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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수필버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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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어제와 오늘로 내일을 짓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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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5-11-08T00:49:1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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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서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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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06:48:09Z</updated>
    <published>2026-10-10T06:37:58Z</published>
    <summary type="html">5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바로 '소통이음터'다. 책은 없고 좌석만 있는 자유 열람실 같은 곳. 9시 조금 넘은 시간인데 아직 한산하다. 창가 자리와 콘센트 자리를 저울질하다가 전망을 포기하고 전기를 택했다. 오늘은 문 닫을 때까지 있을 거니까.  노트북을 켜고 어제 하던 작업 파일을 열었다. 순서를 바꾸고 항목을 삽입하며 똑딱거리던 손가락이 멈췄다. 생&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rInRfEht0xB3WHAgF-yXzWFkSn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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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속절없이 - 사진산문 No.5를 마치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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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23:48:41Z</updated>
    <published>2026-09-20T04:47:20Z</published>
    <summary type="html">부끄러울 이유는 없다. 생각은 그러하나, 숫자 탓에 일견 부끄러운 게 나의 브런치 입성기다. 브런치팀이 작가 선정 기준을 밝힌 적은 없다고 알고 있다.  밝힐 기준이 없는 건 아닐까, 나름 합리적 의심도 하지만, 여덟 번 만에 작가 선정이 된 건 그닥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좋은 말로 칠전팔기. 의지는 높이살만 하다.  브런치, 이게 뭐라고.  '어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mvzvv8vECZx9PfOb6Xhscaa8zr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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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진 - 흙 토양 대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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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1T23:25:06Z</updated>
    <published>2026-09-07T08:24:15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장님, 여기 언제 오픈하셨죠? 직원을 줄인 탓에 직접 숯불 화로를 들고 온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십구 년 가을요.  기억이 맞았다. 그 무렵이다.   -아이고.... -미련 떨다 빚만 늘었죠. -손님 많네요. 코로나도 벌써 끝났으니 이젠 괜찮으시겠어요.  -에이... 뭐... 맛있게 드세요.  터널은 생각보다 길었지만, 끝은 있었다. 터널 끝의 빛&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nJAuJZhWT-uht0AdEpNcMlGAke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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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때 마침 - 빛</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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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01:08:19Z</updated>
    <published>2026-08-30T07:42:44Z</published>
    <summary type="html">너무 일러 헛심 쓸 때가 있었다.  너무 늦어 한숨 쉴 때도 있었다.  먼 시간 건너오니 남일 보듯 보인다.   내 마지막은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그곳에서 너무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그때 마침 눈 들어 서쪽 하늘을 보았으면 좋겠다.   Photo by Hongrang&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gY-bAOGKJr5h2Kr0Lrd8bfD3x3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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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혼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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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2T23:21:22Z</updated>
    <published>2026-08-22T14:33:21Z</published>
    <summary type="html">퇴근이 늦었다. 밥 겸 반주할 생각으로 동네 치킨집 유리문을 밀었다. 순살 간장 치킨, 카스와 소주 각 일 병, 주문 버튼 터치.  소맥은 진도가 빠르다. 싱겁게 태워도 각 일 병의 발란스는 금세 깨진다. 밀쳐뒀던 소주잔을 앞으로 당겼다.  혼술 하는 자는 눈을 폰에 처박고 있어도 귀가 밝다. 빈 맥주병을 테이블 왼쪽으로 스윽 밀 때쯤 들어온 젊은 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hYXchkrDVzt2oa4exRJ_qvPzdE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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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람을 바람 - 바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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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8T13:22:49Z</updated>
    <published>2026-08-17T07:31:54Z</published>
    <summary type="html">불쑥 다시 공부하겠다 하자, 뭔 바람이냐, 모두 같은 말을 했다.  꿋꿋이 비행기에 올라 기류를 타고 날았다.   일자 입술 아래 턱을 떡떡 부딪히며, 젖힌 어깨 아래 무릎을 휘청이며, 이 년을 남의 땅에 살았다.  꼿꼿이 기류를 거슬러 돌아왔다.   바람을 일으키자 했다. 맞바람이 더 셌다. 내 바람은 소멸됐다.  바람을 타자 했다. 태풍에 휩쓸렸다. 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a5G1W-CI5cOLvRBkXHLkGl0U_B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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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無 - 자유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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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2T11:41:37Z</updated>
