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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장보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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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일상을 이야기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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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5-07-06T07:57:01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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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혼례를 마치며 - 현대식 전통 혼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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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9T07:59:13Z</updated>
    <published>2026-03-29T06:34: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조선 시대 여성은 남편을 따라 '시집'을 가면 한평생 친정 나들이조차 어려운 제한된 삶을 살았다고 한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모계 사회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우리나라의 오랜 혼습은 남성이 처가로 '장가' 드는 것이었다. 이를 '남귀여가혼男歸女家婚 '이라 불렀다. 조선 건국 후, 성리학자들은 결혼 풍습을 가부장 중심으로 고치려 했다. '주자가례'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itZSv_dCdujXqop5Mac5r_7JR4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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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현대식 전통혼례 - 현대식 전통혼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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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31T04:15:11Z</updated>
    <published>2026-03-29T06:04:26Z</published>
    <summary type="html">풀꽃 내음 감도는 결혼 전야, 새벽까지 이어진 폐백상 준비로 어둠이 내려앉은 한옥에 묘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아버지는 툴툴대며 밤을 깎고 있던 과도를 내던졌고 어머니는&amp;nbsp;마당에 신문지를 펴고 가스버너에 불을 올렸다. 아무래도 단출한 폐백상이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선선한 미풍이 불어오는 여름밤, 쪽빛 하늘 사이로 콩기름 유증이 퍼졌다. 그 사이 푸른 별이 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yzWwL0Dq-bjdXkjb-B6brq5_gv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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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대례상 - 현대식 전통혼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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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6T10:36:49Z</updated>
    <published>2026-03-22T04:56:03Z</published>
    <summary type="html">혼례 준비는 막바지에 이르렀고 마지막으로 남은 건 대례상을 차리는 일이었다.&amp;nbsp;대례상은 시대와 지역 별로 조금씩 다른 모습을 띤다. 한없이 호화스러울 수도, 반대로 소박한 여백을 그릴 수도 있다. 다만 음양오행에 따른 방위의 색 배치는 예외 없이 따라야 할 규율이다. 비과학적인 인식으로 가득한 한낮 속설이나 미신 따위로 치부하기엔 너무도 오랜 시간 한국인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YZo7Ele3kpWsWa4nTKt2eKMgdi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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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화와 생화의 기로에서 - 현대식 전통 혼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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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0T03:44:13Z</updated>
    <published>2026-03-20T03:44:13Z</published>
    <summary type="html">결혼 날짜가 다가올수록 머릿속에 막연히 그리던 미장센이 선명해지고 있었다. 작약이 가득한 한옥에서 모란도와 매듭장식 그리고 대례상을 사이에 두고 소박한 듯 화려하게 혼례를 치르는 모습이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그해 봄 옥상 정원에 작약 구근을 심었다. 초여름, 개화기가 다가왔으나 귀여운 새싹이 농익어 갈 뿐, 꽃은 봉오리조차 맺지 않았다. 나중에 알게 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HHLfCCvaTRshvS9WEydnQO8cy7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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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폐백을 위한 서사 - 현대식 전통혼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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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0T02:57:29Z</updated>
    <published>2026-03-20T02:47: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순항 중이던 결혼 준비에 회의감이 밀려들었다. 매일같이 쌓인 피로도 한몫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와 동떨어진 과거에 함몰된 건 아닌지, 다산과 기개와 절개 따위가 과연 동시대 결혼관에 들어맞기나 하는지, 산더미처럼 쌓인 대추와 밤을 마주하자 불현듯 현기증이 일었다.&amp;nbsp;그도 잠시, 혼례 전 상경한 친정 부모님과 폐백 상차림을 위해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두런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1vuSU7NyxH-Cgi4E9FeCWTPC2O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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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모란작약도 - 현대식 전통혼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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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8T06:15:45Z</updated>
    <published>2026-03-16T04:37:31Z</published>
    <summary type="html">혼례를 보름 앞둔 6월 초순. 혼례식 대례상 뒷면을 장식할 병풍을 물색하던 중이었다. 전통 혼례식에 자주 등장하는 10폭짜리 궁중모란도 병풍에 마음이 한껏 기울었지만 작은 한옥에 10폭의 병풍을 들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고심 끝에 사진 작업을 통한 모란도를 구상했을 땐 시기상 늦어버린 기운이 맴돌았다. 들판을 수놓은 모란 밭에는 김영랑의 시와 꼭 같&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T0BIS4HyMv3n2exNVt8a662JIE8.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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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현대식 함 보내기 - 현대식 전통 혼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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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6T04:05:59Z</updated>
