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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박혜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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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문장과 인간을 오래 응시해 온 편집자이자 인터뷰어의 조용한 고백</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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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5-10-24T08:37:2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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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글자의 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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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7T06:00:02Z</updated>
    <published>2026-08-27T06: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남편과 내가 두 번째로 꾸렸던 작업실에는 볕이 잘 내렸다. 레이스 커튼을 흠뻑 투과한 볕이 예쁜 그림자를 드리우는 공간이었다. 기존 작업실의 여러 불편한 요건을 고려해 급히 집 부근의 새 공간을 알아본 뒤 옮겨 간 그곳에서 1년 꼬박 초등 학습서 집필 작업을 하고, 인터뷰 글을 쓰고, 강의 준비를 했다. 주어진 범위 내의 일만 감당하면 되었던 편집자 시절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p%2Fimage%2F7yLcA0vnarN29IJHbvP072dCLf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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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겹을 찢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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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6T00:57:16Z</updated>
    <published>2026-08-25T11: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연결되는 순간을 좋아했다.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사물이, 사람과 풍경이 서로 닿아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순간은 내게 적잖은 환희를 불러일으켰다. 이십 대는 긴밀한 연결을 갈망했던 나의 염원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실험해 본 시기였다. 절반의 내향성과 절반의 외향성이 힘을 겨루던 그 시절, 긴 망설임 끝에는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서는 내가 서 있었다. 연결되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p%2Fimage%2FoRimTkw1WTlbJsMogZsnGOZghb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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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힘껏 다툰 후에 더 사랑하는 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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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6T00:56:44Z</updated>
    <published>2026-08-22T11: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서로를 당연하게 여기는 날들이 많아진다. 무심히 바라보고, 함부로 말하고, 되는대로 행동한다. 늘 거기 있는 사람이니까 괜찮다고 안심하면서 상대방의 진심을 외면한다. 늘 거기 있던 사람이 거기 없게 되는 날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내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권태로운 믿음에 기댄 채 곁의 그를 마음껏 소홀히 여긴다. &amp;lsquo;따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p%2Fimage%2FiECB_lS0S0y2iA-iZP564MxP17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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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빈손의 역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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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0T11:00:11Z</updated>
    <published>2026-08-20T11: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난했던 시절을 떠올릴 때마다 따스한 온기에 에워싸이는 듯한 환각을 느끼는 건 일종의 자기 최면일까. 입술을 질끈 물며 그만 벗어났으면 달아났으면 염원했던 그 가난이 포근한 외투처럼 나를 위로하다니, 아이러니한 일일 수밖에. 지나온 가난은 다시 나를 울리지 않았다. 가난, 하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어느 날의 장면들에 설핏 미소를 띄우기는 했을지언정 눈시울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p%2Fimage%2FFpJd6y78A3VdJ2jEqOSXOrIe1d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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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맨발이 되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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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8T11:00:07Z</updated>
    <published>2026-08-18T11: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밑창이 다 닳아 해진 신발을 신고 오래, 먼 길을 걸었다고 했다. 쓸모를 다한 신발을 신은 줄도 모른 채 아무 자각도 없이 가던 길을 내처 걷던 내가 걱정스럽더란다. 혹여 미끄러져 넘어지기라도 할까 봐 조마조마하며 나를 지켜보았다고 했다. 나를 많이 아끼는 이가 수년 전에 들려주었던 꿈 이야기다. 그때 나는 위태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발에 안 맞는 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p%2Fimage%2Fjblu-LaUEl6NqsWfVcXo4FGZo3Y.JPG" width="44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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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믐의 마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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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7T02:11:55Z</updated>
