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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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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차가움을 지나왔기에, 따뜻함을 아는 사람.( 溫知 &amp;mdash; 온기를 알아보는 능력 )차갑던 시절에 배운 따뜻함을, 누군가에게 건네기 위해 씁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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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6-08-19T10:20:3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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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번엔 내가 할게 - 엄마의 손을 잡은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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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5-31T13:10:39Z</published>
    <summary type="html">엄마의 내시경 검사 날, 나는 만삭이었다.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가고 싶었지만, 예정일을 앞둔 몸으로는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대신 언니가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갔다.  별일 아닐 거라고 생각하려 했다. 그렇게 생각해야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마음 한쪽은 계속 불안했다.  아빠는 이미 2년 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였다. 엄마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b6wdtG_uQ2QS4OQjxl6zUTabK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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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너 하고 싶은 거 해 - 엄마가 미뤄둔 차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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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4T10:55:52Z</updated>
    <published>2026-05-24T10:55: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서른 초반,나는 대기업 인사팀 과장이 되었다.남들보다 승진이 조금 빨랐다.특별한 재능이 있어서라기보다어떻게든 맡은 일은 끝까지 붙드는 사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쉽게 포기하지 않는 사람.나는 그렇게 일하는 법을엄마와 아빠의 하루에서 배웠다.가난 속에서마음 놓고 쉬어본 적 없던 사람들.새벽같이 집을 나가밤늦게 돌아오던 엄마와 아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ZJ3DClMr1Kxt7gHq4q3vUKFWne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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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엄마처럼 가난하지 않다 - 그런데도 닮아 있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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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7T12:51:43Z</updated>
    <published>2026-05-17T12:51:43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지금 엄마처럼 가난하지 않다.  밤마다 바퀴벌레와 곱등이가 나오던 집, 친구를 한 번도 데려올 수 없었던 집이 아니라,  아이들이 친구를 초대하고 싶을 때 언제든 문을 열 수 있는 집에 산다.  월급은 정해진 날 들어오고, 아이들 등하원을 도와주시는 시터 이모님도 있다.  반찬은 시킬 수 있고, 요리는 이모님께 부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밤이 되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CecCAotcgiW0KReGcwXyRVeapE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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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원래부터 엄마였던 사람 - 알고 난 뒤에야 보이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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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0T08:13:55Z</updated>
    <published>2026-05-10T08:13:55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족관계증명서를 본 뒤에도달라진 것은 없었다.엄마는 평소처럼 새벽같이 집을 나갔고,나는 평소처럼 학교에 갔다.내가 눈을 떴을 때 엄마는 늘 없었다.아직 해도 뜨기 전,식당으로 출근했기 때문이다.그런데도 아침마다밥통에는 늘 새 밥이 지어져 있었다.가스불 위에는한 번 데워놓은 국 냄비가 올려져 있었다.가끔은 프라이팬 위에온기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aGF-Tf1osavlk7Ycj9kYMLWQHUk"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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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류에 적히지 않은 이름 - 알고 있던 것의 바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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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새로 입학한 고등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어느 날, 담임 선생님께서 나를 교무실로 부르셨다. 학교 장학생 선발이 있으니 추천서를 써주겠다고 하셨다.  &amp;ldquo;신청서 작성하고, 가족관계증명서 떼와라.&amp;rdquo;  엄마에게는 이 사실을 미리 말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안 될지 모르니까.  나는 학생증을 들고 동사무소에 가서 직접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3KPKv0-G4FMJl9wT1qgTecfnqv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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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손이 기억하는 것 - 쉬는 날에도, 멈추지 않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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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6T12:43:56Z</updated>
    <published>2026-04-26T12:43:56Z</published>
