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 정의>
정성스럽고 참됨
<언어프로듀서의 재정의>
앞서게 하지는 못해도, 끝까지 가게 하는 힘
한때 성실은 삶의 기본값이었다.
어릴 때 아버지를 보면 알 수 있었다. 비가 오든 몸이 좋 지 않든, 아버지는 늘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섰다.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더 잘 살기 위해, 가족을 위해, 묵묵히 반복하는 것. 근면하고 성실하게 사는 것이 곧 올바르게 사는 길이었다. 성실은 선택이 아니라, 그 시대가 모두에게 요구한 태도였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온라인 게임에서 16년을 보내며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그중 에 유독 기억에 남는 동료가 한 명 있다. 누구보다 일찍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했다. 맡은 일은 끝까지 바카라임 졌고, 흔들리는 법이 없었다.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표 현했다.
"저 사람은 참 성실해."
그런데 그게 전부였다. 10년이 지나도 그 동료의 자리 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성실하다는 평가는 받았지 만, 그것이 곧 기회나 성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성실함 은 그를 신뢰받는 사람으로 만들었지만, 앞으로 나가게 하지는 못했다.
그 동료를 보면서 처음 이런 생각을 했다.
'성실하게 사는 것과 잘 사는 것이, 이제 같은 방향이 아 닐 수도 있겠구나.'
예전에 성실함이 목표 그 자체였다면, 지금은 다르다.
성실함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조직이 요구해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필요할 때 꺼내 쓰는 하나 의 도구. 성실을 대하는 태도가 그렇게 바뀌었다.
그렇다고 성실의 가치가 사라진 건 아니다.
흔들리는 순간에, 무너질 것 같은 날에, 성실함은 여전 히 가장 단단한 힘이 된다. 방향을 잃었을 때 버텨주는 것도, 결국 오랫동안 쌓아온 성실함이다. 그렇게 버텨 낸 시간은 다시 나아갈 힘이 된다.
성실.
앞서게 하지는 못해도, 끝까지 가게 만드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