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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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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사람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틀립니다.나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자꾸 틀립니다.그래서 틀렸던 걸 하나씩 들여다보고 있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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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8-04-26T09:26:0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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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괜찮아'라는 거짓말 혹은 초대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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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22:42:46Z</updated>
    <published>2026-10-10T22:42:46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괜찮아?&amp;quot; 친구가 물었다. 나는 대답했다.  &amp;quot;응, 괜찮아.&amp;quot; 익숙한 듯 매끄러운 대답이었다. 이 짧은 대답을 하는 데 1초도 안 걸린다. 그런데 정말 1초였을까. 반 박자쯤 늦었던 것 같기도 하고, 컵을 쳐다보며 말했던 것 같기도 하다.  친구는 나를 슬쩍 보더니 한 번 더 물었다. &amp;quot;진짜?&amp;quot;  들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5RBnq-3z_eb9nGLBbWV4UV1peL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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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울한데 왜 빵을 살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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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22:44:24Z</updated>
    <published>2026-10-09T22:44:24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때 '우울해서 빵샀어'가 밈이 되어 회자됐다. MBTI 판독기로 쓰이기도 했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을 때 '우울해서'에 반응하면 F, '빵'에 반응하면 T라는 것이다.나는 어쩔 수 없는 T다. 그래서 묻게 된다. 왜 빵일까.  탄수화물이 세로토닌을 올려서? 재미없는 답이다. 대화가 거기서 끝나 버리기 때문이다.  밈 속의 우울은 병이 아니라, 하루가 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Lgw10-ZzWgtSsXrg2XX5_5WYJK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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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슬기롭지 않은 선배생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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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22:44:08Z</updated>
    <published>2026-10-08T22:44: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땀을 뻘뻘 흘리며 우린 함께 국밥을 비웠다. 뚝배기가 식어 갈 때쯤, 그가 또 같은 말을 했다.  '이혼하고 싶어.'  근래 몇 달 동안 벌써 대여섯 번째 하는 말이다.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입안에서 문장 세 개가 연달아 일어났다.  하나는 &amp;quot;그래, 해라&amp;quot;였다. 다른 하나는 &amp;quot;그래도 애들 생각해서 조금만 더 참아 봐&amp;quot;였다. 둘 다 몇 달 전부터 입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tIMVdRfH-iZcISGqRWh4RyA9u9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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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산책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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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22:36:28Z</updated>
    <published>2026-10-07T22:36:28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냥 게으르게 걸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길가의 해당화와 초록 잎을 느끼거나 말거나 하면서. 보도블록 위에는 떨어진 버찌가 터져 보랏빛 얼룩을 남겨 놓았고, 나는 그걸 밟지 않으려고 피하다가 경쾌한 스텝을 밟기도 했다.  길 끝에는 벤치가 하나 있었다. 앉은 이유는 단지 거기에 벤치가 있어서였다. 앉아서 멍하니 상념에 젖다 오는 일이 몇 번 반복됐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A6B-8Z7auax_SgSrUnrad0RMqy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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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임원이 된 뒤, 그는 다른 사람이 됐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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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22:42:47Z</updated>
    <published>2026-10-06T22:42:47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는 이십 년 가까이 그런 사람이었다. 윗사람 앞에서는 항상 한 발 먼저 숙였고, 회식 자리에서는 상사의 잔이 비기 전에 채웠고, 지시가 부당하다 싶어도 토를 다는 법이 없었다. 후배들은 그를 보며 배웠다. 저 정도는 해야 인정받는구나.  그가 임원으로 승진한 날, 사람들은 그가 변했다고 말했다. 말투가 거칠어졌고, 사소한 실수에도 언성을 높였고, 자기 밑&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TMFLnKJWWR-ywoGwf6a9iltanb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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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가 살게요'라는 말 앞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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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22:42:30Z</updated>
    <published>2026-10-05T22:42:3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딸에게 미안한 일이 있었던 지인이 말했다. &amp;quot;밥은 내가 살게요.&amp;quot; 딸은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amp;quot;그럼 커피는 내가 살게요.&amp;quot;  그런데 그 한마디가 내내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너무 딱딱하지 않았을까. 말하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슬쩍 계산하는 편이 나았을까. 하지만 그러면 말을 안 하는 동안 상대는 나를 '얻어먹기만 하는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  말하자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sB9wZfBH4f53B7ObSpGl6ZWpQz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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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명절 식탁엔 박수가 없다 - 손절의 기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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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03:50:09Z</updated>
