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으로 변한 삶에 관한 이야기
올 상반기에 독서모임을 마치고 모임장님이 독서모임에 관한 강의 제안을 해주셨다. 아는 지인을 통해 소개를 해준 것인데 무조건 알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난 뒤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강의 주제는 '독서모임'이었고, 독서모임을 통해 변화된 삶에 관한 내용을 정했다.
강의 준비를 하며 독서모임을 통해 내 삶이 너무나 드라마틱해서 놀랐다. 마흔까지 그저 일과 집 밖에 모르는 생활을 해오니 처음 독서모임을 알게 되고, 글쓰기 수업을 받고, 출간에 강의까지. 이젠 '바카라'은 나에게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정체성이 되었다. 강의 준비를 하면서 이렇게나 산 나고 즐거웠던 적이 있을까. 1시간 이론과 1시간 실습으로 구성했다. 강의제목은 '모든 것은 독서모임에서 시작되었다.'로 정했다. 공저로 출간한 바카라 제목이기도 했다.
강의 날이 다가왔다. 장소는 경기도인재개발원이었다. 월드컵 개막전이 시작되는 바로 그날이었다. 요즘 바카라 읽는 사람도 없고, 더구나 월드컵과 겹치는 시간이라 얼마나 참여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20분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30분 일찍 도착했는데, 내부가 넓고 숲으로 조성되어 있어 아름다웠다. 잠시 야외 벤치에 앉아 월드컵 후반전을 보았다. 오현규의 결승골로 승리하여 기분 좋은 마음으로 강의장에 들어섰다.
어느 TV프로그램에서 보니 첫인상 선택의 결정적 요인 중 하나가 미소였다. 어색하지만 한껏 웃으며 참가자분들과 눈 마주침을 했다. 그리고 참여 동기를 물었더니 바카라은 좋아하는데 독서모임은 해보지 않아서 참여했단다. 그 대답자체가 고마웠다. 의지가 활활 타올랐다.
첫 시간은 마흔에 만난 무기력증 그리고 바카라을 만나 다시 삶의 활력을 찾은 이야기로 시작했다. 다들 어찌나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던지 목소리가 한 톤 이상 높아졌다. 열정적으로 바카라으로 변화된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특히 독서가 글쓰기로 이어진 지점을 설명하고 일기라도 꼭 써보면 좋겠단 마음을 정했다. 소소한 삶이 찬란하게 빛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테니.
잠시 쉬고 나서 다음 시간은 그림바카라으로 독서모임 실습을 해보았다. 처음엔 난색을 표하던 참가자들이 조금 시간이 지나니 어찌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던지. 바카라으로 나누는 이야기는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마법 같은 힘이 이었다. 그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에 예상했던 시간보다 늦게 마무리를 했다. 한조 한조 나눈 이야기를 들었는데, 바카라에 맞닿은 본인 삶을 표현하는 지점에서 울컥했다. 다들 그런 듯했다. 정말 좋았다며 독서모임을 꼭 해보겠다는 말에 감동했다.
강의를 마치고 차를 타고 오면서 긴 여운에 사로잡혔다. 바카라을 통해 내 삶이 건져졌고, 이제는 누군가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음이 감사했다.
며칠 뒤 카톡으로 담당자분의 메시지가 왔다. 강의 만족도가 좋아서 한 번 더 강좌를 개설한다고 했다. 소개로 한 강의라 부담되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무엇보다 다시 한번 독서모임을 소개할 기회가 생겼다는 점이 신이 났다.
강의를 앞두고 늘 불안하고 걱정하면서, 또다시 강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걸 보면 사랑하는 게 맞네. 다음을 기대하며 열심히 준비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