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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보루공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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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요양병원간호사입니다. 하얀천장만 보고 떠나는 그들에게 제 진심이 닿길 바라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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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9-09-24T05:22:2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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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주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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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10:00:06Z</updated>
    <published>2026-10-10T10: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오늘도 살릴 수 있다. 나는 오늘도 해낸다.그날이후 나에게 주문을 걸기 시작했다.​그날 아침 할아버지는 식사를 마친 뒤 나와 눈을 맞추며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다. 평소와 다른 것은 조금 기운이 없어보였다는 것이다. 얼굴에는 별 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두 시간 뒤 거짓말처럼 의식을 잃었다. 나는 급히 흉부 압&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zF6R6OSAA9JtCaRtLYjFD9nKQD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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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명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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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11:58:30Z</updated>
    <published>2026-10-03T10: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명절이 가까워지면 병원 바깥 세상은 조금씩 들뜨기 시작한다. 시장에는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아지고 마트 진열대는 선물세트가 높이 쌓인다. 오랜만에 만날 가족을 생각하며 음식을 준비하고 안부를 묻는 전화도 잦아진다. ​그와는 달리 여기 병원에 들어서면 풍경이 묘하게 달라진다. 복도를 오가는 발걸음도 병실 안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TC8xBSuHgapsNERMpSVKhi93yG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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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지막 대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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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10:00:09Z</updated>
    <published>2026-09-26T10: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원에서 근무하다 보면 부모를 돌보는 자녀들의 여러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병실을 찾아와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업에 쫓겨 살아가는 이도 있다. ​자주 찾아오지 못한다고 해서 마음까지 멀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반대로 매일 얼굴을 비춘다고 해서 마음의 깊이까지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환자 상태가 급격히 변하면 간호사는 보호자에게 바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2pKBZM5QmM2b1KcJQ9hO1NLC8v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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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은 퇴마사가 되려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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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12:01:52Z</updated>
    <published>2026-09-19T10: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401호 할아버지의 임종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큰 비상이 걸렸다.  단순한 이별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마음 한구석이 서늘했다. 병동에서 말하는 삼 연속 사망의 시작처럼 느껴졌다.​병실을 하나씩 떠올려보니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환자, 산소에 의지해 가느다란 숨을 이어가는 환자, 며칠째 식사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는 환자까지 언제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3p6GlNoYH2bm0upbODaZKr8ZiU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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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쓸데없는 경험은 없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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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2T10:00:07Z</updated>
    <published>2026-09-12T10: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누구의 엄마와 아내로 살아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나는 간호사 면허증을 서랍 깊숙한 곳에 넣어둔 채 면사무소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했다. 한때는 사람 돌보는 일을 했지만 그 시절은 병원이 아닌 민원실 창구 앞에 앉아 있었다. 창구는 날것 그대로의 감정이 부딪히는 최전선처럼 느껴졌다.   좋은 면허증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그런 고생을 사서 하느냐며 가족들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E8BuYXAp3sSouRDPhlQRXIePYt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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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 년마다 돌아오는 병, 사직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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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5T10:00:06Z</updated>
    <published>2026-09-05T10: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일 년이 또 흘렀다. 어느덧 요양병원에서 근무한 지 삼 년째에 접어들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 지독한 사직병은 일 년 주기로 어김없이 스물스물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이번에는 정말 다르다고 이번만큼은 명백하고 타당한 이유가 있다며 사직서를 작성해 가방 깊숙한 곳에 집어넣었다. 언제든지 집어던지고 나올 수 있도록 손이 가장 잘 닿는 곳에 두고 매일 출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LHn9X1Ez-Z5pbstjaPeBNirCen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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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향(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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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9T10:00:04Z</updated>