    <published>2026-08-08T04:33:19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지개와 프리즘'   그리스 로마 신화로 유명한 고 이윤기 작가의 산문집이다. 뉴턴의 실험에서 따왔겠다. 내용은 잊었지만, 사유를 끌어내는 제목만은 기억한다. 자동 세차장 차 앞유리에서, 소나기 뚝 그친 하늘 저편에서, 무지개를 볼 때면 문득 프리즘이 떠오른다.   뉴턴의 실험을 본 사람들은 마술이라 생각했을지 모른다. 창으로 들이치는 햇빛이 투명한 삼각&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NXJHjLQ_EXs9E1a5fMksXDNMoZ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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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냉기 冷氣 - 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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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6T03:39:30Z</updated>
    <published>2026-08-06T02:11:13Z</published>
    <summary type="html">대학원 졸업식을 며칠 앞두고 나는 딱히 할 일이 없었고, 아내는 첫 임신으로 매사 힘들어하고&amp;nbsp;있었다. 덴버에 몇 개 없는 한인 마트에서 장을 보고 계산대 줄에 끼여 무료하게 주위를 둘러보다가 한국 비디오 대여 코너에 눈길이 멎었다. -날도 추운데, 집에서 드라마나 보까. 아내가 빠르게 고개를&amp;nbsp;끄덕였다.  며칠 째 '옥이 이모'만 보고 있었다. 눈만 뜨면 벽&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ZdrXejBpi-OzGENWQTN3y_CmEl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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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을 보라 - 보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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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13:07:17Z</updated>
    <published>2026-08-02T08:23:36Z</published>
    <summary type="html">대구 출발하고 들르는 세 번째, 도착 전 마지막 휴게소다. 본 건물과 떨어져 빈 주차 칸 많은 흡연실 앞에 차를 세웠다. '대구부터 일산까지도&amp;nbsp;늘&amp;nbsp;논스톱으로 달리는데', 생각하며 차에서 내렸다.&amp;nbsp;깍지 낀 양손을&amp;nbsp;머리 위로 뻗어 올렸다. 어깨와 팔꿈치에서 나는 뚜둑 소리를 들으며&amp;nbsp;하늘을&amp;nbsp;보았다. 맑았다. 느릿느릿 걸어가 흡연실에 앉았다. 이마가 따꼼했다. 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YqUX2XqSUPHaWEPd5qZxa5C3Qa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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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원을 빌 때는 주의하라 - 남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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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6T07:57:35Z</updated>
    <published>2026-07-26T07:42:17Z</published>
    <summary type="html">'당연히' 출간이&amp;nbsp;하고 싶었다. 한동안 내 소원이자 글쓰기 동력이었다. 어떻게든 책 낼&amp;nbsp;방법을 궁리했다. 소설가 김연수의 말처럼, 소설이 쓰고 싶다면서 소설은 안 쓰고 소설가가 될 궁리만 했다.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에 여러 번 응모했다. 판판이 떨어졌다. 그럼 또 일 년을 기다려야 했다. 잠재적 경쟁자인 브런치 작가수도 거의 두 배로 늘었다는 기사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A2BX9jhiVoJfiZdgacz7HilvMX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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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자유로  - 파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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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5T09:16:38Z</updated>
    <published>2026-07-25T12:10:32Z</published>
    <summary type="html">하남 분기점에서 일산 방향 외곽순환도로에 들어섰다. 얼마 가지 않아 왼편으로 바위산이 보였다. 돌이 드러난 산은 화기가 세다. 삐죽삐죽 솟아오른 바위가 타오르는 불의 형상을 닮아서란다.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취업 인터뷰 제안을 받았다. 마케팅 수업에서 한 팀으로 학기 내내 매주 회의하고 발표 준비를 함께 한 백인 친구의 추천이었다. 가끔 학교 안 펍에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pa9-4yjTjsWaaEjKilai67qQzDk.jfif" width="324"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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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시, 바다 - 물. 역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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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22:53:50Z</updated>
    <published>2026-07-21T00:44: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년의 시간은 늘 봄이다. 여름이다.  안도(安堵)의 시절.   파랗고 얌전한 해운대 바다.  아직은,  몰아붙이지 않고 다정히 머리를 쓸어주던 따뜻한 바람. 내 기억 속 유년의 바다는 포근하다.     유치원 무렵 대구로 왔지만, 여름 방학마다 동래 외갓집에 갔다.  여기도 이모, 저기도 이모, 그리고 외삼촌 둘.  네댓 살부터 열 살까지, 땡볕에 빨갛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N0waEt6R_5zbJWkTxOmyn3x0ad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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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녹원 綠園 - 초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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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2T11:59:11Z</updated>
    <published>2026-07-19T05:31:45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당은 어두웠다. 고개를 들었다. 하늘은 작년보다 더 작았다. 팔을 뻗어 빼꼼한 하늘에 손바닥을 댔다. 손이 남았다.  '어느새...'  밥이 넘어가는 구멍이 막혔다. 물컹한 덩어리가 올라와 막았다. 입안이 비렸다. 손이 흐려졌다.   타당. 은색 철가방이 현관에 놓였다. 랩에 쌓인 짜장면 그릇들이 나오고 수북한 탕수육 접시가 주인공처럼 마루에 내려앉았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cg57MDjS_W2sL7rjT0042ay_vM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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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책가방 - 노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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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3T02:59:14Z</updated>
