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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깨작깨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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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pcsmundi</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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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천천히 오래, 관찰이 일이자 취미. 인지심리학을 전공하고, 논술강사를 좀 하고, NGO 단체에서도 일 좀 하다가 지금은 현장조사를 하는 공무원이 된지 11년차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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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9-07-13T14:02:5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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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닐우산 - 물건의 효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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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22:00:06Z</updated>
    <published>2026-10-06T22: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정 들기도 전에 잃어버리기 일쑤.  비 오는 날 가장 많은 사람을 지켜주다, 비가 그치자 마자, 가장 빨리 잊혀진다.  금세 찢어지고 금세 사라져도  누군가의 머리 위 조용히 펼쳐졌던 그 순간만큼은 우산 아래의 존재에게 가장 소중했던 것.&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05b%2Fimage%2FCioYXNhqJfcjnrEUNnxndvQ6Rj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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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린이 없는 어린이공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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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22:00:10Z</updated>
    <published>2026-10-04T22: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정기검진을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기 전, 한 시간이 비어서, 근처 커피숍 창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창밖으로 어린이공원이 내려다보였습니다. 마침 어느 기관에서 나온 사람들이 현수막을 길게 펼쳐 들고 줄을 맞춰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현수막 무리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에야, 그 공간의 실제 주인들이 보였습니다. 어린이는 단 한 명도 없는 공원의 노인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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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내버스 - 나의 BMW</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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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22:00:01Z</updated>
    <published>2026-09-29T2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말 없이 같은 속도에 몸을 맡긴다.  창밖 풍경은 검은색 창문에 비친 얼굴들에는 각자의 풍경,뒷모습에도 각자의 오늘이 담긴 듯 하다.  덜컹거리거나 흔들리는 순간만큼은 같은 경험 안에 있다.  &amp;quot;삐익~&amp;quot; 또는 &amp;quot;딩동&amp;quot;  내릴 사람은 내릴 준비를, 더 가는 사람은 다음 준비를 보이지 않게 하는 사이 벨이 붉게 빛난다.  내리기 전, 같은 흔들림 속에서 같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05b%2Fimage%2FntCoiBwNKoVEDiSJ8v7280r01y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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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반 바뀌 남는 허리띠 - 치우는 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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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2:00:04Z</updated>
    <published>2026-09-27T2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11월의 금정역. 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자 승강장 끝, 밀폐형 흡연 부스 안으로 재빨리 뛰어들었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안에는 두 사람뿐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부스를 청소 중인 어르신이었습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그의 몸이 아니라 몸이 없는 자리였습니다. 두꺼운 작업복 안쪽이 비어 있었고, 옷이 옷걸이에 걸린 것처럼 펄럭였습니다. 광대뼈가 높이 솟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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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버스정류장 - 그날 따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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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22:00:04Z</updated>
    <published>2026-09-22T2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 내리던 날, 추척거림이 모두의 마음을 적시는 날 서로를 모르는 서로가 같은 자리에 잠시 머무른 시간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이 태반, 몇몇은 하늘을 힐끔거리기도 했고,  우산 없는 사람, 말이 없는 사람, 서로 다른 고민을 품은 손들이 마음 속의 비를 피하고 있었다.  정류장 처마 밑에서 우리가 공유한 것은 조용한 시간과 빗소리 뿐.  서로가 서로의 불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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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5도 - 에필로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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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09:00:01Z</updated>
