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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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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읽을수록 진한 산문, 곱씹을수록 싱거운 사연</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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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7-03-22T10:17:37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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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통제로 얻는 행복의 한계 &amp;lt;옵세션&amp;gt; - 영화 &amp;lt;옵세션&amp;gt; 리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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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03:55:00Z</updated>
    <published>2026-09-22T03:55: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인간은 자기 스스로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 허나 인간은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는 위험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 당장 하루를 살아도 절제와 인내와 관용과 중용의 미덕을 적절하고 조화롭고 공평하고 자연스럽게 생활과 관계와 사회에 녹여낼 줄 모른다. 그럼에도 인간은 자기를 넘어서서 사물이나 타인에게 영향력을 수시로 행사하려 한다. 그리고 자기 통제에 잘 길들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hj6%2Fimage%2FhSF5bBzPn_rehriVVbuPD38LZk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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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흔의 문턱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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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2T08:48:36Z</updated>
    <published>2026-09-02T08:41:35Z</published>
    <summary type="html">88년생은 올해 39, 내년이면 마흔이 된다. 나이라는 건 원래 익숙해질 수 없다. 매년 새로 바뀌니까. 이름은 평생 변하지 않아서 자아에 딱 붙어있지만 나이는 분명 내 정보이기는 한데 계속 변화하는 정보라서 내 것 같지가 않다. 다만 1988년이 내가 태어난 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그 숫자는 내 것으로 여긴다.  나이가 서른다섯 즈음이었을까, 아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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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현대판 카츄샤를 위로하는 &amp;lt;아노라&amp;gt; - 넷플릭스 영화 &amp;lt;아노라&amp;gt; 리뷰와 결말 포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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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1T14:04:37Z</updated>
    <published>2026-09-01T13:35: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디선가 넷플릭스 영화 추천작 중 '아노라'에 대해서 야한 데다가 재미있는 영화라는 소개글을 보고 시도나 해보자고 틀어보았다. 보다가 재미없으면 꺼버리면 그만인 OTT 세상! 그러나 영화는 시작되자마자 리모컨을 쥔 손에 땀이 나게 한다. '아노라'가 성 노동자라고 영화 설명에 적힌 걸 보기는 했지만 영화 초반부에 온통 스트리퍼 댄서의 노동 현장을 담았을 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hj6%2Fimage%2FFbhxgjBYd_QYoAPOfQp8qe9BIf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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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청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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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2T10:48:13Z</updated>
    <published>2026-06-22T10:48:13Z</published>
    <summary type="html">파고드는 생각에 속살이 아린다. 그 생각을 꾹꾹 눌러줄 힘이 부족해서 다시 부풀어올라 방을 가득 채운다. 방이 포화상태가 되어 터져 나온다. 줄줄 흘러내린다. 이 미칠듯한 자기연민의 좁은 샘이 자꾸만 시간을 망친다.  호르몬 때문일 거야.  비 냄새. 사람을 차분하게 해주는 기운이 있다고 한다. 땅을 차갑게 때리는 소리와 냄새에 마음을 누인다. 장면이 몇</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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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상 동기화 - 20년 9월 23일에 쓴 지난 산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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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3T11:19:34Z</updated>
    <published>2026-02-23T11:19: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런 일상을 보내고 있다. 오후 7시면 부리나케 짐을 싸들고 사무실을 내팽개치듯 튀어나온다. 흰색 승용차에 빨려들어가 시동을 틀고 안전벨트를 차고 기어를 바꾸며 엑셀을 밟는 동안, 드디어 이 회사에서는 유일하게 내 공간이랄 수 있는 곳에 들어와있다는 안정감이 한 칸씩 차오른다. 주차장에서 종일 가만히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주는 동생의 작은 차 한대가 눈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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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당신을 기다리던 기차역에서 &amp;lt;6&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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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08T06:13:36Z</updated>
    <published>2025-12-08T06:13:3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남자는 휴대전화를 들어 시간을 보았다. 마주 앉은 식탁에는 펼쳐놓은 보드게임 카드 더미가 있었다. 그는 손에 든 카드를 더미 위에 툭 내려놓았다.  &amp;ldquo;건조가 다 됐을 건데요. 가볼까요?&amp;rdquo; &amp;ldquo;이번 건 제가 이긴 거죠, 그럼?&amp;rdquo; &amp;ldquo;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에요. 다시 와서 승패를 겨뤄 봐야죠.&amp;rdquo; &amp;ldquo;져주는 법이 없으시구나?&amp;rdquo;  남자는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 비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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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당신을 기다리던 기차역에서 &amp;lt;5&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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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05T07:01:58Z</updated>
