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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순한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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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95세 할머니를 간병하고 있는 42세 손녀 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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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6-12-17T09:43:05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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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1.&amp;nbsp;할머니의 95번째 생일 - 오늘이 왔음에 그저 감사할 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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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6:30:55Z</updated>
    <published>2026-09-26T06:30:55Z</published>
    <summary type="html">할머니가 다쳐 입원한 3년 전 11월, 우리는 오늘을 예상했을까.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컴컴한 터널 안에도 종종 따뜻한 빛과 잔잔한 음악이 들어온다는 걸, 당시 터널로 끌려들어 가는 우리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95해를 살아낸 할머니는 오늘 생일을 맞았다. 병상에 있는 동안 근육은 점점 빠지고 기억력도 눈에 띄게 안 좋아졌지만, 할머니는 매일 아침 눈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iNlYZFshWOfarWCRkzC4HHxN9U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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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0. 설탕범벅 찹쌀 꽈배기 - 할머니의 행복 버튼 하나를 찾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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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5T13:13:08Z</updated>
    <published>2026-09-15T13:13: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직 한낮엔 햇볕이 따갑다.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들과 다른 체온계를 갖고 있는지, 할머니는 무더운 날에 유독 산책을 하고 싶어 한다. 오늘도 아침식사 후에 낮잠을 자는 대신 눈을 댕그랗게 뜨고 &amp;ldquo;한번 나가볼까?&amp;rdquo;한다.  할머니와 단 둘이 산책은 몸이 힘들어도 마음만은 늘 편하고 즐겁다. 울퉁불퉁한 보도블록과 횡단보도의 턱도 휠체어 브레이크를 힘주어 잡고 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bxuh0pKOKQNx8obO0OzKrf0d4oA" width="4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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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9. 숨은 희망 찾기 - 작은 것이라도 꿈꾸게 하고 싶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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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1T10:55:36Z</updated>
    <published>2026-08-21T10:55:36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끔 할머니의 눈빛이 갑자기 깊어질 때가 있는데, 오늘이 그렇다. &amp;quot;할매! 무슨 생각해?&amp;quot; 하고 물어봐도 입을 꾹 다문 채 시선을 피한다. 그럴 때면 나는 가슴이 철렁한다. 분명 안 좋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거다.  &amp;quot;하늘나라로 가고 싶어&amp;quot;  간병을 하면서 가장 듣기 힘든 말이다. 상처받는 일, 답답하고 짜증 나는 일들이 부지기수지만, 이 말을 들을 때만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TSc7ex1UuRwrw4xEYCyIMsgVR9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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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8. 야속한 1번 - 닿지 않는 그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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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1T07:22:14Z</updated>
    <published>2026-08-09T04:31: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 할머니 옆 병상에 환자가 새로 왔다. 동그란 얼굴에 힘없는 머리칼을 짧은 단발로 자르신 귀여운 인상의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며칠 동안 한마디 말도 않은 채 등을 둥그렇게 굽히고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잠시 쉬고 있는데 귀여운 할머니가 갑자기 나를 불렀다.  &amp;quot;아가씨... 핸드폰으로 1번 좀 눌러줘요&amp;quot; &amp;quot;1번이요?&amp;quot; &amp;quot;응. (손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BUJhvPAf8xkZnedcPEVzRVWQWc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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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7. 내향인의 병원생활 - 간병보다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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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6T10:29:51Z</updated>
    <published>2026-07-26T10:29:51Z</published>
