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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로댄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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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부산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철학)</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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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6-09-10T19:54:1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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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뒤에 창고 정자는 연못 둑과 병행 안 - C&amp;nbsp; 안 본채는 B 안처럼 남남동향으로&amp;nbsp;12083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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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8-03T23:14: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세 번째로 떠올린 구상은 앞서 생각했던 두 안을 다시 돌아보면서 나온 절충안에 가까웠다. A 안은 밭둑의 선을 따라 집을 놓는 방식이었고, B 안은 숙진암 바위를 향해 집의 방향을 잡는 방식이었다. 두 안 모두 나름의 논리가 있었지만, 막상 마당 전체를 다시 그려 보니 어느 한쪽만 따르기에는 조금 아쉬운 점이 남았다. 그래서 세 번째로 생각한 것이 C 안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HyzItkUk97zBz1mwUuQsb4-bRn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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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숙진암을 향해 나란히 배치하는 안 - B 안 남남동향 배치&amp;nbsp;120830</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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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8-03T23: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집의 배치를 고민하던 과정에서 나는 한 가지 다른 가능성도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땅의 선을 따르는 대신, 풍경 속의 한 대상과 집의 방향을 맞추는 방식이었다. 그 대상은 길 아래쪽에 있는 우리 밭의 거대 바위 숙진암이었다. 그 바위는 단순한 자연물 이상이었다. 길뫼재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바위였고, 이곳에서의 생활과 기억 속에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TT8OGfWDPxmwdVFafptNbehFeH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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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자를 대각선으로 배치하는 안 - A 안 120829</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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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집을 짓겠다는 생각은 먼저 집의 모양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그 집이 놓일 땅의 성격을 어떻게 읽느냐에서 시작되었다. 길뫼재를 세우려던 이 땅은 넓이로 보면 365평 남짓이었다. 처음 그 숫자를 들었을 때 나는 단순히 면적을 계산하기보다 숫자 자체가 주는 의미에 마음이 갔다. 한 해가 365일이듯, 이 땅의 넓이에도 마치 한 해가 들어 있는 것 같았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qlL2587MckH-Z7somB7NLYYyME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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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뫼재 신축 구상 - 120828</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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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8-01T07:15: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정년퇴직을 6개월 앞두고 있다. 내일모레 개강하는 2학기가 내게는 마지막 학기다. 악양의 길뫼재를 지금처럼 농막 형태로 계속 가느냐 아니면 신축하느냐도 이제 결정해야 한다. 신축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지만, 건축비 등 여러 사정으로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구상은 해 보기로 했다. 우리 아이들 막내 이모부인 H와 밀접하게 의논하면서 생각하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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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무성한 여름 - 12073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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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1T06:39:01Z</updated>
    <published>2026-08-01T06:39: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성한 여름이다. 무성하다는 말이 이렇게까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걸, 이 계절에 와서야 다시 배운다. 자라는 것들은 멈출 줄 모르고, 사람의 손은 늘 뒤따른다. 여름은 늘 이렇게 넘친다. 거반도 복숭아나무는 올해도 제 성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품종은 원래 꽃눈이 많고 착과력이 세다고 한다. 가만두면 나무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열매를 매단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ixdohFy9Ys5_fhO2Ssgr3kbvdM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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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을 만들고서 - 120508 길 만드는 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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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30T13:16:32Z</updated>
    <published>2026-07-30T13:16:32Z</published>
    <summary type="html">길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땅 위의 선이다. 이곳의 길도 처음에는 산짐승과 들짐승이 다니던 자국이었을 것이다. 그 위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지게길이 되었다. 1970년대 후반에는 경운기가 드나드는 길로 넓어졌고, 지금은 자동차는 물론 레미콘 차량과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차까지 오르내린다. 누가 보아도 길이다. 그러나 행정적으로는 길이 아니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BdAJ3_ovwr9brBenjNIdWk_7ZJ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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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삽질 - 120331 파종 준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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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9T10:39:21Z</updated>