    <published>2025-12-05T07:01:58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과장님, 혹시 이번 주 금요일에 연차 낼 수 있을까요?&amp;rdquo; &amp;ldquo;이렇게 갑자기 웬일이에요? 무슨 일 있어요?&amp;rdquo;  과장이 동그란 안경알 속 두 눈을 빠르게 깜빡이며 되물었다.  &amp;ldquo;그게, 갑자기 여행 일정이 생겨서요.&amp;rdquo; &amp;ldquo;아니, 나도 대리님이 이런 적이 없어서 놀랐잖아요. 다녀와요. 인수인계만 잘 좀 부탁합니다.&amp;rdquo;  그날에도 이유 모를 부끄러움이 일었다. 갑작스럽</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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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당신을 기다리던 기차역에서 &amp;lt;4&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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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04T06:02:40Z</updated>
    <published>2025-12-03T08:36: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두 번째 만남에서도 지하철을 타고 기차역으로 마중 갔다. 그날도 으레 그렇듯 기차는 연착했고 대기실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사이로 남자를 찾아 헤맸다. 그 사람이 먼저 나를 알아보았고 우리는 다시 영등포역으로 돌아갔다.  &amp;ldquo;제가 아는 데가 별로 없어서 동네가 제일 편하네요.&amp;rdquo; &amp;ldquo;저도 가까워서 좋은데요.&amp;rdquo;  아직 점심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침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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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당신을 기다리던 기차역에서 &amp;lt;3&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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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04T06:02:57Z</updated>
    <published>2025-12-01T05:52:5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이거 안 지워지면 어떡하지?&amp;rdquo; &amp;ldquo;아니, 다 방법이 있어. 우선 세제를 묻혀서 거품을 내주고 햇볕에 말리면 날아가.&amp;rdquo; &amp;ldquo;영 귀찮네. 처음부터 안 묻히고 먹었으면 좋았을 텐데.&amp;rdquo; &amp;ldquo;다 그렇게 묻히고 먹기도 하는 거야.&amp;rdquo;  타임스퀘어를 나와 지하도를 따라 영등포역으로 향했다. 조명이 점차로 어두워지고 돌아다니는 주변 사람들도 줄었다. 높다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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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당신을 기다리던 기차역에서 &amp;lt;2&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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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1-28T05:54:17Z</updated>
    <published>2025-11-28T05:54: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열흘 하고도 며칠이 더 지났다. 그 사람은 남쪽 끝자락에 있는 도시에서 KTX 열차를 타고 서울에 왔다. 나는 거의 한 시간은 먼저 와서 기다렸다. 조급증에 더해 기차의 연착으로 그만큼의 공백이 생겼다. 미리 와서 긴장을 풀려고 했지만, 모든 과정은 어설프게 흘러갔다. 처음 약속 장소로 정한 카페는 사람이 줄을 서고 있었다. 멀리서 오고 있을 그에게 장소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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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당신을 기다리던 기차역에서 &amp;lt;1&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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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1-28T05:55:52Z</updated>
    <published>2025-11-26T12:35:42Z</published>
    <summary type="html">생애 이런 낭만적인 장관은 처음 보면서도 정작 떠오르는 건 전쟁통의 미사일 폭격이었다. 마지막 불꽃이 터지고, 뒤이어 하늘에서 굉음이 울렸다. 여의도 광장을 꽉 메운 수십만의 군중은 종적을 감추고 나 혼자만 남았다. 영혼까지 밝힐 듯 타오르는 불꽃에 압도되는 순간이었다. 그때 5년 전의 대화가 일순 스쳐 지나갔다.  &amp;lsquo;6.25 전쟁이 왜 일어난 줄 아세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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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자폐의 세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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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22T12:08:07Z</updated>
    <published>2025-07-17T09:09: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왜 자기 객관화를 남에게만 요구하는가? 당신은 잘하고 있는가? 당신은 쓴 말도 기꺼이 삼킬 줄 아는가? 당신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볼 마음의 그릇이 준비되었는가?  요즘 이런 생각을 한다. 나솔, 모솔, 결혼지옥, 이혼숙려, 금쪽이 등 온갖 사람 간의 관계성을 다루는 프로그램은 마치 소설책을 읽을 때처럼 등장인물의 미묘한 심리 묘사를 실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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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생각 속에 파묻힌 마음 - 불통으로 오고 간 메시지를 보다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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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5-24T07:15:46Z</updated>
    <published>2025-05-23T10:04:46Z</published>
