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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빈자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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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bohemiaban</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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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나는 빈자루입니다. 빈자루엔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그것은 나의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나는 작가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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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6-07-19T04:43:05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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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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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10-11T08:54:26Z</publis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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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화 _ 검은 곰팡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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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 빈방은 나올 때와 마찬가지였다. 구겨진 이불. 꽁초가 가득한 페트병. 구멍에서 새어 나온 얼룩. 안은 더웠다. 불을 끄지 않고 나온 모양이었다. 나는 방으로 들어가 벽에 몸을 기댔다. 맞은 편엔 검은 곰팡이가 벽을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담배를 피웠다. 처음 놈이 찾아왔을 때 그것은 엷고 푸른 녹색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나의 일부라고 생각하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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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화 _ 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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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08:23:3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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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 방에 누워 남자의 얼굴을 볼 때 나는 남자가 나와 헤어지지 않을 친구라는 것을 알았다. 남자는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나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모두가 떠난 후에도 남자는 내 쪽을 보고 소리를 지르고 있을 것이다. 나는 남자의 얼굴을 쓰다듬는다. 남자의 얼굴이 차다.   * 쌀칵. 불이 흔들거리다 사라졌다. 쌀칵쌀칵. 라이터 부싯돌을 다시 세게 당</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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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화 _ 죽은 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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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07:48:45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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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 처음 내 방에 물이 고였을 땐 그것이 잠시 흘러가는 것인 줄로 알았다. 그것은 처음엔 초록색, 그 다음엔 파란색, 그 다음엔 청록색으로 변하더니 이제는 검은 남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짓이겨버리려고 걸레를 대고 문질렀다. 죽은 모기의 피가 벽 위에 말라붙어 있어 검은 그것과 한데 어우러졌다. 나는 힘을 주어 그것을 세게 문질렀다. 그것은 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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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화 _ 실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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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07:02:57Z</updated>
    <published>2026-10-11T07:02:57Z</published>
    <summary type="html">* 홍두가 필기 시험에 붙었다고 연락이 왔을 때 사실은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amp;quot;축하해.&amp;quot; 축하한다고&amp;nbsp;말은 했지만 사실은 면접에서 떨어지기를 바랬다. &amp;quot;꼭 될거야.&amp;quot; &amp;quot;그래 생각하나?&amp;quot;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었다.   * &amp;quot;시은아.&amp;quot; 젊은 여자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amp;quot;시은아.&amp;quot; 사람들의 사이를 그 여자가 가로지르고 있었다. 여자는 한 손에 태극기를 들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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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화 _ 노숙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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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06:22:53Z</updated>
    <published>2026-10-11T06:22:53Z</published>
    <summary type="html">* 대로에는 비를 맞고 서 있는 차들이 가득했다. 좁은 인도 위로 태극기와 우산을 든 사람들이 빽빽히 서 있었다. 사람들을 가로 질러 앞으로 나가려다 우산이 부딪치며 물방울이 자꾸만 튀었다. 까치발을 들어 우산 너머를 보았다. 정류장에 버스를 기다리는 인간들 때문에 길이 막히고 있었다. 행렬이 어서 풀리길 기다리며 조금씩&amp;nbsp;앞으로 나아갔다. 정류장 근처에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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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화 _ 비가 오면 새들은 어디로 가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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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22:38:4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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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 독서실에 돌아와 의자에 앉으니 잠이 몰려왔다. 엎드려 자다가 옷에 땀이 베어 찝찝해 견딜 수가 없었다. 화장실 앞에 남자와 여자 여럿이 무리를 지어 길을 막고 있었다. 하하. 호호. 낄낄 거리다 내가 그들 앞에 서자 그들이 웃음을 멈췄다. 나는 그들의 사이로 자리를 비집고 들어갔다. 남과 여가 몸을 엉거주춤하며 길을 터줬다. 나는 안으로 몸을 들이밀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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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화 _ 자물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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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22:05:2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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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 독서실로 가기 위해서는 술집이 늘어선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야 했다. 빗방울이 차가워 몸이 떨리긴 했지만 새로운 곳으로 간다니 기분이 좋았다. 후드티에 달린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가방을 좌우로 흔들며 걸었다. 그리곤 어느 영화에서 봤던 중세 시대 신부님의 대사를 떠올렸다. &amp;quot;형제님. 