    <summary type="html">간병을 하는 데 있어 내향적 성격은 일반적으로 강점에 가깝다. 홀로 인내하고 사색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해법 없는 자잘한 고난과 불편도 묵묵히 끌어안고 지내야 한다. 혼자 있을 때마다 닥쳐오는 공허함도 &amp;lsquo;사는 게 그렇지&amp;rsquo;하며 조용히 눈물에 섞어 흘려보내야 한다. 지금도 나는 내가 성격이 조금만 더 활발하고 진취적이었다면, 이 긴 시간을 아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MDuxi_WSUFwlpwLI0i9V0Do4dI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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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6. 빈대떡 할매 - 할머니에겐 큰 그림이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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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5T07:40:22Z</updated>
    <published>2026-07-05T07:39:4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내 지갑에 얼마 있니? 한... 사십 칠만원?&amp;quot;  할머니는 종종 나에게 병실 서랍에서 잠자고 있는 자신의 동전지갑에 얼마가 있는지 물었다. 그 동전지갑은 할머니가 예전부터 사용하던 것으로, 손바닥 만한 크기에 자주색 한복천을 바느질하여 만든 것이었다. 하도 오래 써서 귀퉁이는 색이 바래있고 원래 뻑뻑하던 지퍼는 이제 조금만 잡아당겨도 슬슬 열리고 닫혔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MewixpAVOEjwmO6QDc7YTYg9Wa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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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5. 낯설어서 씩씩한 척 - 아무리 늙어도 가끔씩은 겁먹은 아이가 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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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3T12:48:25Z</updated>
    <published>2026-06-23T12:48:25Z</published>
    <summary type="html">살던 곳을 떠나는 건 누구에게나 스트레스받는 일이다. 하물며 95세 노인에게는 어떠랴. 할머니에겐 한 몸 누인 병원 침상이 곧 집이자 우주였을 것이다. 전원 날짜를 앞두고 나는 할머니가 &amp;lsquo;병원을 옮긴다는 것&amp;rsquo;을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약간의 하얀 거짓말을 곁들여서 수 차례 설명했다. 할머니는 나를 빤히 보더니 용기를 내려는 듯 &amp;lsquo;알았어!&amp;rsquo;하며 입술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kb9pHT233477btOXIlIoNuyZ1B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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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4.&amp;nbsp;나는 나의 응원자다 - 예기치 못한 전원에 마음이 바빠지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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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5T13:55:47Z</updated>
    <published>2026-05-25T13:55:47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본 병원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요양병원에서 재활병원으로 전환됩니다. 관련 문의 및 타 병원 전원에 관한 사항은 원무과에서 도와드릴 예정입니다&amp;rdquo;  어쩐지,&amp;nbsp;몇 달 전부터 이 병원에 수상한 움직임이 있었다. 건물 2층에 있던 스크린골프장이 폐업한 후, 병원은 2층까지 임대해 최근 &amp;lsquo;소아 재활센터&amp;rsquo;를 개소했다. 한동안 인테리어 공사와 각종 장비 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g9_N9GScUCjdUoew--olkwsDRb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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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3. 죽음을 대할 각오 - 친한 언니의 죽음이 다잡아 놨던 마음을 흔들어&amp;nbsp;놓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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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4T12:48:48Z</updated>
    <published>2026-05-14T12:47:43Z</published>
    <summary type="html">간병 생활이 길어지면서 나도 모르게&amp;nbsp;&amp;lsquo;죽음&amp;rsquo;에&amp;nbsp;무뎌졌던 것 같다. 어떤 생각을 수없이 곱씹어 하다 보면, 그것이 담고 있는 정서가 온몸에 스며들어 더 이상 내가 그 생각을 하는지 안 하는지 의식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언제 닥칠지 모를 &amp;lsquo;할머니의 죽음&amp;rsquo;을 두려워하며 눈물 흘렸던 수개월의 시간이 지나고, 이제 죽음에 대한 생각들은 공기처럼 당연한 존재가 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Y6d5B2RvClCDqL1aqf1RXmOwzl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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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2. 요상한 대화 - 할머니와 보내는 시간은 항상 즐겁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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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8T11:49:25Z</updated>
