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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지금은 그냥 재미없는 회사원</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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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8-12-21T16:00:2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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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발리에서 생긴 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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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1T12:03:15Z</updated>
    <published>2026-07-21T12:03:15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직을 고민하던 때였다. 남는 것과 떠나는 것 중에 무엇이 더 남는 일일지 끊임없이 저울질해 보았지만, 그 어떤 확신도 얻을 수 없어 더욱 어지럽고 희끄무레한 나날이었다. 떠나기로 결심하고 그만두겠노라 동료들에게 고했던 날은 어땠나 하면, 지독하게 쌀쌀맞고 틱틱거리던 인간들이 왜들 그리 곰살맞은지 모든 것을 의심해 봐야만 했다. 그들은 원래 이리 따스한 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UapXwL5egA9aO9GEG6yOrnn3LS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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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 올레길 15번인지 16번인지 - 숫자는 남지 않은 길을 걸으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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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5T13:32:40Z</updated>
    <published>2026-07-05T13:28:45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언가 아주 잘못되어 떠난 여행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 몸이 가붓해서 걷지 않으면 안 되는 여행이었고, 지나는 풍경이 아름다워 때때로 멈출 수밖에 없는 여행이었다. 의자나 커다란 돌덩이가 보이면 잠깐 앉아 책을 읽었고, 잠깐만 눈을 감아야지 하다가 그대로 낮잠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다 한 번씩은 '집에 돌아가자마자 이불을 빨아야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0g1j88fldB4GEGI2Hy5egX-NJK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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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다에 다녀오는 길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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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7T14:35:10Z</updated>
    <published>2026-06-10T13:32:34Z</published>
    <summary type="html">누군가 강릉에 있다고 했다. 강릉은 아니, 동해바다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곳이라 정말이지 너무 샘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서둘러 핸드폰을 뒤적여 다음날 정동진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었다. 그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강릉이 아니라, 그렇다고 동해도 아니라 왜 정동진이냐고 하면 딱히 할 말은 없다. 좌석이 매진이기는 했다만, 그런 현실적인 이유라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mKs98TRfM0j3cMcwjztPItDv1T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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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델리행 우주선 - 2018.12.16</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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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1T14:30:27Z</updated>
    <published>2026-06-07T09:41:35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끼고 또 아껴두었던 곳으로의 여행이었다. 수만번 그리고 또 그려서 가보지 않았지만 이미 잘 알고 있는 동시에, 까마득한 그곳의 깊이마저 가늠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것은 하나의 도시라기 보다는 차라리 우주로 떠나는 여행이었다.  어깨를 뻐근하게 짓누르는 배낭은, 먼 우주에선 무용한 것이 뻔한 지구에서 쌓아둔 감정은 단순히 설렘의 무게이자 두려움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eBcq0Ge7kFuDSmiGwCHYCeVFTU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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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통의 부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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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1T14:00:18Z</updated>
    <published>2021-11-18T14:37: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프니까 청춘이다.  한낱 자기 계발 서적의 제목 따위를 조롱하는 무리에 나도 있었다. 그런 식으로 비웃고 책의 본질까지 폄하할 필요는 없었는데, 다들 그러는 것 같아서 나도 그랬다. 정말 아팠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아프고 또 아픈 청춘 한가운데에 있어서 나를 꿰뚫는 한 문장을 부정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는 아프지 않은 지금,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ZlO-i5ZML2v-fQ-QcIZ0rSVtkIA.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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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 부제 : 아무 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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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07:36:08Z</updated>
    <published>2020-12-29T11:35: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실은 사실이라 말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한 해 동안 적었던&amp;nbsp;모든 글들을&amp;nbsp;훑어보며 든 생각이다. 내리쬐는 방콕의 강한 햇살, 아니면 바라나시의 뿌연 먼지, 그것도 아니면 사파호를 둘러싼 야릇한 물안개 때문인지 내 모든 기억은 빛에 바래고 불투명한 것들에 갇혀 희미해져 가고 있다. 그래서 그것들은 내가 몸소 겪었지만, 사실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환상으로 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WO2QSdT8Y8uItKqO3AhlL3uPG3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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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물러 터진 단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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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09:53:24Z</updated>
