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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해누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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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30대 초반, 6개의 직장, 1개의 직업을 잃고, 1개의 직업을 얻은, 구 방송작가, 현 마케터의 넋두리 인생 에세이</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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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02-12T00:08:5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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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경로를 이탈했습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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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4:47:00Z</updated>
    <published>2026-10-07T02:15:44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병명은 반전없이 우울증이었다. 다시 일을 하려면 조금이라도 나아져야 했거니와 65만원이나 쾌척한 상담센터 출석을 게을리할 순 없었다. 매주 한 번 상담가와 마주앉아 50분에서 1시간씩 지극히 개인적인 대화를 나눴다. 상담가는 대체로 내 이야기에 끄덕이며 수용했지만, 무조건적인 반사 행동은 아니었다. 때때로 내 이야기를 끊고 반문하기도 했다.  방송작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H77o_YK0ZdFqrxKX9ueqUpacrY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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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짝꿍의 생일수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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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04:31:35Z</updated>
    <published>2026-10-02T03:34: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중학교 시절, 매일 오전 11시면 뱃속에 천둥이 내리쳤다. 배는 이미 불룩한데, 몇 끼는 건너뛴 사람처럼 배고파했다. 소리가 나기 전, 위가 바짝 졸아붙는 느낌이 들면 어찌할 줄 모르고 식은땀만 흘렸다. 열여섯 소녀는 누군가 이 창피한 소리를 들을까 걱정했다.  이 통제 불능 컴플렉스 때문에 짝이 바뀔 때마다 피를 말려야 했다. 일진들에겐 내 뱃소리를 듣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Jw1W4B-smuSsU2wXQPRVku8YtV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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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20점짜리 부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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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6:15:28Z</updated>
    <published>2026-09-30T08:39:39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빠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애증'이라 말할 수 있겠다.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아빠는 백일기도로 얻은 귀한 자식이었다. 부엌에 발을 들여놓는 일은 천인공노할 짓이었고, 큰 집 장남의 숙명으로 매년 10번이 넘는 제사를 치렀다. 물론 제사 음식은 철저히 집안 여자들의 몫이었지만.  결혼도 장남의 숙제건만, 동성친구들과는 산과 들, 읍내를 거침없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392hjqy-BkBDadzaO0gFcY5b7f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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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글쟁이의 방학숙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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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04:49:46Z</updated>
    <published>2026-09-28T05:08:22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그다지 성실하지 못하다. 어려서부터 그랬다. 뭘 시키면 꾸물대며 핑계를 댔다. 그 핑계는 상대가 있고 없고를 가리지 않았다. 들어줄 사람이 없다면 나 혼자서라도 꿍얼대고야 말았다.  그런 내게 방학숙제는 고문과도 같았다. 이야깃거리도 없는 매일을 일기장에 기록하고, 특별할 것도 없는 가족 이야기를 신문으로 만들어 내는 일은 그저 개학 하루 전 반드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xQ9NZFNtJMWFlVA1-fhZoJ1-5D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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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친구 사귀는 법(주의! 따라 하지 마시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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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6:40:32Z</updated>
    <published>2026-09-21T08:07: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학년, 첫 등교 전날 밤마다 쉬이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렵게 잠이 들더라도 꼭 꿈을 꾸었다.  꿈속의 나는 홀로 운동장에 서있거나, 혼자 밥을 먹고, 나만 빼고 사이좋은 친구들을 외롭게 바라보았다. 깨어나면 찝찝한 기분을 안고 오늘 꾼 꿈이 예지몽은 아니길 바라며 십리 같은 등굣길을 걸었다.  나는 사교성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지만 눈치 하나만큼은 빠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nYOJUgNDNsz09B0x76taJjjTCS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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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5만 원짜리 숙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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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3T03:51:17Z</updated>
    <published>2026-09-21T04:43: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랜만에 해를 보며 일어난 날이었다.  퉁퉁 부은 눈을 찬물로 씻어 내리며 아득해지는 정신을 붙들었다. 대충 손에 잡히는 옷을 몸에 걸치고 9시 반, 집을 나섰다. 새벽 감성으로 덜컥 예약해버린 심리상담센터에 가는 날이었다.  센터는 집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거리였다. 집을 나서 도착하기까지 20분 남짓. 우울증을 겪더라도 서울에서 겪어 다행이었다. 아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Rl23Q_IH3i3Qn82xJyAagYT5OL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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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울인간의 반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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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3T03:29:52Z</updated>
