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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문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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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취미철학러. 철학을 기반으로 여러 콘텐츠들을 독해하려 시도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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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6-04-20T06:40:2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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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갈피를 꽂을 수 있는 시간 - &amp;lt;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amp;gt;, 잔나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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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2T05:04:06Z</updated>
    <published>2026-08-12T05:04: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난봄, 이사를 앞두고 책장을 비우다가 갈피가 꽂힌 채 잊고 있던 소설책 한 권을 꺼냈다. 몇 해 전에 끝까지 읽어서 결말도 다 아는 이야기였다. 그런데도 박스에 넣는 대신 그 자리에 선 채로, 갈피가 꽂힌 페이지부터 한참을 다시 읽었다. 짐 싸던 손을 멈추게 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는 따져 보지 않았다.  얼마 전 들은 노래가 그 저녁을 다시 데려왔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o9hyJSA98UvA9_2YGS-cP0E7DL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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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드러나지 않아도 깊어져 가는 향 - &amp;lt;LOVE ATTACK&amp;gt;, 리센느(RESCENE)</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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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8-08T08: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언젠가 지하철 환승을 하다 스치듯 지나쳤는데 걸음이 멈췄다. 왜 그랬냐고 물어본다면 지금도 대답을 하긴 어렵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다. 별다를 것 없던 여느 날이었고, 그렇게 눈에 띄는 사람도 아니었다. 다만 그 순간만 이상하리만치 환하게 다가왔다.  최근의 노래 한 곡이 그 순간을 상기시켰다. 그런데 이상하다. 노래 속 화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내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6gIQktSisX95ZryKNkYBcYKqRy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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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베낄수록 멀어지는 단 한 번의 순간 - &amp;lt;Whiplash&amp;gt;, 에스파(aespa)</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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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5T03:00:09Z</updated>
    <published>2026-08-05T03: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본 적이 있다. 핀 조명으로 시작했던 무대가 전체적으로 환해지며 꽃가루가 터질 때, 전율이란 단어를 몸으로 경험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 그 무대를 유튜브에서 찾아 몇 번이고 다시 돌려봤다. 하지만 내가 있던 위치보다 훨씬 가까운 위치에서 찍어 아티스트가 더 잘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때 정도의 전율은 느껴지지 않았다.  노래 속 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LF386HHzYrBqTx1g4l4-9ulR6k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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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물끄러미 보는 것에 대하여 - &amp;lt;너의 모든 순간&amp;gt;,&amp;nbsp;성시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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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1T07:35:38Z</updated>
    <published>2026-08-01T07:35:38Z</published>
    <summary type="html">언제였을까. 집에서 글을 쓰다 문득 고개를 드니 당시 곁에 있던 사람이 자신의 일에 몰두해 있는 모습이 보였다. 책에 빨려들 듯 가까이 책장을 넘기는 모습이었다. 의식이 되자, 할 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꾸 그쪽으로 시선이 갔다. 한 번, 두 번, 세 번. 몇 번을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아예 노트북을 덮고 바라보게 되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혼자 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2KWmxGcrMYLOb14hHCDUGeU839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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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준비되지 않은 그릇에 부여된 힘 - &amp;lt;AKIRA(아키라)&amp;gt;,&amp;nbsp;오토모 카츠히로(大友克洋)</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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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30T00:00:20Z</updated>
    <published>2026-07-30T00:00:20Z</published>
