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두 사람은 왜 서로를 보지 않을까

이효연 작가 인터뷰

by와이아트



함께 있는데도 서로의 시선이 정확히 맞닿지 않는 순간이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 앉아 있고,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마음은 아주 조금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 듯한 감각 말입니다. 그것이 반드시 외로움만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관계 속에서 자주 경험하는 미묘한 거리감, 닿을 듯 닿지 않는 간격, 가까움과 어긋남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이효연 작가의 그림은 바로 그 섬세한 감정의 틈을 포착합니다.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H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고 있는 이효연 작가를 만났습니다. 인터뷰 도중에도 많은 관객들이 그림을 인상 깊게 봤다며 말을 건네곤 했는데요, 밝고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는 작업들이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해보실 수 있습니다. 콘텐츠 말미에 작가 인터뷰가 실려 있으니 끝까지 살펴봐주세요.


어떤 공감.jpg이효연, <어떤 공감>, 2025, 아사에 유채, 145.5x112cm. Ⓒ LEE Hyoyoun


전시명 : 이효연 개인전 《거의, 그러나 끝내》

전시 기간 : 2026.04.29.(수) ~ 05.17.(일)

전시 장소 : 갤러리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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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 lives 4.jpg이효연, Still lives 4, 2026, 아사에 유채, 116.7x91cm. Ⓒ LEE Hyoyoun


이번 전시는 갤러리 4개 층에서 진행되고 있어 작가의 작업을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최근 작업 중 저의 눈길을 끈 작품은 1층 전시장의 <Still lives 4>였습니다. 일반적으로 ‘Still life’가 움직임을 멈춘 사물, 즉 정물화를 뜻한다면, ‘Still lives’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의미로도 읽힙니다. 화면 속 대상들은 정물처럼 고요하게 놓여 있지만, 그 안에는 사라지지 않은 감정과 관계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작가는 정물을 단순한 사물의 배열로 다루기보다, 누군가의 시간이 머물렀던 자리, 혹은 말해지지 않은 감정이 남아 있는 장면으로 전환합니다.


앞서 작가의 작업에서는 각각의 시선들이 어긋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실제로 작품을 보면 두 인물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작품 앞에서 느끼는 감정은 각기 다를 것입니다. 저는 정지된 장면을 그린 작품이면서도, 동시에 그 안에서 계속 움직이고 있는 감정의 잔류를 포착한 작업으로 읽혔습니다.


Black Bird.jpg이효연, <검은 새>, 2026, 아사에 유채, 116.7x91cm. Ⓒ LEE Hyoyoun


<검은 새>에서도 이러한 시선의 어긋남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화면 중앙의 여성은 정면이 아닌 옆을 바라보고 있고, 뒤편의 남성들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흘립니다. 누군가는 화면 밖의 관객을 향해 있는 듯하고, 누군가는 고개를 숙인 채 자기 안으로 침잠해 있으며, 뒤편의 인물들은 서로 등을 돌린 듯 배치되어 있습니다. 같은 공간 안에 머물고 있지만, 이들은 하나의 장면을 공유한다기보다 각자의 고립된 시간 속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어긋남이 반드시 차갑거나 외롭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화면 앞쪽의 검은 새와 바닥에 놓인 보라색 공은 인물들 사이의 침묵을 더욱 낯설게 만들면서도, 장면 전체에 약간의 유머와 상징성을 더합니다. 검은 새는 말해지지 않은 감정의 대리자처럼 보이기도 하고, 인물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작은 징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검은 새>는 함께 있지만 완전히 닿지 못하는 관계, 가까이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는 현대인의 미묘한 감각을 조용히 드러냅니다.


