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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크쵸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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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주판에서 GPT까지 40년의 기술 전환을 몸으로 통과했고, 멈춤과 회복을 겪은 뒤에야 비로소 '기계가 다 하는 시대에 인간은 어떻게 잘 살 것인가'를 묻게 되었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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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7-05-18T13:47:1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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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2화 살아서 출근하다는 것 -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평일 아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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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9:49:55Z</updated>
    <published>2026-10-08T09: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알람보다 먼저 눈이 떠졌다.  화요일이었다. 아무 날도 아니었다. 회의가 두 개 있었고, 마감이 하나 있었다. 창밖은 아직 푸르스름했다. 부엌에서 물을 한 잔 따랐다. 약통을 열어 아침 약을 손바닥에 덜었다. 몇 년째 하는 일이라 손이 먼저 개수를 알았다. 한 번에 삼켰다. 안방에서 아내가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약 먹었어? 응, 하고 대답했다. 우리 집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zHk%2Fimage%2FvnYzuu1IA1y-ExGSdUjZjGj8po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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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1화 이름 - 나는 늘 누군가를 이기고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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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2T02:38:58Z</updated>
    <published>2026-10-02T02:36: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성적표는 접힌 채로 나왔다. 담임이 번호 순서대로 이름을 불렀다. 앞으로 나가 받아서 자리로 돌아와 펼쳤다. 과목별 점수 아래, 맨 오른쪽 칸에 숫자가 하나 있었다. 반 석차. 한 반에 쉰 명이 넘던 시절이었다.  나는 그 칸부터 봤다. 3이었다.  옆 줄의 친구가 고개를 돌렸다. 늘 내 등수를 궁금해하던 친구였다. 시험 끝나는 종이 울리면 그 친구는 제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zHk%2Fimage%2FB7Nc_RiThyxl88q316no9LTIcf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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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화 휴전 - 몸의 전쟁이 끝나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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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6:53:43Z</updated>
    <published>2026-09-26T01:56: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진료실에서 좋은 소식을 들었다. 수치가 다 안정적이라고 했다. 약을 조금 줄여 봅시다, 하고 의사가 말했다. 화면에 뜬 숫자들이 지난번보다 나아져 있었다. 나는 고맙습니다, 하고 두 번 인사했다. 병원 복도를 걸어 나오는데 몸이 가벼웠다. 내 안에서 오래 싸우던 것들이 있었다. 새로 들어온 장기와 그걸 밀어내려는 면역. 그 둘이 몇 년을 싸웠다. 이제 양쪽&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zHk%2Fimage%2F8a8QuBa2eXaqtGYVgDRt1O_PaC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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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화 한 층 반 - 예전에는 두 계단씩 뛰어오르던 계단이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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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23:37:20Z</updated>
    <published>2026-09-18T06:45:29Z</published>
    <summary type="html">회의실에서 손을 들고 말했다. 제가 해보겠습니다. 말하고 나서 속으로 놀랐다. 자료를 다 보지도 않았는데 입이 먼저 나갔다. 사람들이 나를 봤다. 실장이 고맙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노트에 무언가를 적는 척했다. 그 무렵 나는 그런 말을 자주 했다. 해보겠습니다.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내일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손을 들었다. 증명하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zHk%2Fimage%2FYsRbQFP-aHeRng2U7kQOVMw1be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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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화 비밀번호 - 그룹웨어 비밀번호를 다시 치는 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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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08:34:58Z</updated>
    <published>2026-09-13T11:03:58Z</published>
    <summary type="html">첫 출근 날 아침,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나뿐이었다.  계절도 아니었고 유행도 아니었다. 사람들이 한 번씩 쳐다봤다. 감기 걸렸나 보다, 하는 눈이었다. 나는 창밖을 봤다. 유리에 내 얼굴이 비쳤다. 마스크 위로 눈만 나와 있었다.  수술 후에 받은 설명은 간단했다. 몸이 새 장기를 공격하지 않도록 면역을 낮추는 약을 먹는다. 평생 먹는다. 그러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zHk%2Fimage%2FD_gz-Y3YF2WOEw2cvUOGQjHdOH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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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화 다음 달 월급 - 몸이 아픈 것보다 무서운 게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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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12:47:24Z</updated>
