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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주이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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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jooiseul</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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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마음이라는 게 참 신기해서, 무언가를 한없이 좋아하면 한없이 좋아할 수 있고 끝없이 싫어하면 끝없이 싫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한없이 좋아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씁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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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7-06-11T13:50:2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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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귤 판나코타(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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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7T06:00:02Z</updated>
    <published>2026-04-27T06: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식사를 마친 후 둘은 오늘 즐거웠다는 인사를 남기고 헤어졌다. 수현은 근처 관광지를 조금 더 둘러보다 서울로 갈 생각이라고 했다. 딱히 계획이 없던 경선은 숙소로 돌아왔다. 배가 고팠지만 밖으로 나갔다가 수현과 마주칠까 봐 뭘 사 먹을 수도 없었다. 혹시나 하고 확인해 봤지만 배달되는 가게는 역시 없었다. 경선은 휴대폰 사진첩으로 들어가 본인과 수현이 나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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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빗줄기만 이곳에 머물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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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2T06:00:04Z</updated>
    <published>2026-04-22T06: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니 아까 숨바꼭질하다 말고 어디 갔었노? 한참 찾았다아이가.&amp;rdquo; 가까이 다가올수록 처참한 내 몰골이 선명히 담겼는지, 영욱이의 눈이 점점 커졌다. &amp;ldquo;자빠졌나?&amp;rdquo; 경아가 바로 옆에서 보고 있었기 때문에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amp;ldquo;우리 놀러 갈 낀데, 같이 갈래?&amp;rdquo; 영욱이는 눈치도 없는지 자꾸만 말을 걸었다. 지금은 혼자 있는 게 마음 편했고, 경아랑 같은 공</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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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귤 판나코타(5)</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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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0T06:00:03Z</updated>
    <published>2026-04-20T06: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달맞이 숲 구역으로 입장하는 길이 살짝 가파르고 미끄러워서 정체가 생겼다. 경선은 그제야 숨을 한 번 돌리고는 목도리를 쭉 잡아당겨 머리 위로 벗었다. 목도리가 막아서 맡지 못했던 냄새들이 코안으로 침투했다. 흰 눈이 뿜어내는 물기 어린 냄새가 지배적이었고 가만히 집중하면 그 아래 덮인 흙냄새도 조금씩 올라왔다. 나뭇가지의 버석한 냄새, 누군가 보온병에 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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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요즘은 어떤 마음들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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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9T08:13:08Z</updated>
    <published>2026-04-19T08:13: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요즘은 어떤 마음들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한다.  1. 가만히 두지 못하는 마음 나를 건드리는 사람이 있다. 나조차도 나에게 관심이 없는데 그 사람은 자꾸만 관심을 준다. 계속해서 끌어올린다. 본인 곁에 두려고 한다. 말도 없이 도망치면 너무 멀리 가진 못하게 최소한의 울타리를 친다. 나한테 자꾸 왜 이래? 어쩐지 답을 알 것 같아 따로 물어보진 않았다. 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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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러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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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6:25:25Z</updated>
    <published>2026-03-04T06: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단 쪽으로 돌아가자 왁자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을 사람들의 환호성, 박수, 웃음이 어지럽게 섞였다가 퍼지길 반복했다. 가까이 다가가니 줄다리기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유나는 덩치 큰 어른들 틈바구니에 끼어서도 기죽지 않고 열심히 줄을 잡아당겼다. 비록 승기는 상대편이 잡았지만, 유나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손을 가뿐하게 탁탁 털었다. 두리번거리던 그 아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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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귤 판나코타(4)</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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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3:06:20Z</updated>
    <published>2026-03-01T15: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밖을 나선 경선은 꽁꽁 둘러싼 목도리를 뚫고 들어오는 냉기를 들이켰다. 새벽 한 시에 화들짝 깬 다음 대충 샤워를 하고 다시 잠들기까지 네 시간 정도가 걸렸다. 겨우 일어나서 황급히 씻고 밖으로 나선 경선을 칼바람이 맞이했다.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추웠고 눈은 중력의 영향을 특별히 더 받는 느낌이었다. 경선은 인제 터미널 앞에 도착하자마자 편의점으로 피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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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워지지 않는 얼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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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6:25:11Z</updated>