    <published>2026-02-08T11:49: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점심 식사 후 산책 중의 대화.  &amp;ldquo;어! 코스피 떨어졌어...&amp;rdquo; &amp;ldquo;코피 났어?&amp;lsquo; &amp;ldquo;아니 코피가 아니고.....&amp;nbsp;할머니&amp;nbsp;&amp;lsquo;주식&amp;rsquo;&amp;nbsp;알아?&amp;rdquo; &amp;ldquo;준식이?&amp;rdquo; &amp;ldquo;아니~&amp;nbsp;주!&amp;nbsp;식!&amp;rdquo; &amp;ldquo;그런 거는&amp;nbsp;몰라...&amp;rdquo; &amp;ldquo;음... 그러니까...&amp;nbsp;내가 돈을 내면,&amp;nbsp;돈을 더 많이 벌 수도 있는데,&amp;nbsp;돈을 잃을 수도 있는 거야&amp;rdquo; &amp;ldquo;그러믄 화투 같은 거네...&amp;rdquo; &amp;ldquo;ㅋㅋㅋㅋㅋ...&amp;nbsp;뭐...&amp;nbsp;&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C_iQN_T_5sS_FD5aoecm5fg7ll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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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1. 고향 생각 - 어젯밤 할머니는 어린 시절로 돌아갔었나 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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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3T08:39:27Z</updated>
    <published>2026-02-03T08:39: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은 할머니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어있다. 자면서 내내 울었는지 눈가부터 귀까지 길고 하얀 가루가 붙어있고, 눈곱이 엉겨있는 눈에서는 아직도 굵은 눈물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너무 놀라서 &amp;lsquo;할머니! 할머니!&amp;rsquo;하고 부르며 어깨를 흔들었다. 할머니는 아직 꿈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 허공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소리 없이 울부짖고 있었다.  &amp;quot;우리 아버지가 돌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eOv_I46wqHi2Et1MCaaf1o-zja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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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0. 봄 여름 가을 겨울 -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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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6T11:24:51Z</updated>
    <published>2026-01-26T11:24:51Z</published>
    <summary type="html">1월의 강추위와 눈발이 참 매섭다. 아침 6시. 밖은 아직 캄캄하다. 간밤에 눈이 내려 도로가 얼어붙어 있을 것 같아 잠이 덜 깨 무거운 몸을 억지로 빨리 움직여야만 한다. 병원 아침식사 시간인 7시에 맞추려면 늘 시간이 빠듯하다. 휴직 이후 아침에 머리 손질할 필요가 없어져 한결 편해지긴 했다. 양치 세수 후 매일 입는 트레이닝복에 야구모자를 눌러쓰면 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ff6WA5j6GPZw4fBXNCDE_iPKgp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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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9. 대수로운 일 - 휠체어 환자에겐 충치도 중병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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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18T11:41:34Z</updated>
    <published>2026-01-18T11:41:3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아 야야야....&amp;rdquo;  평소처럼 밥을 먹던 할머니가 갑자기 앓는 소리를 하더니 씹기를 멈췄다.. 입안을 들여다보니 오른쪽 위 잇몸에 거대한 염증이 생겨 있는 것이 아닌가! 그간 어금니 하나가 깨져 있는 것을 방치했더니 충치가 생겨 잇몸 염증으로 번져버린 모양이었다. 할머니는 아프고 불편한 듯 연신 혀로 염증 부위를 핥으려 했다.  치과 예약을 잡는 일은 생&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JL00wrA9KGvfL53Hc7nZfoDiOjI" width="3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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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8. 서광 - 할머니는 더디지만, 분명 회복하고 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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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16T12:26:17Z</updated>
    <published>2026-01-11T07:33:29Z</published>
    <summary type="html">폐렴과 정신없이 싸우다 보니 한 해를 넘겼다. 나는 시끌벅적한 송년회도, 크리스마스 트리도, 연말 시상식 시청도 없이 차분히 연말을 보내고 2026년 새해를 맞았다. 할머니와 나는 사이좋게 한 살씩 더 먹어 95세, 42세가 되었다. 병원에서 지내다 보면 세월 가는 줄을 모른다. 병실은 온도, 습도, 조도까지 늘 일정하고,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일들이 일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j30KMoy2ieP4QQk4D1wYfqpgDL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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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7. 암흑 터널 - 안 그러려 하는데... 자꾸만 예민해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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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04T03:39:50Z</updated>
    <published>2026-01-04T03:39:11Z</published>
    <summary type="html">할머니는 벌써 일주일째 폐렴과 싸우고 있다. 항생제 주사 처방도 연장 결정됐다. &amp;lsquo;타박탐&amp;rsquo;이라고 적혀있는 주사약(폐렴에 쓰는 항생제라고 한다)을 하루 3번 투약하는데, 처음 처방받은 5일분을 다 맞고도 여전히 염증 수치가 높아 3일 더 연장 결정이 내려졌다고 한다. 산소 포화도는 그나마 조금 좋아졌지만 90을 왔다 갔다 했고, 미열도 지속됐다. 나는 매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qB6fhO_lC7R27p8unFXwbjEUbFk" width="4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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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6. 위기는 소리 없이 온다. - '폐렴'이라는 무서운 병이 할머니를 덮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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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25T07:21:52Z</updated>
