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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텃밭농사를 하며 자연을 사유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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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04-01T00:02:5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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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눌노리에 고래가 산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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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10-11T22:00:34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난 주말에 횡재를 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해 그림을 그리며 실천하는 윤호섭 작가님의 그림이 우리 집 부엌 커튼에 그려졌다. 윤 작가님은 헤이리에서 열리는 햇빛장(매월 첫째 주 토&amp;middot;일)에 가끔 오셔서 &amp;lsquo;그린 캔버스&amp;rsquo; 봉사를 하신다. 이 일을 아는 사람들은 에코백이나 티셔츠 같은 것을 가져와 줄을 선다. 햇빛장은 수공예품부터 수제 막걸리, 농부들의 농&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6scx5xp94p60BwASluYWipLyBb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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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지의 뿌리를 보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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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23:32:52Z</updated>
    <published>2026-10-04T23:32: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처음 텃밭을 시작했을 때 가지에 열매가 많이 달려서 다음 해에는 하나만 심으려고 했다. 어느 날, 상농사군 대접을 받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분이 &amp;ldquo;하나만 심으면 꼭 죽어요.&amp;rdquo;라고 했다. 그래서 해마다 두 개씩 심었다. 처음 가지를 심었을 때는 가지가 얼마나 크게 자라는지 잘 몰라 밭의 중간쯤에 심었다. 과장 조금 보태 느티나무처럼 자라 그늘을 드리웠다. 다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itnj48Oh-sXaNneZnrLUwnsQQS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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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호박은 아름답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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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2:00:42Z</updated>
    <published>2026-09-27T22:00:42Z</published>
    <summary type="html">부엌창 바로 밖엔 모과나무가 있다. 멀리 산을 보며 계절을 감지하기도 하지만 나에게 모과나무는 계절의 가늠자다. 집과 함께 3년 동안 자란 모과나무는 올해 처음 열매를 달았다. 가을이 천천히 묻어 드는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초록의 모과는 떠나지 못한 여름의 뒷모습 같고, 욕실 창가의 화살나무는 성큼 다가선 가을의 앞모습 같다.  잎을 떨구는 나무를 망연히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GCXeL7DDMPX92NiLeddvukCmsG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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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텃밭은 이렇게 넓어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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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22:00:25Z</updated>
    <published>2026-09-20T22:00:25Z</published>
    <summary type="html">김장을 위해 심어둔 쪽파와 무, 갓은 잘 자라고 있다. 들깨도 꽃을 피웠다. 농사를 하면서 벌레는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생명체임을 알면서도 꽃차례가 속절없이 잘려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amp;lsquo;그만 좀 자를 수 없겠니? 양심도 없네&amp;rsquo;라는 말이 입에서 쏟아진다. 꽃이나 제대로 필까 걱정했는데 들깨는 마침내 하얀 꽃을 피워 벌들의 맛집이 되었다. 벌레들에게 뜯&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sZMzblsEE361etvtSfUxCY_rsb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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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땅속의 콩, 땅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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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3T22:00:28Z</updated>
    <published>2026-09-13T22:00:28Z</published>
    <summary type="html">봄 어느 날, 농사 사부가 땅콩을 심어보라고 주셨다. 얼결에 받아 든 땅콩이었다. 경칩은 지났지만 춘분이 오기 전이었다. 나무들은 아직 잠복소를 벗지 않았고, 수선화만 정수리를 살짝 내밀던 때였다. 그때 받아 든 땅콩이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일어나듯 나를 깨웠다.        이번에도 이웃 사부는 양손을 벌려 &amp;lsquo;이만큼&amp;rsquo; 하고 간격을 알려줬다. 그런데 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fqBuXHFtwD1aJCQEr6JlQ4mlUp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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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텃밭이 자꾸 넓어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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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6T22:00:28Z</updated>
    <published>2026-09-06T22:00:28Z</published>
    <summary type="html">처서에 접어들자 더 이상 밤까지 더위에 붙잡히지 않았다. 낮 더위에 풀도 기세를 잃고 주춤했다. 진이와 산책하는 길 위로 밤송이가 하나둘 떨어지고, 개울가 나뭇잎 끝자락에는 가을빛이 조용히 내려앉았다.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축제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낮 길이가 짧아지면 꽃을 피운다는 들깨는 벌레에게 이리저리 뜯기면서도 조금씩 꽃차례를 올리고 있다. 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LE0qjt6Aa4HEtTbxPzH1IkrO8T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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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려운 귀          -      -들깨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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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0T22:00:30Z</updated>
