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발명가 자크 드 보캉송의 <소화하는 오리>(1739)는 실제 오리처럼 머리와 꼬리, 날개를 스스로 움직이며 꽥꽥 소리를 내는 기계-오리다. 먹고, 마시고, 소화하고, 배설하도록 구현되어 있다.
보캉송의 기계-오리는 소화 체계의 매커니즘을 모방함으로써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에 주력하였고, 초기 로봇공학의 예시로 기록되어 있다. 인공지능(AI)이 일상으로 깊게 침투한 현 시대에 다시금 소환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기계-오리와 같은 로봇공학의 사례는 1980년대 후반 들어 ‘인공생명(Artificial Life)’ 논의로 확장된다. 디지털 컴퓨터가 개발되면서 생명의 매커니즘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인공생명』(1992)의 저자 스티븐 레비가 “당시 컴퓨터 공학이 살아있는 시스템을 복제할 수 있는 문턱에 도달했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공생명’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생명을 넘어, ‘가능한 생명’의 형태를 제시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생명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데 있다. 50~100년 안에 지금까지 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유기체가 출현하게 될 것이란 예언이다.
이제 우리는 보캉송의 기계-오리와 같은 기계적 모방을 넘어, 컴퓨터 속에서 직접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단계를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실리콘 기반의 생명체가 실제 신체와 같은 물리적 형상으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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