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찰나

0525

by이숲오 eSOOPo

때로는 순간을 늘어지게 지내기도 하고

때로는 지속을 쏜살같이 보내기도 한다.


순간을 살면서 영원을 꿈꾼다
연속을 살면서 찰나를 놓친다


매일 글을 쓰다 보면 오직 현재만이 있는 듯 착각한다.

그래서 더디고 막막하다.

하루의 글쓰기가 하찮아지는 유혹이 수시로 밀려온다.

한참을 지나 지난 글들을 들쳐보면 길쭉한 순간들이 연쇄현상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작은 모래알들이 모여 모래성을 태산인 양 쌓아 올린듯하다.

하나의 퍼즐이 없었다면 성은 무너졌을 것이다.

돌아보니 아찔하다.

하루의 누락도 수락할 수 없는 절대적 이유다.

한 번의 나태도 용납할 수 없는 분명한 이치다.

오늘이 어제를 대신하지 못하고 내일이 오늘을 대체하지 못한다.

바로 오늘!

내일이 아닌 오늘이 내게 주어진 건 오늘만의 글을 쓰기 위해서다.

오늘의 글은 결코 쓸 수 있는 날이 오늘 외에는 어느 날도 없다.

오늘의 호흡을 위해 내일의 공기를 끌어다 쓸 수 없듯이!

글은 펜이 아닌 시간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를 놓치면 지금의 글은 절대로 쓸 수 없다.

지금을 찰나가 아닌 영원으로 바꾸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면 나는 아직까지는 글쓰기밖에는 찾지 못했다.

이보다 더 극적인 인간의 일을 본 적이 없다.

이를 미루고 더 위대한 일을 이룬 위인을 본 적이 없다.

모든 훌륭한 일들은 글쓰기 다음에 하는 곁가지의 일들로 여겨진다.

모든 성공을 귀띔하는 바카라들의 행간에는 글쓰기가 있다.

물론 성공을 위해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결정적 실패로는 몰아가지 않을 것이다.


글을 쓰면 체험한다.

가장 기다란 찰나의 황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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