dalmatians.jpg이효연, <달마시안>, 2026, 아사에 유채, 72.7x60.6cm. Ⓒ LEE Hyoyoun


저는 작가의 작업을 보면서 질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이라는 철학적 사유에 대해 잠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차이’와 ‘반복’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는 “같지 않은 다른 것이나 상태”이고, 반복은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것”이죠. “그런데 들뢰즈는 ‘차이’와 ‘반복’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을 뒤집습니다. 들뢰즈는 “차이는 반복의 결과”라고 말하는데, 이는 즉 반복이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뜻입니다. 이 부분에서 갸우뚱하게 되는데요, 반복한다고 차이가 만들어질 것 같지 않고, 오히려 반복하면 같은 것이 만들어지는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들뢰즈가 보기에 현실적으로 ‘같음’을 반복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세상에 완전히 같은 것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는 다만 관념적으로 그것을 같다고 착각할 뿐입니다. 아무리 같은 행위를 반복하더라도 매 순간의 조건, 위치, 감각, 시간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따라서 반복은 동일한 것을 되풀이하는 일이 아니라, 그 안에서 미세한 차이를 계속 발생시키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넌누구니.jpg이효연, <넌 누구니>, 2026, 아사에 유채, 65.1x90.9cm. Ⓒ LEE Hyoyoun


이 지점에서 이효연 작가의 작품을 다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효연은 ‘차이’와 ‘반복’을 서로 마주치게 하면서, 닮아 있는 대상들이 결코 완전히 겹쳐질 수 없다는 사실을 화면 안에 드러냅니다. 반복되는 인물, 반복되는 시선, 반복되는 프레임은 얼핏 비슷한 구조를 만들지만, 그 안의 표정과 자세, 거리와 방향은 매번 조금씩 어긋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어긋남이 실패나 결핍이 아니라, 관계가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처럼 보인다는 점입니다.


신작 <넌 누구니>에서도 이러한 감각은 잘 드러납니다. 화면 속 여성은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 검은 고양이를 바라보고 있고, 고양이는 다시 여성을 마주합니다. 그 위에는 파란 새가 놓여 있어 세 존재의 시선은 하나의 직선으로 이어질 듯하면서도 미묘하게 분산됩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듯하지만 완전히 같은 지점에 도달하지는 않는 이 장면은, 관계가 언제나 동일한 이해나 완전한 일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오히려 조금씩 어긋나는 시선과 거리 속에서, 우리는 타자와 마주하는 순간의 긴장과 호기심을 감각하게 됩니다.


macondo-fall.jpg이효연, macondo-fall, 2026, 아사에 유채, 116.7x91cm. Ⓒ LEE Hyoyoun


저는 4층 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는 ‘마콘도(Macondo)’ 연작도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작품 제목인 ‘마콘도’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 『백 년의 고독』에 등장하는 마을 이름입니다. 물론 작가가 소설 속 마을에서 영감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낸 것은 아닙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마콘도’는 작가만의 새로운 상상과 그가 떠올린 창의적인 이야기에서 다시 시작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마콘도’ 연작에서 이효연 작가는 비현실적인 장면을 그리지만, 그 안에는 이상하게도 현실적인 감각이 깃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판타지나 소설 속 세계에 몰입하는 이유가 결국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이야기가 진실하게 느껴지기 때문인 것처럼, 작가 역시 기억에서 출발했지만 작가만의 세계로 닫히지 않습니다. 관객은 이 그림 앞에서 단순히 ‘마콘도’라는 가상의 마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기억과 감정을 겹쳐 넣으며 또 다른 세계를 상상하게 됩니다.


macondo-green.jpg이효연, macondo-green, 2026, 아사에 유채, 116.7x80.3cm. Ⓒ LEE Hyoyoun


이처럼 이효연 작가의 작품은 그림에서 현실로, 현실에서 다시 상상의 공간으로 이어집니다. 작가가 뜻밖의 풍경 앞에서 광활함을 마주했던 것처럼, 관객 역시 이 화면을 통해 자신만의 마콘도, 자신만의 비현실적이면서도 사실적인 세계를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효연 작가의 작품, 어떻게 보셨나요? 그러면 이제 직접 작가의 목소리를 통해 작업의 세계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관계와 반복, 어긋남과 틈, 그리고 그림을 계속 그리게 하는 감각에 대해 작가가 직접 전해준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시죠.


Pink.jpg이효연, pink, 2026, 아사에 유채, 90.9x72.7cm. Ⓒ LEE Hyoyoun


Q. 이효연 작가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그림 그리는 이효연입니다 조금 풀어서 얘기하자면 반복과 미세한 차이를 통해, 닮아 있으면서도 끝내 겹쳐지지 않는 관계의 구조를 그리고 있습니다.