    <summary type="html">​엄마의 식당 쉬는 날, 서둘러 교복을 맞추러 갔다.  ​&amp;ldquo;크게 입어야 해. 금방 큰다.&amp;rdquo; 나는 대답하지 않고 따라나섰다.  ​가게 안에는 이미 몇 명의 아이들이 서 있었다. 내 앞에 서 있던 아이는 밝은 회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셔츠가 달랐다. 넥타이가 달랐다. 아무 말 없이, 그 애의 넥타이를 한 번 더 보았다.  ​내 차례가 왔다.  어깨를 맞추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4TfWMaKf5uEUOzwvZ6OrLdEvQg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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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선택권이 없다는 것 - 이해는 때로, 반항보다 더 무거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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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4-19T11:56:22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선택할 수 있는 성적을 가졌지만,선택할 수 있는 집에 살고 있지 않았다.중학교 첫 중간고사 성적표를 받은 날,반에서 3등을 했다.엄마는 세상을 다 가진 사람처럼 기뻐했다.식당 일로 거칠어진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대견하다고, 고생 많았다고 몇 번이고 말했다.그날만큼은나도 나를 믿어도 될 것 같았다.하지만 그건 오래가지 않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OKqjeT7-5IuM16rilU77E_X51x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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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는 같은 높이에 있지 않았다 - 어떤 아이는 멈추고, 어떤 아이는 계속 올라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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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2T11:47:32Z</updated>
    <published>2026-04-12T11:47:32Z</published>
    <summary type="html">보람이에게 대형 학원은 일종의 &amp;lsquo;알리바이&amp;rsquo;였다. 성실한 딸이라는 역할을 연기하기 위한 무대.  &amp;ldquo;나 오늘 너네 집에서 공부한다고 말했어. 혹시라도 엄마가 물어보면 그렇게 말해줘. 알았지?&amp;rdquo;  보람이는 가방을 한 번 고쳐 메고 내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은 채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그 뒷모습을 보다가,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았다.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p0wubSQUkJXp4Nx8p5uq7KGC2M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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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뜨거운 것의 무게 - 시간이었고, 몸이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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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5T11:36:20Z</updated>
    <published>2026-04-05T11:36:20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 넓고 예쁜 방을 지옥이라 부르던 보람이와 달리, 우리 삼남매는 비좁은 방 하나를 같이 썼다.  엄마가 식당 일을 마치고 돌아오기 전까지 우리는 단 한 번도 먼저 잠든 적이 없었다. 늘 깨어서 엄마를 기다렸다.  평소라면 방 한가운데에 장기판을 벌여놓고 떠들었을 텐데, 중학교 첫 중간고사를 앞둔 그날 밤은 달랐다. 언니와 오빠는 각자 제 할 일을 하고 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j_RRTG9znaZOJcqb1WAhxy1XMt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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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로의 쓸모 -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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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9T12:59:47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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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며칠이 지났지만 여전히 조용히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수업 시간에도 손을 들지 않았고,  쉬는 시간에는 자리를 잘 벗어나지 않았다.아이들은 금방 자기들끼리 묶였다.  나는 그 바깥에 있었다. 그날도 종이 울리자마자 아이들이 자리에서 일제히 움직였다.의자가 밀리는 소리, 가방 지퍼를 여는 소리,  웃음소리가 한꺼번에 섞였다.나는 조금 늦게 일어났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oIBTRIPzyhXptrar8R-bXvcklz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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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무도 나를 막지 않았다  - 그런데 나는 멈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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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2T12:56:01Z</updated>
    <published>2026-03-22T12:56: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중학교 입학식 날,  엄마는 그날을 식당 쉬는 날로 바꿔 같이 가겠다고 했다.  나는 괜찮다고 했다. 혼자 가겠다고 했다.    버스를 타고 내린 학교는 새 건물 냄새가 났다.  운동장은 넓었고, 건물의 페인트칠은 벗겨진 곳 하나 없이 선명하게 칠해져 있었다.  나는 그 학교의 첫 입학생이었다.    입학식 날이라 아이들은 교복 대신 사복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S3VZD0VDIIfcoqpe36QPo3_tsE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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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 - 딱 한 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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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5T13:16:1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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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야 알았다. 가난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었다.모르는 사이, 아주 오래전부터내 삶의 여기저기에 조용히 쌓이고 있던 감각이었다. 처음 그 감각을 느낀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친구 집에 놀러 갔던 날.아파트 현관을 지나 신발을 벗고집 안으로 들어갔다. 친구가 방문 하나를 열었다. 그 안에는 화장실이 있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hqd2TuhyNnqf7DAHCFtpOqF6Ek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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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빨간 구두와 김밥 - 소풍날, 찌그러진 은박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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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3-08T12:09:20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정환경조사서의 얇은 갱지가 교실을 한 번 훑고 지나가면봄이었다. 칠판 한쪽에 소풍 날짜가 적혔다. 엄마에게 처음으로 무언가를 사달라고 말한 날이 있었다.옷이고 신발이고 늘 물려받던 나를 안쓰럽게 여겼는지작아진 운동화를 새로 사주겠다며 엄마가 나를 시장 신발가게에 데려갔다. 진열장에 놓인 구두에 시선이 한참 머물렀다.&amp;ldquo;왜? 저게 마음에 들어?&amp;rdquo;&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zNYc5jdTanYALZ_qMXewkiv1dG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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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화물차의 텐트 - 자가용이 있습니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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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3-01T12:16:05Z</published>