    <published>2020-11-26T04:56: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서슬 퍼렇게 날이 선 바람이 불던 오늘 아침, 아파트 단지 앞에서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적이는 남자를 봤다. 왜인지 허리가 구부러진 초로의 남자는 구정물이 '뚝 뚝' 떨어지는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열고, 물러 터진 단감 두 개를 꺼내 자신의 자전거 바구니에 집어넣었다. 그 장면을 보고 나는 얼굴이 후끈 달아오른 채로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어제저녁 냉장고 한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pZbEZNO2QgTcdkgXH0cr1jzIZq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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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혼잣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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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07:38:56Z</updated>
    <published>2020-11-19T03:32: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이는 꽃이 좋다고 했다. 무수히 많은 꽃, 그중에서도 핑크색 코스모스가 가장 좋다고 했다. 꽃이 정말정말 좋아서 마구 꺾어다가 집으로 가지고 가고 싶다고 했다. 엄마의 표정은 점점 굳어져 갔다. 미간의 주름이 조금씩 깊어지더니, 결국에는 아이의 입을 틀어막았다. 공공장소에서는 조용히 해야 한다는 따분한 이유 때문이었다. 한적한 경의중앙선 지하철이 속도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ukml9B63k-Vd1t4Gqp3GqLo9a7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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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골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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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07:54:10Z</updated>
    <published>2020-10-19T14:21:23Z</published>
    <summary type="html">땅콩장수가 소리를 지르며 지나갔다. 그것은 '30분 후면 해가 집니다&amp;quot;와 같은 이야기다. 바닥에 널어놓은 짐들을 다시 배낭에 집어넣었다. 서늘한 공기가 머리에 맺힌 땀을 말렸다. 북인도의 한겨울 저녁은 생각보다 쌀쌀한 편이다. 얇은 겉옷을 꺼내 입고 좁다란 골목을 걸었다. 완전한 어둠이 찾아오기 전에 숙소에 도착하려면 쉬지 않고 계속 걸어야 한다.  골목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vDxvG33x-BerqOd95wqwnBC2pA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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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죽음 앞에서 조금은 담담해지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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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08:02:31Z</updated>
    <published>2020-10-15T02:18:14Z</published>
    <summary type="html">바라나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당연히 죽음이다. 나는 인도에 오기 전까지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다. 심지어는 장례식장도 한 번 안 가봤으니 말이다. 죽음은 매번 나를 피해 갔고, 언제나 먼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런 내가 바라나시에 도착한 지 일주일여 만에 수백 구의 시체를 봤으니, 충격을 받지 않는 게 더 이상한 일이겠다.  시체를 처음 마주한 것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uk1ikvvGCYHgRg0jaRT0uMJney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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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생강차 냄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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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8T09:46:09Z</updated>
    <published>2020-10-14T14:22:28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도꼭지가 열린 듯, 마음 한편에 감춰뒀던 감정들이 뿜어져 나오는 날이 있다. 바라나시에서 처음으로 비를 맞았던 날이 그랬다. 습기로 무거워진 공기 때문이었을까, 전날에는 반 정도 남아있던 감정이 그날 아침에는 바닥을 보였다. 나는 물에 젖은 종이 인형처럼 그지없이 축 처져서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를 들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해야 하는 일이 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RULUMzNr820p7C2Pll5eDQmq2r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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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람도 천천히 부는 곳 - 그리고 시간이 멈췄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곳.</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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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08:15:23Z</updated>
    <published>2020-10-08T02:25:38Z</published>
    <summary type="html">도로를 흔들던 경적 소리가 잦아들었다. 얼핏 바라본 창밖에는 자주색 승복을 입은 티베트 승려들과 커다란 불상이 있었다. 뻐근한 허리를 비틀며 택시에서 내렸다. 사르나트에 도착해서 처음 든 생각은 다름 아닌, 공기가 참 깨끗하다였다. 코를 찌르던 매연은 온데간데없었고, 쉬지 않고 타오르는 불기둥도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단지 숨을 쉬는 것만으로 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2GFERnDXMBaLqQUPi7rwWj0C15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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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름다우면서도 아픈, 슬프면서도 기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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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08:19:06Z</updated>
    <published>2020-10-06T02:3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커다란 숙박 명부에 이름을 적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amp;nbsp;사방이 파란 벽으로 둘러싸인 창문 하나 없는 방. 이 방이 내가 두 달 동안 지내야 하는 방이다. 불안한 마음에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좁은 방 곳곳을 살폈다. 그런대로 깨끗한 편이었고, 화장실도 이만하면 됐다. 딱딱한 매트리스에 사지를 쭉 뻗고 누웠다. 아슬아슬하게 천장에 매달린 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z3g1_7nrOp7kY7xfpNiiSct51m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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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랄 같은 깨달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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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08:23:20Z</updated>
