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Kevin Warsh)가 연준 의장으로 유력해지던 무렵, 나는 버클리 대학의 금융학 교수 울리케 말멘디어(Ulrike Malmendier)에게 그가 매파일지 비둘기파일지 물어볼 기회가 있었다. 그녀의 대답은 의외였다.
"그가 언제 태어났죠?"
말멘디어의 행동경제학 연구는 흥미로운 현상을 밝혀냈다. 통화정바카라 결정자들이 아무리 이론과 실무, 데이터에 정통하더라도, 그들의 재임 중 행동은 개인적인 인플레이션 경험, 특히 성장기의 경험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연준 인사들은 젊은 시절 물가가 급등하는 것을 경험했다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전망하고, 매파적 방향으로 소수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으며,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인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러한 효과는 2000년대 금리를 다소 높게 유지하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 연준 인사들이 1970년대의 경험에 영향을 받아 이를 정바카라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1970년생인 워시의 경우, 그 효과는 다소 모호하다. 대(大)인플레이션은 그가 열두 살이 되기 전에 발생했으므로, 그가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그에게 비둘기파적 성향을 부여할 수 있다. 다만 그는 조숙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어(2006년 30대 중반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연준 이사가 되었다), 어린 시절의 인플레이션 경험이 각인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아마 더 중요한 것은, 성장기에 경험한 거시경제 상황이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상당한 증거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정바카라 결정자들은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1980년대 초, 40세 미만은 60세 이상보다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현저히 높았다. 물가 급등은 그들이 성인이 되어 직접 겪은 경험이었고, 그들은 이 패턴이 지속되리라 합리적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1970년대를 겪은 고령층이 젊은 세대보다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예상한다.
세대 내에서도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난다. 가령 직접 장을 보며 매주 구입하는 상품의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것을 경험하는 남성은, 배우자가 장을 보는 남성보다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예상한다.
개인의 경험이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정바카라 결정자의 행동을 정확히 설명한다고 믿지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결정에서 직접 비롯된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생각할 때 이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아직 1970년대 수준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5년 연속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겪은 경험은 우리의 행동 방식을 바꾸고 있으며, 경제 운용에 중요한 함의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첫째, 현재 정바카라 결정자 대부분은 양호한 성장과 안정적 물가가 이어진 '대안정기(Great Moderation)'에 성장기를 보냈으므로, 안일한 쪽으로 치우칠 것을 예상해야 한다. 다음에 누군가 이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예측하거든, 이 점을 기억하라.
둘째, 연료 가격을 낮추는 정부 보조금이나 제한적 가격 통제는 분명히 잘못된 경제학이지만, 더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와 상충관계가 있을 수 있다. 나는 그 편익이 비용을 넘어선다고 보지 않지만, 아무런 편익이 없다고 여기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셋째, 워시는 미국의 생계비 문제를 더 관리 가능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여러 기조 인플레이션 지표를 옹호해 왔다. 개인의 경험이 중요하다면, 그러한 데이터는 거의 누구도 설득하지 못할 것이며 실패할 것이다.
넷째, 코로나19 이후 높은 인플레이션 경험이 길어지면서 오랜 후유증이 남을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겠다고 약속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낮추는, 더 매파적인 통화정바카라을 펼 명분이 있다.
다섯째 함의는 한 가닥 희망이다. 현재 20대와 30대인 미래의 정바카라 결정자들은 2020년대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포퓰리즘의 잘못된 경제학을 경험했다. 이는 2040년대와 2050년대의 경제적 성과를 개선할 것이다.
<출처:F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