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가는 여행. 설렘의 시작

둘이 떠나는 소박한 여행이지만 모든 것이 있다.

byWOODYK
여행한다는 것은 설렘이다.


익숙한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즐거움을 찾아가는 것이다. 동행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도 중요하다. 이동하는 동안 차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서로가 좋아하는 주전부리도 하게 된다. 자신들이 살아온 이야기도 한다. 서운했던 것, 아쉬웠던 것, 즐거웠던 추억, 앞으로 전개될 여행 이야기 등 대화 속에 삶이 녹아있게 된다. 아이와 단 둘이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초등학교 마지막 여름 방학에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코로나로 학교에서는 마지막 학년임에도 친구들과 소풍도 운동회도 수학여행도 없이 추억 없는 졸업을 하게 될 듯하다. 그래서 더욱 아이에게 여행이란 추억을 만들어 주고 많은 대화를 하고 싶었다.

떠나기 한 달 전부터 아이는 들떠 있다.


본인이 입버릇처럼 가고 싶다고 한 곳이 여수와 부산이다. 부산은 이미 몇 차례 갔다 왔음에도 또 가고 싶다고 하고 여수는 한 번도 가질 않아 꼭 이번 기회에 가고 싶다 한다. D데이를 체크하며 여행을 손꼽아 기다린다. 드디어 떠나는 날이 왔다. 전날부터 여행 간다고 기분이 좋다. 가면 뭘 할지 뭘 먹을지 인터넷을 뒤진다. 아빠는 기분이 어떠냐고 묻기도 한다. 들떠있음에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차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중에 휴게소 투어는 필수이다. 특히 아이는 휴게소를 들러 주전부리하는 걸 좋아한다. 목적지를 향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시간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차 안에서 창 밖을 보며 대화를 한다.


"한국에는 터널이 많네 아빠"

"산이 한국에는 많기 때문에 도로를 만들라고 하면 터널이 많을 수밖에 없지"

"외국인들은 한국의 긴 터널 속에 불빛과 바닥에서 나는 경고음 소리를 신기하게 생각하더라고. TV에서 봤어"


터널 하나도 여행에서는 이야기 꺼리다.


"가다 힘들면 휴게소에서 쉬자. 무리해서 운전하지 말고 아빠. 여행하면서 휴게소에서 맛난 거 먹는 것도 너무 좋아, "


"한국만큼 휴게소가 잘 되어 있는 곳은 없을 거야"


"엄마하고 안 오니까 좀 아쉽지만 또 아빠와 둘이 여행하니 엄마 눈치 안 보고 라면에 음료수. 그리고 실컷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 너무 좋아"


"나도 너와 똑같은 마음이야. 늘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해야만 하는 일들을 해오고 있는데 너와 같이 하니 이 시간 자체가 즐거워"


차 타고 여러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감정에 충실히 평가를 한다. 결국 우리 둘의 취향은 여행지에 유명한 곳을 찾아가 보는 게 아닌 그냥 놀고먹고 그리고 쉬고 자고 게임하는 휴양지에서 편안 시간을 보내는 취향이다.


꼭 어디를 보러 가는 것보다 여행지에서 쉰다는 개념이 우리 둘이 추구하는 여행이다.


그래서 아이는 숙소를 중요시 여긴다.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 들어가니 아이가 좋다 한다. 웰컴 드링크와 과자를 무료도 주니 기분이 더 업 되었다. 여수에서 먹고 싶다는 돌게장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니 옷도 가장 가볍게 입고 게임에 돌입한다. 어디에 가나 게임을 벗어나지 않지만 그것도 여행의 일부분이다. 실컷 하고 나도 실컷 TV를 본다. 가방에 바카라도 싸 왔지만 오늘은 그냥 릴랙스이다.


운전하는 몸이 많이 피곤할지 모르지만 아들과 떠난 여행의 첫날은 그냥 설렘. 즐거움. 그리고 둘만의 추억이 한 겹 더 쌓이는 시간이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추억을 되새기며 살아가겠지만 아들이 커가며 나의 곁을 서서히 떠나도 그 친구에게 아빠와 보냈던 이 시간들이 살아가는 시간에 좋은 추억이 되어 힘든 시기가 와도 추억 속에 아빠가 자기를 아끼고 믿어주고 기다려주며 서로를 이해해 갔다는 생각을 간직했으면 한다. 그런 정이 그 친구 가슴속 작은 언저리에 남아 감성이 죽지 않고 살아있는 사람으로 살아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