    <published>2026-07-29T10:39:21Z</published>
    <summary type="html">봄은 이미 와 있었지만, 차밭에는 지난겨울이 아직 물러나지 않고 남아 있었다. 냉해를 입은 찻잎은 제 몸을 안으로 접듯 말라 있었고, 숙진암 뒤편 매화는 마지막 꽃잎을 붙들고 있었다. 겨울은 달력에서 먼저 떠났지만, 땅에서는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것이다. 봄은 늘 이렇게 찾아온다. 새것만 데리고 오는 것이 아니라, 지난 계절의 흔적을 함께 끌고 온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MFYhCu_W2bQ_6cJ-9Ix59wF8bW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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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도 아주 가지는 않는다 - 120317 호비 탈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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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9T10:21:00Z</updated>
    <published>2026-07-29T10:21:00Z</published>
    <summary type="html">3월 1일, 지난주 내려왔을 때만 해도 매화 봉오리 몇 개가 하나둘 꽃을 터뜨리고 있었다. 성질 급한 녀석들이 제 성미를 못 이겨 먼저 피는가 보다 했다. 그래도 다음 주말쯤 내려오면 나무마다 꽃이 환하게 피어 나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었다. 그런데 3월 13일, 거의 보름 만에 다시 찾은 길뫼재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ObC3F5e68f9cwhmXJQzUaD0dng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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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저 지운 흔적 - 120316&amp;nbsp;화덕을 허물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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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5T21:30:25Z</updated>
    <published>2026-07-05T21:30:25Z</published>
    <summary type="html">화덕을 이태 동안 썼다. 엉성하게 쌓아 올린 블록이라 첫겨울도 버티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두 해를 견뎠다. 택지 전환 측량을 마친 뒤 철거하려고 손을 대자, 그제야 기다렸다는 듯 무너지기 시작했다. 무너지기 직전까지 버티고 있었던 셈이다. 비록 허술한 화덕이었지만, 덕분에 겨울은 한층 겨울다웠다. 이곳에서는 불조심이 무엇보다 중요해 바람 없는 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XcyjOG3LzRby_DGlDq78GIM7At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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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자칭 조류 대표단과의 극적인 조약 체결 전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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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7T02:41:34Z</updated>
    <published>2026-07-04T20:27:38Z</published>
    <summary type="html">길뫼재에서 펼쳐진 나와 조류 간의 지난봄 블루베리 배분 조약 체결의 경위를 이제 폭로한다. 올해 블루베리 수확은 딱 일주일 전에 끝났다. 성적표는 꽤 훌륭하다. 총 15그루의 나무 중, 어찌 된 영문인지 심었을 때 그 크기 그대로 멈춰 서 있는, 피터 팬 같은 녀석 한 그루를 제외하고, 나머지 14그루에서 무려 31kg을 수확했다. 지난해 첫 수확량이 17&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vkcyNBy_4AapxzATpqqetVqOCK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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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선 호미와 압력 센서의 형이상학 - 이래저래 걸리고 탈 나는 산기슭의 실존(철학적 사유의 해체와 통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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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5T06:46:18Z</updated>
    <published>2026-06-25T06:46:18Z</published>
    <summary type="html">강의실에서 관념의 성을 쌓다가 산기슭에 들어와 흙을 일군 지도 어느덧 20여 년이다. 처음 몇 년간은 참 겁도 없었다. 곡괭이며 괭이, 삽, 심지어 대형 도끼까지 무게감 있는 도구들을 청년이라도 된 양 기운차게 휘둘렀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과 정직한 신체는 속일 수 없는 법이다. 내 나이를 엄숙하게 고려해 지난해부터 무거운 공구들을 손에 쥐는 걸 자제하기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ud8QNI05RVWlKUCz5MGr7i50yj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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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옥수수들의 학회 - 엉뚱한 관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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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5T06:29:55Z</updated>
    <published>2026-06-25T06:29:55Z</published>
    <summary type="html">참으로 안온하고 평화로운 세상이다. 사방이 먹구름으로 뒤덮여 당장이라도 폭우가 쏟아질 듯한 이 불온한 날씨에, 저 옥수수 녀석들은 어쩌면 저리도 태평하게 초록빛 축제를 벌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늘이 어둡거나 말거나, 발아래 여린 풀들이 그늘에 가려 숨이 넘어가거나 말거나, 옥수수들은 그저 제 키 자랑에 여념이 없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온몸으로 그 물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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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mp;lsquo;좋은 글&amp;rsquo; 폭탄 그 불편한 진실 - 세월의 농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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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5T06:07:44Z</updated>
    <published>2026-06-25T06:05:33Z</published>
    <summary type="html">개인이 보내는 카톡 &amp;lsquo;좋은 글&amp;rsquo; 폭탄을 나는 오랫동안 거의 무시하다시피 했다. 그랬더니 대부분은 제풀에 지쳐 보내기를 포기했지만, 몇몇은 여러 해째 꾸준히 보내고 있다. 지난해 가입한 어느 단톡방에서는 아예 하루 종일 폭격이 이어진다. 새벽 정해진 시각에 첫 폭탄이 떨어지고, 해 질 무렵 마지막 폭탄이 투하될 때까지 쉬지 않는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것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fYQERrr-ViYAT3ilCJUDCWd6qL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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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신작로, 이젠 포장길-금창초 - &amp;lsquo;봄날은 간다&amp;rsquo; 3절, 은유적 각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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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1T12:57:58Z</updated>