    <published>2026-02-27T00:00:1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이짝으로 가는 거 맞나?&amp;rdquo; 갈수록 길이 험해지는 탓에 영욱이를 채근했다. &amp;ldquo;내 여기 스무 번은 와봤으니까 걱정하지 마라.&amp;rdquo; 그렇게 말하면서도 정작 영욱이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확실히 알고 있는 게 맞는지 다시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 눈을 보니 차마 물어볼 수 없었다. 불안한 마음을 애써 숨긴 채 영욱이의 손을 잡고 조용히 걸었다. 어느 방향으로 가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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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막다른 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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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6:24:58Z</updated>
    <published>2026-02-25T00:00: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음복과 함께 잔치가 시작됐다. 마을 사람들은 각자 들고 온 음식을 나눠 먹었다. 아이들은 정신없이 뛰어다녔고, 나는 평평한 바위 위에 앉아 높이뛰기 연습을 하는 유나를 구경했다. 밥을 먹는 것도 잊은 채 겅중겅중 뛰어오르는데 집중하는 얼굴이 퍽 진지해 보였다. 식사를 대충 마친 언니 오빠들과 또래 아이들도 유나 근처에 모여서 간간이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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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귤 판나코타(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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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3:06:09Z</updated>
    <published>2026-02-24T08:06:36Z</published>
    <summary type="html">경선은 가방을 내려놓으며 벽지에 피어 있는 곰팡이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방안에는 도배를 새로 해도 영원히 남아 있을 쿰쿰한 담배 냄새가 배어있었다. 바삭바삭한 이불에서는 소독약 냄새가 올라와 코를 찔렀다. 침대에 잠깐 엎어져 있던 경선은 곧바로 바닥에 앉아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몇 벌 없는 옷과 접이식 등산스틱, 두 쌍의 아이젠 사이로 편의점에서 구매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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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산신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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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6:24:46Z</updated>
    <published>2026-02-20T00: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만약에 니도 참가하고 싶으면, 내가 몰래 도와줄게.&amp;rdquo; &amp;ldquo;어떻게?&amp;rdquo; &amp;ldquo;내가 니 꼬리가 되어 주는 거지. 높이뛰기 할 때 뒤에서 니 안고 번쩍 들어주면 된다아이가.&amp;rdquo; &amp;ldquo;하하.&amp;rdquo; 유나의 말에 웃는 것도 잠시, 발목이 눈 사이로 푹푹 빠져서 걷는 데 집중하느라 말수가 줄어들었다. 땀이 이마를 타고 턱선 밑으로 후두두 떨어졌다. 쌓인 눈이 내뿜는 습기와 내 땀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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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장] 눈 오는 산신제의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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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6:24:35Z</updated>
    <published>2026-02-17T23: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4   열네 살의 끝자락, 그날은 마을에서 일 년에 한 번 지내는 산신제가 있는 날이었다. 경상도 쪽이 대부분 그렇듯, 내가 살던 포항 역시 일 년 중 눈이 오는 날이 손에 꼽혔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나는 새벽에 눈을 뜨는 순간 동물적인 감각으로 지금 눈이 오는지 아닌지 알 수 있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시원한 냄새가 집안 벽지에 스며 있고, 쥐 죽은 듯</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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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귤 판나코타(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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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3:05:58Z</updated>
    <published>2026-02-16T00: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랬던 경선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강원도에 간다. 오늘은 혼자서 여유롭게 강원도의 맑은 공기를 만끽할 예정이고 내일은 처음 만나는 사람과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으로 간다. 심지어 경선이 먼저 그에게 동행을 제안했다. 경선은 강원도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자신의 대범함을 떠올리며 괜히 키득거렸다. 경선은 항상 눈이 내리는 새하얀 자작나무 숲에 가고 싶었다. 시린 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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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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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6:24:20Z</updated>
    <published>2026-02-13T00:00:22Z</published>
    <summary type="html">몇 주 지나지 않아 우리 가족은 옆집에 초대받았다. 호연 아주머니와 도훈 아저씨는 평소처럼 음식을 대접해 주고 후식을 먹으며 우리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네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다 보면 아주머니가 아기를 가지고, 둥글게 불러온 배를 나와 함께 쓰다듬어보고, 어떤 아이일지 궁금해하고, 낳은 뒤 보호소로 보낸 일이 마치 내 꿈속에서만 존재했던 알 같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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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외줄타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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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6:24:01Z</updated>
