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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무심한 것들의 안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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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kimpyung</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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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거리의 낮은 곳, 말 없는 순간들을 바라봅니다. 사라지는 것들의 안부를 묻고, 무심한 장면에서 진심을 발견합니다. 천천히 걷고, 조용히 기록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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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8-08-22T09:40:1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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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행복의 시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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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3T09:00:07Z</updated>
    <published>2026-10-13T09: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카메라 한 대를 메고 세상을 떠돌던 시절, 나는 캄보디아의 씨엠립에 있었다.  처음 도착한 씨엠립은 나와 그다지 맞지 않았다. 혼잡했고, 찌는 듯이 더웠고, 끊임없이 따라붙는 호객에 금세 지쳤다. 더 큰 문제는, 내가 앙코르와트에도 별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씨엠립까지 와서 앙코르와트에 관심이 없다니 &amp;mdash; 지금 생각해도 참 나답다.  몇 달 전 그곳을 다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nxm65o8UTxWsH6srMq7GItQDyE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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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누구인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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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09:00:08Z</updated>
    <published>2026-10-11T09: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스무 살 무렵, 나는 이 질문을 참 많이도 했다. 나는 누구인가.  결국 나는 사라질 텐데 인생이란 부질없는 게 아닐까.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아니, 행복이라는 게 정말 있기는 한 걸까. 그 답을 오래 붙들고 있다가, 나는 어느 지점에서 어떤 오래된 생각 앞에 멈추어 서게 되었다.  인도의 성자 라마나 마하리쉬가 남긴 『나는 누구인가』라는 얇은 책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b6Y2dxA7G7_4tynvd9L0XaJNw2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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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갇힌 숨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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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09:00:09Z</updated>
    <published>2026-10-10T09: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행을 다니며, 그리고 이 땅에 돌아와 살며, 나는 갇힌 것들을 자주 보았다.  시장 한켠 철망 안에 서로 몸을 포갠 오리들. 삼단으로 쌓인 닭장 속, 깃털이 빠지도록 웅크린 닭들. 길가 뜬장에 담긴 채 팔려 가기를 기다리는 하얀 강아지들. 노란 차양 아래 쇠파이프 사이로 얼굴만 내민 소들. 나는 그 앞을 쉬이 지나치지 못하고, 자꾸만 사진기를 들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w1yXqnJ7APFG9SWUuVZPx6VO-o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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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해 겨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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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09:00:00Z</updated>
    <published>2026-10-04T09: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가 가장 꺼내기 싫어하는 기억이, 마음 저 깊은 곳에 있다.  수의대를 졸업하고, 나는 군대 대신 공중방역수의사로 세 해를 보냈다. 전공을 살려 방역 일을 하면 군 복무를 대신할 수 있는 제도였다. 훈련소를 마치고 충북 청주의 축산위생연구소로 발령받아, 세 해 동안 공무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공무원을 겪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긴 했지만, 솔직히 내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NmJVIU0rXPwQ0yyD6ODJdMZm7O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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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영혼의 무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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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9:00:00Z</updated>
    <published>2026-10-03T09: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동물들을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가끔 그들의 마음이 부러워진다.  적어도 내가 곁에서 보는 아이들은, 앞일을 미리 걱정하거나 지난 일에 오래 매여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저 언제나 지금, 자기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산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반가우면 온몸으로 반가워한다. 거기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생각해 보면 어린아이들도 꼭 그랬다. 내일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rKRNB9o1lb4zt0uAVS7abpmpmf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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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보는 법을 배우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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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9:00:01Z</updated>
    <published>2026-10-01T09: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가 조금이라도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어릴 때부터 거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외삼촌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내게, 무슨 일을 하든 좋은 마음으로 하라고 했다. 요리를 할 때조차 어떤 마음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어릴 때는 그 말이 조금 막연했다. 마음이라는 게 정말 어딘가로 전달되기라도 한다는 뜻인가 싶었다. 그런데 오래 살아 보니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nWC_kiql4zsdlMggQ6LI4DRF78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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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승과 저승 사이 &amp;mdash; 인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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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09:00:02Z</updated>
