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발표지원 선정작

by김소형

그것의 등은 둥글다 접혀지는 것과 평평한 것이 연대해 만든 둥그런 것이 밖을 내다보고 있다 밖은 거대한 흐름이다 출렁이는 것들이 도로와 자동차와 사람을 끌어안고 흐르고 있다 사람들은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가 서둘러 입을 닫고 문 안으로 사라진다 딸랑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 소리는 움직이는 것들과 친하다 소리를 따라 몰려온 손과 웃음과 발걸음들이 저희끼리 바쁘다가 이내 고요해진다 지면에서 올라온 것들이 모두 눕는 오후 두 시 수평은 감기처럼 전염되고 누운 것들 속에서 선 하나 칼처럼 몸을 세운다 일어선 수평선 때문에 모래들 그의 잔등 위에 떨어져 내리면 더 가늘어지는 눈 눈발들 구릉을 건너뛰고 허공을 움켜쥐는 시선이 정물로 앉아 있다 눈을 세울 때마다 신기루처럼 일어나는 기억 그가 끝도 없이 걷는다 발자국은 그림자도 없다 수평에 사로잡힌 금빛 거리가 사막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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