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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헤라자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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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akhu1009</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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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평범한 하루를 지나치지 않고, 그 안에 숨어 있는 마음을 들여다 봅니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음을 오래 지나서야 글로 씁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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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9-08-27T07:49:18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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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빈칸을 오해로 채우던 날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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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10-08T23:37:36Z</published>
    <summary type="html">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교회에서 마주치는 장로님이 한 분 계신다. 우리 가족의 안부까지 살뜰히 물어주시는 분이다. 일주일에 한 번 마주치는 사이인데도 오래 알고 지낸 이웃처럼 편안했다.  주일 아침, 사람들이 오가는 교회 안에서 장로님과 눈이 마주치면 늘 먼저 웃으며 인사를 건네셨다. 멀리서 마주쳐도 손을 가볍게 들어 보이거나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그래서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zWMNOfN1DHFuSUz-bQ_rw4U97S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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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러움을 품은 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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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20:17:04Z</updated>
    <published>2026-10-05T20:17: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살면서 누군가를 깊이 부러워해 본 적은 별로 없었다. 돌이켜보면 내 삶은 거창한 인생의 계획표와도 거리가 멀었다. 그저 주어진 하루를 살아내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묵묵히 걸어왔을 뿐이다. 커다란 야망이 없었으니 삶을 송두리째 흔들 만한 절망도 없었다. 오늘이 평온하니 지나온 시간마저 대체로 평탄했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삶이 뜻대로 되지 않&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qlxInPUUeVy4YDH9H8pKARCglb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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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문 하나 너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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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07:01:37Z</updated>
    <published>2026-10-02T03:24:44Z</published>
    <summary type="html">점심을 먹고 설거지를 하던 참이었다. &amp;ldquo;먹은 사람은 둘인데 그릇은 왜 매번 이렇게 많아.&amp;rdquo; 혼잣말로 투덜거리고 있을 때, 아파트 관리실의 안내 방송이 쩌렁쩌렁 흘러나왔다. 502동 3⸳ 4라인의 계단과 벽면을 방역한다는 내용이었다.  안내 방송을 듣는데 전날 아침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이들이 떠올랐다. 8층에서 문이 열리자 연두색 조끼를 입은 두 사람이 녹&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P1F2aHWjklWEOva0bkVOHJre31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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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달력의 여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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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07:01:36Z</updated>
    <published>2026-09-27T14:46:35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에 침대에서 눈을 뜨면 나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요일과 날짜를 가만히 더듬어 본다. 예전에는 없던 버릇이다. 무슨 요일인지, 오늘이 며칠인지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올 초 퇴직하고 2026년 한 해만은 오롯이 나를 위해 써보기로 했다. 그동안 일상에 밀려 미뤄 두었던 것들을 하나씩 해보리라 다짐했다. 그런데 어느덧 계절은 바뀌어 벌써 9월이다.  책상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xXx_UXz5EzGNtZfFj1qVETWBMz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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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이 아니라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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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07:01:37Z</updated>
    <published>2026-09-23T03:51:57Z</published>
    <summary type="html">남편과 나는 아이 키우고 먹고사는 일에 쫓기느라 가족이 함께 먼 곳으로 떠나는 일을 오래 미뤄왔다.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서야 우리 가족의 첫 해외여행이 시작됐다.  청주공항에서 오사카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을 때만 해도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창밖을 내려다보니 비행기 아래로 하얀 구름이 빈틈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 구름 위를 날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To2UJmGag0T7zG-8rBIz2E6Xoy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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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젊었던 날들을 데리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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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2T02:26:19Z</updated>
    <published>2026-09-21T00:28:45Z</published>
    <summary type="html">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딸아이가 액자 몇 개를 보내왔다. 액자 속에는 결혼식 날의 우리 가족이 있었다. 양복에 넥타이를 맨 남편과 연분홍빛 한복을 입은 나, 그리고 아들과 딸도 배우자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었다.  결혼식은 4월이었다. 야외 결혼식장 주변 나무마다 어린 초록이 올라오고 있었다.  액자를 거실장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은 뒤 서재로 향했다. 오래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nZpjAMw-cqRGGUcYyYTB3Kcqfu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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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밖으로 나오면 우리는 할 말이 많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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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18:41:20Z</updated>
