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쓰는거 욕하면서 AI로 겁나게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써 왔던 글들을 돌아보니, AI를 제대로 못 활용하는 회사 얘기, 잘 쓴다면서 아무것도 안 바뀐 팀 얘기, AI 그렇게 쓰는 거 아니다 같은 글들이 많더라고요.
뭔가 내 생각이 맞긴 한데, 읽고 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비판보다 저는 어떻게 쓰고 있고, 좋았던 건 뭐고 개선이 필요한 건 뭔지 정리를 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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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고 있는 것들
개인용으로는 오픈클로 에이전트 세 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픈클로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집에서 놀고 있는 데스크탑을 싹 밀고 우분투를 설치하고, 텔레그램에 연결해 이것저것 해 보고 있어요.
개인 업무를 전반적으로 요청하는 메인 에이전트,
이 글처럼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가는 글작성 에이전트,
PM 관련 스킬이나 새로운 배움, 개인 개발 프로젝트를 다루는 개발 에이전트입니다.
거기에 클로드 코드를 활용해 작은 토이 프로젝트도 조금씩 이어가고 있어요. 한두달 전까지는 안티그래비티, 커서 등도 활용했는데 회사일이 바빠지니 토이 프로젝트는 조금씩 멀어지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좀 더 업무 구체적입니다. 매우 많지만 예시를 들자면, 서비스 전반의 톤앤매너를 정리하기 위한 UX 라이팅 프로젝트를 만들어 워딩 검토와 번역 및 적용을 진행하고 있고, 코웍으로는 마케팅에서 쓰는 카드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클로드 코드로는 깃에서 정바카라서를 관리하고, KPI 대시보드와 MCP를 운영하고 있으며, 팀원들이 쓰는 리니어나 프로덕트팀의 오픈클로 스킬리스트 같은 것들도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오래 미뤄두었던 것들에 실제로 손을 댔다는 점입니다.
정바카라서가 대표적이에요. 10년 동안 팀마다 따로 들고 다니던 문서들, 최신인지 아닌지 아무도 확신 못 하고 결국 사람한테 물어봐야 했던 것들. 해야 한다는 건 알면서도 계속 더 급한 일에 밀렸던 것들이었죠. 이번엔 서비스 구조를 기준으로 틀을 다시 잡고, 깃으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말만으로 해야지 했던 것들이 실제로 구체화됐고, 지속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구조가 생겼습니다.
핵심 지표를 파악하는 일도 데이터만 보는 전문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외부데이터(GA, Clarity 등의 메트릭을 확인 할 수 있는 리소스) 내부데이터(가입자, 및 내부에서 중요하게 보고 있는 주요 행동지표)를 같이 확인하고 점검하는 일이 굉장히 손이 많이 가는 일 이였는데, KPI를 정보 유출 없이 안전히 볼 수 있는 엔지니어링 팀의 서포트로 팀에서 볼 수 있는 대시보드를 클로드코드로 만들고, MCP도 같이 만들어 함께 활용하면서, 혼자였다면 거기서 멈췄을 일들을 끝까지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팀 전체가 대시보드 화면을 보면서 일하고 있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글을 쓰는 방식도 바뀌었습니다. 다 써 달라는 게 아니라, 머릿속에 흩어져 있던 생각들을 꺼내놓고 방향을 같이 잡아가는 과정으로 씁니다. 이 글처럼요. 생각이 글의 형태로 정제되는 게 훨씬 빠르고, 혼자 쓸 때보다 막히는 지점이 확연히 줄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처럼 자주 글을 쓸 수 있게 되었구요
빨라졌다는 감각보다 사이클이 생겼다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만들고, 나온 걸 보고, 어디서 틀렸는지 확인하고, 다음엔 거기서 덜 막히는 것. 처음엔 수정하는 데 드는 시간이 꽤 길었는데, 반복하다 보니 그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딸깍 한 번이 아니라, 다듬는 과정 자체가 쌓이는 거죠.
그리고 시작하는 장벽이 낮아졌습니다. AI가 다 해준다기보다는, 혼자서는 시작조차가 엄두가 안 났던 일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할 수 있는 동료가 생기고 일단 손을 대볼 수 있게되니 더 잘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갈 수 있게 됐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이게 아직은 개인 또는 작은 팀 단위의 개선이라는 부분인것 같아요.
물론 모든것이 한번에 좋아질 순 없겠지만, AI를 도입했다고 갑자기 팀 전체가 빨라지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더라고요. 작은 팀에서 구조를 만들고 환경을 설계하는것에 성공해도, 그게 팀 전체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건 또 다른 일인것 같아요. 특히, 기존의 히스토리가 깊고 많은 회사들의 경우 문서로 정의되지 않은, 또는 문맥상 서로가 이해하는 부분이 많다보니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AI와 함께 생산성을 만들어가는 흐름은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역시도 그 흐름에서 꽤 많은 걸 얻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다만, PM은 일단 제품만 나오면 되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변화를 어떻게 변화를 팀 전체의 개선으로 만드들 수 있을지, 그리고 공감하는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남은 숙제도 그래서 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건 저도 아직 해보는 중이라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할 것 같아요.
오늘은 큰 그림만 꺼냈는데, 정바카라서를 자동화 하게된 과정, KPI 대시보드를 직접 만든 이야기, 데이터를 실제로 어떻게 보고 활용하는지 — 이런 것들은 다음에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