    <published>2026-09-22T09: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처음에 나는  우리가 시선을 잃어버렸다고 썼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우리는 시선을 잃은 게 아니라 아껴 쓰고 있었던 것 같다.   하루치의 눈길이 정해져 있어서, 그걸 다 쓰고 나면 저녁에 집까지 갈 힘이 남지 않을까 봐. 그래서 화면 안쪽으로 시선을 접어두는 법을 배운 것일 지도. 그건 무심함이 아니라 생존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다만 접어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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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1. 뚝배기가 남긴 자리 - 과천대로, 밤 9시 10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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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1T22:00:00Z</updated>
    <published>2026-09-21T2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라, 기어이 불이 꺼졌구나.'  9300번 광역버스를 타려고 늦은 퇴근길의 걸음을 재촉하던 중이었다. 무심코 던진 시선이 길모퉁이에서 멈췄다. 늘 진한 누린내와 뚝배기의 열기를 뿜으며 그 자리를 완강하게 지키던 양평해장국 과천점의 붉은 간판 아래가, 기묘할 만큼 고요했다.  유리창으로 다가가 보니 투박하게 붙인 하얀 종이 한 장이 가로등 불빛을 받아 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05b%2Fimage%2FSLrtbrqY2TgaPnkyKY4t6HO5qM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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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노란 바가지에 담긴 계절 - 나누는 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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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22:00:07Z</updated>
    <published>2026-09-20T22: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날은 새로운 노선으로 출근하던 길이었습니다. 9300번 빨간 버스가 도로 위에서 시간을 다 까먹었습니다. 오늘도 지각. 그러면 또 피 같은 반차. 급한 마음으로 앱을 켜고 시간을 계산해 봤지만 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반차를 냈습니다.  그 순간 아침이 여유로 가득 찼습니다. 얄팍한 마음이란 이런 것인지, 걸음은 금세 느려졌고 시선은 주변을 천천히 훑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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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화. 문 닫는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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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06:00:01Z</updated>
    <published>2026-09-18T06: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에 도서관 문이 잠긴다. 삼일장도 오일장도 아니고 한 달에 한 번이다. 그날 아침 나는 열 시까지 잤다. 일어나서 할 일이 없었다. 옷을 입고 나갔다.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갔다. 사람이 많았다. 다들 걸음이 빨랐고, 어디로 가는지 아는 것 같았다. 나는 백화점 앞을 두 번 지나가고 서점에 들어갔다가 아무것도 안 사고 나왔다. 세 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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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화. 상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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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06:00:01Z</updated>
    <published>2026-09-17T06: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1월이 되고 상권 형이 사흘을 나오지 않았다. 나흘째에 나왔다. 구두가 바뀌어 있었다. 새것은 아니고, 굽이 안 닳은 것이었다. 가방을 놓는데 지퍼 소리가 평소보다 길었다. &amp;quot;형, 어디 아팠어요?&amp;quot; &amp;quot;아니.&amp;quot; &amp;quot;사흘 동안 안 보이던데요.&amp;quot; &amp;quot;일 좀 했어.&amp;quot; &amp;quot;무슨 일요.&amp;quot; &amp;quot;창고. 아는 놈이 사람 없다고 해서.&amp;quot;   흡연구역에서 그는 담배를 두 개 연달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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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 나는 잡풀이 아니다 - 8번 출구의 느릅나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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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6T22:00:00Z</updated>
    <published>2026-09-16T2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청사로 난 조경수 대열을 따라 걷다 보면 발길을 붙잡는 기묘한 풍경 하나와 마주친다. 잘 가꾸어진 관목의 빽빽한 초록 지층을 뚫고, 전혀 다른 결의 이파리를 가진 연약한 가지 하나가 허공을 향해 길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정원사의 가위에 단정하게 깎인 측백나무와 주목나무의 군락 한가운데 제멋대로 솟아난, 조금은 발칙한 침입자다.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굽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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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화. 연필 자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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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6T06:00:01Z</updated>
    <published>2026-09-16T06: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네 시 반 흡연구역이었다. &amp;quot;여자실 45번 걔, 요즘도 나오나.&amp;quot; 보안관이 담배를 물면서 말했다. &amp;quot;누구요.&amp;quot; &amp;quot;삼 년 됐지 아마. 매번 필기에서 몇 점 모자란다던데.&amp;quot; &amp;quot;형이 그걸 어떻게 알아요.&amp;quot; &amp;quot;여기 오래 있으면 다 알아. 성만 모르지.&amp;quot; 행보관이 연기를 뱉었다. &amp;quot;그 나이에 삼 년이면 아직 괜찮은 거야. 나 봐라.&amp;quot;   여학생실 45번은 3년째 같</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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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신호등 - 숨돌리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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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5T22:00:06Z</updated>