    <published>2026-09-16T02:26:55Z</published>
    <summary type="html">월요일, 그것도 환한 한낮에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영화관에 앉아 영화를 보고 있다는 게 어쩐지 낯설었다. 늘 바쁘게 돌아가던 일상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시간이었다. 사람들로 붐비는 주말을 피해 평일 낮에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새삼 좋았다.  대형 스크린 속 스파이더맨이 공중을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악당과 싸우는 긴박한 순간에도 나는 엉뚱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qxtEqc6s3N4eBa0CD_whtSd_B9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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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뜻밖의 여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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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18:12:49Z</updated>
    <published>2026-09-08T13:12:41Z</published>
    <summary type="html">재발급받은 카드를 보내기 위해 우체국에 갔다. 도착했을 때는 열두 시를 조금 넘겨 막 점심시간이 시작된 참이었다. 7월부터 점심시간에는 업무를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삼십 분쯤 걸어와 이미 지쳐 있던 나는 다시 집에 다녀오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한 시간을 밖에서 서성이기에는 더위가 너무 심했다. 다행히 우체국 출구 옆 계단에 그늘이 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3FMD6B2_2IrpbTRDEzpamH2Pf9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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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예전 그 맛이 아니에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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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07:01:37Z</updated>
    <published>2026-08-27T15:25: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 가족의 여름철 별미는 감자전이었다. 아이들이 꼬맹이였을 때부터 매년 이맘때면 감자를 두 상자씩 들여놓곤 했다. 갓 부쳐낸 감자전은 쫄깃하고 고소했지만, 상에 오르기까지는 손이 꽤 많이 갔다.  요즘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감자도 금세 갈 수 있지만, 나는 여전히 투박한 강판에 감자를 쓱쓱 갈아 만든 감자전을 좋아한다.  한여름 한낮이면 거실 바닥에 신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0z8UwCVsV9E7pSvc32LvYv4gYP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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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여름의 도가니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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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17:55:48Z</updated>
    <published>2026-08-20T04:15:49Z</published>
    <summary type="html">숨이 턱턱 막히는 한여름 오후였다. 베란다 문을 열어두어도 바람 한 점 들지 않았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이마와 목덜미에 땀방울이 맺혔다.  띵동. 현관문을 열자 커다란 스티로폼 상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들어 올려보니 제법 묵직했다. 테이프를 커터 칼로 쓱 가르고 주소 용지를 잠깐 살폈다.  식탁 위에 상자를 올려놓고 뚜껑을 열었다. 갇혀 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bMiRY_t9N2DBeAgCCVGup3yu0O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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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리는 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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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12:26:51Z</updated>
    <published>2026-08-07T00:33: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 집 거실에는 식물 식구 둘이 산다. 결혼 첫해부터 함께한 행운목은 어느덧 서른일곱 살이 되었고, 몇 해 전 우리 집으로 온 호접란도 해마다 꽃소식을 전하며 어느새 제 자리를 잡았다.  처음 호접란을 데려왔을 때는 잎끝마다 노란 기운이 번져 있었다. 쭈글쭈글하게 시들어가는 잎을 보며 살아날 수 있을까 싶었다. 일주일에 한 번 물을 주고 몇 달에 한 번씩&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3pzvDZ-qPsT_mDyxl_MeJYrEo3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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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상자 하나를 버리지 못한 이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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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17:24:18Z</updated>
    <published>2026-08-01T05:57: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안 쓰는 물건을 오래 두지 못한다. 오랫동안 손길이 닿지 않는 물건은 미련 없이 버린다. 그렇게 하나씩 덜어내고 나면 마음까지 한결 가벼워진다. 말끔히 비워진 공간이 좋다.  집 안에서 가장 손때 묻은 물건이라면 책장에 꽂힌 책들 정도였다. 어느 날 큰맘 먹고 서재 책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책을 꺼내던 손이 책장 아래 놓인 낡은 상자 하나에서 멈췄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7g4Nkd6eDmNPg-wyq2OUX83icV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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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눈물 자국 위의 선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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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07:01:37Z</updated>
    <published>2026-07-26T23:22:49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떤 날은 기억이 먼저 아프다. 내게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어느 발표회 날이 그렇다.  두 아이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었고, 그날은 몇 달 동안 연습한 곡을 부모님들 앞에서 선보이는 날이었다. 그런데 발표회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오는데도 밖에 놀러 나간 아이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었다. 벽시계 초침이 한 칸씩 움직일 때마다 내 속은 까맣게 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w2RMry9-9aEB9I6pnijcQJTm8T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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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도 무사하다는 안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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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07:01:36Z</updated>