    <summary type="html">대략 10년 전, 메가박스 상영관에서 나는 &amp;lt;AKIRA&amp;gt;를 처음 봤다. 1988년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을 삼십 년 가까이 지나 극장에서 만난 것이다. 그런데 스크린 속 시간은 되려 미래였다. 2019년의 네오도쿄. 올림픽 개최를 홍보하는 대형 간판 구석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도쿄 올림픽 개최까지 앞으로 147일. 그 아래 스프레이 낙서 하나. 때려치워,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xfBcyrpfq6LKUZlswM_LP_fIb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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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남의 문 앞이 아닌 나의 문 앞에서 - &amp;lt;I AM&amp;gt;, 아이브(IVE)</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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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9T07:00:04Z</updated>
    <published>2026-07-29T07: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공연장 맨 뒷자리. 무대는 까마득히 멀고, 눈앞에는 앞사람들의 뒤통수만 겹겹이 쌓여 있다. 앞줄에서 웃음이 터지면 나도 따라 웃고, 박수가 나오면 나도 따라 친다. 환호가 쏟아지는 쪽으로 목을 빼 보지만 여전히 보이는 건 뒤통수뿐이다. 노래를 잘 몰라도 후렴쯤은 따라 흥얼거릴 수 있고, 무대가 보이지 않아도 공연을 다 본 사람처럼 굴 수 있다. 그러다 집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HgSnsCpRIU0oCJoGgROoMC-X-z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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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발 모든 것에 의미를 쉬이 붙이지 말 것 - &amp;lt;호프&amp;gt;,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는 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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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7T00:00:18Z</updated>
    <published>2026-07-27T00: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개봉 전부터 시끄러웠다. 칸에서부터 반응이 갈렸다고 했다. 걸작이라는 평가와 감독이 무책임하다는 평가가 첨예하게 나뉘었다. 같은 영화에 거장들이 찬사를 얹는 동안 관객 게시판에서는 결말을 두고 언성이 높아졌다. 첫 주말에만 이백만이 극장을 다녀갔다는데, 그중 상당수는 어떤 쪽에 자신이 서게 될지를 확인하러 간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일단 나는 확인하러 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sgVnvbjyBH-CXQbZBCVBGlXps2Q.webp"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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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하인이 훔친 것은 옷이 아니다. - &amp;lt;라쇼몬&amp;gt;, 아전인수한 기준만 내세우는 인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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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6T00:00:12Z</updated>
    <published>2026-07-26T00: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다른 사람이 약속 시간에 이십 분쯤 늦으면 나는 쉽게 화가 난다. 가령 십 분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넘기다가도 이십 분이 넘어가면 슬슬 스스로의 표정을 점검한다. 시간 약속도 약속인데, 이 정도는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그래서 내가 늦는 날에는 많은 사정이 무력해진다. 앞선 일이 예상보다 길어졌고, 길은 평소보다 막혔으며, 하필 그때 급한 연락까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pSBoH84RwcQ5n0nd732O3-jg7Q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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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차마 하지 못해 건네는 말  - &amp;lt;헤어지자 말해요&amp;gt;, 박재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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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5T00:00:12Z</updated>
    <published>2026-07-25T00: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하기 어려운 말을 하러 가는 길이 문득 기억난다. 미리 문장을 만들어 두고, 걸음마다 그 문장을 입안에 굴리며 다듬었다. 첫마디를 바꾸고, 끝맺음도 고치다가, 아예 순서를 뒤집어 봤다. 그런데 정작 문 앞에 서서 입을 열면 그 문장은 나오지 않고 엉뚱한 안부나 물으며 어제오늘의 날씨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돌아오는 길에서야 깨달았다. 나는 그 말을 다듬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X5tFYPvfjVeQ-sXZg4eZK4hST_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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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록 불빛이 희망의 상징이라고? - &amp;lt;위대한 개츠비&amp;gt;, 빛은 왜 하필 건너편에 있어야 했을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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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3T00:00:15Z</updated>
