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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티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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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그리고 쓰는 에티텔의 생각 드로잉입니다 !</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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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9-11-13T17:56:25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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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빛과 기억의 가계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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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1:12:04Z</updated>
    <published>2026-10-08T01:12: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언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매 순간 그것을 품고 살아간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어떤 날에는, 아주 우연한 계기로 그 시작의 순간이 찾아와 처음 마주했던 시절의 아득한 설렘을 가만히 복원해내곤 한다.  오늘 아침, 나를 그 아득함 속으로 불러들인 것은 영화 &amp;lt;빌리티스&amp;gt;의 주제가였다. 그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개봉했을 무렵 나는 겨우 중학생이었다. 어느 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jKuuRnOCpNqlY5rdwJ88l-t1E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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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직 아무것도 틀리지 않은 시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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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10-01T00:54:4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무를 한 그루 그렸다. 커다란 나무다. 그 옆으로 멀리 바다를 그리고, 그 위에 하늘을 그렸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 그린 것이 아니라 첫 톤을 깔아 놓은 것이다. 나무는 초록인지 갈색인지 모를 어중간한 덩어리이고, 바다는 푸른 기운만 도는 면이고, 하늘은 푸름을 많이 섞은 옅은 색이다. 디테일은 하나도 없다. 잎사귀 한 장도, 파도 한 줄도, 구름 한 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3_bYcDr-QaK9g9DnmmrEsiSY5b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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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맥락이 사라질 때 그림은 장식으로 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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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01:06:41Z</updated>
    <published>2026-09-24T01:06:41Z</published>
    <summary type="html">화면 앞에서 손이 딱 멈춰 서는 순간이 있다. 형태는 제법 자리를 잡았고, 색도 그럴듯하게 얹혔는데, 이상하게 어딘가 허전해지는 그런 순간.  그럴 때 사람의 손은 신기하리만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조금 더 복잡한 패턴을 그려 넣거나, 짙은 색을 한 겹 더 얹거나, 슬그머니 쓸데없는 사물 하나를 더 슬쩍 배치하는 쪽으로. 나는 오랫동안 그 손짓의 이름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pF4NHszbIqKTpF8LzNga05vJ9t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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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작업실의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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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01:14:33Z</updated>
    <published>2026-09-17T01:14: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 6시는 정확하다. 작업실의 공기는 아직 누구의 숨도 섞이지 않아 얇고 납작하다. 의식이 제 모양을 갖추기 전에 몸을 먼저 문턱 너머로 밀어 넣는다. 몸을 속이는 일이다. 깨어나지 않은 감각은 경계가 없어서 쉽게 물속으로 들어간다.  하루 14시간이라는 커다란 시간의 덩어리. 그러나 물속 바닥에 닿는 순간은 드물다. 손가락은 하루만 쉬어도 쉽게 녹슨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ri5ZYly-G9A_DURvcf9t5EbYe5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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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유한 어색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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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0T00:48:01Z</updated>
    <published>2026-09-10T00:48: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전시 지원금을 받기 위해 면접장에 선 일이 있다. 면접장의 조명은 언제나 지나치게 서늘하다. 서늘한 벽에 투사된 화면 속 내 그림보다 내 얼굴의 수줍음이 먼저 도드라지는 곳. 오래전, 그 자리에서 한 심사위원이 던진 말이 오랫동안 마음에 얹혀 있었다.  &amp;ldquo;이 그림에는 작가만의 특별한 필체가 보이지 않네요.&amp;rdquo;  그 순간 손끝이 차갑게 식었다. 입도 쉽게 떨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ivYztH660ApbRMZrYnPg1I9JYD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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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균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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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00:40:59Z</updated>
    <published>2026-09-03T00:40:59Z</published>
    <summary type="html">올리브 그린과 하늘색이 얹혀진 캔버스 위로, 덜컥 고름 같은 물감이 터져 나왔다. 당황해서 손끝이 떨렸다. 물티슈를 한 장 뽑아 들고, 상처 부위를 조심스레 응급처치하듯 닦아낸다. 마치 응급실 침대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누군가의 찢어진 살갗을 꿰매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는 일에는 풀리지 않는 오래된 숙제가 있다. 밑색이 채 마르기도 전에 겉면이 얼추 굳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rOhNhP2frRMYGpSaLBzRkLrUwt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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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직관이 도착하는 곳</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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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7T01:06:46Z</updated>