    <published>2026-08-29T10: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세상에는 많은 향기가 존재한다. 어린 시절 해 질 무렵 골목길 집집마다 밥 짓는 냄새가 풍겨 나왔다. 비 온 뒤에는 흙에서 올라오던 서늘하고 풋풋한 냄새도 있었다. 헌책방 문을 열었을 때 오래된 종이 냄새와 나무 책장 묵은 냄새도 기억난다.​어떤 냄새를 맡으면 오래전 풍경 하나가 불쑥 떠오르고 잊고 있던 사람 얼굴이나 그때의 공기까지 되살아난다. 저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QW7q8XEC2ljvKX1tDr3BxEmWRd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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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허무의 안쪽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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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2T10:00:08Z</updated>
    <published>2026-08-22T10: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문이 열리고 닫힌다. 한 여름 뜨거운 공기가 밀려 들어왔다가 차가운 냉기에 밀려난다.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의자에 앉았다. 음악이 흐르는 동안 눈앞 풍경들이 느린 화면처럼 흘러갔다.​표정 없는 얼굴들, 접수처 번호표를 쥐고 허공을 바라보는 보호자들,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휠체어를 미는 사람의 지친 모습, 어딘가를 향해 서둘러 걷다가 다시 멈춰 서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iqSMMWfDLLLLxb4RYIkkDrDKKo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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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후 4시의 숨바꼭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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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5T12:15:33Z</updated>
    <published>2026-08-15T10: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후 4시 정각이면 내 휴대폰 알람이 울린다. ​출동! ​그런데 또 없다. 믿을 수 없다. 이 인간은 조선시대 해시계보다 정확하다.  오후 출근 직후 인계장을 들고 병동을 한 바퀴 돌 때만 해도 분명 복도를 어슬렁거리며 간호사실 안을 힐끗거리고 있었다. 그때만 해도 눈빛으로 나와 눈싸움이라도 할 기 세더니 도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사전 답사였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nuWWU7WtqxxPZmX_I5ARPjwOd7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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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첫 번째 환자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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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4T14:53:16Z</updated>
    <published>2026-08-08T20:20:3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가 살던 고향은 김녕김씨가 모여 사는 작은 바닷가마을이다. 앞집, 옆집, 뒷집 그리고 골목 끝집까지 모두 친척들이 모여 살았다. ​우리 할아버지와 육촌 이내 집안에는 딸보다 아들이 많았다. 1980년대의 시골 그것도 어촌에서는 아들을 더 귀하게 여기는 분위기였다.​  우리 집은 달랐다. 할머니는 아들만 다섯을 낳았고 그중 두 명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avhP6xMIHsccJ7JI3-gwMHivBi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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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환자안전에는 예외란 없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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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8T10:00:06Z</updated>
    <published>2026-08-08T10: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녁 7시. 병동 전체가 어스름한 저녁빛과 함께 차분해지는 시간이었다. 나는 취침약과 섭취량&amp;middot;배출량을 기록하는 차트를 챙겨 저녁 라운딩을 돌기 시작했다.​문제의 병실 앞에 다다랐을 때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 커튼이 반쯤 쳐진 침상 주변이 휑했다. 환자는 불편한 몸으로 덩그러니 누워 있었고 곁을 지켜야 할 간병인의 간이침대는 텅 비어 있었다.  잠시 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uX_XjM8D9FLU9H8gAqfuNPmdpk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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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순정이 머무는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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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1T10:00:03Z</updated>
    <published>2026-08-01T10: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원이라는 공간은 참 투명하고도 잔인하다. 생명이 버티던 자리가 한순간에 스러지고 영원할 것 같던 관계의 무게가 저울질당한다. 특히 이곳 병동의 보호자 면회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편의 거대한 서사가 된다.   수많은 이들이 스쳐 지나가는 공간 속에서도 유독 내 시선을 멈추게 하는 두 분 할아버지가 있다. 403호 투석을 받는 할머니 곁을 지키는 중절모 할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fEtexh1-TQuEeBpqwDC9njqN-q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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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잊혀진 이름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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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5T10:00:07Z</updated>
    <published>2026-07-25T10: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환자들의 이름이 적힌 서류를 정리했다. 어떤 이름은 한 줄만 스쳐도 얼굴과 목소리, 당시 병실 공기까지 또렷하게 되살아났다. ​반대로 어떤 이름은 낯설었다. 우리 병동 병실 호수도 적혀 있고 내 서명이 남아 있는 서류인데도 기억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내 머릿속 하드디스크는 넉넉하지 않다. 간호사라는 직업 하나만 겨우 품고 살아가는 작은 저장 공&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tyWrYm18g6eTztQLc5QaxNGmdkM"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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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버지라 부릅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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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8T10:00:04Z</updated>
