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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조연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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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모양이 되는 일</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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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04-19T15:14:5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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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상자 속 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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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5T03:19:41Z</updated>
    <published>2026-06-15T03:19: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문화가 있는 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새 영화를 예매했다. 한가운데 자리에 앉아 광고가 시작되길 기다리며 책을 읽었다. 나밖에 없어 조금 무서웠다. 신촌 롯데시네마에 얽힌 이런저런 무서운 이야기들을 알고 있어서 괜히 영화관은 내게 좀 으스스한 공간이 되었다. 광고가 시작되고 누군가 들어오는 기척이 있었다. 내 뒷자리에 앉는 듯 했는데 소름이 끼쳐 돌아보진 못</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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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포착 이면의 연쇄 - 오카 마리, 『기억&amp;middot;서사』를 읽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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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9T01:15:17Z</updated>
    <published>2026-04-29T00:45:48Z</published>
    <summary type="html">관념으로 말하기를 주저하기 『기억&amp;middot;서사』의 저자 오카 마리는 1960년 일본에서 태어나 현대아랍문학, 제3세계 페미니즘을 전공했다. 이력을 바탕으로 『기억&amp;middot;서사』에는 위안부, 난민 등 소수자 텍스트를 대입하고 비교하며 &amp;lsquo;사건&amp;rsquo;을 공유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그가 말하는 &amp;lsquo;사건&amp;rsquo;은 하나의 충격적 장면, 포착, 그것을 넘어선 역사적 맥락이다. 또 이해할 겨를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XBt%2Fimage%2FeFKRn1eVmcmkwwIA_GTLTpFdKJk.jfif" width="458"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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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계의 보풀 - 들어가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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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2T08:25:15Z</updated>
    <published>2026-02-02T08:25:15Z</published>
    <summary type="html">채혈실로 들어서자 바로 보이는 벽에 작은 액자가 걸려 있었다. 액자에는 붉은 꽃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피 묻은 알콜솜처럼 보였다. 장소와 어울리는 액자라고 생각했다. 간호사가 내 팔을 쓰다듬었다. 주사바늘이 살갗을 비집고 들어오는 것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이 얘기를 할 때마다 M은 그걸 어떻게 보냐고 끔찍한 표정으로 말한다. 바늘을 지켜본 것은 오래되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XBt%2Fimage%2FW3NkGvO-5Twm3Io-c0VimT3DIuM.jpeg" width="48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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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삶에 부치는 편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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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0-15T13:26:46Z</updated>
    <published>2025-10-15T13:26:46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비가 현관에 집을 지었다 나는 시종일관 고개를 치켜 들고 들락날락하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함부로 지나치는 것이 없기를  연잎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계절 저수지 사이로 걷다 보면 도톰한 꽃봉오리가 자리를 비집고 있다  더위를 밀어내고 나 여기 꽃 피우겠소 온몸으로 말한다  다리 밑 잉어 떼가 모여들고 흩어지듯 오랜 세월 이곳에서 무언가가 피고 진다  땅속에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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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과실나무 아래는 거름이 묻힌다 - 박찬욱, &amp;lt;어쩔 수가 없다&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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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26T06:21:33Z</updated>
    <published>2025-09-26T04:52:45Z</published>
    <summary type="html">당신의 태양은 무엇인가요?     25년간 &amp;lsquo;태양제지&amp;rsquo;에 몸을 바친 만수는 25분 만에 해고된다. 노조를 안 만드는 대신 평생직장을 약속했던 회사는 해고자 명단을 만들어 그들에게 장어를 선물하고 &amp;lsquo;모가지를 자&amp;rsquo;른다. 어릴 적 추억이 담긴 집에서 아내와 아이들, 두 마리 개까지, &amp;lsquo;다 이뤘다&amp;rsquo;고 생각하던 그는 별안간 실업자가 된다. 아내 미리는 생활비를 아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XBt%2Fimage%2FJu5FDlNiQSAmaG_4X-KseHc_fbM.jpeg" width="374"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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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상성? 환상통입니다 - 박찬욱, &amp;lt;올드보이&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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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03T16:08:03Z</updated>
    <published>2025-09-03T16:02: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올드보이를 오이디푸스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 영화를 다시 보았다. 오대수의 삶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오이디푸스와 같은 궤를 이루고 있는 것이라면 그리스 신화에 머무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 현대의 관점에서 올드보이가 사회의 어떤 모습을 투영하고 있는지 비추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 비평 또한 &amp;lsquo;나&amp;rsquo;가 누구인지 아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XBt%2Fimage%2FDUcvqTlIHPA8BSMlFnxEbTxqm_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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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능성 보기 - 필감성, &amp;lt;좀비딸&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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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12T03:41:15Z</updated>
