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점과 서술의 거리

by무하

※ 아래의 내용은 심화 과정의 핵심이니, 반복해서 읽고 또 읽으며 몸에 익히시기 바랍니다.


■ 1인칭 주인공 시점

거리 제로의 내밀한 고백: 서술자가 주인공인 만큼 인물과의 거리가 가깝습니다. 인물의 깊은 속마음을 전달하기 좋지만 인물이 보지 못하는 사건은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한계를 이용해 인물이 상황을 오해하거나 왜곡하는 기법을 쓰면 독자의 흥미를 더 자극할 수 있습니다.

[예시] "지민이가 가방을 싸서 문을 열고 나갔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작년에 지민이가 흘리듯 말했던 서운함 때문이었을까? 밤새 방안을 뒹굴며 이유를 찾으려 애썼지만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풀이: 내 속마음은 온전히 보여주지만, 문밖으로 나간 지민이가 울고 있는지, 혹은 홀가분하게 웃고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독자는 주인공의 답답함과 오해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됩니다.


■ 1인칭 관찰자 시점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 나라는 인물이 주인공을 곁에서 지켜보며 전달합니다 서술자와 주인공 사이에 일정한 거리가 있어 주인공을 신비롭게 만들기에 적합합니다 주인공의 내면을 직접 드러내지 않고 말과 행동을 통해 독자가 짐작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예시] "지민이는 그에게 이별을 말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카페를 나섰다. 남겨진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보였다. 그는 한참 동안 굳은 채 찻잔만 바라보았다.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나는 감히 물을 수 없었다."

-->풀이: '나'는 관찰자일 뿐입니다. 실연을 당한 '그(주인공)'의 속마음을 직접 말하지 않고, '손의 떨림', '굳어 있는 모습' 같은 행동을 통해 독자가 그의 슬픔을 짐작하게 만듭니다.


■ 3인칭 제한적 시점

특정 인물의 눈으로 본 세계 : 전지적 작가처럼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이 아니라 오직 주인공 한 사람의 의식만을 따라갑니다.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주인공의 내면에 밀착할 수 있는 시점입니다. 서술자의 목소리와 인물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섞이게 하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예시] "철수는 지민이가 뒤를 돌아 문을 나서는 것을 보았다. 철수의 머릿속은 온통 혼란으로 가득 찼다. '정말 이렇게 끝나는 걸까?' 철수는 붙잡고 싶었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지민이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 풀이: 전지적 작가처럼 자유롭지만, 카메라는 오직 '철수'의 머릿속에만 들어가 있습니다. 철수의 생각은 다 보여주되, 지민이의 속마음은 철수가 보는 '차가운 표정'으로만 제한하여 전달합니다.

■ 3인칭 객관적 시점

냉정한 카메라의 시선 : 서술자가 인물의 내면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오직 눈에 보이는 행동과 들리는 대화만을 기록합니다. 인물의 감정을 작가가 정의하지 않기 때문에 독자는 스스로 심리를 추측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묘한 긴장감이 형성됩니다.

[예시] "지민이 가방을 챙겨 일어섰다. '이제 끝내자.' 철수는 대답하지 않고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지민이 문을 열고 나가자, 철수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가 방안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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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문학 21> 수필 등단, 2008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당선. 2008년 <실크로드의 왕 고선지 1, 2권>을 펴냈습니다. 현 <세종교육센터>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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