    <published>2026-03-16T04:05:59Z</published>
    <summary type="html">함은 혼례를 앞두고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채단과 혼서지(婚書紙)를 담아 보내는 상자를 일컫는 말이다. 현대에 이르러 함 들이는 의식은 허례허식으로 치부되어 점차 생략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결혼식을 간소화하는 대신 전통 혼례의 의미를 되새기려 했다. 처음엔 생소하던 함이 의미를 알아 갈수록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함 속에는 단순히 물질적&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BaiIb3eo0KLpzcuop3HwBUAO7v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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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붉은 활옷과 녹원삼 - 현대식 전통 혼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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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6T10:43:20Z</updated>
    <published>2026-03-16T03:02:28Z</published>
    <summary type="html">혼례날이 가까워질수록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한옥의 시원한 대자리 위에서 전통 예복을 맞이한 어떤 날이었다. 순조의 딸 복온공주의 붉은 활옷과 청색 단령, 그리고 녹원삼과 보랏빛 관복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활옷은 궁중 복식으로 공주나 옹주의 혼례복이다. 조선 시대에는 복식으로 신분을 구분 지었다. 특히 왕가의 복식은 엄격히 규제되어 민가에서는 착&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aEtuiPJv_aIdKhFcMyJolgmfAT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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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반과 백자, 매듭과 금가락지 그리고 은비녀 - 현대식 전통 혼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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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02:43:05Z</updated>
    <published>2026-03-15T07:31:00Z</published>
    <summary type="html">01. 소반과 백자, 매듭과 금가락지 그리고 은비녀    내 이십 대 절반은 '한국예술학과' 학부생 소속이었다. 전통예술원보다 연극원 서사 창작 강의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말이다. 돌이켜 보면 전통문화를 깊숙이 파고들지 못한 후회가 밀려오기도 한다. 당시만 해도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접한 일상 속 사물과 정서를 그저 권태롭고 너저분한 것쯤으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64UT4TISQ98lcTq6SR5Ypar2iS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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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혼례에 앞서 - 현대식 전통 혼례_프롤로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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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02:28:12Z</updated>
    <published>2025-05-03T03:35: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조선인은 주자가례의 틀 안에서 일상을 영위했고 한평생 균열 없는 삶을 살았다. 관혼상제의 네 가지 의식은 한 인간의 일대기를 차곡차곡 그렸다. 성인식에 준하는 관례, 결혼식에 맞먹는 혼례, 장례식의 상례, 제사에 해당하는 제례가 그러했다. 송나라 주희라는 사람이 집대성한 규율이 인간의 정체성을 규정함에 따라 세상은 다소 단조롭게 흘러갔을 것이다. 점점 고착&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m_wpzxCK-DHb3vtpJSjoixY8m1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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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집을 고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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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02:22:53Z</updated>
    <published>2025-01-07T14:55:22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가 살고 있는 집은 1930년대 경성 거주민에게 본격적으로 분양된 &amp;lt;도심 주거형 개량 한옥&amp;gt;이다. 큰 필지를 쪼개 20평 형대로 분할한 땅에 정남향 &amp;lsquo;기역&amp;rsquo; 자 구조로 지어진 다섯 칸 한식 주택이다.  20세기 초,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세태 속에 경성은 기회의 땅이었다. 경성은 태풍의 눈처럼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주거 환경은 포화상태에 이른다. 사대문 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pZo57mE5ANMxi6WAB6TmdFwdH6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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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의 작은 부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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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9T07:44:34Z</updated>
    <published>2024-12-28T12:02:06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국 전통 민간 신앙에는 집을 수호하는 가신家神이 등장한다. 가신은 가족의 번창을 돕고 액운으로부터 구성원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중, 부녀자들이 부엌에서 섬기는 신이 있었으니 바로 조왕이다. 조왕신은 부엌이라는 공간을 정결하고 부정이 없도록 관장한다.  식민 피지배와 전쟁을 겪으며 전통문화와 급격한 단절을 경험한 한국 근현대 사회는 유구한 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epKzx-Jctjl0z9VXIMkZYLjShI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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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막다른 골목 끝 오른쪽 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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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9T07:21:30Z</updated>