    <published>2026-09-15T22: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빨간불이 켜진 순간, 도시는 잠시 사람에게 생각할 틈을 준다.  누구도 서서히 멈추는 법을 가르쳐준 적 없지만, 신호등은 늘 멈추라고 말해준다.  잠깐의 정지 속에서 나는 비로소 겨우 내 마음의 속도를 찾는다.  그리고 파란색으로 바뀌면 다시 힘차게 걷자며 긴 심호흡 후 다시 한 걸음 내딛는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05b%2Fimage%2Fg6VSlCqcNNrYQbnCcc-ff8i4r8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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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화. 인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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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5T06:00:00Z</updated>
    <published>2026-09-15T06: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후 두 시 사십 분. 출입문이 열리고 네 명이 들어왔다. 주황색 안전조끼에서 시멘트 가루가 부스럭거리며 떨어졌다. &amp;quot;여기 좀 앉았다 갑시다. 밖에 서 있다간 얼어 죽을 각이야.&amp;quot; 제일 나이 들어 보이는 사내가 입구 간이의자에 앉았다. 안전화가 바닥을 찍걱거렸다. 열람실 문 안쪽에서 고개들이 들렸다. 스무 개쯤. 다들 조금씩 몸을 돌려 이쪽을 보았다. 나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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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 이름을 불러주면 보이는 것들 - 청사역 8번 출구 대신, 조금 먼 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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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22:00:01Z</updated>
    <published>2026-09-14T2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전 8시 30분, 청사역에서 내리면 대부분의 발걸음은 가장 빠른 동선인 8번 출구로 쏟아진다. 나 역시 그 소용돌이 속의 한 명이었지만, 궤도를 이탈해 멀리 돌아가는 출구를 택한 지 두 달이 넘었다.   몇 분을 더 지불해야 하는 우회로.   그 길로 접어드는 순간 도시의 기계음이 한풀 꺾이고 묘하게 아늑한 고요가 내려앉았다. 사람의 발길이 드물어 생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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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화. 72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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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06:00:02Z</updated>
    <published>2026-09-14T06: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12월 26일 오후 두 시, 71번이 일어섰다. &amp;quot;제 태블릿 없어졌는데요.&amp;quot; 그는 크게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열람실 전체가 들었다.   처음 삼십 분 동안 사람들은 자기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다음 삼십 분 동안 하나씩 가방을 무릎 위로 끌어올렸다. 71번은 통로를 걸어 다녔다. 한 줄씩, 천천히. &amp;quot;저기, 죄송한데 가방 좀 볼게요.&amp;quot; &amp;quot;&amp;hellip;네?&amp;quo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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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붉은 벽돌길의 500원짜리 생명들 - 기르는 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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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3T22:00:09Z</updated>
    <published>2026-09-13T22: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오는 시간, 석남역 00출구 뒷편 골목은 언제나 조용합니다. 붉은 타일과 벽돌로 지어 올린 다세대주택들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고, 그 사이로 아직 그늘이 남아 있습니다. 상가와 거주지의 경계에 물린 한 집 앞에 노인이 서 있었습니다.  하얀 반소매 셔츠에 어두운 바지.  특별할 것 없는 차림새였습니다. 팔뚝은 유난히 희고, 소재 자락</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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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화. 몸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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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9-11T06: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3층 화장실은 소리가 이상하게 울린다. 환풍기가 덜컹거리고 그 소리가 타일에 부딪혀 두 배로 들린다. 열람실 조용한 것과는 종류가 다르다. 여기는 시끄러운데 아무 말도 안 들리는 쪽이다. 오후 세 시에 들어갔다가 봤다. 52번이 세면대 앞에 서 있었다. 늘어진 회색 티셔츠를 가슴팍까지 걷어 올리고, 배에 힘을 주고 있었다. 숨을 참는지 얼굴이 붉었다. 옆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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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화. 담배 세 개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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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9-10T06: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별관 뒤편, 붉은 벽돌담과 철제 펜스 사이에 흡연구역이 있다. 사방이 막혀 있어서 연기가 잘 빠지지 않는다. 스테인리스 재떨이에는 늘 물이 반쯤 고여 있고, 꽁초가 그 위에 떠 있다. 네 시 반이면 사람이 모인다. 깃을 세운 낡은 점퍼를 입고 복도를 돌아다니며 소음을 단속하는 남자가 있다. 보안관이라고 부른다. 자리에 앉으면 필기구 각도부터 맞추는 남자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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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 콩나물시루에는 물이 고이지 않는다 - 소만(小滿), 지하철역 계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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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22:00:03Z</updated>
    <published>2026-09-09T2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저께 내리던 비가 그쳤다. 아스팔트는 이미 말라 희끄무레한 얼굴을 드러냈고, 가로수 잎사귀들은 물기를 털어낸 자리에 연두색으로 빛을 바짝 올리고 있다.   절기로는 소만.   만물이 자라 가득 차오르는 계절이다. 햇살은 맹렬한데 아침 공기에는 아직 서늘함이 배어 있다. 계절은 채워지려 하고 공기는 비워지려 하는 그 경계의 틈으로 출근길의 발걸음들이 흩어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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