    <summary type="html">소파에 누워 지나간 장문의 메시지를 찬찬히 읽었다. 이사를 하고 결혼을 한 뒤 좀체 집을 벗어나지 않았다. 마치 지난 과거의 상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과 같았다. 하지만 '벗어남'과 '이겨냄'이라는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역시 후자를 고르겠다. 온전히 벗어날 방법은 그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고받은 문자 속에는 필연에 의한 우연으로 선택된 단어들이 높다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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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신처에서 하는 따갑고 성가신 생각들 - 집순이가 되는 이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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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4-19T14:07:32Z</updated>
    <published>2025-04-19T13:16:13Z</published>
    <summary type="html">3월, 날이 아직 차다. 따스한 온기가 깔리다가 물러나고, 물러난 자리는 더 빨리 식는다. 상사호 가는 길에 있는 시부모님의 밭에서&amp;nbsp;아버지가 돌판에 고기를 굽는 동안 남편의 손을 잡고 위쪽에 구경을 갔다가 바지랑 코트에 도깨비풀이 한 뭉텅이 붙어버렸다. 코트자락을 펄럭여도 떨어지지 않고 손등으로 쓸어도 그대로 박혀 있다. 공을 들여 하나씩 털 뽑듯이 뽑아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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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작용의 시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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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8-28T09:41:51Z</updated>
    <published>2024-08-28T09:41:51Z</published>
    <summary type="html">급속도로 변해버린 사회, 이대로가 우리에게 과연 좋을지 미리 따져보기도 전에 세상은 이미 다 변한 뒤였다. 물론 변해가던 과도기에는 항상 걱정과 염려가 있었다. 그러나 모든 세대는 걱정과 염려를 구식 취급하는 버릇이 있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게 더 깨어있는 거라는 인식마저도 대대로 물려온 관습인데, 이 관습은 항상 보호받아왔다. 초등학교 3학년쯤에는 환경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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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목소리는 곧 권력, &amp;lt;댓글부대&amp;gt; - &amp;lt;댓글부대&amp;gt; 영화리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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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3-29T08:57:13Z</updated>
    <published>2024-03-28T15:53:29Z</published>
    <summary type="html">'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법'은 세상에 실재한다. 작은 사회부터 큰 사회까지 이 법칙은 분명히 통한다. 여러 사람 앞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으려면 그만큼의 힘이 있어야 한다. 힘이라는 건 사람에게 신뢰와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그래서 일단 큰 목소리로 힘을 과시하면 거기 속한 사람들은 큰 목소리를 따르게 되는데, 무언가를 따르는 것에는 자기의 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hj6%2Fimage%2F02xS9Nfarsdclsi58JdjY1MXadY.jfif"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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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구체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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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1-22T23:52:25Z</updated>
    <published>2024-01-22T14:18:08Z</published>
    <summary type="html">10대가 끝나고 궁금했던 수많은 미스터리 중 하나를 풀었다. 대학이 정해졌으니 말이다. 이제부터는 어느 대학을 나온 아무개로 살아가게 될 거였다. 그즈음에는 누구에게나 내 이름보다, 다니는 고교보다 어느 대학에 붙었는지, 어느 대학교 학생인지만 답하면 되었다. 나뿐만 아니라 친구들 모두가 대학교 타이틀로 이름 지어졌다. 대학을 졸업한 지 십수 년이 지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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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잠긴 방문을 열었을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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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1-06T07:31:36Z</updated>
    <published>2023-10-14T11:30:36Z</published>
    <summary type="html">방에는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바닥은 마지막으로 잠기기 전 푸- 하고 크게 숨을 내뱉고 들이마셨다. 물은 천천히 자라나는 새싹처럼 바닥에서부터 벽을 타고 틈틈이 차올라 벽지를 녹였다. 물에 풀어진 벽지가 허옇게 둥둥 떠서 수면을 덮었다. 문을 열자 축축하고 적막한 광경이었다. 열린 문으로 차오른 물이 빠져나가며 계단을 따라 흘러내렸다. 계단은 지하로 이어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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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신 바벨탑 시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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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9-21T06:46:02Z</updated>
    <published>2023-08-19T14:50:48Z</published>
    <summary type="html">만약 다시 흩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제 멈추지 못하는 폭주기관차에서 초를 세고 있을 것이다. 멸망이라는 종점에 도달할 10부터 0까지의 찰나를.   사람들이 모여서 높은 성을 쌓아올려 흩어짐을 면하고 온 사방에 자기들의 이름을 내려고 했다. 여호와는 이들의 언어가 하나이므로 시작한 일을 금지할 수 없다고 여겨 모든 사람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서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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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작은 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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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0-15T10:42:51Z</updated>
    <published>2023-08-09T14:34:59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마음이란 거 너무 거추장스럽지 않아? 마음은 너무 온전히 내 것이라서 오로지 내 안에만 있잖아. 네 마음은 네 안에만, 내 마음은 내 안에만. 이것들은 서로를 느끼고 보는 감각은 없어. 우리 통각이 물리적 통증을 감지하듯이 우리 마음은 영혼의 통증을 감지해. 사실 물리적 통증도 거추장스러운 면이 있다고 봐. 어차피 죽을 정도의 상처를 입었다면 안 아픈 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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