    <published>2026-07-23T00: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밤의 잔디밭 끝에서 한 남자가 어두운 바다를 향해 두 팔을 뻗고 있다. 몸은 희미하게 떨리고, 시선이 닿는 곳에는 만 건너편 부두 끝의 초록 불빛 하나가 있을 뿐이다. &amp;lt;위대한 개츠비&amp;gt;에서 개츠비가 처음 등장하는 밤이다. 다들 어딘가에서 들었을 것이다. 저 불빛은 희망이고 미래이며 아메리칸드림 따위의 상징이라고. 가난한 청년이 부자가 되어 옛사랑을 되찾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XBTjmi-P0bBdUfFKM8_EACmEiO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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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묶어 둘 수 없어 부르는 이름 - &amp;lt;Hype Boy&amp;gt;, 뉴진스(NewJeans)</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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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2T07:00:05Z</updated>
    <published>2026-07-22T07: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 세시. 자려고 불을 껐는데 잠은 오지 않고, 머릿속은 온통 특정 사람으로 가득 차 있다. 지금이라도 당장 전화가 울렸으면 좋겠다. 저쪽에서 &amp;quot;You're mine&amp;quot; 한마디만 들려줬으면 싶다. 낮 동안 멀쩡하던 마음이 하필 이 시각만 되면 이렇게 조바심을 낸다.  이상한 일이다. 화자는 이미 상대에게 &amp;quot;여기 내 이름 써있다고&amp;quot; 이름표를 붙여 두었다. 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8gGUcaPPVtK2p8vaMceMXzlstF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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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mp;quot;잘못했다. 그런데 나는 말이야...&amp;quot; - 미나토 가나에 &amp;lt;고백&amp;gt;, 잘 만들어진 이야기의 위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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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7-20T00:00: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제 수년동안 거리를 두던 J를 우연히 만났다. J는 잠깐의 인사 후 불쑥 사과를 해 왔다. 그녀의 사과는 &amp;ldquo;미안해&amp;rdquo;란 한마디와 십 분이 넘는 &amp;lsquo;그때 자신의 상황 설명&amp;rsquo;과 &amp;lsquo;그때 우리가 얼마나 어렸는지&amp;rsquo;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고, 알겠으니 나중에 보자고 말했다. J와 헤어진 후 난 끄덕인 내 고개의 의미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십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ahiCxdgpOo4Y6FQ5EaCXeTbSgek.jpeg" width="373"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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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된다는 것 - &amp;lt;위플래쉬&amp;gt;, 내려올 수 없는 무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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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9T00:00:13Z</updated>
    <published>2026-07-19T00:00:13Z</published>
    <summary type="html">군대를 전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amp;lt;위플래쉬&amp;gt;를 보게 되었다. 군 전역 무렵 했던 수많은 다짐들이 사라질 때쯤 이 영화는 다시 한번 내 가슴에 불을 질렀다. 왜냐하면 당시 나는 앤드류의 승리로 읽었고, 그것을 내 현실에 대입해, 자신의 이상적 가치를 좇는 필드의 최고 권위자에게 인정받는 삶을 삶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amp;ldquo;그건 그 친구가 잘 알아.&amp;rdquo;, &amp;ldquo;그 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p5Xc3p7HqjkzfEqVvUtNMzNK-i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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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물러서고 나서야 알게 된 것 - &amp;lt;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amp;gt;, AKMU(악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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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8T00:00:12Z</updated>
    <published>2026-07-18T00: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조금 지난 일이지만, 일부러 걸음을 늦추었던 기억이 난다. 앞서가는 사람의 등을 바라보며, 이 거리가 조금 더 벌어져도 견딜 수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하얗게 바뀐 노오란 가로등 불빛이 번지는 텅 빈 길에서 그 사람은 혼자 걸어가다 뒤를 돌아봤고, 나는 그냥 장난이었다며 피식 웃었다. 가짜 웃음. 그 잠깐, 정말 이상하게도, 거리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4rfbBWc1r-xmBxxm7cq2vFVfSq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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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빠른 답 =/= 빠른 생각 - 리오타르 &amp;lt;비인간&amp;gt;, 늦게 도착하는 생각을 위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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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6T02:00:11Z</updated>
