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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느리게감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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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03-04T02:50:13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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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애프터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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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4T13:25:10Z</updated>
    <published>2026-06-24T13:25:1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오래도록 내가 관계에 있어 꽤 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연락이 뜸해지면 '그런가 보다' 했고, 마음이 식으면 '그럴 수 있지' 했다. 서운한 일이 있어도 굳이 따져 묻지 않았다. 관계에는 원래 유통기한 같은 게 있고 사람은 결국 각자의 사정에 의해 멀어지는 거라고 여겼다. 연애를 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오히려 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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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정한 쪽으로 조금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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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4T13:24:01Z</updated>
    <published>2026-06-24T13:24: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살면서 자꾸 되감아 보게 되는 순간이 있다. 다시 돌아간다면 다른 선택을 할 텐데, 하고 오래도록 마음에 걸리는 장면. 나에게는 2017년 크리스마스가 그렇다.   몹시 추운 크리스마스 전야였다. 말끝마다 하얀 입김이 피어올랐고 멋내기 위해 신은 구두는 얼어붙은 도로 위에서 자주 미끄러졌다. 다정하고 자상한 남자친구가 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미리 예약해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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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밀번호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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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4T13:23:13Z</updated>
    <published>2026-06-24T13:23:13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밀&amp;rsquo;은 누군가에게 알려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일까. 아니면, 누군가 언젠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의 다른 이름일까. 아마 둘 다일지도 모른다. 비밀은 마음의 문을 닫는 동시에, 언젠가 그 문을 열어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희미한 기대이기도 하니까.  내 비밀번호가 그렇다. 오직 나만 알고 있는 숫자 네 자리.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지만, 그 안에는 나의 시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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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철행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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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4T13:22:12Z</updated>
    <published>2026-06-24T13:22:12Z</published>
    <summary type="html">2016년 봄, 바다를 찾은 건 어지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남은 연차를 몽땅 털어 휴가를 내고 속초에 있는 외삼촌 아파트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일이 바빠 자주 집을 비우시던 외삼촌 덕분에 때가 맞으면 가족들 누구나 이곳에 와서 머물 수 있었다.   그 무렵 나는 어떤 일을 겪고 크게 마음을 다친 상태였다. 아무리 애써도 불행하다는 감정을 지울 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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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 이곳처럼 따듯하기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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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4T13:21:31Z</updated>
    <published>2026-06-24T13:21:31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squo;내 동생을 잃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던 것. 오늘에 충실하는 것. 이것이 여러분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다. 나는 여러분이 내일을 위해서 오늘을 고문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여러분이 오늘 먹고 싶은 음식을 먹기를 바라고, 너무 입고 싶어 눈에 밟히는 그 옷을 꼭 사기를 바란다. 나는 여러분이 늘 보고 싶지만 일상에 쫓겨 '다음에 보지 뭐' 하고 넘기곤 하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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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조조비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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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4T13:20:49Z</updated>
    <published>2026-06-24T13:20:49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squo;잘했다, 잘했어.&amp;rsquo;  어렸을 때 뭘 잘한다는 말을 들어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런 말들은 대개 엄마가 해주는데 나는 엄마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어린 시절에, 내가 잘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은 내가 6살 때 이혼을 했다. 유년기의 나는 때로는 할머니의 품에서, 때로는 큰고모의 손에서 자랐다. 내가 뭘 잘하는지는 몰랐지만, 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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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가 네 번째로 사랑하는 계절, 겨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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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1-25T01:02:31Z</updated>
    <published>2025-11-25T01:02: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십대의 겨울은 &amp;lsquo;분위기&amp;rsquo;지만 삼십대의 겨울은 &amp;lsquo;체감&amp;rsquo;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차가움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아침마다 추운 공기를 뚫고 출근하는 일이 괴롭다. 찬 바람은 얼굴을 베고, 숨은 금세 희뿌옇게 얼어붙는다. 잎 한 장 걸치지 않은 휑한 나무를 바라보는 일은 또 얼마나 지루한지.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인 채 걷게 한다. 한때는 겨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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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식물이 좋아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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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1-25T01:01:13Z</updated>
    <published>2025-11-25T01:01:13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여름을 사랑한다. 온 세상이 식물들의 짙은 초록으로 가득차는 계절이므로.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 그 아래 바람에 따라 부드럽게 흔들리는 그림자, 그리고 스르르- 자장가 같은 잎사귀들의 속삭임. 그 모든 것이 여름이 내게 주는 작은 선물이다. 초록의 계절 속에서 나는 자연이 들려주는 조용한 기쁨을 배우고, 그 안에서 나도 모르게 깊어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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