    <published>2026-10-04T22:35: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손절'은 잘 팔린다. 짧고 선명하고 편이 갈리지 않는다. 누가 잘못했는지 분명하고, 자신을 온전히 지킨 사람이 된다. 손절 이야기에는 어마어마한 응원 댓글이 달린다.  클릭 한 번으로 장면이 넘어가는 시대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이야기도 없다.  반면 이런 이야기는 어떨까. &amp;quot;그 사람이 잘못했다. 나도 잘못했다. 그래도 같이 지낸 시간이 있으니 다시 얘기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MYQr9KkJEyOWAlv6w7IFm5jACm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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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숨어도 흔들리고 드러내도 흔들린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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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22:41:20Z</updated>
    <published>2026-10-03T22:41:20Z</published>
    <summary type="html">1980년대 중반, 동네 여자아이와 골목에서 떠들고 있었다. 그 아이의 할아버지가 나타나더니 대뜸 아이의 뺨을 때렸다. 그리고는 머리채를 잡고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았다.  아이들은 폭력을 보면서 세상의 위계를 배웠고, 어른의 눈치를 보면서 행동을 배웠고,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 법을 배웠다. 그러니 우리 세대의 조심성이라는 것 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_0EVH8Ond1X1W3tIoAndfroctp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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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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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2T22:41:35Z</updated>
    <published>2026-10-02T22:41:35Z</published>
    <summary type="html">회사 동료에게 무심코 가정사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요즘 아내와 좀 서먹하다고, 별생각 없이 흘렸다.  며칠 뒤 다른 동료가 나를 위로하듯 말을 걸어왔다. &amp;ldquo;요즘 힘드시죠.&amp;rdquo; 나는 그 순간 알았다. 그 말이 어디서 왔는지.  화가 난 건 아니었다. 그냥, 말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 하나를 건넸을 뿐인데 왜 그렇게 후회가 됐을까. 아마 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hbtMQOY0M76L64aVkbfh0UU4Fp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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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mp;quot;그날 일이 있어서&amp;quot;라는 거짓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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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22:42:24Z</updated>
    <published>2026-10-01T22:42:2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그날 일이 있어서.&amp;quot;  친구가 모임에 오지 못한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도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를 알았을 거다. 나는 더 묻지 않았고, 친구도 더 설명하지 않았다. 아무도 파고 들지 않고, 아무도 진실을 확인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서로를 배려한다. 진짜 이유 대신,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를 하나씩 건넨다.  그런데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c03q0o3QiWAqc47poazngcQbEH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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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요즘 우리가 만나는 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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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22:38:24Z</updated>
    <published>2026-09-30T22:38: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한 소절만 불러도 멜로디가 이어진다. 그 시절을 통과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CM송들이다. TV를 틀면 모두가 같은 걸 봤고, 다음 날 학교나 회사에서 자연스럽게 그 이야기를 했다. 그런 공통의 기억들이 있었다.  요즘은 옆자리 동료가 어젯밤 무엇을 봤는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유튜브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FoKHNGUc7Y-cKtP-VhG2Oxa2dB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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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때로 나를 가두는 족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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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22:38:30Z</updated>
    <published>2026-09-29T22:38: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순이는 이성을 소개받을 때 지키는 원칙이 하나 있다. 상대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자기도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 매달리다가 상처받은 일이 몇 번 있었고, 먼저 마음을 보였다가 상대가 시큰둥하게 돌아선 적도 있었다. 그 시행착오 끝에 만든 규칙이었다.  그 규칙은 꽤 쓸모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규칙에 걸리는 사람이 나타났다. 나쁘지 않은 사람이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hYPVECav0H6n6OLINaqq5Ie-0m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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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가 다 해주면, 너는 내 편이 될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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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22:38:21Z</updated>
    <published>2026-09-28T22:38:21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는 이번에도 먼저 예약하고, 데리러 오고, 계산까지 끝냈다. 그녀는 매번 고맙다고 말했다. 그런데 만날수록 말수가 줄었다.  잘해주면 가까워질 거라고 믿었다. 밥을 사고, 부탁받지 않은 일까지 챙기고, 힘들어 보이면 먼저 나섰다. 좋아서 한 일이니 뿌듯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한쪽이 계속 채워주면, 다른 쪽은 고마움을 느끼는 마음이 서서히 무뎌진다. &amp;quot;&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TwKQidS8xZS-T5nJz-aELZ0lA6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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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브런치북을 발행해보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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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3:47:15Z</updated>
