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전의 편지

작은 사람과의 편지를 생각하며!

by임효진

사법고시가 사라진다는 소문이 신림동에 들르던 시기에 난 그들과는 다른 사유로 거기 있었다. 슬롯와의 불화로 신림동 고시촌으로 숨어 들어가 생존을 위해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티고 있었고, 가끔 사법고시를 공부하는 친구들과 술을 하면서 이리저리 대학생 때의 방황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리고 심각한 마음의 병을 앓았고 그 당시 친구가 쓴 글에 크게 위로받았다. 글이 예쁜 종이에 쓰인 것이 아닌 등산화 포장지에 손수 글을 적어 보냈는데 잘 기억하지 못함이 애석하다.






가까이는 가족에서 멀리 서는 지인들까지

반평생을 사람사이에서 살아왔지만

날 사람이게 한 것은 산에서 배웠다.

잎술을 닫고 끊임없이 내 앞길을 조망하며

걷던 그 길들!

누더기 덕지덕지하지만 겨우 내 몸 한 점

얻을 맘을 한 점 얻었다.

말이 없음으로써 빈 가슴에 말씀으로 흘러넘치며 생각했던 그 길 들

관심의 허울을 쓴 채 안아보기라도 하려면

가슴 깊은 상처와 쓰라린 아픔을 느낀다!

묵묵히 기다리며 지켜봐야 할 이유이다.

효진아! 다음에 산에 갈 때 더 좋은 길 터이길 바란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던 과거에 쓴 이 편지 기억나는 대로 써 봤다!

잘 지내라!


이 친구는 어느새 한 아이의 아비가 되어 세상과 잘 소통하며 지내고, 난 아직 세상과 소통하지 못한다.

언젠가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다른 길을 가는 내가 그리 못나보여도 지금이 그렇게 부끄럽지는 않다.

꼭 정말 내가 받았던 감동을 이 자작시를 보는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지만 능력이 안된다!

다만, 내 고마움을 언젠가는 전혀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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