    <published>2026-08-30T22:00:30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들깨는 던져놔도 산다&amp;rdquo;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들깨가 농사짓기 쉬운 작물이라는 뜻으로 알아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말은 쉬운 농사를 뜻하는 게 아니라 들깨의 강한 생명력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말은 같았는데 나는 듣고 싶은 쪽으로 들었다.        나에게도 유리한 말만 골라 듣는 &amp;lsquo;가려운 귀&amp;rsquo;가 있었던 모양이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wnBjkqC4aoXDn0w7_KgIXhnW40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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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작별하지 못했다 - - 아디오스, 첫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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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3T22:00:31Z</updated>
    <published>2026-08-23T22:00: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닭장에 한 번 가 본다. 어제도 닭들이 모두 잠자는 곳에 들어가 횟대에 앉아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문간 쪽 횟대에는 어린 병아리 다섯 마리가 어미 닭과 함께 나란히 앉아 있었다. 어미가 가운데 있고 한 마리는 어미 다리 밑에, 양옆으로 두 마리씩 몸을 바짝 붙이고 있었다. 문을 닫아 줄까 잠시 망설였다. 아직 날이 더워 닫&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Mp1H-X8Vh5goyZATVauvGSxT3z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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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더위가 만드는 그늘 - 호박성에서 콩국수 한 그릇까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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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6T22:00:30Z</updated>
    <published>2026-08-16T22:00:30Z</published>
    <summary type="html">더위는 사람만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다. 올여름 축산농가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특히 닭의 피해가 크다고 한다. 사실 올해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지난해에도 더위로 많은 닭이 폐사했다. 뉴스는 이제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맞이할 다음 여름은 그보다 더 뜨거워질 것이고 결국 &amp;ldquo;올여름이 가장 시원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yAYFUncjwQdhkh_Okuoo-Hc1ER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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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시의 시간, 농촌의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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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1T02:05:43Z</updated>
    <published>2026-08-09T22:00: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참 신기하고 보배롭다.  밤 10시가 되어도 식지 않는 열기에 작물들은 여전히 잎을 늘어뜨린 채 서 있다. 낮 동안 품었던 열을 하늘로 내보내며 조금씩 몸을 식힌다. 공기 중을 떠돌던 수증기는 식어가는 잎과 흙을 만나 작은 물방울이 된다. 그 물방울은 밤새 대지와 작물들을 천천히 적신다.  해가 뜬 후에 밭에 나간 내게 이슬은 떠나기 전 마지막 모습을 잠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A3UkkmJdStgwpDwoZhgTDtAlr-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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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절기, 자연의 구구단 - 풀들의 제국, 대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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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3T04:16:50Z</updated>
    <published>2026-08-02T22:00:25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른 아침, 문을 열면 시원하지는 않아도 한낮과는 분명 다른 공기가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기온은 27도다. 열대야로 식지 못한 열기가 아침까지 이어진다. 한낮의 호박과 오이의 넓은 잎은 마치 접히다 만 우산처럼 보인다. 한낮의 햇볕을 견디기 위해 스스로 몸을 오므린 것이다. 반면에 풀들은 다르다.  고개조차 숙이지 않고 기세를 조금도 꺾지 않는다. 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1ZelyEKfxQJMEOtVO5V1FnYSAk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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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원사의 기도, 농부의 기다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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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6T22:00:26Z</updated>
    <published>2026-07-26T22:00:26Z</published>
    <summary type="html">하나님, 매일 규칙적으로 비를 내려주소서. 자정에서 새벽 3시 사이가 딱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왕이면 차가운 장대비가 아니라 땅속까지 조용히 스미는 가랑비로 내려주소서.  그리고 저보다 훨씬 잘 아시겠지만, 동자꽃이나 알리섬, 헨리안테뭄. 라벤더 등 마른자리를 좋아하는 식물들은 피해 가며 비를 내려주소서. 필요하다면 목록을 적어 드리겠나이다.  더불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UGTlRkYkyQOJ_VNttN5L0TYEDD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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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삼, 불편한 질문이 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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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9T22:00:27Z</updated>
    <published>2026-07-19T22:00:27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토록 가물더니 온 세상이 비에 흠뻑 젖었다. 나무와 풀들은 오랜 갈증을 풀고 몸집을 부풀렸다. 빗물을 머금고 초록은 전과 다른 빛을 냈고 나는 그 아우라를 오래 바라보았다. 작물들은 아침과 저녁마다 다른 얼굴을 하며 밭의 풍경을 새롭게 바꾼다.  모과와 매실나무는 무성한 잎 속에 열매를 키우느라 바쁘다. 오이는 아이가 자라듯 하루가 다르게 폭풍 성장하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8ll85EZlrXw4Mwn1rOD9Fr2ySX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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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손끝에 닿은 창세기 -『흙의 숨』을 읽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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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2T22:09:03Z</updated>
