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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적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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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napurta</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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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모란' 이라는 이름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어요. 훔치고 싶은 문장을 파는 가게를 운영 중입니다. 프로필은 당신과 나 사이엔 너무 긴 설명이죠?</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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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7-10-14T01:29:38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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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땅을 짚은 사람 - 산책하는 사람들에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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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02:09:38Z</updated>
    <published>2026-10-10T02:09:38Z</published>
    <summary type="html">걷던 발을 멈추었다. 서늘한 가을 산책로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입김이 눈앞을 가렸다가 사라졌다. 그가 멀어지고 있었다.   그는 한참 뒤에야 돌아보았다. 나는 다가가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로 바람이 지나갔다. 그의 어깨가 작아지고 발자국이 흐려졌다. 마침내 그는 풍경의 일부처럼 보였다.  길가에 지팡이들이 서 있었다. 하나는 기울어졌고, 다른 하나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BmR7JhaIih2-Ee5eWxkF29bMzl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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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물을 기억하는 쇠  - 녹슨 교각을 건너는 그대를 위한 설명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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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0:46:24Z</updated>
    <published>2026-10-07T00:45:18Z</published>
    <summary type="html">https://www.youtube.com/watch?v=bkhso0Re_y8&amp;amp;list=RDEMUFtInaqgCsqPYEg_BNw6_w&amp;amp;index=2    녹슨 철교 교각을 한없이 본 적 있었다.   강물 가까이 내려가 보면 쇠는 생각보다 붉습니다. 빗물이 흘러내린 자리를 따라 녹물이 가늘게 굳어 있고, 손톱으로 긁으면 붉은 가루가 묻어납니다. 손톱 밑으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igMikqQdD9IHWwVCXinY6-senBI" width="499"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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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필로그 - 얼음뼈-목련과 낙엽이-라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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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5T11:02:02Z</updated>
    <published>2026-10-05T01:08:03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로수는 아직 푸르렀다. 잎사귀가 너무 멀쩡해서 낙엽이라는 말은 조금 뒤에 와야 할 것 같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잎들이 한꺼번에 뒤집혔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 밑을 지나는데 작은 열매 하나가 운동화에 밟혔다. 껍질이 터지고 미끈한 것이 바닥에 번졌다. 가을은 아직 오지 않은 것 같았다.   지난봄에는 목련이 피는 것도 못 보고 지나갈지 모른다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qrTmqyFTXgjeKMalVsazmFj_kS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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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꽁치의 방향 - 좋아한다는 말을 아직 배우는 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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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0:37:54Z</updated>
    <published>2026-10-03T00:37:54Z</published>
    <summary type="html">https://www.youtube.com/watch?v=QuMzUXPEPRM S가 생각났다.  자, 넌 꼼짝 말고!! 두 손 탁자에 올리고 그대로 멈춰.  S는 접시 위의 꽁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숟가락 끝으로 등을 한 번 눌렀다. 바삭하게 갈라진 껍질 사이로 뜨거운 기름 냄새가 올라왔다. 고소하다고 하기에는 조금 비리고, 비리다고 하기에는 배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B-0gIfDOePuJ2Kini55pmJegd6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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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느 가을날의 촉감 - 조금 더 바삭해졌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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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2T00:51:54Z</updated>
    <published>2026-10-02T00:51:54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을 햇살은 바삭한 소보로 결처럼 살에 닿을 때마다 툭툭 부서졌어요.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지문 골마다 가루가 스며들 것 같았죠. 길가에는 마른 낙엽이 잘게 부서져 붙어 있었어요. 발을 떼면 신발 밑창을 따라오고, 한 번 더 밟으면 얇게 눌렸죠. 바닥이 자꾸 발바닥을 기억했어요.   골목으로 들어서자 담벼락에 손을 짚었죠. 그늘에 묻힌 벽돌은 이가 시릴 만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teDclPKO6MYRtBdUnfmsJoX1Zi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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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장 깊이 눌린 곳 - 타인의 마음을 함부로 열지 않는 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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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10:19:07Z</updated>
    <published>2026-10-01T09:33:55Z</published>
    <summary type="html">창가에서 두 번째 자주색 벨벳 소파다.            아침 열 시, 여자가 앉는다. 가방을 세워놓고 엉덩이를 깊숙이 밀어 넣는다. 두 발을 모으고 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싼다. 휴대폰을 꺼내려다 이어폰 줄이 가방 끈에 걸린다. 몸이 앞으로 꺾인다. 줄을 풀어내는 사이 휴대폰이 허벅지와 소파 틈으로 미끄러진다. 손목까지 집어넣어 꺼낸다. 여자는 한 번 웃&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tzb7A-udxE4_tGiYOad3Us-7ak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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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의 압박 - 그날 그의 등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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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01:07:55Z</updated>