    <published>2026-09-29T09: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첫 여행지는 인도였다. 그리고 그 뒤로 수많은 나라를 떠돌고도, 나는 여전히 인도를 꿈꾼다.  여행을 오래 한 사람들을 만나 보면, 이상하리만치 다들 인도를 그리워한다. 멕시코의 어느 해변에서 만난, 인도를 세 번이나 다녀왔다는 네덜란드 여자도 그랬다. 우리는 설명하지 못하면서도 서로 이해하는 그 마음을 나누다가, 또 인도 이야기로 빠져들었다. 대체 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lWOm3TK0Qbdx69_cqd7j9WRXSV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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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불심과 동심 &amp;mdash; 미얀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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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9:00:01Z</updated>
    <published>2026-09-27T09: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행하며 나는 사원의 고요를 좋아했다. 그 고요 속에서 찍어, 유난히 아끼는 사진이 두 장 있다.  한 장은 미얀마의 어느 사원에서 찍었다. 나무 그늘 아래 긴 의자의 양 끝에, 진홍빛 가사를 두른 노스님과 어린아이가 앉아 서로를 가만히 마주 보고 있다. 부처의 마음(佛心)과 아이의 마음(童心) &amp;mdash; 그 둘이 한 화면에 마주 앉아 있는 게 좋았다. 가장 거룩&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oSEFtkc288NUgQoQ6w__P_-o0v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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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른, 다시 쿠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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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9:00:01Z</updated>
    <published>2026-09-26T09: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처음 쿠바에 갔을 때,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온 줄 알았다. 1950년대 미국 자동차들이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달리고 있었다. 영화 세트가 아니라 진짜 택시였고, 진짜 출근길이었다. 혁명 뒤 쿠바가 미국과 등을 돌리자, 미국은 쿠바로 가는 물건을 다 막았다고 했다. 새 차도 부품도 그 뒤로 못 들어와서, 그때 있던 차를 60년 넘게 고쳐 타는 것이다. 그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Nh6t69fTStdt7rloEmMCzK2mEd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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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 위의 개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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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09:00:01Z</updated>
    <published>2026-09-24T09: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행지에서 나는 늘 같은 잔소리를 들었다. 길거리 개나 고양이는 만지지 마세요. 피부병이 옮을 수 있어요.  옳은 말이다. 수의사인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데도 나는 잘 안 됐다. 병이 옮는 것보다, 다가오는 그 작은 것들을 그냥 지나치는 게 더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여행을 하다 보면 강아지들이 자주 나를 따라왔다. 인도에서도 그랬고 쿠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cHmnAIyaLPciCgI-5A3Nmywnwc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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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상 끝에서 &amp;mdash; 이스터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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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09:00:02Z</updated>
    <published>2026-09-22T09: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우연에 나를 던지는 걸 좋아한다. 계획을 세워 유명한 곳을 도장 찍듯 도는 여행보다, 아무 정보도 없이 낯선 상황 속으로 툭 떨어지는 쪽이 훨씬 좋았다. 그게 내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였다.  그래서였을까. 태평양 한복판, 가장 가까운 육지에서도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이스터섬 &amp;mdash; '볼 게 없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말이 오히려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JvLMxXk0droAaevsNNj_7z6NT7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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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진작가가 되고 싶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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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1T05:29:29Z</updated>
    <published>2026-09-20T09: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의대에 들어간 나는, 오래도록 방황했다.  내가 꿈꾸던 수의사의 낭만과, 눈앞에 놓인 딱딱한 학문 사이의 괴리가 너무 컸다. 그 틈을 못 견뎌, 나는 방학만 되면 가만히 있질 못하고 배낭을 멨다. 두 달 남짓한 방학마다, 여섯 해 내내 나는 배낭을 메고 어딘가로 떠났다.  그렇게 떠돌다, 나는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기록이었는데, 어느새 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l_Di9z5OWemHfjTCiS5iDu1Wa6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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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짱미, 그리고 이 책을 쓰게 된 이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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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9T09:00:01Z</updated>
    <published>2026-09-19T09: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원에만 오면 목이 터져라 짖는 강아지가 있었다. 짱미다.  공격성이라곤 전혀 없다. 그저 &amp;quot;나 여기 오는 거 싫어요&amp;quot; 하는 자기표현인데,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병원 근처부터 쩌렁쩌렁 들려왔다. 짱미가 도착하기도 전에, 그 짖는 소리만으로 온 직원이 &amp;quot;아, 짱미 왔네&amp;quot; 하고 알아챌 정도였다. 보호자 목소리도 안 들려 진료가 힘들 지경이었지만, 우리는 그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dxx5cd0YLWE6umoKc_PhSwjaco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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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랑이 이어지는 법 &amp;mdash; 로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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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09:00:04Z</updated>