    <published>2025-08-12T03:35: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좀비물은 대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그린다. 멸망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좀비와 분투하다가 종국에는 다시 인간과 경쟁해야 하는 사회를 보여준다. &amp;lt;좀비딸&amp;gt;은 기존 좀비물의 문법으로 독해하면 안 된다. 이 영화는 좀비바이러스가 퍼진 세상에서 인간소외와 혐오를 부추기는 절망의 세계관이 아닌 공동체성과 유대를 이야기하는 희망의 세계관으로 나아간다. &amp;lt;좀비딸&amp;gt;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XBt%2Fimage%2Fu7zuFzWnN2X2_zldcWirRgQE98o.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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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연극이 끝나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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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5-20T07:44:26Z</updated>
    <published>2025-05-20T03:33:40Z</published>
    <summary type="html">푸른내 풍기는 깻잎은 희극에서 온다  뒷마당 텃밭 일구던 할머니 밭을 닮은 손으로 씨를 뿌렸다 나는 부드러운 흙의 무대 위에서 맨발로 박자를 부추기며 노래했다 봄이면 풍요를 기원하는 크레타섬 사람들처럼 파종 때마다 웃음으로 밭을 깨우고  장마 내내 집안으로 바람을 들였다 테잎으로 트로트를 배운 내가 흥얼거리면 할머니 치맛자락이 흔들렸다 텃밭으로 가지 말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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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래의 아이보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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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5-24T14:14:12Z</updated>
    <published>2025-05-17T03:27:47Z</published>
    <summary type="html">땅속처럼 축축하고 깊고 어둡고 냄새나고 까슬까슬 조금 추웠다 나중의 사람들이 온다  뭐든 약간 낡은 상태가 좋다 아끼느라 조심할 필요가 없으니까 아깝지 않은 생을 살고 싶다 말하며 나동그라진 개밥그릇을 쳐다봤다 개는 왜 누구의 것일까  타르트 가게에서 생각이 났다 바닥이 부서졌지 분명 그랬었지 목구멍 뒤로 많은 것이 떨어지고 있었다 사람 동물 사물 사건 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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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편지하는 마음 - 연재 종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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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5-16T07:40:54Z</updated>
    <published>2025-05-15T06:34: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안녕하세요, 조연지입니다. 그동안 &amp;lt;진저맨의 브레드&amp;gt;를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려 글을 적어 봅니다.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진저맨을 계속 살릴 수 있었어요. 제가 써내려 가지 않으면 진저맨은 사라지고 마니까요. 계속해서 글 앞으로 올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저맨은 너겟을 떠올렸다가 몽땅 기린을 떠올리기도 했다가 자신이 얇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XBt%2Fimage%2FMCXUJ7Ilv7VWZHOIgp2gMUh1ce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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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진저맨의 브레드 (완) - 희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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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2T08:22:33Z</updated>
    <published>2025-05-13T01: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소장은 희준을 성실하게 보았다. 제빵을 배워보지 않았지만 기계를 다루거나 한 번에 많은 물량을 들어 올리는 일에 익숙하다는 말에 면접 당일 바로 그를 채용하기로 했다. 희준은 일찍 일어나는 것에 잘 적응했다. 그는 사람 없는 새벽 거리를 좋아하게 되었다. 언젠가 자신의 빵집에서 일하는 모습을 그려보았다. 그렇게 된다면 좋아하는 옷을 입고 출근할 수 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XBt%2Fimage%2F2IHPrK7xKLHqWX3tNNb_RJrr46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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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진저맨의 브레드 - 사랑스러운 잡동사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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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2T08:22:11Z</updated>
    <published>2025-05-08T01: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 기계의 시범 운행이 있던 날 우유씨는 진저맨에게 다른 일을 알아보는 게 낫지 않겠냐고 말했다. 기계가 안정적으로 운행되면 다른 부서로 옮겨질 텐데 자네는 생강 써는 일을 좋아하는 게 아니었나? 진저맨은 집으로 가면서 우유씨의 말을 면밀히 쪼개 보았다. 생강 써는 일을 못한다면 이제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자신이 정말로 생강 써는 일을 가장 좋아하는 것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XBt%2Fimage%2FXFqGHUwX-0NmelghA1z9qAurUI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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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진저맨의 브레드 - 호명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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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2T08:21:50Z</updated>
    <published>2025-05-06T09: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진저맨은 마트에 가다가 전 직장 동료를 만났다. 그는 진저맨을 진저맨이라 부르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지금은 그랬다. 그는 진저맨의 이름을 불렀고 진저맨은 자신의 이름을 아주 오랜만에 들은 것 같았다. 진저맨은 자신의 이름을 두 번이나 들은 후에야 동료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몸을 돌려세웠다. 여긴 어쩐 일이야? 이사를 해야 했어. 원룸을 구해 혼자 나왔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XBt%2Fimage%2FdsHGNyEnhM7Bz9g_E_RSs_OWFR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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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가 사라진다면 - 네오 소라, &amp;lt;happyend&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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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5-06T09:45:53Z</updated>
