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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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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연어처럼 거슬러 올라 나날이 숨을 고르고 고르는 이. IMF 환란 후 회사 퇴직. 단전호흡 수련원 운영 및 대학, 관공서 출강. 귀향</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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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8-01-04T04:50:2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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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천하제일 명승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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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7:30:58Z</updated>
    <published>2026-09-04T07:30:58Z</published>
    <summary type="html">상사바위 뒤로 내려와 오솔길을 걷다 보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왼쪽은 헬기장과 봉수대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은 좌선대 방향이다.  좌선대는 오솔길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지만, 나는 조금 못미처 나 있는 샛길로 들어섰다. 옛사람들이 걸던 정다운 길이자 소소한 눈요깃거리가 있는 까닭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이하게 생긴 바위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왼쪽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Uns%2Fimage%2FS_JXUpWVAZ5R93AsOAE3cOZSwS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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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보리암 - 보리암에 나는 나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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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04:42:53Z</updated>
    <published>2026-09-02T12:31:3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남해 금산은 여느 명승지처럼 바위에 새긴 각자(刻字)가 많다. 산 정상과 보리암 경내, 삼층 석탑 주변에 주로 몰려 있다. 그런데 암각화는 보리암 경내에 단 한 점만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초반, 영성과 자기 계발 담론이 크게 유행하던 시절 한 포털 기사에서 스님의 인터뷰를 보았다. &amp;lsquo;금산 보리암에서 기(氣)가 가장 집중되는 곳은 나비 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Uns%2Fimage%2FMnwhZ02Cc2K15Oy4sQMrxgv76W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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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상사바위 - 일상으로부터의 Rese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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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1T02:39:56Z</updated>
    <published>2026-09-01T02:39:56Z</published>
    <summary type="html">일본인 선생은 학생들을 상사바위 중앙으로 불러 모았다. 그 틈을 타, 학생 두세 명이 낭떠러지 가까이로 기어가고 있었다. 맨 앞에 나서던 학생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소리쳤다.  &amp;ldquo;야 보인다, 보여!&amp;rdquo; 선생은 이 상황을 뒤늦게 알아챘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그리 놀랄 일이 아닌 양, 손짓과 다정스러운 목소리로 그 학생을 불렀다. &amp;ldquo;야, 흰옷 입은 애!&amp;rdquo; &amp;ldquo;아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Uns%2Fimage%2FA-ZVmc_yD62w8D6ZWoTuqgZMEi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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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위가 불러낸 사람들 - 조선시대 무신과 문신을 만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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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9T10:16:58Z</updated>
    <published>2026-08-29T10:16:5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남해 금산 정상부의 목혜암 주변에는 석각(石刻)이 곳곳에 남아 있다. 나는 그곳을 지나쳐 목혜암 바로 뒤 바위 앞에 멈춰 섰다. 예전에 보았던 각자를 다시 보기 위해서다.   節度使 南德夏 軍官 盧億, 趙願泰, 全佑邦 己未 菊秋 縣令 成胤績  절도사 남덕하가 수행 장교인 노억, 조원태, 전우방을 대동하여 이곳에 올랐고, 현령 성윤적이 그 영접을 맡았다고 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Uns%2Fimage%2F3ArFIT8kWwtVdDdqDavy2XE9fq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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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문장암 - 스스로 묻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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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6T12:38:55Z</updated>
    <published>2026-08-26T12:38:55Z</published>
    <summary type="html">쌍홍문을 벗어나자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두 갈래로 나뉘었다. 나는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보리암 경내를 거쳐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길이다.  번잡함을 피하려 월요일에 왔건만, 보리암 경내는 여전히 관광객들로 붐빈다. 정상에 오르니 너럭바위가 먼저 반긴다. 밑창이 터진 신발을 닮아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목혜(木鞋) 바위를 지나자, 비로소 문장암(文章巖)이 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Uns%2Fimage%2F6xDJsUfPAF8ez6CKQ4uQvK2_w0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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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쌍홍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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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1T01:02:02Z</updated>
    <published>2026-08-20T09:14:04Z</published>