    <published>2026-09-19T15:54:50Z</published>
    <summary type="html">첫 정신과 상담은 별다른 결심 없이 '병원을 오늘 가볼까' 하며 이루어졌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해였는데 나름 여유가 생기고 생각이라는 걸 할 수 있게 되면서였던 것 같다.  정신과는 예상과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로비엔 내 또래 여자들이 많았고, 대부분 무신경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그 누구도 불안하거나 우울해 보이지 않았다. 하얀색 속박복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AeV0u-sGXyR54S0A7P3CHcT1vX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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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죽기 싫어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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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05:56:26Z</updated>
    <published>2026-09-18T10:05:25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의 20대는 역설적이다. 가장 찬란하고도, 캄캄했다.  나는 자주 죽음을 생각했다. '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갈까, 저승이라는 게 있을까, 정말 지옥에서 심판을 받게 될까'와 같은 판타지가 아니었다. '어떻게 해야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최대한 고통스럽지 않게 죽을 수 있을까'와 같은 방법론적 망상이었다.  자취방에서 죽으면 건물주나 옆집, 아랫집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VvTqS1EZyQm8xlWCsBblbbhx0x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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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스물셋 선생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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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2:08:56Z</updated>
    <published>2026-09-18T04:1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첫 방송 프로그램은 2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매일 잠자리에 들며 바라고 바라던 일이었다. 커피 한 잔을 손에 꼭 쥐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방송작가를 그만두겠다 말하던 막내에게 프로그램이 곧 종영할 것 같으니 조금만 더 버텨보자던 언니들의 말은 사실이었다.  마지막 아이템 섭외가 끝난 날, 홀로 축배를 들었다.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지만 이보다 더 행복&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C_BrZTE-vc_jgmPDNTynKIkFkk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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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덕업일치, 이상 불일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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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2:45:01Z</updated>
    <published>2026-09-15T11:52:5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역사 깊은 진성 겜순이다. 뒤통수가 불룩한 모니터와 전원 버튼 소리가 요란한 데스크톱을 집에 설치한 날부터 게임에 빠졌다. 게임 종류도 참 다양하게 즐겼다. 국민 FPS 게임 서든어택부터, 메이플스토리, 바람의 나라, 카트라이더, 크레이지아케이드, 큐플레이, 아이온 등등 셀 수도 없이 많은 게임들이 고물 컴퓨터에 설치되고 삭제됐다. 딱히 어떤 문제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da2pUZSopVVp5bQcBRgIrBADln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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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 장래희망: 귀여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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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4:11:46Z</updated>
    <published>2026-09-13T16:25: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어려서부터 말하기를 좋아했다. 타고난 기질인 건지 또래에 비해 말도 빨리 트였다고 한다. 나를 유달리 예뻐해주셨던 증조할머니는 쉴 새 없이 조잘대는 내 주둥아리를 보고 '얘는 말로 벌어먹고 살겠다' 하셨다. 방송작가를 거쳐 마케터로 벌어먹었으니 할머니의 예언이 아주 틀린 건 아니다.  나름 좋은 말맛으로 학창시절엔 친구도 곧잘 사귀었다. 내 이야기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jbh0GHZd3gQoPTG27UJ7XcJK1-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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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969년의 봄은 끝나지 않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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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5:51:01Z</updated>
    <published>2026-09-13T15:17:28Z</published>
    <summary type="html">1969년 4월 경, 충청도 어느 마을 이장집 둘째 딸이 태어났다. 그녀는 호남형 얼굴에 눈이 크고 입매가 시원했다. 외모만큼이나 호쾌한 성격 덕에 매일 동네 친구들과 한데 뭉쳐 산으로 들로 뛰어다녔다.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엔 장난기가 가득했다. 뜀박질은 또 어찌나 잘하는지 국민학교 시절엔 육상선수까지 했단다.  그녀의 부모님은 땅콩농사를 크게 지어 철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nK0ezLjvXK_JiVCTYFZhwRbAWD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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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입학은 1등으로, 졸업은 꼴등으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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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03:53:28Z</updated>
    <published>2026-09-12T16:38: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웬늘 우아한 우아한 제스처와 어조로 학생들을 가르치던 전공 교수님께서 출석하지 않은 나를 두고 하신 말이 있다.  &amp;quot;얘는 1등으로 입학해서 꼴등으로 졸업하겠구나&amp;quot;  그날 겨우 출석한 동아리 동기가 전해준 말이었다. 그때의 나는 그 말을 듣고 빈정이 상했다.  &amp;quot;뭔 상관이야&amp;quot;  지금의 나는 생각한다. 죄송합니다, 교수님.  1학기가 끝나고 2학기를 기다리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RcYTT8C8ise83x0J-Tm_LMODuv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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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코리안 헤르미온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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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03:20:14Z</updated>
