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쓴다 0530 더 이상 변명은 없다. 오늘을 써 내려가야 한다. 오늘을 잘 썼으면 오늘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 잘 살았으면 잘 써야 한다. 오늘을 쓴 자는 오늘을 써야 한다. 사용과 기록은 가까워서 그렇다. 둘 다 쓴다고 한다. 쓰고 나서는 남겨놓아야 하는 것이 글이다. 너무 과도하게 오늘을 쓰고 나면 쓸 기운이 남지 않아서 쓰지 못하고 너무 기록에 매진하면 오늘을 오롯이 사용하지 못한 후회가 남는다. 적당하게 쓴 경우에만 써내려 갈 수 있는지도 모른다. 글쓰기는 결국 균형의 보고서 글을 씀으로 해서 나의 하루를 측정한다. 오늘은 어찌 살았는지. 오늘은 얼마큼 살았는지. 오늘은 어떻게 살았는지. 오늘은 왜 살았는지. 오늘은 어디서 살았는지. 오늘은 누구와 살았는지. 오늘은 제때 살았는지. 모두 글을 쓰면서 결산한다. 그렇지 않다면 왜 '쓴다'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 있는가. 하루를 사용할 때는 '쓴다'가 발바닥을 땅에 강하게 누르는 것 같고 글을 기록할 때의 '쓴다'는 펜이 종이를 강하게 누르는 것 같다. 둘 다 아래로 누르는 힘. 산다는 것은 중력에 힘입어 나의 발과 손을 바닥에 수직으로 긁는 것 글을 쓰면서 삶을 간간히 훔쳐본다. 하루를 쓰면서 활자를 꾸준히 낚아 챈다. 오늘을 기어이 살아 냈듯이 글쓰기도 기필코 놓치지 않는다. https://brunch.co.kr/@voice4u/138 사진제공- 백록담(희수공원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