    <summary type="html">금산 들머리부터 산길은 완만한 오름길이었다. 이십 분가량 올라 계곡물을 건너는데, 한여름이면 얼음물처럼 시원했던 옛 기억이 떠올랐다. 힘들면 쉬어가라는 듯한 쉼터가 길옆에 마련돼 있었다.  계곡물을 건너자마자 자갈과 돌멩이가 섞인 가파른 경사가 시작되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잠시 뒤돌아보니, 저 멀리 상주 해수욕장의 수평선이 어느새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Uns%2Fimage%2FV046bbmMVeGsQVjWC7e64v_ryV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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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길 따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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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7T14:22:02Z</updated>
    <published>2026-08-18T11:26:40Z</published>
    <summary type="html">옥상에 올라 서쪽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 한 점 없다. 집 바깥은 바람마저 불어 무더위가 한풀 꺾인 듯하다. 이름 모를 하얀 새무리가 남쪽으로 날아간다. 나도 저 새들을 따라 저 멀리 날아보고 싶다.       아버지 생신에 위중해지시더니 사흘 만에 세상을 뜨실 줄은 몰랐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은 받았다. 그러나 얼마 전 코로나19</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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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보다 더 자유롭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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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5T11:00:28Z</updated>
    <published>2026-08-15T01:16:2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아버지, 축사 준비하실 수 있겠어요?&amp;rdquo; &amp;ldquo;갑자기 웬 축사?&amp;rdquo; &amp;ldquo;장인어른은 안 하신다니까, 아빠가 하시는 게&amp;rdquo;        결혼을 앞둔 어느 날, 아들의 뜬금없는 제안이었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가족 단톡방에 사돈이 축사를 맡아야 할 두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첫째, 그분이 나보다 연장자라는 점, 둘째, 거주지가 서울이라는 점이었다.        &amp;ldquo;그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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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지막 춤사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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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4T01:55:12Z</updated>
    <published>2026-08-14T01:52:11Z</published>
    <summary type="html">회사원 시절 어느 날 큰맘 먹고 오디오 컴포넌트를 장만했다. 양옆으로 놓인 2 Way 대형 스피커가 존재감을 드러내니 그 뿌듯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틈틈이 사 모은 LP 중엔 김영임의 《회심곡》도 있었다.  어느 토요일 오후, 맥주 한 잔을 곁들이며 그 음반을 턴테이블 위에 올렸다. 《회심곡》은 서산대사가 불교 교리에 사설을 붙인 곡이라 들었지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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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이들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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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1T09:09:07Z</updated>
    <published>2026-08-11T08:42:44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 옆집에는 신혼부부가 살고 있다. 가끔 담을 넘어오는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면, 하던 일 멈추고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그 청아한 소리가 마치 우리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불러내는 것만 같아서다.  이시형 박사는 아이들이 대여섯 살까지 부모에게 진 빚을 다 갚는다고 했다. 옹알이하고, 걸음마를 떼는 모습을 바라보며 얻는 기쁨만으로도 부모는 이미 충분한 보상</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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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장터 사람들 - 말뚝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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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0T01:47:01Z</updated>
    <published>2026-08-10T00:39:58Z</published>
    <summary type="html">해가 지려면 얼추 한 뼘이나 남았지만, 논물 빠지듯 사람들은 대부분 돌아갔다.         옷 가게 박 씨는 달구지 짐을 슬슬 꾸리고, 신발가게 희수 아비는 앉은 먼지만 청승스레 털고 있었다. 좀 더 기다려 볼 셈이었다. 바로 건너편 그릇 가게 아줌마는 어젯밤 무엇을 했는지 아까부터 꾸벅꾸벅 졸고만 있었다.         휘익, 회오리바람이 불어왔다. 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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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계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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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9T09:59:00Z</updated>
    <published>2026-08-09T09:59: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조심스럽게 입원실 문을 열었다. 병실 안으로 스며든 불빛에 어머니가 놀라며 일어나셨다. 벽시계는 아침 7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간호사가 들어와 수술 전 처치를 했다.  &amp;ldquo;할머니, 수술 잘 마치고 회복실에서 만나요.&amp;rdquo; &amp;ldquo;고마워요, 아가씨.&amp;rdquo; &amp;ldquo;저 못 알아보시면 안 돼요?&amp;rdquo;  &amp;ldquo;8시간 푹 자고 일어나면, 그게 깨끗이 제거된다네.&amp;rdquo; &amp;ldquo;그럼요, 명의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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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날을 기억하시겠습니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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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7T23:41:53Z</updated>
    <published>2026-08-05T07:05:26Z</published>
