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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방송국에서 일하고 있어요</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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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7-09-14T00:41:35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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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불상, 서책, 시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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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12:03:48Z</updated>
    <published>2026-10-11T08:24:55Z</published>
    <summary type="html">동궁전의 오후에는 질감이 있었다. 이따금 내정을 오가는 궁인들이 아니라면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이 적막하기 그지없는 시각.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부스스 소란스러웠다. 해가 정수리 위에까지 오르고 모두가 깨어있는 사이, 전각은 오히려 잠든 듯 웅크려 누워있었다. 창가로 비치는 햇빛이 길게 늘어져 마루 색을 달리했다. 연약한 바람이 장막을 스치는 동안 양녕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fPE%2Fimage%2FsFhdjjBlMcJDfjwEifjTluSj5W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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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편곤, 용상, 동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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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9:46:51Z</updated>
    <published>2026-10-04T09:17:19Z</published>
    <summary type="html">바깥에서 낮고 긴 대라 소리가 들려왔다. 소라로 만든 나발에서 시작된 공기의 떨림이 양녕에게까지 닿고 있었다. 높낮이 없이 하나로 이어지는 투박한 음색. 파루를 치기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각, 밤공기를 타고 날아오는 그것은 탁한 기운 하나 없이 선명했다.  괴성이 멈췄다. 당장이라도 부서질 듯했던 문이 고요를 되찾았다.  날숨이 희미하게 흔들렸다. 기약 없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fPE%2Fimage%2FwP3GNST4Gk_5hVQo9TEaGhp5iQ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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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신당, 횃불, 경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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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13:59:56Z</updated>
    <published>2026-09-29T11:48:40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신당에 가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기거라.&amp;rdquo;  어떻게든 일어서려는 나인을 사내 하나가 쓰러뜨리고는 작은 칼을 꺼내 쥐었다. 잘 벼린 날에 불빛이 짓뭉개진 채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것이 나인의 목을 훑고 지나갔다. 살이 베이고 성대가 잘렸다. 이 간결한 손짓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농군이 논을 매고 장사치가 셈을 하듯 해야만 할 일을 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fPE%2Fimage%2Fhjgf1g52HKN4uH0yqg6DTi27b5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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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내, 기녀, 나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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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14:00:23Z</updated>
    <published>2026-09-24T13:12:56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나무아미타불.&amp;rdquo;       효령이 저도 모르게 되뇌는 염불을 신경 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 속내를 도통 내비치지 않는 충녕조차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태종은 그렇지 않았다. 익숙한 광경인 듯 그저 무덤덤한 얼굴로 주저앉은 나인을 지그시 응시할 따름이었다.       그 눈빛 속에 일말의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amp;ldquo;근자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fPE%2Fimage%2FVubFEfTyvuzZ0YgeBwEIHkUQep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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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종묘, 태종, 양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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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14:00:42Z</updated>
    <published>2026-09-20T16:30:1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죽은 자는 누워있어야 한다.&amp;rdquo;  이토록 마땅한 말이, 어느새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초여름의 기운이 서서히 종묘 정전을 감싸고 돌았다. 뜨거운 볕이 박석을 달구었고 나뭇잎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제례악과 함께 잔잔하게 퍼져 나갔다.  제관 하나가 나직한 음성으로 제문을 낭독했다. 하늘하늘 피어오르는 향부터 호를 그리며 잔을 채우는 술마저 엄숙한 것&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fPE%2Fimage%2FuQI-1_Dkhs2YOEQIlkVbAQN_Ow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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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약하면 사과조차 하지 못해요 - 이 감정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하는 용기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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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0-26T05:09:52Z</updated>
    <published>2025-10-26T05:09: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과가 점점 보기 어려워졌어요.누가 명백히 잘못했어도&amp;ldquo;내가 뭘 그렇게까지 잘못했냐&amp;rdquo;는 말이 먼저 나와요.  그러다 보니 화를 내야 할 상황에서오히려 당황하게 되는 경우도 많죠.누가 잘못을 저질러도사과를 받는 쪽이 괜히 예민한 사람이 돼버려요.  근데 가만히 보면그들이 사과를 하지 않는 이유는강해서가 아니라 약해서일지도 몰라요.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일은생&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fPE%2Fimage%2Fx88eZgKhqLRVDtXkB1zIwrg5wy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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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케데헌은 뿌듯한데, 김치는 화날 거예요 - 우리는 그저, 우리 문화가 쓰였다는 사실에만 기뻐하고 있어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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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3T00:45:18Z</updated>
    <published>2025-08-23T00:32:54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번 주말에 케이팝 데몬헌터스를 봤어요. 와, 진짜 재밌어요. 다른 사람들도 그랬나 봐요. 넷플릭스에서 1위를 했고, 빌보드에도 오르고, 전 세계가 열광한대요. 한국 사람들은 다들 뿌듯해하죠. 마치 자기 일인 것처럼요.  근데 가만 보면 이상해요. 이건 한국에서 만든 게 아니잖아요. 돈을 투자한 것도, 배급한 것도, 판권을 가진 것도 다 외국이에요. 우리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fPE%2Fimage%2Fw2sqjRcxR_O9izpUa2v6X5hZ3n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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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주에서 가장 드문 일을 하고 있어요 - 그거 하나만으로도 삶은 무의미하지 않아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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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09T06:25:40Z</updated>
    <published>2025-08-09T06:21: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누군가의 글을 읽었어요. 가족을 모두 떠나보내고, 고시원에서 일을 하며 홀로 살아가는 30대 남성의 이야기요. 그런 글을 읽다 보면 저절로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인생이란 왜 사는 걸까? 삶이란 무엇일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런 근원적인 궁금증을 가져보게 돼요. 조금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생명체는 없어요. 태어나졌을 뿐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fPE%2Fimage%2F9zfz-beiS6W3CDQahiUCviJxNP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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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보석은 많은데, 돌멩이는 더 많아요 - 반짝이는 거에만 눈이 가거든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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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5-08T03:02:14Z</updated>
    <published>2025-05-07T15:42:47Z</published>
    <summary type="html">요즘은 이상하게 만나는 사람마다 잘나 보여요. 말도 잘하고, 얼굴도 괜찮고 직장도 좋고, 스펙도 다 빠짐없고.  그냥 모임에 나갔을 뿐인데 상대가 어느 대학 나왔는지  지금 연봉이 얼마고 어떤 데서 무슨 일 하는지가 별 얘기 없이도 다 들려요. 굳이 자랑하지 않아도 티가 나는 조합이 있어요.말투, 표정, 리듬 같은 데서 자신감이 묻어나요.  그래서 가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fPE%2Fimage%2FOCKDEC2sAEcG6Ys2DjBzP2ds9q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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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밥 대신 커피 마셔요, 그게 좀 편해서요 - 식사에도 감정이 섞이니까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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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5-07T16:45:39Z</updated>
    <published>2025-05-07T14:58:55Z</published>
    <summary type="html">밥 대신 커피 마셔요.배가 안 고픈 건 아닌데,식사라는 게 은근히 피곤하더라고요.뭔가를 씹는 동안엔 말을 멈춰야 하고국물이 튀거나, 젓가락을 떨어뜨리거나김이 입에 붙으면 괜히 민망해져요.그런 사소한 순간들이 흐름을 끊고그 흐름이 끊기면 대화도 자꾸 어긋나죠.커피는 그런 게 없잖아요.적당히 아메리카노를 시켜놓으면 종이컵에 담긴 채 조용하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fPE%2Fimage%2FUnsZfixyo7560Qd-WoFQOVwvC3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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