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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묻는 사람 K</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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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마음이 머무는 일상을 기록합니다. 사람을 이해하는 일을 합니다. 천천히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씁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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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7-01-19T06:12:5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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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매는 잘 가고 계신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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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10-01T13:28:55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남편은 울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시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는 울음을 참는 사람인가 보다 했다.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에야 울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언제부터였나. 가족끼리 만날 때면, 남편은 '엄마는 언제 돌아가셔도 이상할 게 없다'라고 우리를 준비시켰다. 이상할 게 없는 일이라고 슬프지 않은 것은 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KeXDnr79QhnEPYd7BTihP4YxgI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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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위태로운 9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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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9T13:51:35Z</updated>
    <published>2026-09-19T13:51:35Z</published>
    <summary type="html">위태로운 9월이고, 아슬아슬한 가을이다. 시어머니의 상태가 조금씩 악화되더니이제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운 상황이다.  언제 그 빛이 꺼질지 알 수 없지만,빛이 다시 커지지 않을 거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속수무책이라는 무력감이 우리를 덮어버렸다.   일상에 집중하자고,서로를 다독이면서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자신을 채근한다.  도대체 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_rwbumPHWL235q-y4BbI1bgotJ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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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제 됐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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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0T08:36:28Z</updated>
    <published>2026-08-20T08:36:28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빠 꿈을 꾸었다.  잠자리에 드시려던 건지, 주무시다 깨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춥다고 하셨다.  얼른 이불을 꺼내 덮어 드렸더니, '이젠 됐다' 하셨다. 마음이 쓰여 다른 이불 하나를 더 꺼내 그 위에 덧덮어드렸다.  &amp;quot;아빠! 감기에 걸리면 안 돼&amp;quot;  야윈 아버지에게 수술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건 가족들이었다.   아버지와 나는 수술 날만을 손꼽았다.  &amp;quot;&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lMTfPO0DPO7-RjX2yGbWRptCe7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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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미 이별은 시작되었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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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1T09:54:34Z</updated>
    <published>2026-07-21T09:54:34Z</published>
    <summary type="html">시아버지의 기일이 다가오면 이상하리만치 시어머니의 상태가 나빠지곤 했다. 며칠씩 곡기를 끊으셨는데, 그것은 당신의 의지라 할 수 없었다. 그저 몸이 음식을 받아들이지 않는 상태를 설명할 수 없을 뿐이다.  올해는 몇 번의 고비가 더 있었다. 이제는 휠체어에 앉아 계시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물을 삼키는 것조차 힘겹다고 했다. 며칠 전, 제헌절에 남편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jfaFdtXLRj2R9z8_z4bvVnHvgP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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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 하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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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9T13:21:34Z</updated>
    <published>2026-06-19T13:21:34Z</published>
    <summary type="html">요양원에 계신 시어머니께서 며칠 전부터 식사를 못 하신다는 연락이 왔다. 평소와 달리 음식을 입 앞에 가져다 대도 반응이 없다고 했다. 작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터라 이번에도 괜찮겠거니 하면서도, 영 불안하다.   시어머니께서 요양원으로 가신지 곧 7년이 되어간다. 그때 이미 스스로 삶을 꾸려가기 어려운 상태셨다. 시아버지는 물론, 아들과 딸 모두 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ajnbovxBYfQ3CH3Ou-UBwWHhWm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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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럼에도 불구하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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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8T11:11:48Z</updated>
    <published>2026-06-18T11:11:48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랜만에 대학원 동기를 만났다. 선희는 거의 10년 만이었고, 정숙이는 아버지 장례식 이후 3년 만이었다. 20대에 처음 만난 우리는 그 사이 사십 대 후반, 오십 대 초반이 되었다.   서로가 예전 모습 그대로라고 호들갑스럽게 인사했지만, 그럴 리 없다는 걸 안다. 그저 망설임 없이 어떤 말이든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amp;lsquo;여전하게&amp;rsquo; 느끼게 했을 것&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MJ2UUZLHs-d_qTszvFVhBDl3Rk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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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버지의 오랜 벗</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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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2T12:48:54Z</updated>