    <published>2026-07-16T02: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철학을 공부하면 생각이 빨라질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반대였다. 읽을수록 결론에 이르는 시간이 길어졌고, 어떤 문제 앞에서는 아예 답을 내지 못한 채 오래 머무르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것을 능력의 부족으로 여겼다. 좋은 독자라면 핵심을 빠르게 요약하고, 저자의 주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다음 책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르게 생각한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2D1A4J_6Gf-Pvfkj57NSaokrWo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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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밤은 여전히 흐른다. - &amp;lt;에피소드&amp;gt;, 이무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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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5T00:00:15Z</updated>
    <published>2026-07-15T00: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끔 이미 끝나 버린 지 오래된 특정 장면이 강하게 상기될 때가 있다. 다시 봐도 불편하고 가슴 한 켠이 시큰거리지만, 그 불편감과 시큰함이 도리어 그 장면을 더 생생하게 만든다. 어젯밤이 그런 밤이었다.   이상한 일이다. 즐거웠던 기억이라면 흐뭇하게 떠올리다 잠들 텐데, 하필 되돌아오는 장면은 다시 만지면 아픈 쪽이다. 그런데도 밀어내지 못한다. 아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ZuOo9OoDok53sgWgqhTbNBgti3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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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통에 함부로 의미를 붙이지 말 것 - 빅터 프랭클의 &amp;lt;죽음의 수용소에서&amp;gt;를 읽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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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3T00:00:19Z</updated>
    <published>2026-07-13T00: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누군가 큰일을 겪었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쉽게 위로를 건넨다. 그것은 어색한 침묵, 혹은 힘을 주기 위함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amp;ldquo;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amp;rdquo;, &amp;ldquo;나중에는 이를 계기로 더 단단해질 수 있을 거야&amp;rdquo; 같은 말을 보탠다. 여기에 악의는 없다. 오히려 선의가 너무 많아 문제다. 고통을 실제 겪고 있는 사람보다 그 말이 먼저 결론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nwsWdDoaGCv38rwU8NhVWlPdpl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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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못생겼다고? 그게 뭐 어때서 - 영화 &amp;lt;파반느&amp;gt;를 삐딱하게 본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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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2T00:00:13Z</updated>
    <published>2026-07-12T00:00:13Z</published>
    <summary type="html">누군가 내 앞에서 자기 얼굴이 못생긴 것 같다고 말하면, 나는 거의 항상 같은 말을 한다. &amp;ldquo;그게 뭐 어때서?&amp;rdquo; 보통 이들처럼 &amp;ldquo;아니야 너 예뻐&amp;rdquo;라고는 좀처럼 하지 않게 된다. 다정한 사람들은 각도에 따라 다르다거나, 웃을 때 매력 있다거나, 무엇보다 마음이 예쁘다고 덧붙인다. 분명 나쁘지 않은 말이다. 적어도 &amp;quot;그래, 너 못생겼어&amp;quot;보다는 백 배 나을 것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J1m5YIvOaUX88L7e1nxBOlxIUy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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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대'라는 '하늘' - &amp;lt;그대만 있다면&amp;gt;, 너드커넥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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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1T00:00:12Z</updated>
    <published>2026-07-11T00: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 번은 내가 가지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저울 위에 올려본 적이 있다. 통장에 찍힌 숫자도, 오래 손때 묻은 물건도, 남들이라면 한 번쯤 부러워할 만한 것들도 전부 올려보면 대강 그 무게가 나온다. 그리고 무게가 나오는 것들은 늘, 더 무거운 것 앞에서 다시 자리를 내어준다. 하지만 아무리 올려도 끝내 저울이 답을 주지 않는 게 있었다. 내 곁에 있는 사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NEN%2Fimage%2FnQRCgBudpTnsgU9A7Qie9pZ2Fu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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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한마디가 무서웠던 건 누구였나 - &amp;lt;군중심리&amp;gt;, 귀스타브 르 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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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9T03:00:11Z</updated>
    <published>2026-07-09T03: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고향 말로 툭 던진 짧은 감탄 하나가 온 나라를 뒤흔드는 데는 며칠도 걸리지 않았다. 어느 아이돌이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고장 말로 무섭다고 했을 뿐인데, 한 방송 관계자가 거기에 혐오라는 낙인을 붙였고, 좌우의 유력 정치인들이 기다렸다는 듯 뛰어들었다. 사투리 감별 방법이 나오고, 논평이 쏟아지며, 급기야 여론조사까지 돌았다. 스물두 살 청년이 한 일이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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