    <published>2026-09-27T23:45:32Z</published>
    <summary type="html">대략 5~6년 전부터, 무더위가 끝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지독한 알레르기성 비염에 시달렸다. 대충 한 달 간다. 얼굴이 울긋불긋해지고, 콧물이 줄줄 난다. 정신이 몽롱하고 재채기를 몰아서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나면 한겨울에 감기조차 걸리지 않는다. 거짓말 같다.  브런치북을 발행했다. 읽었던 글을 또 읽고, 썼던 문장을 지웠다 되살렸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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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행운이 배려를 건드릴 때 - 시간이 비추는 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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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2:35:01Z</updated>
    <published>2026-09-26T22:52:41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른 아침, 현관문을 나서고 나서야 비가 온다는 걸 알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우산은 이미 현관 밖에 놓여 있었다. 작은 행운이 반복되는 건 누군가의 숨은 배려 덕분일 수도 있다는 걸, 나는 더 많은 행운을 겪고 나서야 알았다.  아버지는 늘 새벽에 나간다. 아침에 집을 나서는 나는 가지런히 놓인 신발에 발을 넣는 일에 익숙했다. 아버지가 출장으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Aj5OxBH-Ks33lc-Pj6APC1ogYE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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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움 받을 능력 - 선의가 비추는 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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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2:35:00Z</updated>
    <published>2026-09-25T22:4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회의 중에 막혔다. 옆자리 동료가 몇 마디를 슬쩍 보탠 덕분에 흐름이 풀렸다. 그는 상사 앞에서 티도 내지 않았다. 난 회의가 끝나고 그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런데 자리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고마운데, 뭔가 걸렸다.  사람은 능력 자체를 미워하지 않는다. 나를 작아지게 만드는 능력을 미워한다. 내 일을 가로채는 선배는 밉겠지만, 방법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x30gzqE_k2vfJBy-maV1ri7AN_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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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허락받지 못한 조의 - 물건이 비추는 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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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2:35:00Z</updated>
    <published>2026-09-24T22:15:45Z</published>
    <summary type="html">흡연자로서 라이터를 두고 나왔다는 사실이, 집으로 돌아갈 만큼 중요한 시절이 있었다.  흡연 중독 단계를 평가하는 문항 중에 이런 질문이 있었다. &amp;ldquo;라이터를 두고 왔다면 당장 라이터를 구입한다.&amp;rdquo;  [예]라고 답하던 시절도 있었고, [아니오]라고 답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 시절 라이터는 늘 500원짜리였다. 길거리나 술집에서 나눠주던 것들. 없어지면 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m0y3sllo0wYCkGsUFyDTjy7jbX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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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문이 닫히면, 그제야 다시 싸운다 - 판정이 비추는 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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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2:35:00Z</updated>
    <published>2026-09-22T22:37:45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내와 다투다가도 초인종이 울리면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목소리를 낮춘다. 문을 열면 다른 사람이 서 있다. 웃으며 손님을 맞이하고, 차를 내오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대화를 이어간다. 손님이 돌아가고 문이 닫히면, 그제야 다시 아까 하던 얘기로 돌아간다.  예전에는 이것을 체면이라고 생각했다. 남에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것. 어쩌면 조금의 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Gqg40M8WJbZ7pdqw-U4hXWCevv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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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가 창피했던 걸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 시간이 비추는 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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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2:35:01Z</updated>
    <published>2026-09-21T22:42: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중2 때였다. 엄마가 맹장 수술로 입원했고, 나는 일주일 동안 예전 이웃집, 이제는 이사 간 친구네 집에 얹혀살기로 했다. 아버지가 작업반장이던 그 회사에서, 친구 아버지는 임원이었다.  그 집은 모든 게 반짝였다. 밥상도 화려했고, 방마다 뭔가 새것 냄새가 났다.  어느 비 오는 아침, 친구 엄마가 우산을 하나 내밀었다. 처음 보는 자동 접이식 우산이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tyBm4vAvLltmEPfmg6TkUYD-wE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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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영원한 수수께끼 - 여는 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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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2:34:59Z</updated>
    <published>2026-09-20T22:47:28Z</published>
    <summary type="html">딸아이가 대학생이 됐다. 여전히 난 답을 얻을 수 없는 질문을 품은 채 딸아이를 바라본다.  영영 알 수 없기에 우리는 영영 사랑할 수 있는 걸까 딸아이가 아직 기저귀를 차고 다니던 시절, 그 애가 내 앞을 지나치면서 지독한 냄새를 풍겼다. 난 서둘러 일어나 아이의 기저귀를 만지려 했다. '아인아, 응가 했어?' 딸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쿨하게 지나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xE4%2Fimage%2F2VfAR3RQp5eq4lAH7SESUF9C8h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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