    <published>2026-07-20T01:18:42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 집에서 가장 존재감이 큰 소리는 남편의 코 고는 소리다.  몇 년 전 시댁 제삿날이었다. 잠자리가 부족해 남자들은 안방에서 단체로 잠을 잤다. 다음 날 아침 문을 열자 장관이 펼쳐졌다. 남편은 방 한가운데 대자로 뻗어 &amp;lsquo;드르렁드르렁&amp;rsquo; 독주회를 열고 있었다. 한 번 코를 골 때마다 방이 울리는 듯했다. 나머지 남자들은 이미 다른 방으로 피난을 마친 뒤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AEL2TTTz1zF_zkX3BFYqAaIvtV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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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로 한복판에서 문을 열고 내리는 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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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07:01:37Z</updated>
    <published>2026-07-15T04:08:04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 시절 내 하루는 새벽 다섯 시에 시작되었다. 갓난아이를 포대기에 둘러업고, 세 살배기 첫째의 손을 잡은 채 새벽바람을 가르며 운전면허 학원으로 향했다. 아직 가로등 불빛이 남아 있는 거리에는 사람보다 그림자가 더 많았다. 잠이 덜 깬 아이는 내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칭얼거렸고, 첫째는 작은 손으로 내 손가락 하나를 꼭 쥐고 걸었다. 연습이 시작되면 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JWt_7aMSVI6copssH04EPa28-G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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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잘 다녀와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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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12:41:13Z</updated>
    <published>2026-07-10T00:58: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장례식장을 나와 횡단보도 앞에 섰다. 옷깃에 스며든 향 냄새가 채 가시기도 전에 길 건너편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통유리창 너머로 젊은이들이 어깨를 맞대고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 환한 웃음 위로 조금 전 영정 옆에서 마주했던 친구와 두 딸의 얼굴이 떠올랐다.  장례식장에서 본 친구는 뜻밖에도 거의 울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었으니 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fxGtBxUv5qCEZJbDlP7eAnfsu9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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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말이 머물지 않는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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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8:53:19Z</updated>
    <published>2026-07-02T22:53:44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모임에 빠진 것이 벌써 몇 차례가 되었다. &amp;ldquo;이번 모임에도 안 나올 거니?&amp;rdquo;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함께하지 않는 데 대한 사람들의 서운함도 느껴졌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나는 더는 둘러댈 핑계도 없었다. 결국 참석하겠노라고 답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카페는 테이블마다 사람들로 가득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P6gqT9sIfKPaPrfYyxnzPB7PoQ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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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날의 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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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6-29T03:17:40Z</published>
    <summary type="html">계절은 잊었다. 대신 그날의 감촉은 양어깨와 손끝에 남아 있다. 등에는 젖비린내가 채 가시지 않은 어린 딸이 곤히 잠들어 있었고, 오른손에는 이제 겨우 세 살이 된 아들의 작고 보드라운 손이 포개져 있었다.  시내 재래시장은 발 디딜 자리가 없었다. 난전의 할머니들은 푸성귀를 다듬으며 걸걸하게 웃고 떠들었고, 사람들은 어깨를 맞대고 흘렀다. 나는 아들의 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diaY_6DxwYoYoBGDRDFjmwcr4v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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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날, 지하철에는 섬이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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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07:01:37Z</updated>
    <published>2026-06-25T23:38: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코로나19의 긴 시간을 지나 일상이 제자리를 찾아가던 어느 날이었다. 오랜만에 탄 지하철 안은 그리 붐비지 않았다. 사람 사이에는 적당한 간격이 있었고 객차에는 차분한 침묵이 흘렀다.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진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몇 정거장을 지나 중년의 여성 한 분이 올라탔다. 겉보기에 특별히 아파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콜록거리며 기침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LLTLa1_3PUElm6iMqopOCt_gUH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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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남의 이야기를 읽는 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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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17:03:40Z</updated>
    <published>2026-06-20T06:20:13Z</published>
    <summary type="html">명절이면 온 가족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다. 집 안에는 고소한 전 냄새가 배고, 거실에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 명절 저녁도 그랬다. 저녁을 먹고 다 같이 거실에 둘러앉았을 때 아이들이 리모컨을 들며 말했다.  &amp;ldquo;엄마, 오늘은 이거 봐요. 진짜 재미있어요.&amp;rdquo;  화면에는 낯선 남녀들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서로를 탐색하고 마음을 드러내며, 때로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f8g%2Fimage%2FHoc3zq8wXKZ8J50UgEbSLbGcLY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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