    <published>2026-09-03T12:32:44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런 걱정은 처음이었다. 대학을 나와 첫 직장에서 10년, 두 번째 직장에서 4년 반. 일 못한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사람들과도 잘 지냈다. 임원 자리를 슬슬 이야기하던 시절도 있었다. 나는 내가 조직에서 필요한 사람이라고 믿었고, 그 믿음에 한 번도 금이 간 적이 없었다. 그런 사람이 커피숍에 앉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음 달 월급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zHk%2Fimage%2Fp98HU92TwtYHBtI4cThnzWMtqB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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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화 자리는 그대로 있었다 - 열 달 만에 돌아간 책상 위에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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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12:49:48Z</updated>
    <published>2026-08-27T08:27: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술 날짜를 받아 든 날, 우리는 달력에 동그라미를 쳤다. 그전까지 그 달력에는 CT 날짜만 적혀 있었다. 견뎌야 할 날들의 표시였다. 그런데 처음으로 견디는 날이 아니라 향해 가는 날이 생겼다. 아내는 그날을 기준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수술 끝나면 뭐 먹고 싶어? 수술 끝나면 어디 가고 싶어? 수술은 길었다고 들었다. 나는 그 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 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zHk%2Fimage%2FPj74Kryyr431wpWri0LnpC6Oq4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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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화 10퍼센트 - 열에 아홉은 수술대에 오르지 못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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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0T09:00:03Z</updated>
    <published>2026-08-20T09: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시술대는 차가웠다. 영상의학과의 그 방에는 커다란 모니터와 기계 팔이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나는 등을 대고 누웠고, 의사는 내 허벅지 안쪽을 소독했다. 대퇴동맥. 거기를 뚫고 가느다란 관이 들어간다고 했다. 관은 혈관을 타고 올라가 간에 도착하고, 간동맥을 지나, 암이 있는 바로 그 자리에 항암제를 뿌린 다음, 그 길목을 막는다고 했다. 내 몸속에서 그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zHk%2Fimage%2FKrBDawzEkHZ7gUO6mnZTjy1CFO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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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화 내가 당신을 구해줄게 - 나는 아내 손에 끌려 도쿄로 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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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6T00:44:40Z</updated>
    <published>2026-08-13T11: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내가 우는 것을 그날 처음 보았다. 연애 시절부터 결혼 생활까지, 단 한 번도 없던 일이었다. 바로 전달, 장인어른의 장례를 치를 때도 울지 않던 사람이었다. 아버지를 보내면서도 무너지지 않던 사람이, 내 앞에서 무너지고 있었다. 거기까지 가는 데는 몇 시간이 걸렸다. 병원 복도에서 두 시간을 보내고도, 결국 전화로는 말하지 못했다. 나는 집으로 갔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zHk%2Fimage%2FX9rIm1OPb8qwPF7KYmDB4830C0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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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화 담배에서 쓴맛이 나던 날 - 몸이 먼저 알아들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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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13:13:17Z</updated>
    <published>2026-08-06T11: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르는 번호였다. 회사 뒤편 흡연 구역이었다. 한 손에 전자담배를 들고, 다른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사흘 전 초음파를 봐준 동네 내과 원장이었다. 목소리가 그날과 달랐다. &amp;quot;지금 바로 큰 병원 가셔야 합니다.&amp;quot; 전화를 끊고 나는 습관처럼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 그런데 맛이 이상했다. 매일 피우던 것에서 그날 처음으로 쓴맛이 났다. 혀 안쪽부터 목구멍까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zHk%2Fimage%2Fp-ISxcTNFz9hSGHxbc2OBhvY6c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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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화 회사 화장실 두 번째 칸 - 가위와 거즈를 들고 출근하던 시절이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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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6T00:55:10Z</updated>
    <published>2026-08-01T07:20:56Z</published>
    <summary type="html">셔츠 안쪽이 축축했다. 오전 회의 자료를 만들던 중이었다. 몸통 한가운데, 간에 꽂혀 있는 배액관 자리에서 무언가 새고 있었다. 나는 하던 일을 멈추지 않은 얼굴로 서랍을 열었다. 가위, 소독약, 거즈, 방수 반창고가 든 주머니. 이런 날을 위해 준비해 둔 것이었다. 그걸 챙겨 들고, 최대한 아무 일도 없는 사람의 걸음으로 화장실로 갔다. 두 번째 칸. 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zHk%2Fimage%2FDuyq9-Eyjb41L_4k8nt5QeGyrU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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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화 나보다 잘하는 녀석을 처음 만난 날 - 일주일치 일이 몇 분 만에 끝났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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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12:52:27Z</updated>
    <published>2026-07-27T12:09: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커서가 깜빡이고 있었다. 화면에는 방금 올린 파일 두 개가 떠 있었다. 하나는 매출 엑셀, 하나는 플랫폼 사용자 로그. 거래처 이름과 식별 정보는 지우고 숫자만 남긴 파일이었다. 회사에서라면 내가 일주일은 붙잡고 있었을 데이터였다. 프롬프트 창에 나는 이렇게 쳤다. &amp;quot;이 파일들을 가지고 네가 할 수 있는 분석을 해줘.&amp;quot; 지금 다시 읽어보면 참 성의 없는 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zHk%2Fimage%2FGdX1oGevj3nuuBqrT61ANdZVkV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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