    <published>2026-09-12T14:27: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디션에서 미친 여자 연기를 하던 미친 신입생은 바라던 대로 연극 동아리의 조연출이 되었다.  최종 멤버 9인은 혹독한 신고식과 대면식을 거쳐 진정한 동아리 일원이 되었다. 일명 '의리게임'으로 냄비 가득 담긴 콜라소주를 반 이상 들이켜고 건물 앞 주차장에 속을 게워내는 불상사가 있긴 했지만 기꺼이 내 등을 두드려주는 동기들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  동아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gaYVI1z0njVWXVjcn_ayGMOw4l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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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럴듯한 동아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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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02:47:33Z</updated>
    <published>2026-09-09T13:11:55Z</published>
    <summary type="html">대학 버킷리스트 중 대부분은 입학과 동시에 좌절되었지만 동아리만은 남아있었다.  대학에서 동아리란 나를 조금 더 있어 보이게 만들어주는 아이템 같았다. 그럴듯한 동아리에서, 그럴듯한 추억을 쌓고 동기, 선후배들과 동고동락하며 그럴듯한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입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선배 몇몇이 짝을 지어 강의실로 들어섰다. 신규 동아리 회원 모집&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q59P84WhZL65yGhsIWRWfDaJeN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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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안녕하십니까, 선배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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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08:28:12Z</updated>
    <published>2026-09-09T11:25: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소 귀표 같은 명찰을 걸고 잔뜩 굳어있던 중 나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이벤트가 발생하고 말았다.  인자한 미소로 학과 소개를 이어가던 교수님이 두 명의 이름을 호명한 것이다.  &amp;quot;'재'학생 어디 있죠? 어, 우리 과 학부 수석으로 입학했어요.&amp;quot;  투블럭에 말쑥한 용모를 한 남자 동기가 어색하게 웃으며 들었던 손을 내렸다. 교수님은 내심 뿌듯한 듯 조금 업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08bIvW89Vpx9-hJg1ZS1Y7gsWA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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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라한 기숙사, 화려한 입학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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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07:36:20Z</updated>
    <published>2026-08-31T10:37:53Z</published>
    <summary type="html">대학 입학하던 날의 기억은 여러모로 강렬하게 남아있다.  입학식 2일 전, 부모님 차에 짐을 잔뜩 싣고 학교 뒤 구불구불 산길을 올랐다. 기숙사 입주날이었다. 살던 지역, 입학 성적 등을 기준으로 기숙사 합불이 정해졌다. 본가는 청주, 학교는 안성이었으니 거리 조건도 넉넉했고, 수석 입학생이었으니 떨어질 리 없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예상한 대로였다.  기숙&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yeVjvMXiivrYN688P9W9rYI_5A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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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수석 입학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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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07:23:04Z</updated>
    <published>2026-08-30T11:15:46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토록 바라던 대학 합격 발표 전화를 받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수능 고삐에서 탈출한 친구들과 정신없이 어울려 동네 구석구석을 들쑤시고 다니다 잠시 쉬어갈 요량으로 친구 집에 들렀다. 겨울바람에 얼어붙었던 피부가 뜨뜻한 보일러 온기에 깨지듯 따끔거렸다. 근지러운 허벅다리를 아무렇게나 긁어대며 주머니에서 울리는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한 손은 다리에, 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POC2hum6YBAwsfcvXnRvD14Sxm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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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 동생 곱슬머리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 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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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4:33:14Z</updated>
    <published>2026-08-25T09:13:3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동생 이름은 좀 특이하다. 여기선 대충&amp;nbsp;'꼬마'라고 하겠다.  꼬마는 나와 4살 터울로 태어났다. 꼬마가 태어나던 해 대부분의 장면이 기억나지 않지만 몸을 베베 꼴 만큼 좋았던 감정은 선명하다. 고소한 분유 냄새를 폴폴 풍기는 동생의 하얀 머리통엔 몇 안 되는 머리카락이 복숭아 솜털처럼 하늘하늘 앉아있었다. 세게 쥐면 부서질 것 같고, 부딪히면 다칠 것&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7Cky5oI4TOXjat_zHFFIzs7UvY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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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모의고사 6등급, 수능 3등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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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07:11:29Z</updated>
    <published>2026-08-25T04:25:1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공부 머리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학생이었다. 공부 좀 열심히 했다 싶으면 중상위권, 대충 했다 싶으면 중하위권. 성적은 늘 중간 어딘가를 맴돌았다. 그저 그런 성적에 그저 그렇게 만족하며 살던 내가 공부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 건 '방송작가'라는 꿈이 생기면서부터였다.  성적이 항상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이유는 잘하는 과목과 못하는 과목이 너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p3%2Fimage%2F3Ike02r82piMtzqtUtVzN06Wzj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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