    <published>2026-06-02T12:48:5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회신을 받고 얼마나 반갑고 기뻤는지 몰라요. 메일을 보내면서 전달이 꼭 되기를 간절히 바랐으니까요. 금년 11월이 되면 내 나이가 만 90이 돼요. 그래서 그런지 나의 모든 언행이 느려져요. 그러니 양해 바래요.&amp;quot;   아버지의 오랜 벗에게서 이메일을 받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삼 년째 되는 날을 기억하고 보내신 연락이었다. 사십여 년 전 LA로 이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ZUZN8Y0rg9Xn8mn_KqG2EK2Z7n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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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빠의 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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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09T05:10:32Z</updated>
    <published>2026-05-09T05:10:32Z</published>
    <summary type="html">목련 앞에서는 차분해지고, 라일락 향기에는 주책스러울 만큼 설렌다. 노란 개나리엔 눈이 즐겁고, 여린 풀의 색이 짙어지면 덩달아 씩씩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아카시아 향기에는 군침이 돈다.   어릴 적 내가 살던 장위동에는 해마다 이맘때면 아카시아가 만발했다. 동네 사람들은 뒷산을 &amp;lsquo;빡빡산&amp;rsquo;이라고 불렀는데, 그곳마저 향기가 가득했다.   먹어도 먹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SYBqDBnZUVgxxGoy_o5E-nREWg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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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문장과 함께 나이 드는 일 - 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문학동네. 2025.</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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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16:27:55Z</updated>
    <published>2026-04-14T16:27:55Z</published>
    <summary type="html">좋아하는 작가가 꾸준히 글을 쓴다는 건,그의 글과 함께 나이 들어간다는 건,  상당한 행운이다.  살면서 겪는 경험, 피할 수 없는 순간들,그 안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여러 감정이오롯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데에 안도한다.   그래서 나는 김애란 작가가 고맙다.   &amp;quot;여기도 벌써 김애란이 다녀갔구나.&amp;quot;라는 신형철 평론가의 말을, [안녕이라 그랬어]를 읽&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qGxIZadTC8QWrMRewsimwvAz22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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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유효함은 여전히 유효한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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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0T02:53:59Z</updated>
    <published>2026-04-09T15:11:24Z</published>
    <summary type="html">계절이 바뀌는 것을 본다. 시간의 흐름이 들린다. 날씨의 냄새는 매번 다르다. 마음이 닿는 곳마다 온도가 느껴진다. 모든 것에 조심스러워진다.   사용된 적 없는 아버지의 여권을 보다가, 아직 한참 남아 있는 유효기간에 시선이 멈췄다. 주인은 사라졌는데, 날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유효함은, 여전히 유효한가.   엄마와 아빠의 여권은 늘 같은 시기에 갱&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asxqFtFWqGyE5NqMPUKmRkMRMP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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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이 오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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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4T13:44:19Z</updated>
    <published>2026-04-04T13:44: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양조위를 좋아한다고 해서 유덕화를 덜 좋아했던 건 아니었고, 장국영의 죽음이 덜 아플 리도 없었다. 거짓말처럼 그가 떠난 지 23년이 지났다.   여전히 나이 들지 않은 그의 모습은 클릭 몇 번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웃고 있는 표정 어딘가에 슬픔이 배어 있는 것만 같다.  살아 있을 때 쏟아졌던 수많은 시선과 이야기는, 그가 떠난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f3kHq1dwae4bjI4k5LXbO-2212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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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해하게 되면, 미워할 수 없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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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6T07:55:31Z</updated>
    <published>2026-03-26T07:55:31Z</published>
    <summary type="html">거의 삼십 년 전에 본 영화라 기대하지 않았다. 희미한 기억만큼 그때의 감정도 이미 지나간 것이라 여겼다. 남편이 &amp;lsquo;첨밀밀&amp;rsquo; 재개봉 소식을 전했을 때도, 그저 심야 산책 겸 다녀오자는 정도로 생각했다.   이십 대의 나는 누가 더 사랑했는지, 어디에서 어긋났는지에 몰두했다. 인물들을 나누고, 그들의 선택을 판단했다.   2026년 봄, 스크린 속 그들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3FfYsAx7o8z7An27vZB0G5MwB7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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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취가 남아있는 동안&amp;nbsp;</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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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4T09:19:31Z</updated>
    <published>2026-03-04T09:19: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랑니를 뽑았다. 몇 년 간격으로 하나씩 뽑다 보니 마지막 남은 하나였다. 오래전 일이라 감각은 무뎌졌고, 그저 며칠 아팠다는 기억만 남아 있었다.   마취 주사를 맞고 나서야 발치보다 주사가 더 아팠다는 게 떠올랐다. 한 번, 두 번. 턱 밑이 뜨겁게 번지다 이내 감각이 둔해졌다.  &amp;nbsp;요란한 기계 소리와 약품 냄새는 또렷했지만 통증은 닿지 않았다. 마취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UZe3DQ5pySxeYxC7Q3hVU0gPTt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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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대하지 않는 사람의 여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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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7T03:48:25Z</updated>