프쉬케, 그대의 거울.jpg이효연, <프쉬케 그대의 거울>, 2026, 아사에 유채, 162x130.3cm. Ⓒ LEE Hyoyoun


Q. 작가님의 최근 작업에서는 ‘인물’이 화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두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서로 시선이 어긋나 있는 지점을 마주할 수 있는데요,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관계’란 무엇인가요?


A. 대학 1학년 때 처음 만든 작품의 제목이 '관계'였어요. 그때의 저는 관계를 꽤 피상적인 것으로 이해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관계는 여전히 어려운 숙제입니다. 인간관계는 더 그렇고요.


이제 저는 관계를 하나의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유동적인 함수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서 있는 좌표에 따라 상대는 매번 다르게 규정되고 다르게 바라보이니까요. 존재들 사이에는 늘 거리가 존재합니다. 그것은 물리적인 간격이라기보다 시선과 인식이 빚어낸 심리적인 간극에 가깝죠. 그래서 제게 관계란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계속해서 달라지는 간격'이며, 숨 쉬듯 끊임없이 수정되는 상태 라고 하겠습니다.


다르고 서로 깊은 숲.jpg이효연, <다르고 서로 같은 숲>, 2021, 아사에 유채, 112x162cm. Ⓒ LEE Hyoyoun


Q. 작가님의 작업 속 장면은 현실에 있을 법한 풍경이면서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배경이 되는 화면을 그릴 때 염두에 두는 지점이 있으시다면요?


A.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고, 존재했으면 하는 '이상적인 비현실'을 그립니다. 저는 희망을 노래하는 방식에서 더 큰 자유와 편안함을 느껴요. 삶이 기쁨으로만 구성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지만, 슬픔과 고통을 정면으로 그리기엔 제 마음이 그 무게를 잘 견디지 못하는 편입니다.


매 순간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감각들 때문에라도 제 손은 거의 자동기술법처럼 아름다움을 쫓는 화면을 만들어내곤 해요. 그래서 제 배경은 현실의 재현이 아니라,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제 감각이 필터링해낸 최선의 장면들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추구하는 가치 중 하나가 '유머'예요. 종종 배경에 농담 같은 장치들을 숨겨두고 혼자 킥킥대며 웃기도 하죠. 그 사소한 위트가 저를 계속 그리게 합니다.


Still lives 3.jpg이효연, Still lives 3, 아사에 유채, 116.7x80.3cm. Ⓒ LEE Hyoyoun


Q. 숫자 2를 반복한다는 개념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질 들뢰즈가 말하는 ‘차이와 반복’ 개념에서처럼, 매 순간 달라지는 과정에 주목하고 계신 건가요?


A. 어느 날 문득 제가 숫자 2에 강박적으로 집착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세상이 2라는 짝을 이룰 때 비로소 편안함을 느끼더라고요. '차이와 반복'은 제게 매우 흥미로운 화두입니다.

반복은 결코 똑같은 것의 복제가 아니라고 믿습니다. 반복은 같음을 지향하는 행위 같지만, 필연적으로 매번 다른 '다름'을 일으키죠. 저는 그 무수한 반복 속에서 기적처럼 발생하는 그 미세한 어긋남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Green dining.jpg이효연, Green Dining, 2025, 아사에 유채, 145.5x112cm. Ⓒ LEE Hyoyoun


Q. 이번 개인전 《거의, 그러나 끝내》에서도 조금씩 닮아있지만 미묘하게 어긋나는 지점들을 포착한 시도로 읽혔습니다. 개인전을 준비하시면서 가장 염두에 두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A. ‘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완벽해 보이는 화면 속에 아주 미세한 '균열'을 내는 것이죠. 저는 그 균열이 단순한 흠집이 아니라, 고정된 자아나 관계가 비로소 분열하고 확장되기 시작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완전히 맞물려 닫혀버린 세계가 아니라, '거의' 닿을 듯하지만 '끝내' 어긋나 있는 그 틈 사이로 관객들의 시선과 숨소리가 드나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8651df0f-1df3-49a2-bde8-e49773031f6f_rw_1920.jpg이효연, Back Portraits, 2023. Ⓒ LEE Hyoyoun


