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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시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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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일본어 번역가, 독립출판물 제작자</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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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8-02-16T13:14:13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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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호수에서 뱃길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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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7-20T03:54:42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사주에 큰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다. 연말연시에 무료 사주 풀이 링크를 발견하고 재미 삼아 본 적은 있었다. 사주를 공부한다는 친구에게 간단한 풀이를 부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심심풀이에 지나지 않았고, 한 번도 진지하게 귀담아 들어 본 적은 없었다.  그러다 작년, 되는 일이 하도 없어서 처음으로 사주라는 것에 관심을 갖&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j-komK_wHEho0yqE1m0Es9FE7K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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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진첩에서 건져 올린 오키나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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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5T22:09:13Z</updated>
    <published>2026-07-05T22:08:42Z</published>
    <summary type="html">클라우드 사진 폴더에 들어가 예전에 찍어 두었던 사진들을 다시 훑어본다. 나는 직접 찍은 풍경 사진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최근에는 새로 찍은 사진이 거의 없었다. 직장인인 된 올해는 주말에 사진을 찍으러 갈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사실 프리랜서였을 때도 나는 집 밖에 잘 나가지 않았고, 사진을 즐겨 찍는 편도 아니었다. 집에 하루 종일 혼자 있어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Dh8iBa4cQfyyuem0g7-WYGU3W5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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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인생의 디폴트 값</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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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3T22:10:20Z</updated>
    <published>2026-06-23T22:10:20Z</published>
    <summary type="html">바쁜 일이 얼추 마무리되어 8월 한 달 동안은 모처럼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았다. 이 여유를 그냥 흘려보내기 아쉬워, 그동안 시간에 쫓겨 손도 못 대던 그림을 서둘러 그리기 시작했다. 프리랜서로 살면서 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곧장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꾸물대다 보면 어느새 일감이 밀려와, 하고 싶던 일을 시작조차 못 한 채 또다시 정신없이 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1zLV8h-P8jcZ9Eu4b2m3_HXgFo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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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챗GTP와 나 2.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가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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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4T23:26:07Z</updated>
    <published>2026-06-14T23:26:07Z</published>
    <summary type="html">희한하게도 취업과 동시에 번역 일이 쏟아져 들어왔다. 2개월 동안 낮에는 직장 일, 새벽과 밤에는 번역 일에 시달렸다. 그러다 마침내 평화로운 개인 시간을 되찾았을 때, 나는 몹시 지쳐 있었다. 한동안 번역 일을 비롯한 그 어떤 일도 들어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더는 이른 아침부터 번역에 쫓기지 않아도 되었지만, 습관대로 일찍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oAUfcWCrsSl6frBrLQ_xWHbrcr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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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챗GPT와 나 1. 출장 전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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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4T23:26:44Z</updated>
    <published>2026-06-07T22:24:05Z</published>
    <summary type="html">늦깎이 사회 초년생으로서 여전히 고시원에서 지내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일보다는 당장 먹고사는 일을 더 많이 고민하는 나날이다.  그런 와중에 갑자기 해외 출장이 잡혔다. 의문의 일본 당일치기 출장. 아침 8시 40분 비행기로 도쿄 시내에 진입해 두 곳에서 연달아 회의를 마친 후, 저녁 8시 5분 비행기로 귀국하는 강행군이었다. 아무리 평일 오전이라 해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2JcEemuGHgQ-giV6IIWK59T1Py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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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예술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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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31T22:33:55Z</updated>
    <published>2026-05-31T22:33:55Z</published>
    <summary type="html">▲ 지금 회사에 입사하기 직전인&amp;nbsp;4월 말에 그리던 그림.&amp;nbsp;사실 완성은 아니지만,&amp;nbsp;어떻게 보면 완성처럼 보이기도 해서 그냥 공개한다.&amp;nbsp;돌이켜보면,&amp;nbsp;반대로 완성이라고 우겼던 작품이 오히려 미완성처럼 보이기도 했다.   칼럼을 기고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한 달에 적어도 두 번은 반드시 기고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었는데, 당시 나는 인생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aDr_hfTERLCi50K7KRYtkWduwF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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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치료의 끝에 기다리고 있었던 것&amp;nbsp;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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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4T22:45:16Z</updated>