    <published>2026-02-11T00: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나와 헤어진 뒤 집으로 향하던 내 발걸음은, 조금씩 느려지다가 곧 한 자리에 멈춰 섰다. 호연 아주머니와 도훈 아저씨가 마당에 나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저씨는 삽으로 마당 흙을 퍼 올리는 중이었고, 아주머니는 그 옆에서 잡초를 뽑고 있었다. 몇 달 만에 보는 두 사람의 모습이었지만 마치 매일 마주친 것만 같은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이었다. 나는 어딘가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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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귤 판나코타(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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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3:05:46Z</updated>
    <published>2026-02-09T00: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린 경선은 학교를 마치면 집에 바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맞은편에 있는 해변으로 향했다. 방파제 역할을 수행하는 낮은 돌담만 넘어가면 고운 모래와 몽돌과 해초가 널린 조그만 백사장이 나타났다. 경선은 거기서 홀로 소꿉놀이를 했다. 젖은 모래를 잘 뭉쳐서 해초에 돌돌 말아 김밥을 만들기도 하고, 더운 날엔 바다에 들어가 물놀이를 했다. 보통 집에는 아무도 없</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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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만약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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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6:23:49Z</updated>
    <published>2026-02-06T00: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안돼!&amp;rdquo;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내 바람과는 달리 돌은 아이의 정수리 위로 뚝 떨어졌다. 그곳에 있던 모두가 일순간 얼어붙었다. 이윽고 아이가 머리를 감싼 채 뒹굴며 악 소리를 질렀다. 근처에 있던 주춤이들이 아이에게로 우르르 몰려갔다. 얼굴에서부터 피가 싸늘하게 식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거울은 없었지만 아마 내 얼굴을 볼 수 있었다면 분명 하얗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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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장] 포물선의 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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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6:23:37Z</updated>
    <published>2026-02-04T00:00:20Z</published>
    <summary type="html">3   조약돌을 실은 나룻배가 저수지 위를 휘청거렸다. 영욱이가 노를 맡아서 저었지만, 배는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계속해서 빙글빙글 돌기만 했다. 수면 아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저수지에 빠질까 봐 겁이 난 나는 양 손으로 배 난간을 꼭 잡았다. &amp;ldquo;잘 좀 해봐라!&amp;rdquo; 유나가 타박하자 영욱이는 입을 삐죽거리면서도 성실하게 노를 저었다. 한참 제자리만 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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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빨간 지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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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3:05:34Z</updated>
    <published>2026-02-02T11:38: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인옥의 웃음소리가 작은 호프집 안을 날카롭게 울렸다. 그는 사실 그다지 웃긴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말 재미있는 것처럼, 그것도 특이하게 웃을 줄 알았다. 그러면 주변에 앉아 있던 친구들이 그런 인옥을 가리키며 함께 웃곤 했다. 문제는 인옥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한결이었다. 그는 전혀 따라 웃지 않고 멀뚱히 인옥을 바라봤다. 이윽고 웃음소리가 소강상태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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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놓고 온 자리(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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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3:05:22Z</updated>
    <published>2026-01-05T0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해가 지는 방향을 따라 걷기로 결심한 건 이를테면 &amp;lsquo;마지막 미련&amp;rsquo; 같은 것이었다. 아빠가 집을 나간 지 벌써 몇 년이 지났는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정서는 사람의 기억이 이렇게까지 빨리 휘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빠가 떠난 후 2년 만에 깨달았다. 목소리는 귀에 선하지만 웃을 땐 어떻게 웃었는지, 말씨가 어땠는지, 어떤 표정을 지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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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놓고 온 자리(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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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3:05:09Z</updated>
    <published>2025-12-29T02: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탄탄하게 다져진 흙길이 작은 먼지를 일으켰다. 바람을 따라 천천히 흔들리는 메밀꽃을 바라보는 정서의 마음에도 작은 물결이 일었다. 가을만 되면 흐드러지게 핀다던 메밀꽃밭 풍경을 직접 보게 될 줄은 몰랐다. 햇빛이 닿는 곳곳마다 황금빛이 일었다. 정서가 앉은 정자 맞은편으로 한 가족이 손을 잡은 채 나란히 걷고 있었다. &amp;ldquo;아빠!&amp;rdquo;하고 부르는 여자아이의 밝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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