    <published>2020-09-29T02:07: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시간이 흐를수록 다리의 떨림은 거세졌다. 완전히 새로운 도시에 떨어지는 시간이 캄캄한 새벽일 것이란 예상만큼 불안한 것은 또 없다. 피로에 찌든 몸을 수시로 비틀었다. 쉴 새 없이 시간을 확인했고, 오후 두 시가 되는 순간 선로에 끈적한 가래침을 내뱉었다. 고도의 불안함과 짜증이 밖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해두자. 화물 기차 한 대가 매연을 내뿜으며 플랫폼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GF6mfcbNeJXFXrlGOPa_fdtvPc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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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너무 느렸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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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09:54:12Z</updated>
    <published>2020-09-21T05:18: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난주, 서울에서 집으로 내려가는 기차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를 만났다. 갑자기 연락을 끊고 어딘가로 숨어버린 것이 미안하기도 해서 애써 모르는 척을 했는데,&amp;nbsp;그녀가 먼저 내게 아는 척을 했다. 한동안 서로의 근황을 살피는 어색한 대화가 오갔다. 나는 솔직히 지금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여기저기 떠도는 중이라고 말했고, 그녀는 작년에 공무원 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Tpcp__BVUJXAgPRLozFFDyCLOZ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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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무것도 없는 곳 - 모래를 담은 유리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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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1T14:27:02Z</updated>
    <published>2020-09-18T05:19:57Z</published>
    <summary type="html">흔들거리는 로컬버스 안에서 수염을 어깨까지 늘어뜨린 한 아저씨가 물었다. &amp;quot;윗동네는 뭐하러 가? 거기는 아무것도 없는데.&amp;quot; 나는 잠시 고개를 버스 천정으로 치켜들었다가 답했다. &amp;quot;윗동네에는 아무것도 없다면서요. 그게 좋아서요.&amp;quot;   1시간이 넘게 가다서기를 반복하던 버스는 한적한 시골길에 또 한 번 멈춰 섰다. 기사 아저씨는 시동을 끄고 담배를 물었다. 창&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gzx4jqqhkBOkVfOq4lvX3m_Ytv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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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가 뜨다 - 아무도 없는, 텅 빈, 공허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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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1T14:27:13Z</updated>
    <published>2020-09-15T03:53: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빈에서는 클림트와 그의 애인이 즐겨 찾았다는 어느 카페에 들렀다. 히틀러 역시 종종 드나들었다는 사실이 조금 찝찝한 느낌을 주었지만, 내게 미움받을 용기를 준 아들러도 단골이었다고 하니 적당히 공평하다. 고풍스러운 카페의 입구는 모피코트를 입은 아주머니들로 가득 차 있었다. '저 많은 코트를 밍크의 수로 환산하면 적어도 3,000마리는 되리라', '설마 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27ArF7tkwFE-19Vc9055wA73X6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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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싸구려 인간, 싸구려 여행 - 싸구려 숙소, 싸구려 여행, 그리고 그 안을 거니는 싸구려 인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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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1T14:27:30Z</updated>
    <published>2020-09-07T06:19:28Z</published>
    <summary type="html">8월 초의 칭다오였다. 온습한 바닷바람과 끈끈한 한여름의 공기가 엉겨 붙어서,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주룩 흘러내렸다. 여름은 꿉꿉함이, 땀이, 그래서 짜증이 치미는 것이 본래 마땅한 계절이나, 2017년 칭다오의 여름은 이전과도 견줄 수 없는 못마땅한 공기와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  내 숙소는 5.4 광장 근처에 있는 1박에 70위안짜리 싸구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o3jcBB-Mce-P7JdaYP2_pYpcAJ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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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못 부친 편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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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07:16:19Z</updated>
    <published>2020-09-03T03:51: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지근한 시간을 함께 해준 00에게  너를 처음 만난 것은 재작년 봄의 일이었는데, 어느새 계절은 두 바퀴 하고도 한 걸음을 더 나아가 다시 여름이 되었어. 날수로 따지자면 한 900일쯤이 지났겠네. 너와 떨어진 채로 보냈던 오전 10시가, 오후 6시가 벌써 900번이나 지났다고 생각하니, 새삼 어색한 느낌이 들어.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너는 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mrl9RwejcQ56g52kwE1Kjfi4rk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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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는 어디로 갔을까 - 기차 꼴등석과 5성급 호텔, 마지막으로는 망고 한 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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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7T07:16:32Z</updated>
    <published>2020-09-02T05:08:51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는 아마다바드로 가는 기차, 그중에서도 가장 비좁은 제너럴 칸 안에 있었습니다. 도착 예정 시간은 오늘 오전 4시였는데, 실제로 도착하는 시간이 오후 4시가 될지, 이튿날 오전 4시가 될지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불규칙하게 들려오는 코골이 소리와 비산식 화장실에서 새어 나오는 지독한 지린내가 새벽녘 기차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수백, 수천 명이 타 있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2j3%2Fimage%2FUpCQbhZ5vjZxHL1miLEnqz3aoE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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