    <published>2025-12-25T07:18:42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공기가 싸늘하던 날,&amp;nbsp;할머니는 그저 조금 졸려 보였다. 아침밥을 먹으면서도 눈이 게슴츠레 감겨 있었고, 목소리 크기도 평소보다 작았다. 밥알을 씹는 턱의 움직임도 반 박자 정도 느렸다. 나는 &amp;lsquo;잠이 덜 깼겠거니...&amp;rsquo;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는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침상을 눕혔다. 할머니는 무거운 눈으로 나를 한번 쓱 올려다보더니 조용히 아침잠에 빠져들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0QL2neMlReVKCL2jeQbD71MaHT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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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5. 또 한 번의 도전, 파마 - 할머니는 머리 볼륨을, 나는 삶의 용기를 얻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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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25T07:22:48Z</updated>
    <published>2025-11-18T06:56: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난 토요일,&amp;nbsp;묵은 체증처럼 걸려있던 숙제를 이젠 해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는 요양병원에 입원한 후 시도 때도 없이 &amp;lsquo;파마하러 가자&amp;rsquo;고 졸랐다. 몇십 년간 해오던 뽀글이 파마를 못 하게 되니 왠지 벌거벗은 사람처럼 외모에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지난번에는 간병사가 들이미는 &amp;lsquo;바리깡&amp;rsquo;을 강력히 거부하다가 결국 쑥대밭이 된 머리칼 끝을 잡아당&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uTWI5Aofd5HQYnVrjOE5mxLsPP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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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4. 할머니의 꿈 - 간밤에도 다른 세계에서 홀로 헤매었다 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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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25T07:23:36Z</updated>
    <published>2025-11-08T13:43:09Z</published>
    <summary type="html">할머니는 내가 어릴 적부터 꿈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할머니는 내 옆에 누운 채 꿈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마치 실제 있었던 일처럼 들려줬다. 할머니 품속에서 듣는 환상적인 이야기들은 때로는 흥미진진했고 때로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오싹했다. 식구들이 모인 자리에 오래전에 죽은 딸(나은 큰 고모)이 있었다거나, 집에 돌아와 보니 자식들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Kai-qG8b45ALQATlZ4DOChPvoHk" width="3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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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3. 손톱에 꽃물 - 할머니는 여전히 손톱 꾸미기를 좋아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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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25T07:25:39Z</updated>
    <published>2025-10-04T10:1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린 시절 할머니는 내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여 주며 웃었다. 여름이면 어딘가에서 봉숭아 꽃잎과 백반을 구해와 '예쁘게 해 주겠다'며 나를 불러 앉혔다. 손톱 위에 찧은 꽃잎을 올려 비닐봉지로 감싸고, 노랑 고무줄을 칭칭 동여맨 채 꼬박 하루 밤을 기다리면 진한 꽃물이 들었다. 나는 자다가 손끝이 답답하고 근질거려 할머니를 자주 깨웠는데, 그럴 때마다 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vAIOsuzF-KcpUjjtHJi3U8udH3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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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2.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아침 - 잘 자고, 잘 먹은 뒤 기분 좋은 노곤함에 취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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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25T07:26:04Z</updated>
    <published>2025-09-25T09:59:20Z</published>
    <summary type="html">간병을 위해&amp;nbsp;9월부터 일을 잠시 중단했다. 그간 일과 간병을 병행하느라 지칠 대로 지쳤던 나에게도 휴식과 회복의 시간이 필요했던지라, 과감히 일을 중단하고 간병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amp;lsquo;지금이 아니면 안 될 일&amp;rsquo;과 &amp;lsquo;나중에 할 수 있는 일&amp;rsquo;을 따져본다면, 당연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됐든 이로 인해 나는 &amp;lsquo;종종거리지 않아도 될&amp;rsquo; 만큼의 시간과 마음의 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Cl%2Fimage%2FyjMkv5pBvQD7LgGWKlZi7dT7TC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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