    <published>2025-05-03T13:54:24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든 것에 순서가 있을까? 점을 이어 무언가를 그려내는 도안처럼 출제자의 의도를 따른다면 점에도 순서가 필요할 것이다. 점과 점 사이의 거리가 멀수록 다음 지점이 어디인지 찾기 어렵다. 그러나 점과 점을 잇기만 해도 하나의 선이 탄생한다. 시작점은 주어졌을지 몰라도 자신의 의지로 다음 점을 지정해 나아간 것이다. 하나의 나아감이 미래에 도달하는 과정이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XBt%2Fimage%2Fa-FiWHJLXgu0epIYVuTTyJWlf40.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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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문의 탄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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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5-17T03:33:03Z</updated>
    <published>2025-05-02T04:00:50Z</published>
    <summary type="html">눈을 뜨자 어둠이 있었다 몸의 시작과 끝을 분간할 수 없었다  몸에서 떨어진 부스러기를 모으는 것이 나를 증명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나는 벌레가 되거나 조각가가 되거나 신이거나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아무도 없었다 아주 오래  지어 만든 창문으로 빛이 들었다 몸에 닿는 바람이 나를 증명했다  이곳과 저곳이 시작과 끝이 생겨났다  눈을 뜨자 어둠이었다 나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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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진저맨의 브레드 - 노란 손이 하는 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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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2T08:21:25Z</updated>
    <published>2025-05-01T09: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는 노란 손을 가졌다. 오랫동안 생강을 채 썰어왔기 때문인지는 모른다. 그는 자신의 노란 손이 생강과 연관이 있을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손이 원래 무슨 색이었는지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일을 아주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다. 비중으로 따지면 일하기 싫은 날이 더 많았지만 생강 써는 일이야말로 그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고 싶은 유일한 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XBt%2Fimage%2Fz1zmjRETlPs7I6WLFSFFN_zpzB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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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푸른 광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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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3-21T14:58:31Z</updated>
    <published>2025-03-21T11:18:47Z</published>
    <summary type="html">얀을 만났다 잊어버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옅고 커다란 꽃들이 원피스 안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원피스라니 푸른색 원피스라니 이 구도는 내가 모르는 곳에서 인화된다  대열이 흩어지고 얀이 나를 발견한다 웃으며 다가온다 머뭇거림 없이 나를 반긴다  얀은 배가 불렀다 뱃속에 있는 것이 잡아먹었다 내게 품는 모든 것을 먹어치웠다  얀은 이제 아무렇지 않고 얀은 이제 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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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번역할 세계 - 봉준호, &amp;lt;미키17&amp;gt;을 보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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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5-03T00:35:21Z</updated>
    <published>2025-03-20T05:21:19Z</published>
    <summary type="html">Hey, Mickey! &amp;lsquo;미키&amp;rsquo;는 언제나 있고 어디에나 있다. 죽은 뒤에도 기억과 신체를 연속할 수 있는 복제 기술로 인해 &amp;lsquo;미키&amp;rsquo;는 죽고 다시 태어난다. &amp;lsquo;미키&amp;rsquo;를 되살리는 이유는 죽이기 위해서다. 한 번의 생애만 갖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amp;lsquo;미키&amp;rsquo;로 대체한다. &amp;lsquo;미키&amp;rsquo;는 죽어도 되기 때문이다. 마카롱가게는 몰락해 가는 지구에서 너무 달콤한 것이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XBt%2Fimage%2FOt3hKV-EYQ4DAS6M_NpJgVh-W_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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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충돌의 빛 - 라스 폰 트리에, &amp;lt;멜랑콜리아&amp;gt;를 보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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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2-27T10:44:35Z</updated>
    <published>2025-02-27T07:02:14Z</published>
    <summary type="html">명화 같은 장면이 불연속적으로 배열되며 영화가 시작된다. 선명한 색채와 대비는 르네상스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 같다. 정지된 듯 느리게 움직이는 장면들.&amp;nbsp;길어진 나뭇가지가 드레스 입은 신부의 팔다리를 휘감고 있다. 발을 묶는 대지로부터 신부가 힘겹게 걸음을 뗀다. 장면 전환. 아이를 품에 안은 여자가 달려오고 있다. 장면 전환. 하늘에 떠 있는 세 개의 행성</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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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두부로부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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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2-27T07:01:07Z</updated>
    <published>2025-02-21T07:06: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은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쌀을 씻으며 자신이 유진을 사랑하는 마음이 만져졌기 때문이었다. 손가락이 쌀알을 쓸어내는 동안 거친 것들이 둥글게 깎이기를 바랐다. 가벼운 것들이 둥둥 떠내려갔다. 누구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정도의 모서리였음에도 은혜는 밥솥을 일곱 번이나 기울여 쌀알을 가다듬었다. 막 굴린 시간들을 이런 식으로 끈덕지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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