    <published>2026-05-24T22:45: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작업은 항상 나를 구원한다. 힘든 현실과 다친 마음에 작업이 직접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놀지 않고 무언가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게는 큰 위로가 된다. 내 작품은 노동 집약적인 것이 많다. 전문 업체에 맡기면 간단한데도 굳이 손으로 만든다든지, 작은 그림 한 장을 그릴 때도 수많은 디테일을 추가한다든지. 혹사에 가까울 만큼 쉼 없이 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YquRyBGCeQCdIBu2GpgOaVMzcT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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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치료의 끝에 기다리고 있었던 것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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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7T23:00:59Z</updated>
    <published>2026-05-17T23:00:59Z</published>
    <summary type="html">언젠가 상담이 끝날 줄은 알았지만 그렇게 얼굴을 붉힌 채로 갑자기 끝나 버릴 줄은 몰랐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결말이었다. 장장 8년이나 거의 매주 만나서 별의별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다 나눴는데 갑자기 끝이라니, 허망했다. 이제 더는 의사를 만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는 내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잘 세팅된 가상 환경 속&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kBXTPKH9YcnMDQyIJ3JR85LRdy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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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치료의 끝에 기다리고 있었던 것 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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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0T22:33:56Z</updated>
    <published>2026-05-10T22:33:56Z</published>
    <summary type="html">프리랜서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회사에 다니지 않고도 십 년 넘게 잘 버텨 왔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내 페이스를 잃고 속절없이 흔들렸다. 그동안 잘못된 길을 걸어온 것만 같고 영영 그 잘못을 돌이킬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때마침 일감이 끊긴 탓이 크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8년간 이어져 온 정신과 치료에 급작스럽게 마침표가 찍혔기 때문이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zknWXFztNotv_sMpG-rWMTX30X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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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작업실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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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04T04:48:55Z</updated>
    <published>2026-05-03T22:43:54Z</published>
    <summary type="html">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나서 좀처럼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 캔버스 작업을 할 만큼 넓은 공간이 없었고 또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몰라서 막막하기도 했다. 그때는 그림을 그리는 일이 즐겁지 않고 숙제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현대는 그림 말고도 다른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작업할 수 있는 시대다. 나는 가만히 앉아 붓을 놀리는 것보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더 좋았다. 무엇&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jUPgq4-lAsgkqwHKZMQUAU7EEZ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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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작업실을 정리하며 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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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6T22:38:20Z</updated>
    <published>2026-04-26T22:35:18Z</published>
    <summary type="html">1월 31일은 작업실 계약 마지막 날이었다. 긴긴 설 연휴 동안 달력을 들여다보며 잊지 않고 마지막 월세를 보내기 위해 벼르고 있었는데 당일 아침 6시, 건물주에게서 문자가 왔다. 마지막 월세를 제외하고 보증금을 돌려줄 테니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건물주는 작업실 건물 위층에 살고 있었다. 그래서 갓 계약했을 무렵 매일 같이 작업실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bu1WgDaREh2Shjf-T2DOUhUkWC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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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작업실을 정리하며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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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9T23:01:28Z</updated>
    <published>2026-04-19T23:00:50Z</published>
    <summary type="html">얼마 전 만으로 마흔이 되었다. 말로만 듣던 사십춘기라도 찾아온 걸까. 이 나이 먹도록 이룬 게 하나도 없다는 패배감과 함께, 간간이 들어오는 일감에 만족하며 이대로 작업이나 하면서 살다가는 더 나이가 들었을 때 사회에서 설 자리가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몰려왔다. 아니, 아주 먼 미래를 내다볼 것까지도 없다. 바로 지금 이 순간, 겁도 없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MUmKBLRd10fGkp_dhKE83m0q0y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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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작업실을 정리하며 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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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2T22:26:54Z</updated>
    <published>2026-04-12T22:26:54Z</published>
    <summary type="html">작업실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계약 기간이 두 달 남은 시점이었다. 건물주에게 월세를 송금하며 문자로 계약 연장 의사가 없음을 알렸고, 그때부터 틈틈이 이삿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작업실은 일 년간 방치되어 월세만 나가던 상황이었다. 아직은 두 달간의 월세를 더 지불해야 했지만 조만간 헛돈이 나가는 일이 끝난다고 생각하니 일찌감치 해방감이 몰려왔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nqo91D_7-LGtNMckbI5qFUWOYW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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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배다리 헌책방 거리를 기웃거리는 토끼 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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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5T22:48:46Z</updated>
