇게 하지?&amp;rsquo; &amp;lsquo;왜 내 말을 못 알아듣지?&amp;rsquo; 그런 생각이 마음 한쪽에서 피어오른다. 피곤함이 붙고, 억울함이 붙고, 내가 무시당했다는 느낌이 붙으면 금세 커진다. 화를 낼 때 사람은 자신이 아주 또렷해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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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시유랑 II - 빛의 소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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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7T22:28:14Z</updated>
    <published>2026-06-17T22:28: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창밖에는 아직 덜 식은 빛이 남아 있었으나, 실내의 공기는 벌써 하루의 끝에 가까운 숨결을 띠고 있었고, 벽에 걸린 시계는 살아 있는 사람들의 초조와는 상관없이 제 속도로 초침을 밀고 있었다. 천장 가까이 매달린 수액 팩은 거의 바닥이 보였고, 심전도 모니터는 아주 성실한 표정으로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기계처럼 미세한 불빛을 깜박였다. 그 불빛과 소리는 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PWy%2Fimage%2FQptJrJ9SKG2Qbam8OD04N0oMil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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