    <published>2026-08-27T01:06:46Z</published>
    <summary type="html">김초엽 작가의 인터뷰를 듣다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소설 속 인물을 더 깊이 이해하려 애쓰다 못해, 그만을 위한 시점 인물을 새로 만들어내기도 했다는 이야기. 인물은 처음부터 완성된 체온을 가지고 태어나는 게 아니라, 작가가 그 윤곽을 다듬어가며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고유한 형태를 얻는다는 것.  마침 정물화를 그리던 참이었다. &amp;nbsp;상대적으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VThXvCUcWiB9pbaKMGHkZ4j96B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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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빛을 받아 적는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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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9T22:54:06Z</updated>
    <published>2026-08-19T22:54: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소리나 바람, 냄새 같은 것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표현하고 싶었다. 물론 그것은 어려운 과제였고, 자연스럽다는 듯이 나의 관심은 빛에게로 번져 갔다. 빛은 소리나 바람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표현이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그것이 온순한 대상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무언가를 본다는 행위는 이미 어딘가에 빛이 있다는 묵묵한 증거이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 그림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5UUFX-k6dQa3lJNPiIsxFKHAG9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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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랑, 마음, 열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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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00:55:07Z</updated>
    <published>2026-08-13T00:55: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영화 ⟨봄날은 간다⟩를 보면 그런 대사가 나온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혹은 어떻게 안 변하니. 사람들은 그 대사 뒤에 자꾸 각주를 달았다. 변한 건 사랑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나도 한때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맞지, 마음이 변한 거지.  근데 요즘은 좀 생각이 다르다. 사랑이랑 마음이 사실 같은 거 아닐까? 마음 없는 사랑이나, 사랑 없는 마음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8V4hYysgCXmhr2ofe4wugOxYnK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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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습관이라는 말 뒤의 조그만 진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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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6T01:32:06Z</updated>
    <published>2026-08-06T01:32: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일주일에 한 번 글을 쓰는 일이 이제는 습관이 되었다고, 나는 종종 그렇게 말하고 다닌다. 마치 아침에 이를 닦듯 수요일이면 자연스레 노트북을 여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러나 습관이라는 말 뒤에는 언제나 조그만 진실이 숨어 있어서,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매주 수요일마다 조금씩 가난해지는 중이었다. 글감이라는 통장의 잔고가.  처음엔 별걱정이 없었다. 그동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X5goCLCNvrEbpIs4lK_TEHkq_r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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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 자리로 돌아오는 밤 - 재료와 요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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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30T01:08:35Z</updated>
    <published>2026-07-30T01:08:35Z</published>
    <summary type="html">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나는 자기소개서와 비슷한 글을 쓰고, 포트폴리오의 이미지를 하나씩 바꿔 넣는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것은 어느새 계절처럼 반복되는 일이 되어 있었다.  누구도 나에게 그렇게 하라고 말한 적이 없다. 조언한 사람도, 권유한 사람도 없었다. 다만 지금의 삶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고 싶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as3ks6yXyj0f05vvaHPISUJyT0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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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벽의 질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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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3T01:40:53Z</updated>
    <published>2026-07-23T01:40:53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종종 시간의 질감과 깊숙이 맞닥뜨리곤 한다. 하루의 스물네 시간이 균질하지 않다는 것을, 각각의 시간대가 저마다 다른 촉감과 온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나는 몸으로 안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대 중에서 나는 유독 새벽을 좋아한다.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새벽은 첨예한 집중을 가능케 한다. 그 시간의 질감이 유독 보드랍기 때문이다. 세상이 아직 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HIQKEGhARj8ofiijgmiVz0X0Gl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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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분홍색 무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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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6T01:28:31Z</updated>
    <published>2026-07-16T01:28:31Z</published>
