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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주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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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늙어가는 것과 사는 곳,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읽고 씁니다. 열 여섯살 개 만이와 삽니다. 상담학박사.</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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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9-11-25T08:35:53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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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넘어진 날, 아무도 없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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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4:25:20Z</updated>
    <published>2026-10-08T04:25: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침대에서 내려오다 고관절을 다쳤다.  작은어머니 친구분의 이야기다. 혼자 살고 계신다고 했다.  넘어진 곳은 바깥도 아니고 계단도 아니고 침대 옆이었다. 자다가 일어나 발을 내리다가 그렇게 되셨다고 했다.  &amp;quot;아휴, 말도 마라. 침대가 높은 것도 아니고, 바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높이인데도 그랬댄다.&amp;quot;  어르신들에게 집에서 어디가 제일 조심스러우시냐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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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찬장이 사람을 은퇴시킨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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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5:00:33Z</updated>
    <published>2026-10-01T05:00: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추석에 친척 어르신 댁에 다녀왔다. 여든을 넘기신 지 몇 해 되었고, 혼자 지내신 지도 꽤 되었다.문을 열자마자 오랜만이라며 환하게 반겨 주셨다. 그 말에 멋쩍게 웃었다. 진작에 찾아뵐 걸. 앉으라고 해 놓고는 정작 당신은 앉지 않으시고 무얼 내오려고 부엌으로 가셨다. 차를 끓여 주시려나 보다. 컵을 어디 두셨나 싶어 두리번거리는데 어르신이 먼저 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ML%2Fimage%2FowgQBJGSJLIbzSE8hyIGIYRmNJ0" width="3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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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집은 의세권일까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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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05:22:23Z</updated>
    <published>2026-09-24T05:14:54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병원 가까이 산다. 처음 이 집을 고를 때 병원을 보고 고른 것은 아니었다. 그때 내가 따진 것은 아마 볕이 잘 드는지, 출퇴근이 어떤지, 그런 것들이었을 텐데 지금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이 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만 꼽으라면 망설이지 않는다. 걸어서 십 분.  얼마 전 친구들과 이사 이야기를 했다. 좀 조용한 데로 가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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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집에도 미도리 방이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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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06:53:04Z</updated>
    <published>2026-09-17T06:53: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만이가 갔다. 지난 일요일 새벽이었다.병원에서 우리는 만이를 볼 수 없었다. 입원실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고 우리가 있을 수 있는 곳은 그 앞 복도까지였는데, 누군가 드나들 때마다 문이 열리면 안쪽 소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어느 개는 길게 울고 어느 개는 짧게 끊어 울고, 그 아래로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끊기지 않고 깔려 있었다.그 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ML%2Fimage%2F-t4dVBb9O1DxpcXaRfz5CQoduV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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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곳에서는 이사였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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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1T07:17:32Z</updated>
    <published>2026-09-11T07:17: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난주, 일본의 요양 시설 몇 곳을 돌아보았다.  문을 열었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여기가 시설의 방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시설에 들어오기 전 살던 집에서 쓰던 장롱과 의자가 그대로 있었다. 벽에는 먼저 가신 배우자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그 옆에는 손자손녀가 그려 준 그림.  안내를 맡은 분이 설명했다. 입소하실 때 쓰시던 물건을 되도록 가져오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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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집은 나를 따라오지 않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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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05:03:14Z</updated>
    <published>2026-09-03T05:03:14Z</published>
    <summary type="html">몇 해 전에 사둔 치마를 꺼냈다. 아까워서 몇 번 못 입고 걸어만 두었던 옷이다. 지퍼가 중간에서 멈췄다. 힘을 줘 봤지만 거기까지였다.  수선집에 가져갔더니 아주머니가 안쪽을 뒤집어 보고는 여유분이 있다고 했다.  &amp;ldquo;이 정도면 늘릴 수 있어요.&amp;rdquo;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나이 들어간다는 건 사소한 루틴이 바뀌는 일이다. 지퍼가 안 올라가고, 굽</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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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엄마가 고른 곳</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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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7T09:18:40Z</updated>
    <published>2026-08-27T09:18:40Z</published>
    <summary type="html">고속도로를 올라타기 직전, 도로 옆에 차를 세웠다. 비상등을 켰다. 울음이 재채기처럼 터져 나와 멈출 수가 없었다. 핸들 위에 손을 얹고 머리를 묻으며 &amp;ldquo;엄마 엄마&amp;rdquo; 울부짖었다. 나는 엄마를 요양시설에 입소시키고 나오는 길이었다.  다시 돌아가서 엄마를 집으로 모시고 갈까, 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 엄마가 밤에 나를 찾으면 어쩌지, 이게 정말 엄마를 위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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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치매 걸리면 시설로 가야겠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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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0T07:53:50Z</updated>
    <published>2026-08-20T07:53:50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안녕하세요. 선생님? 인터뷰는 긴가? 아후, 내가 좀 바빠서...&amp;rdquo;  문이 열리며 짙고 강한 향수 냄새와 어르신이 함께 들어왔다. 굵은 테에 명품 로고가 박힌 선글라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철쭉꽃 색 립스틱, 파랑과 하양을 번갈아 칠한 매니큐어가 있는 왼손은 새끼손가락이 들린 채 투명 컵을 쥐고 있었다. 반쯤 마신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잠시 출렁였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ML%2Fimage%2FpD4HXLKYGFN_IgZZahxKcJ_riv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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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너와 가을 속을 걸을 것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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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8T14:29:47Z</updated>
    <published>2026-08-18T05:04: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는 동안 다양한 이별을 겪었다. 어떤 이별은 겨우 기억의 끈을 잡아 빼야 떠오르지만, 또 어떤 이별은 가슴에 조각이 남아 세월이 흘러도 뒹군다. 그만큼 겪었으면 무뎌질 만도 하건만 이별 앞에서 허리가 말린다.   호흡 불안정과 경련이 만이를 덮쳤다. 만이를 안고 서둘러 병원으로 가서 일단 고비를 넘겼다. 만이와의 이별이 가까이 옴을 직감했다. 몸이 작아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QML%2Fimage%2FrOt3kSDQicj4FhnIWe1hS3dtUH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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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만이는 나를 기억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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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02:46:32Z</updated>
    <published>2026-08-13T02:46:32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t;만이는 나를 기억한다&amp;gt;만이는 열여섯 살이다. 이제 계단을 오르지 못한다. 다리에 힘이 없어 자주 비틀거린다. 눈은 흐려졌고 귀도 거의 닫혔다.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지 않는다.그런데 내가 현관을 열고 들어서면 만이는 고개를 든다.소리를 들은 게 아니다. 나를 본 것도 아니다. 냄새다. 남은 감각 하나로 만이는 그게 나라는 걸 안다. 눈과 귀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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