    <published>2026-04-05T22:48:46Z</published>
    <summary type="html">겁이 많은 탓에 마을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는 콘셉트의 &amp;lsquo;기웃거리는 토끼&amp;rsquo;는 아이러니하게도 차질 없이 모두와 만나기 위해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배다리 마을 사람들에게 다가가 허락을 구해야 했다.  작품은 나라는 사람을 주변과 연결시키는 좋은 매개체다. 자신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작품 뒤편에 숨어 은근하고 조심스럽게 세상에 다가간다. 하지만 작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hc6TVeiaR9h1nnqdkdJ3ppZyeN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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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배다리 헌책방 거리를 기웃거리는 토끼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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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9T22:50:43Z</updated>
    <published>2026-03-29T22:50:43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꽤 충동적인 편이다. 특히 창작에 관해서는 금방 솔깃해서 앞뒤 가리지 않고 무작정 달려든다. 장르를 가리지도 않는다. 동료 작가나 기획자에게 협업 제안을 받거나 그럴듯한 작업 계획이 번뜩이면 고민은 뒷전으로 미루고 일단 실행에 옮긴다. 이것은 나의 큰 원동력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모든 화의 근원이기도 하다. 막상 작업이 시작되면 미처 고려하지 못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oGM_hxGFzKI11P9qj9Hzpi6pPH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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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배다리 헌책방 거리를 기웃거리는 토끼 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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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2T22:59:50Z</updated>
    <published>2026-03-22T22:59:50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난 5월, 갑작스럽게 패치워크라는 문화 기획 단체로부터 작업 제안을 받았다. 올해 10월 동인천 배다리에서 열릴 거리 전시를 기획 중인데 설치미술 작가로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내용이었다. 나는 기획서를 보기도 전에 참여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배다리는 나와 조금 인연이 있는 곳이다. 내가 인천 토박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작년 한 해, 배다리에 작업실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TD89J0BGfgUnIllUgNfZok7iuL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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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딘지 모를 가장자리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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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5T23:00:16Z</updated>
    <published>2026-03-15T23: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올해는 일감이 없다는 말을 내내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는데 사실 아무런 일감도 들어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정말로 그랬다면 지금쯤 통장 잔고가 바닥나서 이렇게 방 안에 가만히 앉아서 평화롭게 글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본업으로 삼고 있는 분야의 일감이 끊겼을 뿐이다. 신기하게도 부수적인 일감은 간간이 들어와서 어떻게든 생계를 꾸릴 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kof6jrUb009cPg807I5FJrTgb0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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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여름 오후의 산책로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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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8T23:25:29Z</updated>
    <published>2026-03-08T23:25: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전히 일감 없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일감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한편으로 날마다 아파트 단지 안 산책로를 한 시간가량 걷는 나의 오랜 습관을 착실히 유지하고 있다. 요새는 지루할 만큼 긴긴 하루 중에서도 유독 지루한 오후 시간대를 때워 없애기 위해 가급적 오후에 걷는다. 오전에 늘어져 있다가 오후에 걷고 저녁에 다시 늘어져 있는 스케줄이 그럭저럭 괜찮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VPDT60bEsoTUo6x-Z_AjBDxkJ-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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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둘레길의 악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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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2T10:19:21Z</updated>
    <published>2026-03-02T10:19:21Z</published>
    <summary type="html">매일 아파트 단지 안의 산책 코스를 세 번 왕복한다. 한 번 왕복하면 20분쯤 걸리므로 세 번 왕복하면 한 시간이다. 거리로는 6km 정도, 걸음 수로는 7천 보 정도다. 날마다 이만큼 걸은 지 벌써 십 년이 훨씬 넘었다. 이제 산책은 내게 밥을 먹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과가 되었다.  미술을 전공했지만 나의 주 수입원은 번역인데 올해 들어 일감이 뚝 끊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spysPNkelfkipLCBUVQkW-Ffrh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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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발로 그리는 그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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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3T10:28:21Z</updated>
    <published>2026-02-23T10:28:21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술 대학에 갓 입학했을 무렵 전공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amp;quot;그림을 발로 그려라.&amp;quot; 많이 봐야 배울 수 있으므로 이젤 앞에 앉아서 자기 그림만 그리지 말고 많은 전시장을 발로 찾아다니며 다른 사람의 그림을 많이 보라는 의미였다. 한동안 그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실천했다. 재학 중에는 물론이고 졸업하고 나서도 관람 계획을 촘촘히 세워 인사동으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96W%2Fimage%2FtXMbIgsRcFsDwxrmMVIgGB-jFM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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