    <published>2026-02-27T03:48:25Z</published>
    <summary type="html">대부분 그랬다. 여행을 앞두고 설렘이나 호기심이 거의 없는 편이다. 남들은 여행 계획을 세우거나 짐을 챙길 때, 기차역이나 공항에 들어섰을 때 흥분된다지만 내게는 그저 절차일 뿐이다.  그러고 보니 어릴 적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비슷했다. 친구들은 전날 밤잠을 설쳤다고 했지만, 나는 내심 비라도 내렸으면 하고 바라는 쪽이었다.  이런 성향 탓에 이번 여행에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bUE2sp771C9Srpv_lEDVnnjC2k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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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억지로 삼킨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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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4T06:52:31Z</updated>
    <published>2026-02-04T06:52: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연민의 감정이 오만이라고 가르쳐준 사람은 누구였을까.  소화되지 않고 삼켜진 것 때문에  울렁거릴 때가 있다.   무엇 때문일까 잠깐 곱씹다가  그냥 넘겨버린다.  식사를 하셨다더니  엄마는 황태 국을 끓이고 계셨다.  가스레인지 앞에 선 뒷모습이  예전보다 휘어져 보였다.  허리가 아프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서 있는 게 조금은 편한 자세였을까.  쓸데없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jpNxy7KxfdCxzmmEaZtaZnvoTt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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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베이스캠프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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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3T02:32:52Z</updated>
    <published>2026-01-23T02:32: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인생 영화나 책에 대한 대답이 곧잘 바뀐다. 그 언저리에 읽거나 보았던 것, 혹은 묻는 이와 나누고 싶은 것을 말하게 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내게는 인생 '무엇'이라 부를 만한 것이 없다. 애초에 어떤 계기로 쉽게 영향을 받는 성정도 아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5주 동안의 여행도 마찬가지다.    여행자였던 나는 누군가의 배경이었다. 적당한 관심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Mvq4kHE7kL2ahUsKjGxoHop0P1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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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긋하게 뜨거웠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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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17T11:29:17Z</updated>
    <published>2026-01-17T11:29: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치앙마이가 몇 번의 이별 끝에 시작되는 사랑이라면, 방콕은 첫사랑을 닮았다.  요란하고 복잡하고, 쉼 없이 마음을 끌어당겨 함부로 돌아서지 못하게 붙잡는 곳.  징글징글한데도 자꾸만 돌아보게 되는, 그런 도시.  기다리는 이가 없어도 연말이면 찾았고, 어느 순간에는 습관처럼 향했다.  다짐은 나약했고, 마음은 믿을 수 없어서, 애정이 식는 데에도 특별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i5vGObIhXUONYcge-lalo94YIZ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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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전한 마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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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1-15T09:38: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잠깐 머물다 가려는데도  여기저기서 마음을 붙잡는다.  이토록 정 떼기가 쉽지 않은데, 아버지는 얼마나 밟히는 게 많으셨으려나.  헤아릴 말을 찾을 수 없어서  차라리 입을 다문다.    사랑합니다. 아빠,  여전히 같은 마음으로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e4TUCZG8OhiphFbgdPQ1iSGSn9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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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하루가 지나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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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14T11:48:59Z</updated>
    <published>2026-01-14T11:48:59Z</published>
    <summary type="html">끝이 있다는 말 덕분에 견뎠던 시간에게는 미안하지만, 모든 것에 끝이 있다는 말이 나를 가장 약하게 만든다.   누군가를 만나고 돌아설 때, 혹시 이게  마지막이면 어떡하지 싶어 몇 번이고 뒤돌아보게 된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서  쉽게 눈을 돌리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치앙마이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며칠 남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시동생&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zv7-kR3ejiVZWZEC4Ntkjx_XuC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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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해질 무렵의 앙 깨우 저수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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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13T13:20:35Z</updated>
    <published>2026-01-13T13:20:35Z</published>
    <summary type="html">앙 깨우 저수지는 치앙마이 대학교 안에 있다. 도서관을 나와 조금 걷다 보면 닿는, 학생들과 동네 사람이 산책하는 곳이다. 사람들은 일출을 보러 온다고 하지만, 나는 해가 저물 무렵을 좋아한다. ​   오늘 문득, 일몰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를 그 속에 담아두고 싶어졌다. 근처에서 이야기 나누던 젊은 친구들에게 사진을&amp;nbsp;찍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흔쾌히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Vlb%2Fimage%2FRL_rfhRLqLJfhzUMHvPR-5p9TU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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