    <published>2026-09-30T01:07:55Z</published>
    <summary type="html">삼킬 수 없는 가을이 있다. 식도를 지나야 할 풍경이 기도로 순식간에 넘어갔다.  목구멍 어딘가에 단단한 것이 걸려 물을 마셔도 내려가지 않고 침을 삼켜도 그대로인 날. 은행잎 하나가 목젖에 붙은 것처럼 노랗고 얇은데 이상하게 무겁다.            아침부터 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현관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스쳤다. 계단 난간의 금속이 손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V3TWXBXXUGLHHXQ-UPgzMSfP87A" width="44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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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누구나 뚜껑을 열고, - 아무도 알아채지 못해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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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00:43:47Z</updated>
    <published>2026-09-29T00:43:47Z</published>
    <summary type="html">https://www.youtube.com/watch?v=jIrdQptsJts&amp;amp;list=PLppVAByvRddUENQPuuFFhhGtTA12ienLJ&amp;amp;index=8    그의 집은 오래 모아둔 것들로 가득했다. 비스듬히 열린 문 사이로 오후의 빛이 들어왔고, 먼지가 그 빛 속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장롱, 한쪽 다리가 짧은 의자, 빛바랜 사진, 쓰다 만 연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m-m0BzCW8rdVoPDJ3PUdSYYgiBM"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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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해, 폭풍전야 - 아직 물에서 나오지 않은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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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00:13:33Z</updated>
    <published>2026-09-28T00:13: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친구 J가 운영하던 칼국수집 이야기는 다음에 해도 될 것 같아요.  J가 사해에 대해 이야기한 건 꽤 오래전 일이었을 거예요.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곳 중 하나라고 했죠. 물은 흘러들어오지만 바다로 빠져나가는 출구는 없고, 증발하면서 물은 줄어들고 염분과 광물만 남는다고 했어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사해가 어떤 곳인지 잘 몰랐어요. 어쩌면 죽음처럼 멀리 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faVIwW7n-ErUpuiUjOfpACTYs7c" width="499"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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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남은 것들의 연금술 - 수치스런 추석연휴의 마녀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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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0:06:25Z</updated>
    <published>2026-09-26T00:06:25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확이 끝났으니 친척들이 모였다. 밥을 하고 고기를 굽고 술을 마시며 올해 농사가 어땠는지 떠들었다. 마녀는 혼자 전을 끝없이 붙였다. 허리를 펼 수 없을 만큼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지만 어떤 대답도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다. 명절은 마녀사냥보다 친척들이 더 무서웠을지도 모른다.   송편   깨송편 세 개. 콩송편 두 개. 밤송편 하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3MBhKYVNFHPZ9CM4zsnp8YEfmx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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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느리게 참을 수 없이 느리게 - 네가 읽고 나면 나만큼 게을러져 있도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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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09:47:36Z</updated>
    <published>2026-09-24T09:47:36Z</published>
    <summary type="html">추석 전날이었다.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지만 일어나지는 않았다. 창밖이 조금 밝아지는 것을 보다가 다시 눈을 감았다. 오늘은 늦어도 된다. 갈 곳이 없었다. 오라고 한 사람도 없었고, 가야 할 곳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 날이었다.   그런데 마음이 편했다. 조금 더 누워 있다가 일어났다.  냉장고를 열었다. 물 한 병과 달걀 두 개, 오래된 김치가 있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rlqx3oIGVCQewwUyPeckxhymt_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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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얼음뼈 - 이름 없는 움직임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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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00:27:03Z</updated>
    <published>2026-09-23T00:27: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처음 그림을 그릴 때 수많은 뼈 이름을 외웠다. 쇄골, 견갑골, 상완골, 요골, 척골. 이름만 외운 것이 아니었다. 그 뼈가 몸 어디쯤에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붙어 있는지. 팔을 어디까지 들어 올릴 수 있는지. 무릎은 몇 도쯤 굽혀지는지도 함께 외웠다.   사람을 그리는데 사람보다 뼈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팠다. 의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gRvv5KjaN7RyOCpAr5L5mliJqGI" width="24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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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문장이 오기 전까지 - 갈아먹고, 삼키고 웃었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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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01:41:42Z</updated>
    <published>2026-09-22T00:57:46Z</published>