    <published>2026-08-15T11: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떤 마음이어야 할까. 까만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음력 초하루. 그믐 지나 달은 보이지 않고, 그러한 까닭에 별은 유난히 밝고 영롱하게 반짝이던 삭(朔)일. 그 밤 해발 1,000미터의 천문대에 올라 하늘을 보았다. 누가 누구인지조차 식별할 수 없을 만큼 캄캄한 그곳에서 인적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촘촘한 별을 담고자 원정을 온 뭇&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p%2Fimage%2FBdKMIgSxuHBVh756Xyz4QPY6yQ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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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늦어서 좋은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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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11:00:08Z</updated>
    <published>2026-08-13T11: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에게 기도는 최후의 보루 같은 것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쏟은 끝에 &amp;rsquo;여기까지다&amp;lsquo; 싶어지는 순간이 와야만 무릎을 꿇었다. 나의 능력치를 있는 힘껏 소진해 보기 전에는 좀처럼 굴복하지 않았다. 하지만 능력치의 분량이 그리 크지 않은 덕분에 교만의 수위에 이르기도 전에 무릎이 꺾였다. 필연적으로 자주, 많이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이십 대 후반에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p%2Fimage%2FdZUt3gZ5VN8YME_LjCgnJRDI0O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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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멀리, 곧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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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1T11:28:39Z</updated>
    <published>2026-08-11T11:28:39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멀리 보며 곧게 밀고 나가야 해.&amp;rdquo; 가위를 손에 바투 쥐며 엄마는 말씀하셨다. 자르고자 하는 대상의 끝 지점에 시선을 두고 반듯하게 가위를 밀고 나아가야 한다고. 무엇을 하든 손목과 손가락에 힘을 주는 습관 때문일까. 가이드 선을 따라 신중히 가위를 놀려도 늘 삐뚤빼뚤 헛나가기 일쑤인 나는 엄마의 매끈한 가위질을 따라갈 수 없었다. 몇 번이고 시범을 보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p%2Fimage%2FDrppY960TKQk0BJ3r2FkXiU764o.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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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이와 중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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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8T11:00:04Z</updated>
    <published>2026-08-08T11: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봄 여름 가을 겨울. 그중 어떤 한 계절보다 계절과 계절 사이를 좋아한다. 겨우내 얼어붙은 만물이 서서히 풀어지고 연하여지는 겨울과 봄 사이를, 찬연하게 꽃피었다가 스러진 자리에 잎 틔워 청청하게 푸르러지는 봄과 여름 사이를, 어느새 붉어진 잎사귀들이 늦가을 비바람에 미련 없이 투신하는 가을과 겨울 사이를. 어느 계절이라고 이름할 수 없는 &amp;lsquo;사이&amp;rsquo;의 온도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p%2Fimage%2FU7lLKtfW3pGxHpnLwAYqS_2wDl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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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잃어야만 보이는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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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6T11:00:11Z</updated>
    <published>2026-08-06T11: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자주 길을 잃었다. 잘 걷다가 불쑥 엉뚱한 길목에 들어서서 한참을 나아가다 보면 아, 이 길이 아니구나 번뜩 정신이 들었다. 길치에 방향치이기까지 하지만 길 아닌 길을 걷고 있다는 것만큼은 잘 알아챘다. 그러나 틀린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도 매번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내가 도달해야 할 곳이나, 나를 기다리고 있는 이의 얼굴이 떠올라도 내처 걸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p%2Fimage%2Ffj8m__jLlEFW5e83Z60GlOLPbL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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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울 수 있는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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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4T11:00:08Z</updated>
    <published>2026-08-04T11: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북받치는 울음을 삼켜 본 이는 안다. 심신을 휘감는 격한 감정 앞에서는 자신을 추스를 여념도 없이 그만 무력해지고 만다는 것을. 고개가 꺾이고 손과 발의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고 마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보았으리라.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처연한 그 모습을 혹여 들킬까 살필 겨를도 없이 울음은 무방비 상태에서 터져 나온다. 아니, 솟구치고 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p%2Fimage%2Fq5lqKg9z79bwEQHUToUCTYltab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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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창문 너머에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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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1T11:00:03Z</updated>
    <published>2026-08-01T11: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멀리 희붐한 불빛들이 아른거린다. 서서히 어둠이 차오르고 빠르게 오늘이 기운다. 눅진한 피로를 젖은 수건처럼 창가에 내걸고 저마다 숟가락을 뜨고 있을 시간. 모두가 자신의 공간에 저녁 온기를 채우며 각자 살아 낸 하루분의 사연을 쓰다듬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크고 작은 창에서 여린 불빛이 새어 나오는 저녁 풍경을 보면 왜인지 경건해진다. 저마다의 불빛&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8p%2Fimage%2FTs-l8XkXJ4ckNUsmirm4SWL2WyU.jpg" width="445"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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