    <published>2024-12-28T11:09: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서촌의 작은 한옥과 조우했던 2012년 봄. 나는 젊고 어리석었으며 오랫동안 제 주인을 찾지 못한 한옥은 볼품없이 위축되어 있었다. 일상의 갈림길에 서 있던 우리는 어린 시절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좇아 이 오래된 집에 발을 들였다.  마음이 가라앉는 기억을 떠올릴 때면 우린 여지없이 7살 이전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한다. 남편은 평택의 한식 농가 주택에서 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_SA6ogLXWq6Ry-U5F39-em76kW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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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늘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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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1-19T23:00:02Z</updated>
    <published>2024-10-15T05:12:24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을 어귀, 거대한 뿌리를 내린 당산목이 하늘을 향해 가지를 치켜세운다. 천지의 심장이 크게 한 번 요동친다. 거대한 뿌리만큼이나 얽히고설킨 잔가지가 신명을 향한다. 나무는 마을에 결계를 치고 삶과 죽음을 관장한다.  마을은 평화롭다 못해 권태로 가득하다. 나지막한 산지 아래 골짜기를 따라 들녘이 펼쳐지고 우물가엔 물이 흘러넘친다. 오목하게 내려앉은 개여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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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풋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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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0-15T05:27:01Z</updated>
    <published>2024-10-15T05:08: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장례 마지막 날, 소녀는 할아버지 허리춤을 붙잡고 자전거에 올랐다. 밤새 옅은 눈발이 소리 없이 내려앉았다. 병풍처럼 마을을 둘러싼 나지막한 산과 들은 새하얀 명주를 걸치고 벌거벗은 나무를 추켜 세운다. 할아버지 손끝을 타고 흰 종이 위로 흐르던 자획 字劃처럼 시커먼 나뭇가지가 이리 나부끼고 저리 나부낀다.  어느새 상중이라 쓰인 등불이 반딧불처럼 희미하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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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눈설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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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0-15T05:27:01Z</updated>
    <published>2024-10-15T05:07: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소년의 아버지가 세상을 뜨기 얼마 전부터 소년과 소년의 어머니는 창고로 쓰던 방에 잠자리를 마련하고 살았다. 소년의 아버지의 괴성은 하루에 다섯 번 정도 울려 퍼졌는데 먹을 것과 술을 갖다 달라는 외침이었다. 소년의 어머니는 소년의 아버지를 정성껏 돌봤다. 욕창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몸을 뒤척이고 갖은 죽을 끓여 먹이며 이가 다 빠진 그의 연명을 도왔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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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무서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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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0-15T05:27:01Z</updated>
    <published>2024-10-15T04:57: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첫서리가 내리자 큰어머니와 큰아버지는 도라지를 캐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이어갔다. 소녀는 들판이 그리워 큰어머니와 큰아버지 뒤꽁무니를 쫓았다.  &amp;ldquo;서리가 호박잎을 폭 삶아놨네&amp;rdquo;  지천에 널린 풀데기는 끓는 물에 데친 듯 축 늘어져 있었다. 하얗고 보란 별이 쏟아지던 도라지 밭은 온 데 간 데 사라지고 복숭아와 살구나무도 마른 잎을 떨구려던 참이었다.  일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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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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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0-15T05:27:01Z</updated>
    <published>2024-10-15T04:51:45Z</published>
    <summary type="html">달빛이 좋은 밤, 새로 태어난 달만큼 이지러진 달을 바라보며 소녀는 기대에 부풀었다. 소녀의 아버지가 머지않아 자신을 데리러 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큰어머니는 들에서 정성껏 추린 햅쌀을 포대에 옮겨 담고 있었다.  다음 날, 큰어머니는 작은 아버지를 앞세워 차를 타고 읍내로 나갔다. 소녀도 함께 길을 나섰다. 추석을 앞두고 문전성시를 이룬 방앗간은 마을 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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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날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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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0-15T05:27:01Z</updated>
    <published>2024-10-15T04:47: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소녀는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를 따라 매일같이 들로 향했다. 소년은 사나흘에 하루 꼴로 도라지 밭을 찾았다. 소년과 소녀는 계곡을 따라 산기슭 중턱으로 향했다. 시절은 하지에 이르렀다. 소녀의 할아버지가 심은 살구며 복숭아나무가 줄 지워 피고 지는 중이었다. 몽실몽실하게 차오른 도라지 꽃망울이 하얗고 보란 별꽃을 막 쏟아내려는 참이었다.  소녀는 여름을 바라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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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더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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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0-15T05:27:01Z</updated>
    <published>2024-10-15T04:45:07Z</published>
    <summary type="html">벽촌의 하루는 해가 뜨기 전부터 분주하다. 단잠을 포기할지언정 태양이 등 진 &amp;nbsp;사이 스멀스멀 올라온 냉습한 땅의 기운을 가만히 날려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동틀 녘 저무는 희미한 달빛에 기대 보이지도 않는 풀섭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온몸이 달아오른다. 나풀거리는 얇은 옷가지는 온통 땀으로 축축하다.  여름의 태양은 농사꾼에게 염치없이 일찌감치 떠오른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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