Q. 2023년 Back Portraits 작업도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작업 안에서 인물의 앞 모습과 뒷 모습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A. 앞모습과 뒷모습은 빛과 그림자, 혹은 동전의 양면처럼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의 상태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우리가 그림자에서 유독 더 짙은 정서를 느끼듯, 뒷모습만이 전하는 고유한 이야기가 있다고 믿습니다. 말하자면 앞모습이 슬롯적으로 정교하게 '메이크업된' 상태라면, 뒷모습은 비로소 화장을 지운 채 홀로 남겨진 민낯 같다고 할까요. 타인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만 드러나는 그 고독한 진실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allegory 1.jpg이효연, <알레고리 1>, 2025, 아사에 유채, 116.7x91cm. Ⓒ LEE Hyoyoun


Q. 작품 속 ‘창문’이나 ‘액자’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러한 프레임은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A. 우리는 무언가를 통과해서 바라볼 때, 그 프레임의 작용으로 인해 대상을 더 또렷하게 인식하게 됩니다.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필터'가 되어주죠. 제 작업 속 창과 액자는 제가 포착하고 싶은 진실을 잠시 가두어 두거나, 반대로 관객이 그 창을 통해 저의 세계로 진입하게 만드는 유용한 도구라고 이해했습니다.


Atelier Manual.jpg이효연, <작업실 사용법>, 2023, 아사에 유채, 72.7x181.8cm. Ⓒ LEE Hyoyoun


Q. 저는 작가님의 작업에서 ‘글’ 또한 중요한 요소로 읽혔습니다. ‘글’과 ‘그림’은 선후 관계가 있나요, 아니면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작업인가요?


A. 대체로는 그림이 먼저 태어나고, 그 뒤를 글이 조용히 따라오는 편입니다. 하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어서 두 작업은 서로의 꼬리를 물며 영향을 주고받아요. 그림을 보고 글을 쓰는 일은 비교적 자연스럽지만, 글에서 출발해 그림으로 이어가는 일은 언제나 조심스럽고 쉽지 않습니다.


혹여 그림이 특정 서사에 종속되거나, 누군가의 이야기를 설명하는 '삽화'처럼 읽히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늘 이야기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림이 스스로 숨 쉬고 자생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려 노력합니다. 그래서 제게 글은 그림에 대한 설명이라기보다, 그림과 나란히 서서 함께 걷는 또 다른 층위의 동반자에 가깝습니다.


두개의 바다.jpg이효연, <두 개의 바다>, 2026, 아사에 유채, 90.9x72.7cm. Ⓒ LEE Hyoyoun


Q. 지금까지 여러 레지던시에서 작업해 오셨는데, 작가님의 작업세계를 확장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된 곳을 꼽아주실 수 있나요?


A. 시간이 지나고 보니 미국의 물감 회사(Golden Artist Colors)에서 보냈던 레지던시가 가장 선명하게 남습니다. 제가 '물감 도서관'이라고 불렀던 그 환상적인 공간은 재료에 대한 제 이해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어요. 물감이 가진 물리적 성질과 그 가능성을 깊이 탐구하면서, 캔버스라는 영토를 대하는 제 태도가 한층 더 단단해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중력과 그림자.jpg이효연, <중력과 그림자>, 2026, 아사에 유채, 72.7x60.6cm. Ⓒ LEE Hyoyoun


Q. 관객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A. 두려움을 걷어내고 조금 더 마음껏 그림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많은 분이 그림 앞에서 어떤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머뭇거리는 시선들을 마주하곤 하는데요. 그림에서만큼은 어린아이처럼, 화면을 마주한 자신의 첫 번째 반응을 가만히 지켜봐 주셨으면 해요. 이 전시가 당신도 미처 몰랐던 스스로의 내면과 마주하는 울림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거의' 다다랐을 때 느껴지는 그 진동을, 당신의 온전한 기쁨으로 가져가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