    <summary type="html">라디오에서 '문장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시인들이 서로의 마음에 주파수를 맞추며 공감하고 질문하는 시간이 한참 이어지는 동안, 내 캔버스 위의 그림도 어느덧 제 모양을 갖춰가고 있었다. 무언가에 지독하게 열중하는 순간만큼 기쁜 일도 드물겠지만, 이번에 그림이 그럭저럭 굴러간 건 순전히 내가 '납득하지 못한 공간'들 덕분일 것이다.  분홍색 물감으로 슥슥 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2JpQnjPFUzkv0N92mBldjPeLEl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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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리 없이 물러나는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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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9T01:19:47Z</updated>
    <published>2026-07-09T01:19:47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이가 드는 것은 천천히, 조용히 온다. 마치 겨울날 한 걸음 한 걸음 내게 느리게 다가오는 안개와도 같다. 처음에는 그것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다만 어느 날 문득 고개를 들어보면, 세상이 한참이나 멀어져 있음을 깨닫게 될 뿐이다. 전에는 날카롭게 느껴지던 수많은 경계들 &amp;mdash; 뜨거움과 차가움의 경계, 기쁨과 슬픔의 경계, 낯섦과 익숙&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qxMA4AYbBcLd1IvhbDwJrYCmbp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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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소와 도돌이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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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2T01:28:09Z</updated>
    <published>2026-07-02T01:28:09Z</published>
    <summary type="html">밑그림을 촘촘히 그리다가  붓으로 디테일들을 부벼서 뭉갠다  어제까지 뾰족하게 곪아 있던 염증의 핵을  겨우, 터뜨리는 오후  개운함과 불안이 한 몸으로 쏟아진다  무엇이 나를 이토록 흔드는지 보이지 않아서  모르겠다는 말 뒤에 숨기 싫어서  불안을 뒤집어쓰고 물처럼 울었다  커튼을 비집고 들어온 빛은  제 그림자를 단정하게 데리고 다닌다  빛은 갈수록 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aPWoPQkDZviBQPjW4SzoiRB4cv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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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완의 그늘 - 마음의 물을 주는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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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5T00:39:45Z</updated>
    <published>2026-06-25T00:39:45Z</published>
    <summary type="html">속도라는 건 아마도, 마음이 육체를 앞질러 가려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균열 같은 것일지 모른다. 세상은 자꾸만 보폭을 넓히라며 내 뒤꿈치를 밀어 올리는데, 내 안의 오래된 생각들은 한 땀씩 더디게 기어가는 바느질처럼 제자리를 맴돌 뿐이다. 그 더딘 걸음의 무게를 더는 견뎌내지 못할 때, 나는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각성 대신, 끈이 풀린 인형처럼 이완의 그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bb_7YMnXaCU85Zfk-556MLTJzB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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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작을 지워내는 시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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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8T01:23:47Z</updated>
    <published>2026-06-18T01:23:47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림을 시작하려면 언제나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준비라는 이름의 긴 복도, 복도라는 시간. 젯소를 발라야 하고, 발라진 젯소가 마르기를 기다려야 하고, 그것을 다시 서너 번 반복하는 일. 내 몸속의 뜨거운 피를 다른 온도로 번역하기 위해 기다려야 한다. 흰 캔버스 위에 곧장 붉거나 푸른 물감을 올려 얼룩지게 할 수도 있지만, 나는 배경이 될 색을 고르게 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T3OrjN-UkeJpR9peo-0MQpSdqf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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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이에 대한 몽상  - 다음을 마중 나가지 않는 행성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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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1T01:40:30Z</updated>
    <published>2026-06-11T01:40: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작업의 무더기와 다음 무더기. 전시와 전시. 그것들은 아주 오랫동안 나를 둘러싸고 있던 투명한 피치(pitch)였을 뿐이다. 삼 년 동안 오차 없이 흐르던 계획들이 어느 날 단번에 증발한다. 이제 나에게는 약속이 없고, 도달해야 할 영토도 없다. 물론 머지않아 새로운 계획이 생길 것이다. 또 다른 일정과 목표가 나를 다시 고정할 것이다. 그러나 그 잠시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tYVFJVeO63lb36ev_Rt-xPfeAf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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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투명한 버스와 울트라마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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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4T01:04:31Z</updated>
    <published>2026-06-04T01:04: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색에게도 저마다의 고유한 공식이 있다는 것을 안다 문장을 고르듯 색을 고르는 고백의 시간들 어떤 방정식은 그늘을 길게 드리우며 자신을 숨기고, 그중 블루의 공식은 풀이 과정 속에 너무 많은 침묵을 섞어두어 해석하려 할수록 자꾸만 미끄러진다는 소문이 있다  녹색의 문장들 속에 흠뻑 젖어 있던 나는 어느덧 블루의 세계에서 길을 잃고 만다 미로를 빠져나온 뒤에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K4Woet-0pK5cYO35nO5TburhiN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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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장 안전한 도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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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8T01:33:22Z</updated>
    <published>2026-05-28T01:33:22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랫동안 나를 가두고 유예시키던 전시가 비로소 막을 내렸다. 그것은 아주 긴 시간 동안, 나의 육체와 정신이 반드시 증명해 내야만 하는 단 하나의 당위처럼 내부 깊숙이 각인되어 있던 종류의 사건이었다. 문이 열린 뒤의 시간은 밀려드는 타인들의 무수한 음성과 주석들을 번역 없이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나날이었고, 그 기묘한 응시의 숲을 통과하는 동안 내 안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LcG%2Fimage%2FUzGyLlU2mNSXeTfnI65a6tFfUQ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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