    <published>2026-07-18T10: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예전보다 훨씬 더 자주 부르는 이름이 있다.​아버지.​참 이상한 일이다. 한 번도 마음껏 불러본 적 없는 이름인데 요양병원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 그 이름을 부른다. 병실 문을 열 때도 식사를 권할 때도 주사를 놓을 때도 가장 먼저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버지다.​처음에는 어색했다. 환자 이름이 있는데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지 스스로에게 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de4-6pQx8LcmqnKuOmaA1QtfDp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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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안하단 말 하지 마세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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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1T15:17:33Z</updated>
    <published>2026-07-11T10: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잔인하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추락하는 시간을 묵묵히 지켜보는 것뿐.  간호사라는 직업 앞에서 깊은 무력감에 빠진다.​2024년 6월 4일, 할아버지는 422호로 전동 왔다. 입원 당시만 해도 지팡이를 짚고 스스로 걸을 수 있었다. 생전에 좋아하던 닭강정과 과일, 돈가스를 아주 조금씩 나누어 먹었다. 이 모습은 회복을 향한 작은 희망처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JNqdUQZLxDFMz2Yl8pneoCgVeSc" width="439"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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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태움을 태우길 - ​태움을 태워버린 어느 40대 간호사의 고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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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4T11:41:08Z</updated>
    <published>2026-07-04T10: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이팅게일 선서문을 처음 마주했던 날을 기억한다.​'나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 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하느님과 여러분 앞에 선서합니다.'​선서문을 줄줄 외우며 스스로 백의의 천사가 된 듯한 충만함에 젖어 있었다. 크림전쟁 포화 속에서 등불을 들고 환자들을 살피던 나이팅게일 헌신이 나의 미래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d2pCm-GEVHDY5dFJow07Z5knvU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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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 병동 철학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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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8T10:00:05Z</updated>
    <published>2026-06-28T10: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원이라는 공간은 유독 시간 밀도가 짙다. 누군가는 삶의 썰물을 준비하고 또 누구는 낯선 밀물을 맞는다.  삶과 생존, 죽음의 경계에 선 사람들을 마주하다 보면 때때로 그들이 삶의 본질을 꿰뚫는 철학자로 다가올 때가 있다. 421호 장 씨 할머니가 바로 그런 분이다.  할머니는 입이 야무졌다. 경상도 말씨가 아닌 낯선 사투리를 썼지만 어색하기는커녕 다음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5i0Im1lNGypPKe6JCkkdiyfUie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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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지막 기다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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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7T10:00:10Z</updated>
    <published>2026-06-27T10: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린이집 앞, 활동을 마친 아이들의 하원을 기다리는 엄마들이 있었다.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엄마도 있었고 아이의 이름을 부를 준비를 하듯 출입문 쪽을 바라보는 엄마도 보였다. 평범한 오후 풍경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한 할머니가 떠올랐다. 세상과 이별하기 전 마지막까지 자식들의 얼굴을 기다리던 분이었다.  며칠 전 밤 열 시가 넘은 시각이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4kdMV5cBIbMIWAmusTQFAUFXCd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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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인형놀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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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0T11:16:16Z</updated>
    <published>2026-06-20T10: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아 내놔라 이 년아!&amp;quot;  병실 끝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간병인은 난감한 얼굴로 아기 인형을 품에 안고 있었고 할머니는 금방이라도 빼앗아 올 듯 손을 뻗고 있었다.  인형 옷이 더럽다고 빨아주겠다는 간병인과 아기가 춥다고 얼른 달라는 할머니의 실랑이었다. 끝내 간병인은 인형을 돌려주었고 할머니는 아이를 되찾은 엄마처럼 품에 꼭 안았다.  웃음이 났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MoJ6QkqbmR8726cFhkq1e74aulU" width="476"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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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삭제 그리고 입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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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8T10:00:04Z</updated>
    <published>2026-06-18T10: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후 근무 시간, 분주한 병동 소음 속에서도 컴퓨터 앞에 앉았다. 환자 목록이 정리된 엑셀 파일을 열고 오늘 처리해야 할 업무를 정리한다. 손놀림이 익숙하다.   목록을 훑어 내려가다 오전에 세상을 떠난 환자 이름 앞에서 잠시 멈췄다. 망설임 없이 키보드의 Delete 키를 눌렀다. 이름 한 줄이 금새 사라졌다.   단지 데이터 하나가 지워졌을 뿐이다. 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aJ%2Fimage%2Fg_SXEXjYrDdxWid4xAS0TuBs1n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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