    <published>2026-09-17T09: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로마는 어느 날 발작을 일으키며 병원에 실려 왔다.  내가 당직을 서던 밤이라, 그 아이를 처음 받은 것도 나였다. 요크셔테리어였고, 나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뇌 안쪽의 병이 의심되어 MRI를 찍었고, 진단명은 NME &amp;mdash; 괴사성 뇌수막염이었다. 뇌가 스스로를 공격해 망가뜨리는, 쉽지 않은 병이다.  보통은 예후를 길게 보기 어려운 병이다. 그런데 로마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iIjLFpYGTpSgUNGf00Ig4bANdn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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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하울이 대탈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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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5T09:00:04Z</updated>
    <published>2026-09-15T09: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하울이는 유기견 출신의, 유난히 겁이 많은 아이였다.  장염으로 입원을 하게 됐는데, 겁 많은 아이들이 대개 그렇듯 병원 안에서는 도무지 대소변을 보지 않았다. 그래서 직원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하울이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볼일을 보게 했다. 그런데 그날, 무엇에 그렇게 놀랐는지 하울이가 갑자기 가슴줄을 쑥 빼더니 &amp;mdash; 그대로 도망쳐 버렸다.  병원에 비상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bQ0zyw32vH_AAinQM0vfFeXFq6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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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전쟁터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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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3:28:55Z</updated>
    <published>2026-09-13T09: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동물병원은 늘 전쟁터다. 특히 24시 동물병원은 더 그렇다.  중환자가 끊임없이 밀려오고, 그만큼 끊임없이 아이들을 떠나보낸다. 실수 한 번이 용납되지 않는 일이라, 나는 늘 신경이 곤두서 있다. 수의사의 정신 건강 문제는 미국에서도 심각하게 다뤄진다는데, 그 말이 나는 조금도 낯설지 않다.  사실 나는 이 일에 잘 맞는 사람이 아니다. 워낙 걱정이 많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kQBuRZ3i8UbtArxX6jcsd-z2mD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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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스무 해, 혹은 백 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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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2T09:00:03Z</updated>
    <published>2026-09-12T09: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의사가 되면, 내 강아지만큼은 무조건 스무 살을 넘기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안 되더라.  동물을 진료하며 늘 마주하는 진실이 하나 있다. 이 아이들은 대개 스무 해 안에 죽음을 맞이하고, 그걸 막을 수 있는 수의사는 세상에 없다는 것.  그래서 나는 오래전에 마음을 고쳐먹었다. 죽음을 막는 게 내 일이 아니라면, 주어진 그 시간 동안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6YbnUzQD8MnX-sMzcqezv_RfYn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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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시, 집으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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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0T09:00:06Z</updated>
    <published>2026-09-10T09: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의사의 하루가 배웅으로만 채워지는 건 아니다.  유난히 기억에 남는 아이가 하나 있다. 병원을 갓 열었던 무렵, 폐렴에 걸린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우리 병원에 왔다. 주먹만 한 것이 숨을 힘겹게 몰아쉬는데,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개원 초라 집에도 잘 안 가고 병원에서 먹고 자던 시절이라, 나는 아예 밤낮으로 그 아이 곁을 지켰다. 보호자도 걱정&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2S0nIUpyE6asGQMUfQPajQYZhm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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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수의사에게 안락사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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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12:11:38Z</updated>
    <published>2026-09-08T09: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네 해 넘게 뇌 질환을 돌봐 온 말티즈, 콩이를 떠나보내던 날이었다.  안락사가 끝나고, 보호자는 무너지기 직전의 얼굴로 한참을 서 있었다. 그러다 &amp;quot;선생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amp;quot; 하며 이렇게 말했다. &amp;quot;콩이가 이렇게 오래 저희와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amp;quot; 방금 아이를 보낸 사람이, 정신도 없을 그 순간에 굳이 그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lvLq1BLKusi9ZY44bjU-nNjkMF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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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크리스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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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6T09:00:08Z</updated>
    <published>2026-09-06T09: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표정이 있는 얼굴을 좋아했다. 그래서 퍼그였다.  스물한 살 때, 부산 기장의 한 농가에서 9만 원을 주고 크리스틴을 데려왔다. 처음 본 그 아이의 얼굴은, 세상 억울한 일은 혼자 다 겪은 듯한 표정이었다. 그 억울한 얼굴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여자아이였고, 나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  스물한 살의 내가 아는 가장 예쁜 이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kA%2Fimage%2Ft-i-pryJ7ttXdcMJmOkEEdMXxq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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