    <published>2026-07-12T22:09:0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squo;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amp;rsquo;(창 2:7)  나는 기독교 신자로서 이 말씀을 믿는다. 그러나 내 몸이 흙으로 지어졌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감하며 살아온 것은 아니었다. 내가 느끼는 것은 지금 여기의 몸뿐이다. 아담과 하와가 죄의 유혹에 넘어간 뒤 &amp;lsquo;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amp;rsquo;(창 3:19)는 말씀 또한 죽음 이후의 일이기에 믿음으로 받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ISlftB9bhaMNh4YHXCvJEbP5oo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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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던지기 전에, 들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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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5T21:38:22Z</updated>
    <published>2026-07-05T21:36:41Z</published>
    <summary type="html">들깨는 &amp;lsquo;던져놔도 산다&amp;rsquo;는 말에 얼치기 농부의 귀가 번쩍 열렸다. 이른 봄부터 이웃 사부에게 들깨 모종을 부탁했다. 염치는 있어 모 부을 때만큼은 손을 보태겠노라고 했다. 그런데 사부의 말이 길었다. 요약하면 지난해 씨를 생각만큼 얻지 못해서 올해는 방법과 시기를 어찌어찌해야겠다는 이야기였다. 들어도 잘 이해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 머릿속은 단순했다. 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uKAB90M-3J8G6nR5Vms_gaV5j9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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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흙 속의 오병이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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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9T00:10:35Z</updated>
    <published>2026-06-29T00:10:35Z</published>
    <summary type="html">하지를 앞두고 이틀 연속 비가 내려 감자 수확을 미루었다. 비가 잠시 그친 틈을 타 아침 식사에 보탤 요량으로 줄기와 잎이 거의 마른 것 두 뿌리만 먼저 캤다. 줄줄이 사탕처럼 매달린 감자를 이웃과 나누었더니 그녀가 웃으며 연거푸 말했다.   &amp;ldquo;오병이어네요, 오병이어!&amp;rdquo;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배불리 먹였다는 사복음서의 기록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ShjXEkafefwpPXpbTNSwNyQQq6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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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얼갈이와 엇갈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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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1T23:08:36Z</updated>
    <published>2026-06-21T23:08:36Z</published>
    <summary type="html">올해는 자기 주도형 텃밭농사를 꿈꾸며 얼치기농부에서 한 단계쯤 나아가 보고 싶었다. 들깨를 심어 제법 농부 흉내 좀 내 보겠다고 검불을 날려 보내는 &amp;lsquo;키&amp;rsquo;도 장만해 두었다. 문제는 늘 그렇듯 계획 다음에 찾아왔다.        들깨만 생각했지 앞뒤를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사계절을 이어가는 밭의 시간을 미처 그리지 못했다. 결국 올해도 이웃 사부의 제안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lYNm6TFVj5EXQSavpb0_ZyslYk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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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놀란 것은 나뿐이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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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5T00:03:47Z</updated>
    <published>2026-06-14T23:05:55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 집 닭장은 횃대와 산란통이 있는 공간에 지붕과 문이 달려 있고, 그 공간을 가운데 두고 사방을 펜스로 둘러 작은 마당이 있다. 닭들은 낮 동안 그 마당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어느 날, 평소처럼 닭장을 살펴보러 갔다. 횃대 양쪽 끝에는 산란통 두 개가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오른쪽 산란통에는 닭 한 마리가 알을 낳으려고 진지한 자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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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밭의 완두, 백악관의 옥타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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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22:00:18Z</updated>
    <published>2026-06-07T22: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올봄, 처음으로 완두를 심었다. 귀촌 후 얼치기 농부 3년 차, 손바닥만 한 텃밭에 심어 본 작물의 종류는 많지 않지만 혼자서 몸을 지탱하지 못하는 작물은 완두가 처음이었다.  완두의 줄기는 가늘고 연하다. 마디마다 실처럼 가느다란 덩굴손이 나와 지지대를 붙잡지만 그 힘만으로는 제대로 서기 어렵다. 마을을 한 바퀴 돌며 다른 밭의 완두를 살펴보았다. 어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CYahjviRQv3H9TZnpSkWtwJw95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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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적막을 나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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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31T23:06:58Z</updated>
    <published>2026-05-31T23:06:58Z</published>
    <summary type="html">문을 열자 여름이 밀고 들어왔다.  5월인데 낮 기온이 30도다. 거실 문턱을 넘어 여름으로 건너가 툇마루에 앉는다. 오늘따라 새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가까이 사는 이웃들도 모두 부재중이다. 소리가 걷힌 공기는 진공처럼 가벼우면서 낯설다. 다소 비현실적인 공기는 멀리 산과 나무 곁에, 밭과 풀들 사이에 침묵으로 가라앉았다. 부재로 수렴된 침묵은 나의 감각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OA2%2Fimage%2F3awt6uuMbWM17BXl8eMEXlJsWM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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