    <summary type="html">눈물이 났어.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났어. 식도가 부어서 물 한 모금 삼키는 것도 너무 아팠는데 며칠 뒤에 검사가 있어서 뭐든 먹어야 했어. 살고 싶었거든. 그래서 갈아먹었어. 한 모금 갈아먹고 쉬었어. 다시 갈아먹었어. 또 갈아먹었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갈아먹었어. 벽을 짚고 냉장고까지 갔어. 냉장고 문을 열고 하나씩 꺼냈어. 갈았어. 먹었어. 다시 갈았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s3I9RWeTiMaj5J-3KaK5o24WSp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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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 치수의 계절 - 소매 끝에서 발견한 가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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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1T00:28:50Z</updated>
    <published>2026-09-21T00:28:50Z</published>
    <summary type="html">https://www.youtube.com/watch?v=iXQUu5Dti4g&amp;amp;list=RDEMo1pnOuN0J4ZzmIfrwxpP0w&amp;amp;start_radio=1&amp;amp;rv=Qr0-7Ds79zo   셔츠 소매가 자꾸 손목을 덮었다. 아침, 창틀을 비껴 들어온 빛이 식탁 모서리에 걸렸다가 그의 팔등으로 옮겨갔다. 흰 셔츠가 누렇게 떠 보였다. 팔을 내릴 때마다 소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Bf18RNgqfOFlkHpn0_18p7FowV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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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종이의 뒷면 - 문장을 버리고도 살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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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01:00:46Z</updated>
    <published>2026-09-20T01:00:46Z</published>
    <summary type="html">https://www.youtube.com/watch?v=u7ktfHM7rFo&amp;amp;list=PLHJzOv1LoKSl6D5bEpmRlAwi29YS9RFoE&amp;amp;index=6 밤 열두 시가 넘어 책상 위 전등 하나를 켰다. 빛이 종이 한 장과 식어버린 커피와 반쯤 닳은 지우개를 차례로 밝혔다. 연필 끝이 종이를 긁었다.  보고 싶었다. &amp;lsquo;고&amp;rsquo;의 받침을 한 번 더 눌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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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 얼굴 아래 - 잘 지내는 사람에게는 손목이 없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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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9T00:43:53Z</updated>
    <published>2026-09-19T00:36:5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에 면도를 하다가 잘 지내는 사람의 얼굴을 빌렸어요. 거울 속 남자는 턱이 말끔했고 눈 밑도 생각보다 괜찮았죠. 입술만 조금 늙어 있었어요. 면도기를 내려놓았어요. 이 정도면 됐죠. 잘 지내는 사람은 이 정도면 되니까요.  현관문을 여는데 공기가 한꺼번에 밀려들었어요. 신발장 위 영수증들이 벌떡 일어났죠. 한 장은 계단으로 날아가고 한 장은 발등에 붙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9cZXtbCkaS78aOLl1aBbeThUEg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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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산 안쪽 - 모르는 동안 가장 아름다웠던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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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00:25:53Z</updated>
    <published>2026-09-18T00:25:53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지막으로 우산을 펼친 게 언제였지. 그해 가을은 비도 오지 않았는데...   현관 앞에 세워둔 우산을 바라보다가 온종일 젖어 있었던 가을을 떠올렸어. 우산은 접힌 채 오래 서 있었고, 검은 천의 주름 사이에는 마른 먼지가 얇게 끼어 있었지. 손잡이 끝에는 누군가 급하게 벗어놓은 머리끈이 걸려 있었어. 나는 그것을 풀어내지 않았어. 우산을 펼치면 무언가 쏟&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QuCXDejvAy5IWOPH43syaGdV67U" width="48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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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mp;nbsp;두고 왔다 - 너무 가까워서 듣지 못한 말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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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9-17T01:09:56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을 바다에 빠졌을 때, 나는 손가락 끝이 하얗게 부풀어 오른 것을 보고 웃었다. 물속에서 웃으니 입 안으로 바닷물이 밀려들었다. 기침을 하자 웃음과 바닷물이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멀리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파도가 이름을 잘게 찢어 모래 쪽으로 밀어냈다.   그날 저녁, 너는 식탁 위의 접시를 치우며 말했어.   요즘 좀 이상하지 않아?   창문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unZxFPfuLQpedagKjQH7y0HBI4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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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콘트라포스토, - 누군가의 무게를 알아주는 일이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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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6T00:47:05Z</updated>
    <published>2026-09-16T00:47:05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을 아침, 미술관에 들어갔다. 문이 닫히자 바깥의 차가운 공기가 등 뒤에 남았다. 손을 비비며 전시장 안쪽으로 걸었다. 관람객은 많지 않았다. 바닥을 닦은 냄새와 오래된 나무 난간에서 나는 마른 냄새가 섞여 있었다.  조각 앞에 멈췄다. 한쪽 다리는 곧게 뻗어 바닥을 누르고 있었고, 다른 다리는 무릎을 느슨하게 풀고 있었다. 허리는 한쪽으로 돌아가고 어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0rmeHAfFTIzYQTVp6kXtnMT604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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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랍장에 비 내리고 - 닫아두고 안을 들여다보는 오래된 마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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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5T00:50:52Z</updated>
    <published>2026-09-15T00:50:52Z</published>
    <summary type="html">네가 가끔 어떤 계절을 좋아한다고 말했던 일이 생각난다. 비가 내리던 저녁이었다. 창문에 붙은 빗방울이 느리게 흘러내렸고, 식탁 위에는 마시다 만 커피가 식어가고 있었다. 너는 컵을 두 손으로 감싼 채 바깥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묻지 않았다. 묻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때 네가 입고 있던 옷의 색이 아직도 기억&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r3L%2Fimage%2Fb-0PbfxHXLH9NuLJsnrkjDTlj3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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