참회만이 살 길입니다.&amp;quot; 나는 가끔 이렇게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한다. 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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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화 _ 양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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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20:29:38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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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 씨발. 어떤 새끼가 밀치는 바람에 발이 웅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물기가 밑창으로 스며서 발이 축축해졌다. 걸을 때 마다 찌걱거려서 발가락을 곤두세우고 걸어야 했다. 이대로 독서실에 간다면 꼬랑내가 진동할 게 뻔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인간들을 만나러 가는데 첫날부터 더러운 인간이라는 이미지를 쌓고 싶지는 않았다. 운이 좋다면 친구나 러닝 메이트, 뭐 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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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화 _ 종각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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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19:42:24Z</updated>
    <published>2026-10-10T19:42:24Z</published>
    <summary type="html">* 그러니까 결국 이 얘기를 꺼내놓을 수 밖에 없는 거다. 그게 미칠 것이 재미있는 얘기이건 까무러치게 지루한 얘기이건 그건 상관이 없다. 단지 내가 이 일을 겪었기 때문에 꺼내놓지 않고는 못 베기겠는 거다. 그게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다. 이 얘길 끝내고 내가 다시는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 이걸 듣고 있는 너도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왜 세상에서 제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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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18:29:3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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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18:28:48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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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화 _ 가장 보통의 존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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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12:46:44Z</updated>
    <published>2026-10-10T12:32:50Z</published>
    <summary type="html">* 몸을 일으킨다. 책장 쪽으로 기어간다. 손을 뻗는다. 『별의 탄생과 신화』 목소리가 들린다. &amp;quot;... 영숙이가 시장에서 뭘...&amp;quot; 손을 내린다. 책의 겉을 만진다.   * 평범하고 밋밋하기 때문에. 자취방에서 여러 날을 누워 내린 결론이었다. 아버지를 뵈러 고향에 내려갔다. &amp;quot;늦지 않았으니 자격증 시험을 준비해라.&amp;quot; 아버지 손에 주름이 많이 접혀 있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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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화 _ 보통&amp;nbsp;</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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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08:48:53Z</updated>
    <published>2026-10-10T08:48:53Z</published>
    <summary type="html">* 방 안에 풀지 못한 짐들이 있다. 나는 책을 꺼내다 포기한다. 다시 이불에 들어가 눕는다. 책장에 꽂힌 책의 제목을 읽는다. 잠이 온다. &amp;quot;...영숙이가 아버지 모시고 병원에...&amp;quot; 소리가 들린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린다. 눈을 감기 위해 애를 쓴다.   * &amp;quot;너는 잠바 신청 안 할 거야?&amp;quot; 과대표 형이 물었다. 얼굴에 열이 났다. &amp;quot;네. 아니, 저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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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화 _ 별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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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05:57:48Z</updated>
    <published>2026-10-10T05:44:44Z</published>
    <summary type="html">다음 날은 얼굴 검사를 하는 날이었다. 교실 뒤에서 누나들이 거울을 보고 있었다. 형들 몇은 밖에 나가서 찬물로 세수를 하고 왔다. 나는 엄마가 입혀준 새 옷을 입고 있었다. 선생님께서 책상 앞을 지나시며 우리들의 얼굴을 천천히 보셨다. 형들과 누나들한테 손가락을 내밀어 보라고 시키셨다. &amp;quot;너 손톱.&amp;quot; 형의 손가락을 지휘봉으로 가볍게 치며 말씀하셨다. 형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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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화 _ 분홍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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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18:30:46Z</updated>
    <published>2026-10-09T21:38:36Z</published>
    <summary type="html">* 눈을 뜬다. 아이들 하교 소리가 들린다. 미끄럽다고 깔깔거린다. 이불을 뒤집어쓴다. 빛이 보인다. 이불 홑청의 속을 만진다. 나는 다시 몸을 웅크린다.   * 학교가 끝나면 동생과 놀았다. 영숙이나 형, 누나들의 집은 긴 두렁을 따라 오래 가야 나왔다. 나는 혼자 학교 쪽문을 나와 집으로 갔다. 하교 시간이 지나면 동생이랑 빈 운동장을 기웃대며 기린이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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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화 _ 분홍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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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18:44:08Z</updated>
    <published>2026-10-08T18:44: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초등학교에 들어가던 해 겨울, 우리 가족은 시골로 이사를 했다. 엄마는 아빠가 부대를 옮긴 거라고 했다. 트럭을 타고 한참 달려간 곳엔 빈 운동장과 1층짜리 하얀 학교가 전부였다. 학교 뒤로 빨간 지붕 집 하나가, 그 옆에 검정 비닐이 펄럭거리는 누런 배추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뽑지 않은 배추는 버려져 모두 얼어 있었다. 동생은 자길 왜 이런 곳으로 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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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화 _ 완벽에 가까운 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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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23:50:12Z</updated>
    <published>2026-10-07T23:5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 이 방. 이 이불. 이 담요. 나는 이불속에 몸을 웅크린다. 이불 밖으로 발이 삐져나간다. 나는 무릎을 더욱 당긴다. 해가 들어온다. 빛이 이불 밖을 비춘다. 나는 빛이 비치는 이불의 안을 만진다. 주황색. 요의가 느껴진다. 하지만 일어나지 않는다. 더욱 몸을 만다. 영숙이가. 밖에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영숙이라는 단어와 병원이라는 단어가 크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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