    <published>2026-07-17T09:41: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젊은 손님은 일반 손님, 중년 손님은 우리 회원.  확률 게임.  가끔 틀리고 자주 맞다.   책방문을 열면 카운터가 보이고 카운터 옆 다용도실에 제빙기가 있다. 얼음 떨어지는 소리와 문 여닫는 소리가 비슷하다. 책방 제일 안쪽, 평소엔 비어있는 단체석에 앉았다가 문소린가 쳐다보면 얼음이고, 얼음이네 하면 손님일 때도 있다. 늦은 오후, 노트북에 몸을 숙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3zHmd1O29bH33BJdxAIudpeaEbg" width="389"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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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뭐가 더 있을 텐데 - 이기적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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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2T01:10:35Z</updated>
    <published>2026-07-16T07:41: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톨스토이 단편 제목이다.  모든 책은 결국 같은 질문을 한다.    젊은 날 무릎을 치며 읽었던 책을, 나이 들어 허벅지 꼬집으며 다시 읽었다. 그 세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가.  독서 토론 진행만 아니었으면 덮어버렸을 책을, 졸음 참아가며 겨우 다 읽었다.     의인화는 책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생존과 번식은 결과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4sVdfw4GuynmKQ4kTe3dkUUlY08.jfif"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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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버지의 귤 - 주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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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0T05:39:42Z</updated>
    <published>2026-06-20T05:39:42Z</published>
    <summary type="html">흔들의자에 앉은 아버지가 환하게 웃고 있다. 얼굴 근육을 최대한 쓰는 바람에 우는 표정 비슷하다. 마흔 넘어 시작한 사업은 날로 번창하고,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늦둥이 아들도 얻었다. 아버지는, 생의 정점에 다다른 사내의 금빛 낯빛으로 양손에 귤을 들고 어린 자식을 어르고 있다. 두 손을 뒤로 감췄다 내밀면 귤이 두 개, 또 손이 사라졌다 나타나면 한 손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RS36sZGEHBT3KjJTo4X9Z3qGd1M.png" width="34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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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빨간 맛 - 빨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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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3T13:22:15Z</updated>
    <published>2026-06-13T12:44:44Z</published>
    <summary type="html">젓가락질 세 번 만에 손수건을 꺼냈다. 냅킨으론 감당이 안된다. 얼른 막지 않으면 이마를 타고 흐른 땀이 짬뽕 국물을 희석시킬 판이다. 맛이 어떠냐는 물음에 냉수 한 모금으로 입속 불을 끄고 몽짬뽕은 내 한계를 넘었다고 말했다. 혀가 얼얼해 발음이 뭉개졌다. 나는 만리향과 대가야 반점까지다. 그 이상은 무리다. 푹 젖은 손수건을 화장실 세면대에서 찬물에 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O_RvfE6Th6nySs0e15tdF2QnJs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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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동백이 - END &amp;amp; AND</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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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5T00:35:46Z</updated>
    <published>2026-05-31T10:18:48Z</published>
    <summary type="html">큰 애는 필터 없이 말하고 엄마한테 깨진다. 굳이 말 안 해도 되지 싶은 것도 괜히 지 입으로 떠들고 또 깨진다. 타격감은 별로 없다. 둘째는 엄마가 야단쳐도 고개 푹 숙이고 앉았다가 금세 큰 목소리로 농구하고 오겠다 하고 씩씩하게 농구화를 신는다. 아내도 허탈한 지 픽 웃고 만다. 막내는 책잡힐 일을 거의 만들지 않는 편이지만, 어쩌다 듣는 엄마 잔소리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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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구독 - 사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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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30T13:44:47Z</updated>
    <published>2026-05-28T10:05:58Z</published>
    <summary type="html">앞산 공장 사무실 뒤뜰은 두어 평 정도 이등변 삼각형 모양이다. 세모난 하늘을 반쯤 가린 퇴색한 빨간 파라솔과 햇빛에 윤(潤)과 색(色)을 꺾이고 깎여 이젠 희미한 하늘색이 돼버린 플라스틱 의자 하나가 있었다. 의자 끝에 엉덩이를 걸치고 등받이 깊숙이 기대앉아 일찍 달아오른 봄햇살을 무심히 바라보며 담배와 믹스 커피로 연명하는 시간이 길었다.  왼쪽은 벽.</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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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만하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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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9T03:30:10Z</updated>
    <published>2026-05-18T05:36:48Z</published>
    <summary type="html">생각 한 장 꺼내 떠오르는 대로 끄적였다. 한가득 썼는데, 읽어보니 홍길동이 길동이고 길동이가 홍 씨란 소리다. 제자리 곰뱅이. 사슬에 묶인 아기 코끼리.  구겨서 던지고 젓가락을 들었다. 입안 가득 국수를 씹으며 좀 전 선택을 후회했다. 미지근한 국물, 차가운 국물, 물었을 때, 너무 환해 뿌예 보이는 창밖 거리를 보며 찬 거요, 했었다. 빨강 휴지나 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Mfe%2Fimage%2Fg8FTz8pRIsWTu1XCxN-NmvA9o4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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