    <summary type="html">봄이 되면 학교에서는 늘 회색빛 갱지를 나누어 주었다. 표면이 거칠고 시큼한 잉크 냄새가 나는 종이.  가정환경조사서였다.  담임 선생님은 빈칸을 하나도 빠짐없이 채워오라고 했다. 종이 위에는 내가 사는 세계를 묻는 단어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인쇄되어 있었다.  주거 형태 부모 학력 부모 직업 자가용 유무  나는 연필을 쥐고 거친 갱지 위에서부터 아래로 채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HtgtlL4v4V0Z3c7C0xeIiJVqHd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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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빌려 쓴 하늘 - 48색 크레파스와 달력 뒷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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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2-22T13:51:44Z</published>
    <summary type="html">3학년이 되고 담임 선생님이 바뀌었던 그해,  우리 동네도 바뀌기 시작했다.논 건너편에 철근이 올라가고 회색 벽이 세워졌다.하늘을 가리는 높은 아파트가 솟아올랐다.그때까지 나는 골목길과 논밭을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공사가 끝나갈 무렵,  동네 아이들은 엘리베이터를 타러 그 안으로 몰려갔다.철문이 닫히면 숫자가 하나씩 올라가는 불빛과 함께 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mF0vhm3glfMQex1C5iJZ-7r4rc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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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엄마의 거친 빈손 - 봉지 하나, 손 하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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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5T12:35:47Z</updated>
    <published>2026-02-15T12:35:47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기억 속 엄마는누군가에게 따지러 학교로 달려가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이들 모두가 보는 앞에서꽃무늬 포장지로 싼 김 한 톳이책상 위에 그대로 놓였던 날.교탁 앞에서 변명 한 줄 하지 못해귀를 잡혀 피가 났던 날에도,복도 끝에 엄마의 그림자는 없었다. 대신 엄마는 조용히 내 말을 듣고,내가 원하던 대로 머리를 짧게 잘라주고,찢어진 귓바퀴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AALxr_W3W98KwbhLFJRqal5yar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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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호랑이 선생님과 꽃무늬 김 한 톳 - 하얀 봉지에 담긴 엄마의 최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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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8T12:18:23Z</updated>
    <published>2026-02-08T12:18:23Z</published>
    <summary type="html">국민학교 2학년,내 통지표의 &amp;lsquo;행동 발달 사항&amp;rsquo;은 단 한 줄이었다. &amp;ldquo;친구들과 싸움이 잦고, 잘 울며, 이기적임.&amp;rdquo; 그로부터 딱 1년 뒤,3학년 담임 선생님은 같은 아이를 두고 이렇게 적었다. &amp;ldquo;창의적이고 심성이 고움. 예의가 바르고 책임감이 강함.&amp;rdquo; 1년 사이,나는 개과천선이라도 한 걸까. 아니었다.나는 똑같은 아이였다.달라진 건 담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Vs7w7apGUgEyMRDjA7X_jDsSjg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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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후반 아이의 긴 아침 - 쇠고리를 걸어 잠그고 속삭이던 종이인형극</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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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1T12:29:06Z</updated>
    <published>2026-02-01T12:29: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싱이 멈춘 거실의 풍경은 그대로였다. 한쪽 구석으로 밀려난 낡은 미싱, 벽지에 남은 엄마의 등 기대던 자국, 무거운 쇠다리에 눌려 푹 들어간 장판.  겉모습은 같은 거실이었지만, 공간의 성질은 달라져 있었다.  국민학교 1학년, 나는 &amp;lsquo;오후반&amp;rsquo;이었다. 학생 수가 넘쳐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수용하던 시절.  오전반인 언니와 오빠가 등교하면, 그 시차는 나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GBeKaxkqbYdb7FfeqERTGdqhjn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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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드르륵, 엄마의 미싱이 멈추던 날 - 우리 집 거실의 작은 장갑 공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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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5T11:17:3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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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택시 운전대를 잡던 아버지의고단한 오후 근무조가 있는 날이면,거실은 숨소리조차 죽여야 하는 정적에 잠겼다. 그 고요 속, 허락된 소음은 단 하나.엄마의 낡은 미싱 소리였다. 언니와 오빠가 학교로 간 뒤,비로소 그 소리가 시작되었다.&amp;ldquo;드르륵, 드르륵.&amp;rdquo; 일곱 살의 나는그 규칙적인 리듬 옆에 엎드려 달력 뒷장을 펼쳤다.엄마가 페달을 밟아 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xaSpwdnp1tCO325yGWij4hDbZ5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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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천장이 뚫린 욕실과 귀뚜라미의 비밀 - 고요 속에 숨어 있던 작은 그림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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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18T12:14:17Z</updated>
    <published>2026-01-18T12:14: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씻는 일은 언제나 작은 고행이었다. ​욕실이라 부르기 민망한,천장의 반이 뻥 뚫려 있던 공간이 우리 집의 &amp;lsquo;목욕탕&amp;rsquo;이었다.비가 오면 비를, 눈이 오면 눈을 그대로 맞으며 씻어야 했던강제 노천탕 같은 곳. ​한겨울 칼바람이 스며들 때면살갗을 넘어 뼛속까지 시린 것만 같았다. ​수도꼭지만 돌리면 온수가 콸콸 쏟아지는 지금과 달리,그때는 커다란 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jDc%2Fimage%2FIm3pVXHp-_uprmR85MTc8BFR6C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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