    <published>2026-06-21T12:57:58Z</published>
    <summary type="html">하동 적량 삼화실, 더 골짜기 쪽으로 난 좁은 길은 아직 흙이다. 논둑을 타고 내려가면 도랑이 하나 있고, 그 건너 산기슭에 작은 무덤이 있다. 돌 몇 개로 윤곽만 잡은 오래된 자리다. 노인은 그 길을 한참 만에 다시 걷는다. 발걸음이 일정하지 않다. 어디로 가는지 몸이 먼저 알고, 마음은 뒤따른다.  그해 봄이 떠오른다. 열아홉. 중학교를 마치고 더는 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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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별, 뜨고 지는 사이에 - 봄날은 간다 2절 은유적 각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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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1T12:52:02Z</updated>
    <published>2026-06-21T12:52: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정우와 서린에게 밤은 짧았다. 만나면 좋았고, 헤어질 때는 늘 더디게 걸었다. 돌아서는 순간이 오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결국 그쪽으로 함께 걸어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시간을 늘렸다. 별이 떠 있는 동안은 함께 있고, 별이 사라질 즈음에야 내려왔다. 누가 먼저 정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 몇 번을 보내고 나니 그것이 둘의 방식이 되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a7nIQ85gub8f8bcWSUD9kSRLAn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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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주해에서 체득으로 - 철학적 사유의 해체와 통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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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5T06:35:09Z</updated>
    <published>2026-06-21T09:14:27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삶의 전반전은 주해(註解)의 세계였다. 연구실에 앉아 텍스트를 읽고, 그 행간에 주석을 달며, 논리적 정합성을 검증하는 것이 지적 사유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철저히 언어와 개념으로 구성된 로고스(Logos)의 성채 안에서 지성은 안전했고, 세상은 도서관 서가에 꽂힌 책들의 정연한 배열처럼 명징해 보였다. 진리란 고도로 훈련된 사유의 그물망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OsvadT86bqHlmvk6U6Irc-MeZ-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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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2 (1) 원동 못의 봄 - 신작로 일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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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6T11:39:32Z</updated>
    <published>2026-06-16T11:39:32Z</published>
    <summary type="html">겨울이 길게 눌러앉았던 원동 못에도 끝내 봄은 찾아왔다. 처음에는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어느 날 아침 못가에 나가 보면 얼음장 가장자리가 조금 녹아 있었고, 또 며칠 뒤에는 얼음 아래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낮 동안 햇볕을 받은 얼음은 속부터 허옇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amp;quot;쩍&amp;quot; 하는 소리와 함께 금이 가고, 며칠 지나지 않아 얼음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W2Ofm41T9S9-VGevyM_C_D-4q_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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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석양의 길드빌레르 성당 마당 - 오래 전의 알자스 여행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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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3T00:54:58Z</updated>
    <published>2026-06-02T22:59: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행은 국경을 넘는 일이라고 들 말한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여행이란 국경을 지우는 일에 더 가까운지도 모른다. 2017년 6월, 편과 맏이 그리고 나는 베네치아를 떠나 알자스로 향했다. 맏이의 알자스인 지인이 우리를 자기 집으로 초청한 덕분에 이루어진 여행이었다. 여행사 일정표도 없었고, 호텔 예약도 없었다. 현지인의 삶 그 안으로 들어가는 여행이었다. 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Rlv-E_tGmzeKpkmqfgYFHWT50U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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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1 원동 못 - 신작로 일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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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6T05:57:32Z</updated>
    <published>2026-06-01T12:38: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년 시절 우리 집은 진주시 방향으로는 원동, 사천읍 방향으로는 하동의 중간쯤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나와 동네 친구들의 추억이 켜켜이 쌓여 있는 삼진가도 신작로 구간은 진양군 정촌면 강주연못에서 사천읍 드무고개까지 이어졌다. 이를 세분하면 우리 과수원집 앞의 ①&amp;lsquo;원동 못&amp;rsquo;을 기준으로 사천읍 방향으로는 커브 직전의 ②&amp;lsquo;검정 판석 채석장,&amp;rsquo;③&amp;lsquo;여무 다리 사거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pOVSH0Q2d-NlSwoILpVBcavv3d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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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 삼진 가도, 삼천포-진주 신작로 - [제2부 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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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05T06:26:38Z</updated>
    <published>2026-05-05T06:26:3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여무다리다. 사람들은 오래도록 나를 건너 물을 넘었고, 나는 그들의 발걸음을 통해 이 땅의 변화가 어디서 시작되는지를 보아왔다. 길은 처음부터 땅 위에 있지 않았다. 길은 사람의 필요가 모여 생기고, 필요가 권력이 될 때 비로소 흙을 가르며 모습을 드러낸다. 1910년에 사람들은 삼천포에서 진주까지 하나의 길을 잇고는 삼진 가도라 불렀다. 이 길은 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ocz%2Fimage%2FdhUUcHsHrFpRNraF4rkjVE6zc8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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