    <summary type="html">큰집 금줄 너머로 울려 퍼진 고고지성은 온전한 제 울음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저인 줄 몰랐으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식솔 많던 촌락 곤궁한 보릿고개 시절에  그렇게 건넛방 주인공이 되어 있었습니다.       &amp;ldquo;아가, 고생했다. 고추다!&amp;rdquo;  고개 돌려 저를 보던 어머니의 눈빛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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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지막 바다로 가는 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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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8T08:15:25Z</updated>
    <published>2026-08-04T08: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충무공 유허비 뒤편으로 난 오솔길은 걸음을 옮길수록 사람보다 바람이 먼저 말을 건다. 오백 미터 정도 걸으면 첨망대가 나온다. 1991년 건립되기 전에는 낚시꾼들이나 다닐 뿐, 답사는 유허비가 있는 사당에서 끝나곤 했다.  양옆으로 들어선 소나무와 그 아래 동백나무 군락은 예년과 다름없으나, 길바닥에는 어느새 야자 매트가 깔려 있었다. 매트가 없던 시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Uns%2Fimage%2F6NDv8lMb-01-tI_siSrsG2wIoq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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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관음포에 부는 바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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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3T04:13:21Z</updated>
    <published>2026-07-31T02:19:25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끔 혼자 유적지 답사를 즐긴다. 준비도 간단하고 무엇보다 사물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 다시 찾은 관음포는 재정비 공사를 마친 뒤라 주차장과 주변 환경이 한층 깔끔해졌다. 잔잔한 파도 소리가 밀려오고, 솔숲 사이로 해풍이 천천히 훑고 지나갔다.  입구 안내판에는「남해 관음포 이충무공 유적」이라는 문화재청의 공식 명칭이 적혀 있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Uns%2Fimage%2FkdY8OU6b8iDsEjd9QQZMijuG2K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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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후랑(後浪)</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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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4T02:38:48Z</updated>
    <published>2026-07-22T06:3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녁부터 내리던 비는 늦도록 그칠 줄 몰랐다. 산책로 불빛 아래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쳐 하얗게 부서졌다. 검은 바다 위의 크고 작은 섬들은 잠든 듯 묵묵히 떠 있었다.        이번 가족 모임은 아내의 제안으로 리조트에서 치르기로 했다. 서울의 아들네와 창원의 딸네가 모두 흔쾌히 응했고, 우리 부부에게도 먼 길은 아니었다.        거실 쪽에서 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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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옛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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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30T00:45:44Z</updated>
    <published>2026-06-30T00:4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부모님과 함께 연안부두에서 택시를 탔다.&amp;nbsp;벌리 시외버스 터미널을 향해 가는 차창 밖으로,&amp;nbsp;잊고 있던 옛 기억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amp;ldquo;야!&amp;nbsp;따라와 봐&amp;rdquo; &amp;ldquo;왜,&amp;nbsp;뭔데?&amp;rdquo; 나는 형을 따라 대청마루로 나왔다.&amp;nbsp;아버지의 책상이 있는 곳인데,&amp;nbsp;형이 서랍을 열었다. &amp;lsquo;쏴르르&amp;rsquo; 형형색색 유리구슬들이 무더기로 굴러 나왔다. &amp;ldquo;학생들한테서 빼앗아 놓으신 거래.&amp;rdquo; &amp;ldquo;우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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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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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7T09:57:06Z</updated>
    <published>2026-06-27T01:03:35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なぜ水をくれなかったのか?&amp;rdquo;  (왜 물을 주지 않았느냐?) &amp;ldquo;答えは無い?&amp;rdquo; (그래도 대답이 없느냐?) 일본인 교사의 호통이 교실을 가득 메웠다.  &amp;ldquo;손바닥 내놔!&amp;rdquo;  매를 맞고 자리에 돌아온 학생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방과 후, 그는 맨 마지막으로 교문을 나서며 주위를 살폈다. 갓 심어 놓은 길가의 벚나무를 사정없이 짓밟았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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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하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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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4T07:59:36Z</updated>
    <published>2026-06-24T07:21: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삿짐을 옥상 바닥에 풀어놓고 보니 눈앞이 아득했다. 아래층의 장롱과 책장은 좁은 방문 앞에서 일찌감치 퇴짜를 맞았다. 잡동사니가 담긴 박스들은 열지도 못한 채 마루 한구석에 차곡차곡 싸여갔다. 최소한의 살림살이만이 방으로 입실을 허락받았다.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의 마지막 중도금 마련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아래층 방 두 칸짜리 전세를 빼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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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보이지 않는 멍</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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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3T07:15:47Z</updated>
    <published>2026-06-23T07:14: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세 명이 앞 좌석 끼어 앉았는데, 나는 창가 쪽이었다. 바깥에는 초겨울 저녁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amp;ldquo;밟아라, 밟아!&amp;rdquo; 뒷좌석에 있던 친구가 취기에 들떠 외쳤다. 야산을 돌아 곧게 뻗은 도로를 미끄러지듯 지나 왼쪽 커브 구간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차는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못했다. 친구 아버지의 차를 얻어 타고 읍내로 향하던 길, 나는 조수석에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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